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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과연 '포텐'은 존재하는가?

ryoko 2009.06.07 18:31 조회 2,201 추천 4

축구 선수들의 재능을 언급할때, 언젠가부터 '포텐'이라는 단어가 당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이것은 현재의 능력이 미래에는 극대화 된다는 '양'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이 '포텐'이라는 개념으로 많은 선수들의 현재와 과거를 평가하며, 미래가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과연 '포텐'은 존재하는가? 필자는 이 물음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사람의 재능을 수치화하듯 간단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뿐더러, 이 검증되지 않은 개념에 맹목적인 신뢰를 보내는 사람들의 판단은 객관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포텐'이라는 개념자체가 너무 추상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선수의 재능을 가장 합리적 문자인 숫자로 정량적인 수치로서 확인가능한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나의 생각은 이렇다. 겉으로만 나타나지 않는 사람의 재능을 정량적인 개념으로 판단한다는 것부터가 오류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하는 마음 또한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전혀 객관적이지 않은 것을 객관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표현하고자하는 의도부터가 오류이다.

또한 '포텐'의 개념에 대한 검증 없는 개념의 오용으로 인하여, 객관적이지 않은 사실을 객관적이라고 착각하는 오류를 범하게 한다. 가령 한 선수가 성공하고, 실패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 실패를 '터뜨리지 못한 포텐'이라고 규정하며, 그 판단이 객관적이라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다분히 주관성을 띄는 개념을 오용하여 논리의 전개에서도 객관성을 잃게 하는 것이다.

즉, 선수가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을 '포텐'이란 개념을 끌어들여 설명하는 것은 그것으로 객관성을 잃는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큰 문제점이다. 이 문제점은 언젠가부터 선수의 성공과 실패를 앞뒤자르고 결과만 중시하고 과정은 중시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한 선수, 혹은 그에 대한 의견에 있어서 다양성이 없어지고, 심도있는 분석이 없어졌다는 것을 뜻할수도 있기에 굉장히 큰 문제점인 것이다.

'포텐'이라는 개념이 객관성이 떨어지는 또다른 이유는 표현때문이다. '포텐'이 터졌다고 한다. '포텐'을 터뜨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자신의 고향에서, 그 고향의 시(市)단위에서, 그 시단위의 국가단위에서 수많은 경쟁을 뚫고온, 내로라하는 재능이 모인 세계 최고의 리그의 선수들의 현재의 재능과 '포텐'이라는 미래의 재능과는 큰 차이점이 정말 있을까?

이과인이 '포텐'을 터뜨렸다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뛸때부터 이과인은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07-08시즌 엘 클라시코 2차전에서 여유롭게 골을 넣을때 그가 올시즌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포텐'이 터졌다가 아니라 '상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생각했다.

이과인의 그 골은 나에게 있어서 굉장히 큰 의미를 준다. 그 여유로운 골 장면에서 이 선수가 더이상 골대 앞에서 겁을 먹지 않는 다는 것을 나에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과인은 올시즌 잘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뿐이다. 필자의 이 판단과 예상에는 '포텐' 운운할 구석이 전혀 없었다.

메시가 '포텐'을 터뜨렸다고 한다. 과연 그의 재능이 눈에 보일만큼 양적으로 증가했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데뷔했을때부터 모든이의 눈을 사로잡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때와 지금에 있어서 플레이의 큰 틀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변한 것이 있다면 '흐른 시간'이다. 그 시간동안에 메시는 바르카의 선수들에게 적응하고 그 축구를 자신의것으로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내가 가진 이 포텐의 개념에 대한 의구심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포텐'이라는 개념을 언제 끌어들이는가를 생각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허구성이 짙은 개념인지를 알 수 있다.

'포텐'이라는 용어가 가장 많이 쓰이게 되는 때는, 한 선수의 미래에 관해서 얘기할때가 아니다. 보통 성공한 혹은 실패한 선수의 과거를 짚어볼때 가장 많이 쓰인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포텐이라는 개념은 오로지 결과론에 입각하여 쓰인다는 것이다. 이 개념이 가지고 있는 객관적 당위성이란 그 어떤 것도 갖고 있지 않다. 단지 인과관계에 끼워 맞추기 위한 개념일 뿐인 것이다.

필자는 '포텐'이란 용어를 쓰지 말자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것이 가진 개념이 무엇인지 우리는 다시 한번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말로 '포텐'이라는 먼 미래의 재능이 존재하는지, 그렇다면 그것은 현재의 재능과 어느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인지, 차이가 없다면 '선수가 성장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필자는 선수가 성장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게 성장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발이 느린 선수가 어느날 갑자기 빨라져서 성공한 선수가 되었다는 것은, 이 문장 자체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한 선수가 성장하게 되는 것은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심리적인 부분 혹은 그 선수를 둘러싼 상황적인 부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선수의 상황, 예를 들면 언어적인 문제, 선수간의 갈등, 가정 혹은 여자와의 문제, 혹은 다른 선수들간의 호흡의 문제등등 이러한 문제점이 하나씩 해결될때마다 성장한다는 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포텐'이다.

이렇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포텐'이라는 개념을 되짚어본 것은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는 이것을 단 한번도 검증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포텐'이라는 개념이 하나로 획일화되면 그에 따라서 선수를 바라보는 시각도 획일화되고, 이것은 다양한 의견이 나올수 없게 된다. 단지 '그 선수 축구 잘하잖아?'라고만 받아들이지 말고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다는 것부터 의심하고 검증해봐야 하기에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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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수정하느라 힘들었네요.
씁...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 좀 머뭇거린 부분이 많은데 축구 게임의 데이터에 대해서 비판한 글은 아닙니다.

단지 잠재 능력이라는 것이 구현될때, '그것이 정말로 있을까?'하는, '어떻게 그렇게 되었을까?' 라는 과정에 좀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부터 쓰게 되었습니다. 반면 부진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왜 부진하는 것인지'에 대한 그 과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구요. '잠재능력'이라는, 포텐이라는 단어로 한 선수의 모든것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좀더 여러가지로 볼 필요가 있다는거죠.

이 주제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한번 '툭! 던져보자'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썼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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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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