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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목요일 5시

최근 지단호 단상들.

마요 2020.07.13 09:39 조회 2,892 추천 7

1. 압박과 수비

크로스가 파블로프의 개마냥 공 가진 선수에게 달려드는 것은 본인의 성향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합리적인 독일 기계의 메커니즘을 생각해 보면 그건 철저히 감독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함이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나.

예전부터 느끼지만 지단 마드리드의 전방 압박은 다른 압박이 강하다는 팀들에 비하면 헛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두명 세명이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각각 맡은 이들에게 달려들어 상대의 빌드업을 특정방향으로 유도하거나 방해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효율적이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쪽에 판단이 기울긴 합니다. 물론 뺏어내면 좋기는 한데.

특히 압박을 풀어내는 것에 능숙한 팀을 만나게 되면 측면이든 중앙이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격시 거의 윙어 수준으로 높은 곳에 위치하는 풀백들의 뒷 공간은 더더욱 위험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우리는 실점이 적습니다. 그건 바란과 라모스의 역량, 안정갑 쿠르투아,  그리고 '카세미루'의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역습을 당하는 순간에 높은 판단력으로 상대의 역습을 지연-저지시키는 능력은 거의 완전할 정도로 무르익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완전히 수비를 해야하는 국면에서 카세미루는 거의 스위퍼 마냥 위치하며 센터백 사이에서  흐르는 볼을 차단하고 공중 수비에 도움을 주는 등 또 하나의 센터백 처럼 기능합니다.

빌드업 국면에서 예전과 조금 달라 보이는 것은, 크로스가 예전보다 보다 더 완전히 내려선다는 것. 이 경우 카세미루는 크로스가 공을 주기 좋은 빈 공간으로 전진합니다. 이런식으로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조직적 압박을 가하는 맨시티 같은 팀을 만난다면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의미에서 최근 모드리치의 폼이 올라온 것은 고무적입니다. 안좋았던 때와는 달리 공을 다루고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는데 능숙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비록 어렵긴 해도 맨시티와 한번 싸워 볼만하지 않을까.

 

2.

공격장면에서 아쉬운 점은, 공격진의 침투 움직임이 잘 활용되지 않는 다는 것. 현재 마드리드의  공격진의 침투 움직임은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끌어 빌드업을 원활하게 하는 이상의 것이 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로 볼 수 있는데, 모험적인 패스 보다는 안정적인 점유를 중요시하는 것일 수도 있고, 우리 공격진의 움직임이 유효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크로스나 모드리치가 킬러패스 능력이 그닥 떨어지는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국대 경기를 보자면) 단순히 그들의 안정지향 성향이나 매너리즘 보다는 팀적으로 그런식의 운용을 꾀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느껴집니다. 따라서 우리를 상대하는 팀의 중앙수비들은 상대적으로 편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벤제마만 강하게 견제하면 되기 때문이고, 그 벤제마가 빌드업을 도우러 나오면 상대적으로 공격진에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다만, 이제는 뒷공간을 파고들어 스피드로 상대를 이겨낼 젊은이들(비니시우스나 호드리구)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모험적인 패스를 시도해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3.

아센시오가 앞으로 상대를 주력으로 제칠 것이라는 생각은 잘 안 들어요. 다만 킥 능력이 유효한데다가, 우리에게 그 동안에 부족했던 전방으로 뛰어들고 빈공간을 찾는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분명 큰 도움은 될 겁니다. 그러나, 선수 개인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이 이상 한가지 툴을 더 보여주거나, 본인의 장점을 완벽하게 갈고 닦지 않는 이상 완벽한 주전이 되기는 어렵다는 걸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이제 갓 뛰기 시작한 선수에게 과한 주문일 수도 있겠지만요.

 

4.

지난 경기에서 호드리구가 날뛰었는데요, 예년과는 달리 과감한 돌파를 많이 시도 했는데, 이는 감독의 주문일 수도 있고, 본인이 선호하는 위치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뭐가 되었건 위협적인 모습이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피지컬이라는 것은 타고 난 것. 반면, 스킬 이나 동료를 이용하는 능력과 돌파나 패스를 선택하는 판단력 등은 경기를 많이 뛰면서 발전되는 것이라며 때론 경시 되기도 하는데(저도 종종 그렇긴 해요;;;), 사실 후자의 능력들 역시 일정부분 타고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뭐 타랍이라던지 그 옛날의 데닐손, 콰레스마 같은 선수들다 한계를 드러냈죠.

그런 의미에서 호드리구는 피지컬에 있어서는 비니시우스보다는 조금 뒤진다는 평가지만, 상대를 위협하기엔 충분한데다가 몸의 무게중심을 잘 이동시키는 유연함이 있으며, 패스의 타이밍이라든지 침투 움직임 같은 것이 매우 탁월합니다.

지금까지의 모습만으로 보자면 비니시우스가 발전하면 최대 스털링, 호드리구는 85% 네이마르 정도가 되지 않으려나(물론 그 이상도 가능하겠죠;;;)

과연 누가 더 크리티컬 한 선수가 되어 지단의 간택을 받게 될지 정말(어차피 지단의 선택은 이든 하자드)…왼발잡이였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텐데요.

 

5.

전 지난 시즌 지단이 직접 많이 보고 고른 선수는 딱 둘, 멘디와 아자르라고 봅니다.(요비치와 밀리탕은 아니라고 봅니다아…). 지금 아자르의 부진이 당황스럽기는 한데, 개인적으로 여기와서 제일 좋았을 때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완벽한 폼을 회복했을 때 적어도 아직까지는 비니시우스나 호드리구보다는 계산이 서는 선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남은 리가 경기에서 더는 부상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6.

하메스를 보면 안타깝습니다. 지단도 인간이기 때문에 바이어스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든 쓸모 있는 선수를 아예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걸리는 것이 있다면, -뇌피셜이긴 하지만- 제가 본 지단이란 감독의 성향은 언론에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선수를 몹시 싫어합니다. 그냥 묵묵히 자기 할 일 하고, 언젠가 본인에게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며 받아들이는 선수를 높게 치지 않나.(그래서 룩바가 중용되는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하메스는 뭐랄까, 그 한 끝을 못 넘어선 것 같습니다. 선수가 본인의 역량을 믿는 것이야 좋지만,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이 아닌지. 그저 다음 시즌엔 본인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행복하게 뛰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베일. 어쩌면 언론이 지나치게 베일을 몰아 붙인 부분이 있을 겁니다. 본인 역할에야 충실하다면야, 휴식시간에 골프를 치건, 뭘하건 아무 문제 없는 일이죠. 억울한 부분이 많이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런 베일에게 중요한 것은, 나 삐졌음. 골프 아무 문제 없음. 이라며 언론과 싸우고 항변하는 태도가 아니라 본인이 프로축구선수로서 기량을 발전시키고 축구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하메스와는 달리 베일에게는 안타까운 감정이 들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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