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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레알 마드리드, 최고의 DMF 조합은?

MacCa 2007.01.03 00:49 조회 5,136

 마켈렐레의 첼시 이적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형 미드필더(Defensive Midfielder), 또는 메디오센트로(Mediocentro), 또는 피보테(Pivote) 포지션(이하 DMF)은 오랜 논란거리 중 하나였다. 베컴, 캄비아쏘, 구티, 그라베센, 가르시아 등 수많은 선수가 DMF로 기용되었지만 시원스런 해답은 없었다. 그것은 에메르손과 디아라가 영입된 이번 시즌의 전반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반기 후반, 결국 에메르손과 디아라의 조합이 깨지고, 앞선 두 선수와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구티가 한 자리를 도맡았다. 그리고 겨울 이적 시장에서는 ‘레돈도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남미 최고의 DMF로 활약한 가고가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와 같은 후반기 카펠로 감독의 기용책 변화와 가고의 합류는, 레알 마드리드의 후반기 DMF 조합을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에 레알매니아는 관련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후반기 DMF 조합에 대해 전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1. 에메르손 + 디아라 (12%)
에메르손과 디아라의 조합은 시작부터 창조성과 전개 능력을 지적받으며, ‘투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두 선수 모두 전개 능력에 절대적인 한계를 가진 마켈렐레와는 다르게 공격 능력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앞선 우려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에메르손과 디아라의 조합은 전개 능력을 언급할 틈도 없이 기본적인 패스 호흡부터 문제를 노출했다. 결국 메디아푼타로 출장한 구티가 같은 선상에 위치하며 공격 전개를 도맡고, 두 선수 사이의 패스 연결의 중계역을 담당했다. 따라서 레알 마드리드의 포지션은 4-2-3-1보다 4-5-1에 가까웠다.

이와 같이 DMF의 전개 및 조율 능력의 부재는 메디아푼타 구티의 위치를 낮아지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최전방 원톱의 반 니스텔루이는 고립됐다. 이에 카펠로 감독은 오른쪽 미드필더인 라울로 하여금 메디아푼타로서의 공격 가담을 주문했다. 라울이 최전방에 가담할 경우 오른쪽의 빈 공간은 라모스가 두 배의 활동량으로 해소해야 했다. 카를로스보다 라모스의 오버래핑이 많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상대팀의 감독들은 대부분 이런 레알 마드리드의 단순한 메커니즘을 꿰뚫고 있었다. 즉 ‘구티만 막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상대팀 감독은 구티에 대한 압박과 거친 수비를 지시했고, 구티가 봉쇄당할 경우 에메르손과 디아라는 구티의 전개 및 조율 능력을 보여줄 수 없었다. 결국 메커니즘이 무너진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력은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전반기를 지켜본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불만도 두 DMF의 답답함에 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지단, 구티, 베컴 등 세 명의 조율사들이 필드에 뛰었으나 에메르손과 디아라가 선발 출장한 뒤로는 구티가 유일하니 팬들의 답답함도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스페인 언론에서는 전반기 후반 구티가 DMF로 기용되고 가고가 합류한 것은, 카펠로 감독이 에메르손과 디아라 조합에 대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것이라는 결론까지 내리고 있다.

2·3. 구티/가고 + 에메르손/디아라 (12%, 58%)
또 다른 옵션은 수비 능력이 뛰어난 선수와 전개 및 조율 능력을 갖춘 선수를 조합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에는 가고 또는 구티가 에메르손 또는 디아라와 호흡을 맞춘다. 설문조사에서는 특히 가고-에메르손/디아라 조합이 58%로 전체 득표율에서 1위를 차지했고, 구티-에메르손/디아라 조합이 12%로 에메르손-디아라 조합과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제 막 합류한 가고가 구티보다 많은 표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구티는 DMF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선수다. 미드필더로서의 공격 재능은 가끔 지단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만큼 무궁무진하지만, 수비 능력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도 초중반은 메디아푼타(중앙 미드필더에 가까운)로 나와 맹활약했지만, DMF로 나온 전반기 후반은 다소 부진했다. (가고에게 표를 던진 대부분의 팬들은 구티의 본 포지션인 메디아푼타 기용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특히 구티가 DMF로 기용된 경기에서는 볼을 빼앗기는 일이 많았다. 그만큼 DMF로서 미드필드 공방에 익숙지 않다는 뜻이다. 포워드가 볼을 빼앗기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DMF가 볼을 빼앗긴다는 것은 상대에게 일대일 찬스를 내줄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일이다. 마켈렐레는 패스 능력이 형편없었지만 전매특허인 수비 능력에 더해 탁월한 볼키핑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DMF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반면 가고는 본래의 포지션이 DMF다. 수비력은 에메르손이나 디아라에 비해 부족하지만 구티보다 뛰어나고, 전개 및 조율 능력은 구티보다 떨어지지만 에메르손과 디아라에 비해 뛰어나다. 다시 말해 보다 공수에서 밸런스를 갖춘 DMF라는 뜻이다. 카펠로 감독은 수비적인 안정도 취하면서 미드필드의 패스 연결과 창조성을 높이기 위해 가고를 영입했을 것이다. 또 그런 가고가 추가된다면 구티에 대한 집중 견제도 보다 분산될 수 있다.

4. 구티 + 가고 (16%)
에메르손과 디아라가 모두 빠진 구티와 가고의 조합이 16%로 2위에 올랐다. 에메르손과 디아라의 수비적인, 또 피지컬적인 무게감을 고려해볼 때 다소 이례적인 결과다. 하지만 스페인 스포츠지 <마르카>의 설문조사에서도 구티와 가고의 조합이 45%로 가고와 디아라의 조합(40%)을 재치고 1위로 뽑혔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보편적인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구티와 가고의 조합이 많은 표를 얻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조가 보니또(Joga Bonito)와 가고에 대한 기대감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많은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지단이 중심에 선 레알 마드리드의 화려한 패스 플레이를 아직도 추억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DMF 포지션에 가고와 구티가 기용된다면 패스 플레이와 창조성은 앞선 조합보다 ‘아름다운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전반기 에메르손과 디아라의 실망감에 더해, 이제 막 입단한 가고에 대한 기대감 역시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가고는 본 포지션이 DMF인데다가, 보카 주니어스에서 유일한 주전 DMF로 활약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완벽한 콤비 플레이를 펼쳐줄 수 있다면, 레알 마드리드는 오히려 수비에 대한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역시 수비에 대한 불안감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에서 그 수비 능력이 증명된 에메르손이나 디아라가 아니라, 유럽 축구에 적응이 필요한 가고가 모든 수비를 담당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첫 번째 불안점이고, 구티와 가고의 신체 조건이 에메르손과 디아라 조합에 달리는 것이 두 번째 불안점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구티-가고-베컴 등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스페인 스포츠지 <아스>는 팀 내의 모든 조율사를 총출동시키며, 유일한 DMF로서 가고의 수비 부담은 구티와 베컴이 적극 가담해 경감시킬 수 있다는 옵션도 제시했다. 또한 에메르손과 디아라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며 가고와 구티를 함께 기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그러나 가고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이제 막 유럽 축구에 발을 디딘 선수가 중책을 맡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과거의 레돈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도 신체 조건이 특히 강조되는 유럽 축구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뒤따랐다.

마지막으로 에메르손과 디아라에 대한 재신임의 의견도 존재했다. 물론 에메르손과 디아라가 유럽에서 뛰며 정상급 DMF로 인정받았으나,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무대는 처음이라는 점을 참작할 필요가 있으며, 지금은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적응 여부에 따라 강한 조합으로 발전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시즌 밥티스타-그라베센-베컴으로 시작된 DMF 이야기는 파블로 가르시아를 거쳐 결국 구티-밥티스타라는 이례적인 모습으로 끝맺었다. 에메르손-디아라로 시작된 이번 시즌의 DMF 이야기도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예감이다. 어떤 모습으로 끝을 맺을지 알 수 없으나, 레알 마드리드 부활의 원동력이 될 모든 DMF 선수들의 호조를 기원한다.

레알매니아 설문조사 결과
1위: 가고-에메르손/디아라 (58%)
2위: 구티-가고 (16%)
3위: 구티-에메르손/디아라 (12%)
3위: 에메르손-디아라 (12%)

<마르카> 설문조사 결과
1위: 구티-가고 (45%)
2위: 가고-디아라 (40%)
3위: 가고-에메르손 (11%)
3위: 에메르손-디아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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