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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라울과 득점력

noname 2009.01.19 19:55 조회 1,784 추천 2
축구는 상대방의 골대에 골을 집어넣는게 전부인 게임입니다. 더 적게 먹고 더 많이 넣기 위해서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로 포지션을 구분했고 더 많은 기회를 잡기 위해서 압박이 생겨나고 탈압박이 생겨났습니다. 더 체계적으로 넣기 위해서 빌드업이네 페너트레이션이네 하며 피니싱까지의 과정을 구분했고 더 화려하게 넣기 위해서 개인기들이 탄생했습니다.

스트라이커의 지상과제는 득점입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 기필코 골을 넣어아하는 선수들이고 전술적 수비같은 개념은 집어치우고 득점에만 전념해야하는 선수들입니다. 전술적 수비가담은 어디까지나 득점에 몰두하는데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해야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아무리 수비가담을 열심히하고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더라도 골을 넣지 못한다면 고평가받을수는 없습니다. 실속없는 움직임이라는 소리를 듣고, 팀이 이긴다면 '열심히 뛰어줬다' 팀이 진다면 '뭐야 이게'라는 평을 듣는게 사실입니다. 첫번째로 부여된 역할인 '득점'을 소홀히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것인지도 모릅니다.

미드필더들은 결과물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스트라이커는 결과물이 있어야합니다. 팀이 이긴다면 그나마 '이겼으니까'라는 면죄부가 생기지만 팀이 부진하고 팀이 져버린다면 가장 먼저 비난받아야 할 선수들은 스트라이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스트라이커한테까지 공이 가버리지도 않는 이상한 경우는 빼더라도요.

질라르디노는 많이 뛰지도 않고 수비수의 틈을 벌리지도 못하고 지능적인 플레이도 못하는 선수입니다. 그러나 17경기에서 12골을 넣은 이 선수를 왜 지능적이지 않냐고, 왜 파트너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냐며 비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14골을 때려박은 아넬카를 대놓고 비판하는 사람도 없고 비야를 에투를 아마우리를 비난하는 사람 역시 없습니다. 그들이 축구IQ가 낮건 높건, 지능적으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동료들에게 기회를 살리지도 못하고 수비의 틈을 파고들지도 못하더라도 그들은 골을 넣었고, 스트라이커의 가장 큰 가치인 득점으로 모든것을 증명해냈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하고 득점이 전부입니다. 절대적인 득점력 앞에서는 지능적인 움직임따위가 모두 무색해져버리는겁니다. 왜 지능적으로 움직이고 왜 수비의 틈을 헤집습니까? 골을 넣기 위해서 아닙니까? 골을 스스로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는 굳이 수비의 틈을 파고들 이유가 없다는겁니다.

물론 저런 선수들이 압도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는 아래에는 라울처럼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파트너가 필요할수도 있습니다. 이과인이 더 좋은 찬스를 맞이하기 위해 라울은 묵묵히 뛰어다니고 반니가 단지 한명만 상대하면 되도록 수비수들을 휘젓고 다니는게 라울입니다. 그게 라울의 장점입니다.

그러나 스트라이커로써, '득점력'이 아니라 다른것을 장점으로 하는 선수들은 항상 비판에 시달릴수밖에 없습니다. 팀이 부진하기라도 한다면 득점력이 아니라 다른것을 장점으로 하는 스트라이커는 가장먼저 비판받고, 가장 먼저 선발의 정당화에 대한 의심을 품게하기 마련입니다. 골로 말하는 스트라이커가 골로 자신을 증명하지 못하니 말은 못하고 손짓발짓으로 말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웅변을 하는데 있어서 손짓,발짓,표정은 하나의 중요한 요소이고 적절히 사용된다면 매우 유용한 요소들입니다. 그러나 말을 잘 하지 못한다면 그 많은 제스츄어들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마찬가지로 공격수가 골은 많이 넣지 못하면서 다른 요소들을 장점으로 내세운다면 항상 '의문점'을 남기는것 역시 당연한겁니다.

그렇다고 제가 라울을 싫어하는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라울을 싫어하면서 레알을 좋아한다는건 말도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더이상 떼놓고 생각할수 없는 하나의 개념으로 놓고 봐야한다고 생각하고, 라울을 부정하는건 지난 수십년간의 레알을 부정하는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라울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실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내려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라울이 최고클래스의 선수인건 분명하지만 '득점력'에 있어서도 최고클래스의 선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고 수준의'스트라이커가 득점력이 '최고수준'이 아니라면 과연 그선수가 '최고수준'인가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 따라다니는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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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arrow_upward 이번주도 중계 없는거 같네요 arrow_downward 라울의 선발기용은 정당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