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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알론소의 경질을 돌아보며.

마요 2026.01.27 10:25 조회 1,561 추천 5

1.

카를로 안첼로티의 경질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물론 페레스에게는 성적이 나쁜 감독의 경질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겠지만요.

안첼로티의 4년을 겪으면서 우리는 2개의 리그와 2개의 챔스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경질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제 느낌에는 9대1정도 되었었습니다.

제가 펩 축구를 꽤나 현대적이고 체계적인 축구라 좋아하지만, 일전에도 말했듯이 펩 축구를 따라하기를 원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따라해봤자 원조를 이길 수 없고, 또 레알 마드리드란 팀 쯤 되면 남의 길을 따라 갈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창조해야 한단 생각을 했고.

다만 안첼로티가 보여주는 축구의 한계. 선수중심이어야 하는지 혹은 전술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라는 기본적 철학적 방향이 옳고 그른지를 판명하기 이전에.

적어도 시대는 청동기 시대를 지나 철기시대에 왔는데 계속해서 비파형동검을 쓰고 철기시대와 마주하고 있는 이 상황을 근본적으로 고칠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세계 최고의 골잡이와 크랙형윙어의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속공-카운터어택 축구가 맞다. 설득력도 있고, 맞다는 생각도 들지만 문제는 우리가 늘 속공-카운터로 공격을 디자인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속공을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과 환경설정이 필요합니다. 상대 라인을 끌어올릴 것, 끌어올린 상태에서 상대의 공격을 견고하게 견뎌낼 것, 그리고 전방으로의 공 전달이 빠를 것. 카운터 어택이란 것이 수동성을 기본속성을 지니고 있기에, 상대가 우리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속공상황 자체가 설정되지 않는다는 그 난점.

그렇기에 강팀으로서 상대를 누르고 이길 확률을 높이기 위해 그에 걸맞는 일정 수준의 압박 능력이 필요하고, 또 압박이 강력한 상대를 마주했을 경우를 대비해 일정 수준이상의 탈압박 빌드업 능력이 필요합니다. 안첼로티는 이걸 못하거나, 고치려 들지 않았고 여기에서 한계를 느낀거죠.

2.

사비알론소가 옳았고 글렀는지를 떠나, 이제 이 상황에서 생기는 아쉬움은 지난 8-9개월의 시간이 아무 소득 없이 낭비된 시간이 아닌가 하는 점일겁니다.

알론소은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고, 운영진과 사이가 좋지 못했고, 전술을 입히는데 역시 실패했습니다. 그렇다면 알론소가 추구했던 전술적 접근 역시 완전히 틀린 것이냐. 그렇다면 안첼로티식 축구를 해야하는게 맞았던 것이냐. 그렇다면 안첼로티는 왜 잘린거지? 지금의 상황은 그냥 후이센과 카레라스와 마스탄이 영입되고 모드리치가 빠진 거 외에 달라진게 없잖아. 선수단만 잘 갖춰주면 되는 거 아님?

이 많은 것들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아르벨로아를 맞았습니다.

모쪼록 아르벨로아가 제2의 지단이 되주길 바라는 바램 역시 있지만서도, 전 계속해서 찜찜한 이 기분을 안고 팀을 바라볼 것 같습니다. 팀의 전술방향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과 함께 아르벨로아가 이 팀을 진화시킬 수 있을지 없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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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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