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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라울의 선발기용은 정당한가?

안경선배 2009.01.19 19:12 조회 1,845 추천 3
라울은 왜 계속 선발로 나오고 있을까요? 이제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줄 때도 된 것 아닌가요? 이런 의문을 가진 분들이 계실겁니다.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제기해볼 수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해요.

그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라울이라고 무조건 선발이어야한다는 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선발로 나올만 하니까 선발이라고. 일단 오늘 오사수나전에서는 확실히 부진했다고 생각합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활동량이 평소보다 많이 떨어지더라구요. 그 결과 전반전에 우리팀 자체가 중원과 공격진의 연결이 너무나 어려웠죠. 가고와 라쓰 에인세가 공을 주고받다 뒤로 백패스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고요. (후반전 라감독님 용병술 짱!!ㅋ)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오늘 경기가 평소 라울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하면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작업의 상당 부분을 라울이 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반니스텔루이가 부상으로 빠지고 원톱으로 기용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앞선에서 플레이할 것을 요구받는 중인 라울이지만 미드필더의 공격작업이 여의치않을땐 항상 뒤쪽으로 내려와 지원을 해주고 있죠. 그리고 이 역할은 본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자세가 없이는 매번 나올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런 점이 많은 분들이 라울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고요.
 
반대로 라울 선수에게 많은 의심과 비판의 눈초리를 보내는 분들은 좀더 공격수답게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하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그런 모습을 매경기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울은 현재 선발로 기용할 가치가 있는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훈텔라르를 선발로 하면 더 낫지 않았겠느냐, 왕년에 언젠가 쩔어줬던 사비올라를 썩히는 것은 아깝다 하는 것은 너무 낙관적인 예측일 뿐이죠. 현장에서 매일 훈련하고 전술을 짜는 감독들이 괜히 라울을 선발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라울 선수가 아직도 미덥지 않고 때로는 팀의 방해물처럼 느껴지신다면 공격진과 중원 사이의 공간(severe zone이라고 한다더군요)을 주목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마치 전술에 도를 깨친 사람처럼 말씀드린것 같지만 솔직히 저도 안개 자욱한 공간에서 보이는 희미한 윤곽을 묘사하듯이 말했을 뿐임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라울이 선발로 나오는 것에는 이유가 있고, 라울이 라울인 이유가 있고, 라울이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사실 이런 비슷한 글은 레매에서 수도없이 쓰여졌던 글입니다. 그만큼 라울에 대한 의심과 비난이 우리 마드리드 팬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겠죠. 그것은 사실 라울에 대한 너무나 큰 기대 때문이기도 합니다. 라울을 그런 기대에서 잠시 해방시켜주고, 처음 보는 선수로서 바라본다면 보지 못하던 것이 보일지도 모른다고 저는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선수도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세계 최고로 까다로운 팬들의 입맛을 만족시켜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라울은 거의 언제나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선수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기 위해 그 누구보다 땀흘리고 있는 선수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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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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