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 얘기
저 같은 축알못 보다 토티님이나 로얄이님 등이 더 잘 아시겠지만, 이번 시즌 카스티야 경기 보고 느낀 점을 그대로 쓰겠습니다.
사실 좀 많이 아쉬웠던 시즌이었네요. 코로나만 없었다면 충분히 2부 리그 승격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었던 후반기였다고 봅니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희망을 봤던 시즌이 아니었나 싶네요. 부정적인 평가에서 긍정적인 평가로 바뀐 시즌이었다고 봅니다.
일단 많은 분이 아시는 것처럼 이번 시즌 가장 큰 변화는 라울 곤살레스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 감독이 된 겁니다. 개인적으로 내심 호세 마리아 구티 감독이나, 사비 알론소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 감독이 되기를 바랐는데, 그렇게 되지는 못 했네요.
전반기만 놓고 본다면 전 라울 곤살레스 감독에 대해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본인이 뭔가를 해보려는 시도는 분명히 보였는데, 그게 잘 구현되지 않았던 점도 있어서 그런지, 또 언론에 보도된 거 보면 본인의 철학관은 분명 확실해 보이는데, 초보 감독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미숙해 보인다는 게 보이기는 했습니다.
언론에서 보도한 것만 놓고 본다면 아무래도 본인의 이상을 현실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전형적인 전술가 스타일은 아니어도 확고한 철학을 가진 스타일인 것 같은데, 이건 아무래도 좀 더 봐야할 것 같네요. 아무래도 초보 감독이다 보니까 이런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나아질 거라고 보기는 합니다. 아니, 나아져야만 해요. 나중에 정말로 1군 감독이 된다면 지금의 그 철학관이 오히려 발목을 잡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있기는 합니다.
(반대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는 게 있는데, 라울 곤살레스 감독의 존재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선수들이 구단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면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확고한 철학관을 가진 게 나쁘기도 하지만, 반대로 더 많은 것을 안겨다줄 수 있기도 하죠)
전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라울 곤살레스 감독이 전술이 없는 게 아니라 전술을 구사할 만한 요소가 너무 적었어요.
일단 시즌 초반에 잠깐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에서 뛰었던 호드리구 고에스가 생각보다 빨리 1군에 승격됩니다. 여기에 쿠보 타케후사가 카스티야가 아니라 마요르카로 임대 가면서 카스티야의 핵심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두 선수가 모두 떠나버립니다.
어느 감독이든지 간에 전술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중심 선수가 있어야만 하는데, 무려 2명이 갑자기 떠나면 이를 대비할 만한 원인이 적죠.
설상가상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 선수들이 부상이 좀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페드로 루이스를 기대했는데, 루이스가 십자인대 파열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합니다. 여기에 3년 전 U-17 청소년 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면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던 세사르 헤라베르트도 부상에 시달렸고요. 팀의 중심이 될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깁니다.
제가 시즌 전반기 때 라울 곤살레스 감독을 많이 비판했는데, 경기를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본인이 잘하고 싶어도 선수가 없으면 정말 답이 없겠구나라는 것을 말이죠.
그래도 전 라울 곤살레스 감독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던 게 악조건 속에서도 그래도 어찌어찌 살아남으려고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하기는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왼쪽 풀백인 프란 가르시아의 공격 능력이 매우 좋아졌고요. 가르시아인 경우 피지컬 능력이 좀 아쉬워서 경합 과정에서 좀 많이 밀리는 편이지만, 반대로 오버래핑 능력이 좋아서 공격적 재능은 확실히 좋은 선수입니다. 왼쪽 측면은 사실상 가르시아가 하드캐리 했다고 봐도 무방할 지경인데, 그만큼 가르시아가 라울 감독의 공격 전술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제가 세르히오 레길론이 팔려도 아쉽지 않다고 하는 것인데, 제 개인적으로 레길론이나 마르셀루가 떠난다면 프란 가르시아나 후베닐 A의 미겔 구티에레스가 왼쪽 풀백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할 거라고 봅니다. 둘다 좋은 선수들이라서 매우 기대가 됩니다.
중원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확실히 후방 빌드업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인 안토니오 블랑코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피지컬이 좋지는 않으나, 그래도 적극적으로 상대와 경합해주는 수비형 미드필더며, 중거리 슈팅과 패스, 빌드업이 매우 좋은 선수입니다. 후방에서부터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가는 플레이가 매우 인상적인데, 이런 부분에서는 마르코스 요렌테와 좀 닮지 않았나 싶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요렌테는 라인을 아예 내린 상태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선수였다고 보는데, 블랑코는 라인을 내리기보다 라인을 올린 상황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다고 보네요)
그리고 주장인 알바로 피달고도 쏠쏠하게 득점을 해주더군요. 또한, 1월을 기점으로 또 다른 기대주인 미겔 바에사가 미쳐 날뜁니다. 이 친구가 다른 건 모르겠는데, 킥 능력 하나는 정말 좋습니다. 킥만 놓고 보면 확실히 다른 선수들 보다 좋습니다.
근데 프란 가르시아나 안토니오 블랑코는 어째 운 좋으면 1군 기회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미겔 바에사는 임대 가거나 결국 팔리지 않을까 싶네요. 좋아하는 유소년 선수이기는 한데, 본인이 남아서 성장하고 싶다면야 어찌어찌 1군에서 무난하게 로테이션 멤버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문제는 그 포지션은 백업마저 치열한 자리라서ㅠ 아마 조만간 떠날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은 선수가 아닐까 싶네요.
덧붙이자면, 후베닐 A의 장신 공격수인 라타사를 잠깐 승격시켰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점을 놓고 본다면 라울 곤살레스 감독은 육성 쪽에 좀 더 많은 강점을 가져가고 싶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옛날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 시절이랑 비교해보면 확실히 이런 부분이 좋네요. 솔라리 감독 시절은……어째서 왜 경질이 안 됐는지 의아했을 정도였었던 지라.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서 얘기하자면, 진짜 전반기는 처절하다 싶을 정도로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호드리구 고에스가 다시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로 내려가서 특급 소방수 역할을 하기도 했고, 겨울 이적 시장에서 히로나 공격수인 괄을 임대 영입해서 데려왔고요. 여기에 브라질의 특급 유망주인 헤이니에르 제수스까지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강했습니다.
확실히 현질이 최고이기는 합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합류하니까 라울 곤살레스 감독이 드디어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축구를 조금씩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옛날에는 ‘진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한다’식의 축구였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성과를 냈는데, 겨울 이적 시장을 기점으로 팀의 전력이 강화하면서부터 공격적인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냈습니다.
안토니오 블랑코가 후방에서부터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가면, 왼쪽 측면에서 프란 가르시아가 오버래핑하고, 피달고와 미겔 바에사가 공격에 가담해서 득점을 노립니다. 여기에 괄은 거의 양학 수준으로 학살하고, 더불어 특급 유망주인 헤이니에르 제수스가 중원에서 간결한 움직임과 더불어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득점을 노립니다. 확실히 전력을 보강하니까 득점 루트가 다양해졌고, 또 그만큼 득점으로 연결되는 슈팅 숫자도 늘어났습니다.
이게 정말 아쉽다고 하는 이유가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진짜로 카스티야가 2부 리그 승격을 충분히 노려봤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하부 리그들이 조기 종료되면서 2부 리그 승격은 물 건너갔네요.
총평하자면 라울 곤살레스 감독의 전반기는 분명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으나, 부정적인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서, 또 최악의 상황에서도 어찌어찌 해결책들이 나왔고 이 해결책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플랜을 구축하고, 마지막으로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전력을 보강함과 동시에 부상자들이 돌아오면서 본인이 추구하는 축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확실히 발전 가능성이 높은 감독이라고 보네요.
다음 시즌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 전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긍정적인 것은 이번 시즌 후베닐 A에서 뛰었던 미겔 구티에레스와 세르히오 아리바스, 라타사, 파블로 라몬, 체추, 그리고 비야레알로부터 영입한 미드필더인 이반 모란테 등이 카스티야로 승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지금 선수들 보다 잘할 것 같기는 하네요. (사실 지금 선수들도 3년 전 구티의 아이들이다 뭐다하고 기대 많이 받았는데 못 컸……ㅠ) 어쩌면 지금보다 완성된 전력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다만, 팀의 상승세에 공헌했던 헤이니에르 제수스와 중심이었던 안토니오 블랑코와 프란 가르시아, 미겔 바에사 등의 1군 승격 및 다른 팀 임대 이적 가능성이 높아서 라울 곤살레스 감독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단계에 돌입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국계 선수로 알려진 박 마르빈인 경우 전 잘 모르겠습니다. 작년이었나 2년 전에 다른 분들은 긍정적으로 보신 걸로 아는데, 전 잘 모르겠네요. 전체적으로 무난한 감이 있기는 한데, 너무 무난해서 그런가, 그렇게 확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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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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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osco 2020.07.20라타사는 어떤 선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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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우까 2020.07.20미겔 바에사가 윙어였던거같은데 어느 순간 부터 메짤라로 뛰더군요
갠적으로 우측 윙어로 성공했으면 했는데 말이죠 ㅠ -
거기서현 2020.07.20카세미루 백업 굳이 돈들여 영입할 필요없이
블랑코 승격시켜 뛰게하는건 어떨까요? -
Vanished 2020.07.21유망주가 바로 1군 와서 활약하는건 이제 믿지 못하겠습니다. 최소 1,2부 1군 임대는 다녀 오고 검증 시켜봐야 한다 봅니다. 물론 모라타나 헤세 같이 다이렉트 승격해서 활약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확률이 아주 적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