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시즌 챔스 8강 2차전 단상.
1.
챔피언스리그에서 어지간한 강팀을 상대로 우리는 늘 역배입니다. 즉, 더 약한 팀으로 분류된단 뜻이지요. 하지만 늘 역배를 이겨내고 올라갑니다. 리그와는 사뭇 다른 이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행보에 대해 이제 어느정도 컨센서스가 자리하고 있지요. 어지간한 강팀들은 라인을 올려 장악하는 축구를 하고, 우리는 그에 카운터를 치기에 최적인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그렇기에 상성상 괜찮다는 말을 줄곧 해왔습니다. 이번 바이언을 상대로 그렇고.
그러나 이 역배 라는 것이 말해주는 진실은, 실 전력이 우리가 약하다는 것. 카운터는 우리가 원해서 치는게 아니라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물러서야 하고, 우리가 강팀을 상대로는 장악하는 축구를 할 수 없기에 물러서기 때문에 고를 수밖에 없는 선택지라는 것.
이러한 상황이 타개되길 바랬습니다만, 이번 시즌도 결국 유야무야 떠밀려왔고, 늘 해왔던 축구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수 있는 가닥이 꽤나 크게 보였기에 기대를 했지만, 어이없는 본헤드 플레이로 인해 토너먼트에서 탈락했습니다. 무척 아쉽기는 합니다만, 어쩌면 그간의 역배를 뒤집는데에 필요했던 행운의 요소가 적어도 이번시즌만큼은 작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1차전과 평은 비슷합니다. 무척 아쉽긴 한데, 아주 불합리한 결과 같지는 않다.
2.
첫 실점 장면은 루닌의 포지셔닝 미스로 보입니다. 지나치게 코너플래그에서 먼 쪽에 위치를 했고, 이에 자리를 선점한 바이언 선수에게 골을 내줬지요. 키가 큼에도 불구하고 공중볼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건 참 알 수 없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팔이 좀 짧은건지.
두번째 실점 장면은 바이언이란 팀이 얼마나 잘 조직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케인을 마크하고 있던 밀리탕이 루디의 침투 움직임에 현혹된 사이, 같은 패스 선상에 있었던 케인이 공을 받아서 편안하게 골을 넣었지요. 아...우리는 이런 장면을 언제쯤에나 보았던것일까요.
3.
아르비의 선발진 구성이나 교체 자체는 60분까지 탁월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브라힘을 빙가로 바꾸는 교체 자체가 결과론적으로 패망을 불러왔지만, 해선 안될 교체였다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 경험을 갖고, 그 몸뚱이를 갖고, 30분을 못버틴 빙가가 문제겠지요.
다만 88분 이후의 교체는 뭐랄까, 일종의 한계가 느껴지긴 했습니다. 무조건 1골이 필요해지고, 상대가 뒤로 물러서며 우리가 공격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속에서, 최전방의 스피드스타인 음바페와 비니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둘다 헤딩골에 능숙하지 않을 뿐더러, 특히 비니의 경우는 킥 조차 약하기 때문에 크로스를 올릴 자원이 되질 못합니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를 빼고 곤살로, 아니면 둘다 빼고 하위선까지라도 넣어서 역전의 고리를 잡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생각하는데, 이걸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을 못한 건지, 아니면 의욕을 잃은건지, 어떤 복안에서인지 마스탄과 피타르치는 전혀 이해가 잘 되지가 않더라고요.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한 아르비에겐 너무 무리였다 싶기도 하지만. 여기서까지 선수들간의 관계나 정치를 신경써야 하나 싶기도 하고.
좋은 경험이 되었다 싶은 경기지만, 이 경기가 아르비의 미래를 결정한 듯한 느낌이 드는건 왤까요.
4.
리그가 산술적으로 가능한 상태기 때문에 아직 던지진 않겠지만서도, 이제 리빌딩과 새 감독에 대한 얘기가 한동안 이루어지겠지요. 제 머릿속에야 누굴 내보내고 누굴 데려오자 라는 생각이 몇개 있어도 어차피 페레스는 자기 맘대로 할테고. 과연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나 정확히 파악을 했을지.
...일단 스포티비부터 잠시 해지해야겠네요.
댓글 18
-
Ruud Moon 04.16이번 시즌 우리 팀에게 가장 치명적으로 아픈 순간은 쿠르투아의 부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점 장면 보는데, 계속 \'쿠르투아 였다면...\' 하는 생각만 들더군요. 한 시즌 고생하셨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04.16@Ruud Moon 그간 쿠르투아로 꿀빨은 댓가....랄까요?;;; 쩝. 한시즌간 고생하셨습니다.
-
마르코 로이스 04.16아르벨로아는 좋은 감독의 싹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아쉽게 소비되는거 같아서 참 안타깝네요 카마빙가 사고가 일어난 이후 코치진 포함 선수들 모두가 표정이 안좋더라구요 솔직히 경기력적으로는 딱히 흠잡을게 없었는데 안타깝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legend_zizou 04.16@마르코 로이스 동감합니다.
카마빙가 퇴장 이후 급격히 무너지더군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04.16@마르코 로이스 선수들이 바이언의 미스들을 잘 잡아서 전방으로 연결한 것들이 꽤 많이 무위로 돌아간게 아쉽죠.
-
득점왕 또레스 04.16브라힘이 나가고 카마빙가 들어올떼 쎄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고, 그 느낌은 적중했네요
그리고 마스탄 교체 투입은 아르비의 패배선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04.16@득점왕 또레스 교통사고를 당한터라 알맞게 교체가져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긴 해요.
-
포코 04.162년 연속 무관인데 더 무서운건 3년 연속 무관도 확정급이라는거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04.16@포코 맨유처럼 되지 않겠습니다만...레알이 몇년 연속 무관하는 것도 있어선 안될일이죠.
-
LeftWing 04.16페레즈의 시대도 몇 년 남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지금까지 공에 가려져 있던 과가 이후 세대에서 어떻게 평가될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우리야 찬란한 업적들을 직접 목격한 입장이라 객관적인 평가가 안될 듯 해서.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04.16@LeftWing 뭐 공도 크지만 과도 있다...라는 식으로 소개될 듯 합니다. 결과지향주의자니 결과에 따른 욕은 먹어야겠지요.
-
닥터 둠 04.16\"그러나 이 역배 라는 것이 말해주는 진실은, 실 전력이 우리가 약하다는 것. 카운터는 우리가 원해서 치는게 아니라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물러서야 하고, 우리가 강팀을 상대로는 장악하는 축구를 할 수 없기에 물러서기 때문에 고를 수밖에 없는 선택지라는 것.\"
레알 마드리드 같은 정도의 체급을 가진 팀이라면 보통 양키스 같이 종목 팬덤들 사이에서 \'악의 제국\' 혹은 \'공공의 적\' 취급을 받기 마련이죠. 허나 그런 식으로 정배 포지션에 있어야 할 레알이 역배팀 취급을 받는 상황에 대해서 깐깐하게 보거나 자아의탁?을 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굴욕이나 다를바가 없다고 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04.16@닥터 둠 일종의 \'스폰지 챔피언\'같은 거죠. 만만하다는 거.
-
루우까 04.161.
레알에서 나온 사이드 크로스에서 나오는 수비안정감-특히, 코너킥-이 쿠르투아의 긴팔(윙스팬 역대급)에서 나왔다는게 웃픕니다.
다른 전문가들이 그간 챔스 성과를 선수빨이라고 놀려도 할 말없는 경기력과 결과라 뼈아픕니다.
2.
좋은 선수들은 레알에 옵니다. 다른 말로 에이스죠. 즉 보통 중상위권에서 에이스로 활약을 인정받아 온다는 소리죠. 그 클럽에선 엘리트 축구 관점에서, 이들은 보호받습니다. 한발 덜뛰어도 됩니다. 다른 선수가 메워주니까요. 그런게 쌓입니다. 그와 동시에 실적을 내죠. 골 어시 기점 등등 많은 과실을 가져서 레알로 옵니다. 스타가 됐다는 뜻이죠.
여기서 문제는 엘리트들 모아놓으면, 다른데서 1순위가 이 팀에선 벤치까지도 내려간다는 것.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그런걸 받아들이질 않나봅니다. 현저하게 낮은 활동량과 적극성을 보면 말이죠. 소위 똥받이롤이라는 선수가 없어요.
롤도 아니죠. 사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뛰어도 요즘 축구에선 될까 말까인데 아 내가 얼마짜리인데 니(피타르치)가해 이런 꼴입니다. 갑갑하네요.
팀이 거대한 비니시우스라는 말에 반박을 못하겠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04.16@루우까 오프더볼과 더미런...몇년째 강조를 해도 고쳐지지가 않네요.
-
no6Redondo 04.16진짜 실망하신게 보이네요 담시즌 하나의 트로피라도 따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04.16@no6Redondo 트로피...까지는 아니어도 팀이 단단해지는 걸 보고 싶습니다만, 바르샤의 리그 3연패는 좀 막아야.
-
Legend Guti 04.17혼돈과 질서의 차이라고 생각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