유년기의 중요성
오. 이번달 챔스매거진 대박 재밌었어요. 알론소-발다노 인터뷰와 페레즈 기사가 연달아 나와있더라구요. 레알-바르샤 비교기사보다 더 재밌었다능.
여튼 거기 페레즈 기사에서 눈에 띄었던 부분이
'페레즈는 4살이 되던 해 아버지와 함께 첫 번째 레알 경기를 관람하러 갔다'
뒤뚱뒤뚱 걸음걷는 4살짜리 페레즈를 상상해보니 귀엽기도 하고, 유럽 축덕들의 축덕입문이 대개 그렇듯 얼라시절 아빠 손잡고 간 축구경기. 이 정석코스를 밟은게 재밌기도 하더라구요. 이 아이는 수십 년 후 레알 회장;이 되었다는게 여느 평범한 축덕들과 다른 점이기는 하지만요.
저는 지금껏 페레즈의 갈락티코 정책이 그의 사업가적 수완에 기인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저 '4살이 되던 해~' 이 구절을 읽으니까 사업가 기질도 그렇지만 어린시절의 환상을 간직해서 그렇구나.이 생각이 들었네요. 최초의 갈락티코라는 디 스테파노,푸스카스,헨토 등이 뛰는 경기를 직접 두 눈으로 보면서 성장했으니 그 임팩트가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가요. 지금 20대인 제가 봐도 신기할지경인데 어린 소년의 눈에는 얼마나 경이로웠을까요.
이 칼럼에서도 그런의미에서 페레즈의 갈락티코 정책은 새로운 출발이나 탄생이 아니라 과거 영광의 시대의 연속선상이다-라고 썼더라구요. 페레즈의 '위대한' 클럽에 대한 집착, '레알다운 경기력'에 대한 의무감도 그런 화려한 시절을 보고 자라난 유년기에서 비롯한다 보던데 전 흥미로우면서 그럴싸한 설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아이는 마치 스펀지처럼 자기가 체험한 모든걸 빨아들인다고 하잖아요. 똑같은 경험을 해도 어른보다 더 풍부하고 강렬하게 받아들이구요. 앞에서 말한 유럽축덕들처럼 저도 어렸을때 아빠 엄마랑 같이 간 축구경기가 계기였거든요. 그때 제가 보러간 경기에서 훌리건(?)들이 무승부에 열받은 나머지 막판 경기장에 난입해서 싸웠었는데 그게 너무 인상적이고 재밌어서 거의 20여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도 그 날 경기장 분위기며, 관중들 함성이며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 오합지졸 경기를 본 저도 "아.즐거운 추억이야" 이럴진대, 레알의 화려한 시절을 목도한 꼬맹이가 수십년이 흘러서 자신이 맛봤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하는건 무리도 아니죠.
물론 갈락티코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나 축구의 '축'자도 모른다고 평가받은; 페레즈의 사업가기질은 비판받을 여지가 분명있지만, 페레즈의 유년기와 맞물렸던 레알의 황금기에서 그 답을 찾아내려는 시각은 살짝 낭만적이네요. 어우 눈에서 눙물이ㅠ...는 훼이크고>_< 지금 레알의 경기를 보며 성장할 미래의 차기 레알 회장님 ^^도 기대됩니다.
아. 이번 시즌 잘풀렸으면 좋겠네요.
*참. 발다노 인터뷰에서도 유소년(사실 여긴 팬이 아니라 선수에 대해 말한거지만)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보이더라구요. 약간 냉혈한st 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가슴 따뜻한(?) 남자임.
"우리는 어린아이들에게 축구를 대신할 수단까지 제공해야 한다. 축구라는 종목 자체가 모든 사람을 현재에만 얽매이게 하는 경향이 있다. 미래의 축구 선수도, 과거의 축구선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축구선수 자체만 있다. 그래서 지금 같은 상황에 교육을 이야기하면 이상론자처럼 보인다(중략) 모두가 10세, 12세 아이들을 프로선수로 만들겠다는 열망에 오염되어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저 축구선수 키우기에만 혈안이 된 유소년 아카데미와 제2의 호날두, 제2의 메시를 꿈꾸며 아이를 압박하는 부모들을 비판하면서 한 말인데 사정을 알고 좀 놀랐어요. 기차역옆 호텔서 생활하는 레알 유스아가들을 학교 기숙사에 넣었더니 부모들하고 엄청 싸웠댑니다;;; 우리 아들 축구선수 시킬건데 왜 쓸데없이 공부 가르치냐며;;; 아프리카에서는 돌아갈 비행기티켓도 없이 애만 떨렁 보낸다고하구요. 저도 아가때나 10대 초중반 시절에는 그래도 공교육도 받으면서 축구는 즐기며 해야하지않나, 싶었는데=_= 그저 대책없는 이상론자일까요?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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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펠레 2009.09.26그 4살짜리 어린이가 지금 어른이되서 지주옹 피구옹 벡스옹 호돈신 카카 호날두 등등 모든스타를 손에 쥐고있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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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orres 2009.09.26그러니 유쓰한테도 적극적인 투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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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 2009.09.26영광의 재연... 지쥬님 말씀대로...
지금 봐도 \'우와~\'인데...
4살부터 쭈욱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
Orange@Real 2009.09.26지금 우리 유스들이 날두와 카카를 보면서 무럭무럭 자랐으면... 제2의 라울과 야신,구티 등이 팡팡 터졌으면 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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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edine Zidane 2009.09.26최강 마드리드를 보았던 시기니 지금 누굴 데려와도 성에 안차는 것일지도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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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ranero 2009.09.26이따금 생각해왔던거지만 이 글을 보니깐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갈락티코\' 같은 퍼포먼스나 일시적인 정책이 아닙니다. 늘 해오던걸 이어가는거죠. -
태연 2009.10.08페레즈 ㄷㄷㄷㄷㄷ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