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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실망스러운 이유

againZIZOU 2008.11.07 00:16 조회 3,729
많은 분들과 생각이 다른 점이 있어 제 생각을 써봅니다.
개인적으로 어제 가장 실망스러웠던 선수는 구티였습니다.
멋진 패스 두 번 정도 터져서인지 칭찬하시는 분이 많은데 저는 당장 빼고 싶었습니다.

어제 경기가 이토록 기분 더럽게 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고 정신력입니다.
지금껏 형편없는 경기를 보여준 때는 많았지만 그래도 선수들의 정신력은 항상 살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전혀 아니였습니다. dogma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면 알 수 있죠.

상대가 밀집 수비를 할 때, 쉬운 플레이로는 뚫을 수가 없습니다.
유벤투스 전술이 그렇다는 것은 1차전에도 드러난 거고 삼척동자도 아는 거고.
그럼 패스웍이 되든 안되든 많이 뛰면서, 위치도 바꿔가면서, 공간 침투도 해 보는,
이런 시도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시도도 지시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선수가 구티 등 베테랑들이었습니다.
구티의 이번 경기 총 활동량이 궁금합니다.
공이 자신에게 오기 전에는 경기에 관심도 없어 보이다가 공이 오면 무리한 패스 시도.
몇 번 반짝이는 장면이 있었지만 상대가 자리를 잡고 있을 때 이런 시도를 해봐야
구티가 아니라 축구의 신이 와도 무리입니다.
수비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건성건성 따라가다 파울로 끊는 것이 전부였죠.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을 독려해야 할 선수가 이런 플레이를 해서야 팀 사기만 떨어질 뿐.

구티 뿐 아니라 반 니스텔루이, 라울 투톱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경기를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없이 최전방에 서 있기만 해서 어쩌자는 건지.
드렌테가 왼쪽에서 공을 몇 번을 잡았는데.
그 중 한 번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습니다.

더 기가 찬 것은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드렌테에게 쏟아진 야유입니다.
베르나베우의 관중들은 못된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팀이 열심히 할 때도 소리내서 응원하는 것에는 인색하신 분들이
젊은 선수의 실수에는 곧바로 야유를 쏟아냅니다.
레알 마드리드에 유망주가 자리잡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고 확신합니다.
거기다, 델 피에로가 교체돼 나갈 때 아니나 다를까 또 기립박수를 치고 앉아있는데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박수의 의미가 정말 멋진 축구를 보여줘서 고맙다는 뜻입니까?
레알 너희는 왜 그렇게 못하냐 X좀 먹어봐라 이거 아닙니까?
레알 홈 팬들의 높은 콧대니 뭐니 하는데 우습습니다.
레알 팬으로서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마음에 안드는 것이 베르나베우의 홈 관중들입니다.

답답합니다.
베테랑부터 감독에 관중까지 삼위일체로 마음에 안들었던 정말 기분 더러운 경기였습니다.
슈스터는 운이 안좋았을 뿐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던데 한번 두고 봐야겠습니다.
오늘 경기가 정말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하나의 패배일 뿐이었는지 아닌지.
아니라면 레알 마드리드의 사이클이 끝나가는 시작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06-07시즌 카펠로의 레알과 지금의 바르셀로나는 별로 다를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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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arrow_upward 이런 경기력으론 더 이상 극장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arrow_downward 분위기를 편승한 슈까(?) 한대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