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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나의 레알 이야기 (1)

반데밝트 2009.05.18 21:45 조회 1,538

내가 축구에 ‘축’자도 몰랐을 초등학교 때 우연히 알았던 피파라는 게임이 있었다.

친구들이랑 나는 PC방에 가서 피파를 켰지만 물론 극소수의 선수만 알았다.

역시 게임에는 이름 모를 영어와 화려한 그림들(클럽 엠블렘)이 있었지만 머가 먼지 몰랐다. 나는 친구한테 물어보았다.

“여기 팀 뭐가 좋아?”

친구가 능숙한 솜씨로 가리 켰던 건 동그랗고 노란 테두리에 왕관을 쓰고 있는 그림이었다.

나는 옆에 쓰여 있는 팀 이름을 읽었다.

“리얼 마드리드?”

나는 리얼 마드리드를 선택하고 게임을 하려는데 옆에 선수들을 보니 내가 아는 선수가 있었다.

“오! 지단이다! 나 얘 알어!”

내가 극소수의 아는 축구 선수 중 하나인 지단, 비록 축구경기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왜 아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이름과 얼굴은 알고 있던 지단이었다.

게임을 시작하고 결과는 처음 시작했으니 당연히 대패.. 승부욕이 장난 아닌 나는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진거에 초딩의 마음과 같이 소리 질렀다.

“리얼 마드리드가 뭐가 좋아! 니가 한 팀 사기 아니야? 너 팀 머야!”

“바르셀로나..”

“내가 바르셀로나 할래! 니가 리얼 마드리드해!”

“그래봤자 질걸.. 너 오늘 처음이자나.. 그리고 리얼이 아니라 레알이야 멍청아”

나는 다시 게임을 했다. 몇 번의 발악을 했지만 결국 더 큰 차이로 또 졌다.

“삼세판이야 막판 다시 내가 레알 마드리드 할 테니까 너 바르셀로나도 하지 말고 딴 팀해”

친구가 고른 팀은 빨간 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영어를 읽어보니 맨체스터라고 써져있었다. 게임을 시작하고 나는 이제 나름 키가 익숙해 졌다. 친구가 봐준 것도 있겠지만 내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1:0으로 이긴걸로 알고 있다.

“이겼다! 못 하는구만! 처음 하는데 지냐”

“다시해! 레알 마드리드가 좋은거야. 이번에 내가 할꺼야”

“싫어 내가 할꺼야 못하니까 봐줘야지”

하지만 아쉽게도 PC방 시간이 다 되었고 난생 처음하는 축구게임에 나는 정말 신나 있었다. 집에도 컴퓨터가 있었던 나는 엄마한테 게임CD 사달라고 막 졸랐다.

“피파 사줘, 피파! 나 공부 잘할게 제발 사줘..”

“몰라 아빠한테 말해봐”

나는 당장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아빠 나 공부 잘 할테니까 게임CD사줘. 축구게임CD"

"안 돼“

나는 말도 안하고 끊었다. 그렇게 3번의 실랑이가 있었고 나는 안된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전화를 뚝뚝 끊었다. 결국 화가 난 아빠는 다시 전화를 거셔서 나한테

“너 몽둥이 준비해놔”

하고 끊으셨다. 평상시에는 착하고 장난 끼 많으신 아빠이시지만 화나시면 인정사정 없이 정말 무서운 아빠셔서 나는 벌벌 떨고 있었다. 평상시보다 일찍 오신 아빠는 빗자루를 가져오셨다. 그리고는 나는 침대에 엎드려 뻣쳐를 하고 있었고 아빠는 때리기 시작하셨다.

몇 대 맞고 나는 펑펑 우셨다. 그리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눈물 다 닦고 방으로 들어가는데


책상에 떡하니 있던 건 ‘피파’


나는 눈물도 바로 그치고 아픈것도 잊은체 컴퓨터를 키고 바로 설치하기 시작했다.

아빠도 다시 개구장이의 모습으로 오셔서 나한테 아무말도 안하시고 설치를 도와주셨다.

PC방에 있던 것보다 요즘에 나온걸 알은 나는 정말 기대하면서 설치를 했다.

설치하는 동안 인터넷에 ‘레알마드리드’를 치고 보았다. 거기에는 피구와 라울이라는 선수의 내용이 있었고 영상도 있었다. 영상을 보니 피구라는 선수는 정말 발이 어떻게 된건지 선수 하나하나를 지푸라기인 듯 마구 제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라울이라는 선수는 정말 골을 너무 가볍게 넣었다.

“레알마드리드가 좋긴 좋구나...”

나는 계속 설치하는 동안 이 말만 계속 했다.

내가 레알에 빠지기 시작한건 이게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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