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카(MARCA)는 훌렌 로페테기 감독 선임 과정과 그에 얽힌 논란들을 상세히 보도했다.
통보
12일(화) 16시, 페레스는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월드컵이 끝나면 로페테기는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될 것이며 동시에 200만 유로의 위약금을 지불하겠다고 알렸다. 이 통보가 있기 몇 시간 전 호세 앙헬 산체스 총괄과 로페테기의 에이전트 카를로스 부세로는 ACS(페레스 자회사) 사무실에서 합의를 끝냈고, 협상에 일체 관여하지 않은 로페테기는 “확정된 게 있을 때 알려달라”는 말을 남긴 채 포르투갈전 준비에 매진했다.
응답
루비알레스는 페레스의 전화에 고마워하며 “곧 공식 발표를 내겠다”는 구단의 통보에도 곧바로 동의했다. 자신들도 동시에 합의 내용을 발표하겠다는 화답과 함께 말이다.
발표 시점
포르투갈전을 3일 앞둔 로페테기는 “대회가 끝나는 다음 달까지 비밀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미 대표팀 선수단 내에 돌고 있는 소문을 잠재우고 상황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페레스에게 밝혔다. 페레스 역시 동의했다.
로페테기-루비알레스의 통화
로페테기는 즉시 루비알레스에게 전화를 걸었고, 2026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위한 FIFA 의회에 참석해있던 루비알레스는 가벼운 농담까지 던지며 마드리드 감독 부임 소식을 축하했다. 오후에 기자회견을 하자는 로페테기의 요청에 루비알레스는 하루 뒤 크라스노다르에서 보자 답했고, 두 사람은 그렇게 논의를 마쳤다. 이후 로페테기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기쁜 소식을 전했다.
발표, 그리고 수정
30분 후인 16시 50분, 마드리드는 예정대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어 협회도 17시 28분에 로페테기가 월드컵 종료 후 팀을 떠난다는 소식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와 연락을 주고 받고 있으며 ‘로페테기의 협상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7분 뒤인 17시 45분에는 해당 문단이 지워지고 ‘우리는 마드리드로부터 위약금 200만 유로를 지불 받을 것이며 이후 마드리드는 그와 계약할 수 있다’는 내용이 새로 추가되었다.
선수단에게 통보
양 측 발표가 있은 후 로페테기는 저녁식사 전 다과를 즐기고 있던 선수단에 소식을 알렸다. 축하와 환호가 쏟아졌고 심지어 바르셀로나 선수들까지도 로페테기에게 농담을 건네며 함께 기뻐했다. 로페테기는 모두에게 고마워하며 “이제 우리는 월드컵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대회를 위해 준비된 훈련 프로그램을 성실히 수행해달라” 당부했다. 이후 로페테기는 이에로 당시 기술이사와 대화를 나누고 일찍 잤다.
급변한 상황
구단은 로페테기의 대표팀 감독직이 위험해졌다는 징후를 확인했고, 협회로부터 위약금을 다음날에 지불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로페테기를 해임하겠다는 다른 말의 통보였다.
입장을 바꾼 루비알레스
간밤 8시간 동안 주변인들의 의견과 주요 언론 기사들을 확인한 루비알레스는 입장을 바꾼다. 협회 회의는 오전 내내 이어졌고 로페테기는 기상 후 루비알레스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면담
발표 이후 처음 로페테기와 마주하게 된 루비알레스는 “자네는 우리 모두를 싫어하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배신과 불성실을 들어 그를 질타했다. 동시에 “사임하라” 요구했지만 로페테기는 “안 한다. 여기는 나의 팀이다. 나를 원하지 않으면 해임하라”며 거절한다. 루비알레스는 면담 전에 중견급 선수들(라모스, 피케, 이니에스타, 실바, 부스케츠, 레이나)을 찾아가 감독을 교체하려는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 했지만 확인한 것은 선수단의 굳건한 지지였다. 루비알레스가 실수했다는 것을 알게 된 로페테기는 선수단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고 안심시키려 했다. 그러는 동안 기자회견은 한 시간 반 동안 지연되었고, 이미 뿔이 잔뜩 난 루비알레스의 뜻은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로페테기는 문자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확인했다. “자네는 해임됐어”.
마지막 대화
정오가 되어서 선수들은 트위터를 통해 로페테기 해임 소식을 확인했다. 소식을 동료들에게 처음 알린 것은 티아고였다. 이성에 쫓겨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일방적으로 내린 루비알레스에게 선수단은 분개했다. 이후 로페테기는 충격에 빠진 선수들에게 2년간의 감사와 작별인사를 남기고 캠프를 떠났다. “이 일로 분열되지 마라. 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넘어온 장애물들처럼 너희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페레스의 분노
지난 24시간 동안 벌어진 믿을 수 없는 일에 페레스는 정신적으로 무너진 로페테기를 회복시키고 격려하고자 바로 다음 날 취임식을 열기로 한다. 페레스는 로페테기에게 “훌렌, 이것은 나에 대한 전쟁이다. 하지만 자네를 이 가운데에 붙잡아두고 있다.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위로를 건넸다. 로페테기는 레알 마드리드 지휘 이전에 월드컵이라는 자신의 꿈을 하루 아침에 짓밟혔고, 협회의 일방적인 야만적 행위를 바라봐야만 했던 그의 가족들 역시 상심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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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7개
백곰
2599일 전
엄청 디테일하게 나왔네요. 이게 ㄹㅇ이면 와 진짜...
댓글
IscoAlarcón
2597일 전
저게 순전히 루비알레스의 자의에 의해 일어난 상황이라면.. 다시 생각해보니까 너무 억울했거나 자존심 상했던 걸까요ㅋㅋㅋㅋㅋㅋ 어이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