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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útbol

안타까웠던 2000년생 축구 유망주 4人

Benjamin Ryu 2020.03.27 21:54:51 · 2159 views

필자는 지난 201710월부터 20201월까지 약 23개월 동안 풋볼 트라이브 코리아에서 축구 기자로 일했다. 이 기간에 다른 기자들과 달리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싶어서 유망주들을 관찰하는 데 집중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오늘날 주목받고 있는 2000년대생 선수들이 하나둘씩 축구계에 등장하고 있었다. 3년 전 필자가 높게 평가했던 선수 중 일부는 정말 기대에 맞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안타까운 선수들이 몇몇 있다.


아민 구이리

 

오늘날 많은 축구 팬들에게 2000년생 스트라이커 유망주를 뽑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10명 중 9명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엘링 홀란드를 뽑을 것이다.

 

그러나 3년 전인 2017년만 해도 엘링 홀란드보다 더 주목받았던 스트라이커 유망주가 2명이나 있었다. 바로 프랑스의 아민 구이리(올림피크 리옹)와 도이칠란트의 얀 피에트-아르프(바이에른 뮌헨)였다. 그중에서 필자가 가장 기대했던 공격수는 구이리였다.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컨대, 필자는 아민 구이리가 카림 벤제마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난 3년 동안 수많은 유망주를 지켜봤지만, 지금까지도 구이리만한 충격을 줬던 만 17살 선수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라얀 셰르키, 세바스티아노 에스포시토뿐이다. 지금은 엘링 홀란드가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지만, 3년 전 구이리는 필자에게 홀란드보다 더 큰 충격을 줬던 선수였다.

 

아마 오랫동안 해외 축구를 봤던 사람이라면 카림 벤제마가 귀 한쪽에 3,000만 유로라는 장 미셸 올라스 회장의 발언을 기억할 것이다. 아민 구이리는 그 시절 벤제마를 연상시킬 정도로 매우 뛰어났던 유망주였다. 깔끔한 퍼스트 터치와 유연한 드리블 돌파, 라인 브레이킹, 최전방과 2선을 오가는 연계 능력 등은 벤제마를 연상시킬 정도로 엄청났다. 득점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아민 구이리의 개인 기량을 가장 잘 보여줬던 경기는 2017U-17 월드컵 16강전이었다. 당시 프랑스는 에스파냐와 맞붙었는데, 이 경기에서 필자는 정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필자는 이 대회에 출전했던 에스파냐 선수들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해당 대표팀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유소년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선수들인 경우 호세 마리아 구티 감독(‘그날로 유명한 구티가 맞다)의 지도를 받은 빅토르 추스트와 안토니오 블랑코, 세사르 헤라베르트, 모하(지금은 셀타 비고 B팀으로 이적했다) 등이었는데, 이들은 3년 전 새로운 황금 세대로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선수들은 아벨 루이스와 세르히오 고메스, 후안 미란다, 마테우 후안메 모레이 등이었다. 여기에 에스파냐 U-17 대표팀에는 현재 발렌시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페란 토레스가 핵심 선수였다. 한 마디로 당시 에스파냐는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그리고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잉글랜드한테 박살 나서 문제였을 뿐)

 

그런데 아민 구이리는 그런 에스파냐를 상대로 전반전에 혼자서 상대의 진영을 누비면서 계속 공격을 가했다. 구이리는 유연한 드리블 돌파와 역동적인 플레이, 그리고 적극적인 연계 플레이로 프랑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뛰어난 슈팅을 앞세우며 여러 차례 에스파냐의 골문을 위협했다.

 

아민 구이리의 공세가 얼마나 매서웠는지 에스파냐 선수들이 당황할 지경이었다. 빅토르 추스트를 비롯한 수비수들은 그를 제대로 마크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반전에 너무 많은 체력을 소비했던 탓인지 후반전부터 프랑스의 공세는 무뎌졌다. 아민 구이리 역시 체력 문제를 노출하면서 전반전과 같은 적극적인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를 놓치지 않은 에스파냐가 2:1로 역전승하면서 프랑스는 쓴잔을 마셔야만 했다.

비록 이 경기에서 프랑스는 패했지만, 아민 구이리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전 세계 축구계에 새겼다. 당시 이 대회를 주목하고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세계적인 팀들의 스카우트들은 구이리를 지속해서 관찰했다.

 

아민 구이리의 등장은 올림피크 리옹뿐만 아니라 프랑스 축구계에 축복이나 다름없었다. 프랑스 축구계는 킬리앙 음바페와 오스만 뎀벨레 등과 같은 뛰어난 측면 공격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카림 벤제마와 올리비에 지루 세대를 계승할 만한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그렇기에 벤제마를 빼닮은 구이리의 등장은 프랑스 축구계의 경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불행은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찾아오는 법이다. 아민 구이리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십자인대 부상이었다. 구이리는 지난 2018년 좌우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수술을 받았다.

 

예나 지금이나 십자인대 부상은 운동선수들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특히, 아민 구이리처럼 역동적인 플레이를 많이 펼치는 선수들에게 있어 이 부상은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결국, 아민 구이리는 부상으로 1년을 통째로 날렸다. 그리고 한창 성장해야 할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과거 카림 벤제마의 진정한 후계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아민 구이리는 이제 예전의 플레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아직 어린 선수이기에 반등할 여지가 남아있지만, 혼자서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던 그런 공격수로 부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알랑 소우자

 

2017U-17 청소년 월드컵은 정말 인상 깊은 대회였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한국이 결승전에 진출했던 2019U-20 청소년 월드컵을 많이 거론하겠지만, 필자에게 있어 가장 인상 깊었던 연령별 대회를 뽑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2017U-17 청소년 월드컵을 뽑을 것이다.

 

이 대회를 뽑는 이유는 자신만의 확고한 개성을 가진 선수들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축구계를 이끌어나갈 선수들이 어느 나라에 많이 있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상을 완전히 뒤집는 경기들이 매우 많았으며, 선수 개개인의 능력만으로 경기를 바꾸는 재미가 매우 컸던 대회였다.

 

(사실 U-20 월드컵인 경우 연령별 대회에서 우선순위가 애매해진 감이 있다. 이는 오늘날 유럽 축구계의 엘리트 코스가 변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U-17 대회를 최우선시한다. 그리고 이때 엄청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곧바로 1군으로 승격되거나, 혹은 성인 대표팀 후보에 이름을 올린다.

 

물론, 이는 정말 특출난 재능들에게만 허용되는 코스다. 17세부터 19세는 한창 성장기이기 때문에 그만큼 선수단 변화도 잦은 편이다. U-17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고 해서 그 선수의 성장 가도가 끝났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U-17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가 U-19U-21 대표팀에 발탁되거나, 혹은 연령별 대표팀 코스를 밟지 않고 곧바로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는 경우도 많다.

 

, 오늘날 정말 엄청난 재능이라고 평가받는 선수들은 최우선으로 U-17 대표팀에 발탁된 이후 U-19 대표팀에서 U-21 대표팀, 혹은 성인 대표팀으로 합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U-20 대표팀으로 합류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이 대회가 시작했을 당시 가장 강력했던 우승 후보는 0순위는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의 2000년생 선수들은 대회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대표적인 선수들로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파울리뉴, 가브리엘 브라장, 빅토르 봅신, 링콘, 비탕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도 비니시우스와 파울리뉴, 링콘 등은 브라질의 미래를 이끌 공격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 못잖게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가 있었는데, 바로 미드필더인 알랑 소우자다. 3년 전만 해도 알랑은 동나이대 선수 중에서 가장 뛰어난 테크니션이었다. 무게 중심이 낮아서 어려운 드리블도 곧 잘했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들이 상당히 애를 먹었다. 알랑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술적 능력이 매우 훌륭한 브라질 미드필더에 가까웠던 선수다.

 

하지만 이 선수의 장점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닌 플레이 메이킹 능력이었다. 알랑의 축구 지능은 매우 좋아서 동료들의 장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훌륭하다. 그리고 본인의 테크닉으로 상대 수비진을 허물며 공간을 창출하고, 빈 공간으로 지체 없이 날카로운 키 패스를 주는 플레이메이커다. 그만큼 알랑이 경기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이처럼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했던 까닭에 브라질 U-17 대표팀은 대회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소속팀 플라멩구의 반대로 대회에 불참하면서 브라질의 전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에이스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빠졌음에도 브라질 대표팀은 매우 강했다. 바로 알랑 소우자와 링콘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공격 라인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알랑은 대회 내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브라질의 공격을 이끌었다.

 

알랑 소우자가 엄청난 활약을 펼치자 수많은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알랑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도, 멘탈도 아니었다. 바로 키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회 당시 알랑 소우자의 신장은 163cm밖에 안 될 정도로 매우 작았다. 유럽 무대에서 키 큰 수비수들을 상대하려면 170cm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167cm 정도로 성장해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알랑은 상체보다 하체가 매우 짧아서 보폭이 작았고, 경합 과정에서 볼을 컨트롤하는데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현대 축구는 점점 피지컬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추세다. 알랑 소우자처럼 피지컬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은 살아남기가 어렵다.

 

3년 전에는 그래도 알랑 소우자의 나이가 만 17살로 매우 어렸던 까닭에 필자는 그의 키가 어느 정도 성장하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알랑의 키는 여전히 163cm. 기술력은 좋지만, 피지컬적인 약점이 계속해서 그를 괴롭히고 있다.

이 두 선수 모두 십자인대가...ㅠㅠㅠ


세사르 헤라베르트

 

세사르 헤라베르트는 이 글에 거론되는 선수들과 비교하면 특급 재능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주연이든, 조연이든 라 파브리카(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시스템의 애칭)’의 보석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2017U-17 청소년 월드컵에 참가했던 세사르 헤라베르트는 다른 자국 선수들과 비교하면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아니었다. 당시 에스파냐 연령별 대표팀에서 주목받았던 선수들은 발렌시아의 페란 토레스와 바르셀로나의 아벨 루이스, 같은 팀인 빅토르 추스트 등이었다. 헤라베르트는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 세사르 헤라베르트는 세르히오 고메스와 함께 무적함대의 에이스였다. 그는 폭넓은 활동량과 유연함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에스파냐의 공격을 이끌었다. 아벨 루이스가 총 6골을 넣었지만, 정작 에스파냐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선수는 루이스가 아니라 헤라베르트와 고메스였다.

 

(참고로 아벨 루이스는 당시 루이스 수아레스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유소년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루이스에게는 치명적인 결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문전 앞에서 침착성이 떨어져서 쉬운 찬스를 자주 놓친다. 두 번째, 연계 부분에서는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지만, 슈팅 기술이 뛰어나지 않아서 상대가 허점을 노출해도 이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결점은 그가 1군 무대에 자리 잡지 못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세사르 헤라베르트의 맹활약을 본 에스파냐 언론들과 팬들은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헤라베르트의 잠재력은 높지 않았지만, 그가 워낙 다양한 전술적 선택지를 안겨다 줬기 때문에 잘하면 루카스 바스케스보다 더 뛰어난 로테이션 멤버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사르 헤라베르트의 발목을 잡은 것은 그의 십자인대였다. 십자인대가 파열된 헤라베르트는 결국 수술을 받아야만 했고, 아민 구이리처럼 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

 

안타깝게도 레알 마드리드에서 세사르 헤라베르트를 위한 자리는 이제 없다. 그의 경쟁자들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이다. 헤라베르트가 상대해야 할 경쟁자들은 이스코와 마르코 아센시오, 페데리코 발베르데뿐만 아니라 마르틴 외데고르와 헤이니에르 제수스 등이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프랑스와 올림피크 리옹 최고의 유망주인 라얀 셰르키까지 노리고 있다. 사실상 로스 블랑코스에서 세사르 헤라베르트를 위한 자리는 이제 없다.

 

링콘

 

사진만 보면 알겠지만, 링콘은 등장했을 때부터 브라질의 위대한 공격수인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 등과 비교됐던 스트라이커 유망주다. 넓은 골격과 타고난 근력, 그리고 브라질 공격수 특유의 스텝과 리듬을 탈 줄 알았던 링콘은 오랫동안 스트라이커 부재 문제를 겪었던 브라질 축구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링콘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파울리뉴, 알랑 소우자 등과 함께 환상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눈을 즐겁게 했던 선수였다. 3년 전만 해도 필자는 아민 구이리와 함께 링콘이 실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필자가 틀렸다. 틀려도 그냥 틀린 게 아니라 완전히 틀렸다.

 

링콘은 뛰어난 피지컬 능력을 갖춘 스트라이커 유망주다. 이를 활용한 플레이가 매우 좋다. 키는 178cm에 불과하지만, 타고난 골격과 근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러나 피지컬 능력에 비해 판단력이나, 시야 등 동료들을 살려낼 수 있는 플레이는 좋지 않다. 포스트 플레이는 좋지만, 그것만 좋다는 게 문제다.

 

절친한 친구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함께 플라멩구에서 촉망받는 링콘은 친구가 떠나자 조금씩 한계를 노출했다. 과거 비니시우스가 있었을 때는 그가 측면에서 빠르게 상대 진영을 돌파하면서 공간을 만들었고, 이를 링콘이 활용했다.

 

하지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떠나자 링콘은 이런 부분에서 급격하게 약점을 노출했다. 그동안 비니시우스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약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나마 앞서 거론했던 선수들에 비해 나은 점이 있다면, 링콘은 십자인대 파열처럼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던 적은 없다. 키는 178cm로 스트라이커치고 작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작은 것은 아니다. 174cm에 불과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지금 이탈리아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키는 링콘에게 큰 약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링콘에게 필요한 것은 키가 아니라 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판단력과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다. 그가 이런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한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

 

그게 쉽지 않아서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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