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론소의 경질을 돌아보며.
1.
카를로 안첼로티의 경질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물론 페레스에게는 성적이 나쁜 감독의 경질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겠지만요.
안첼로티의 4년을 겪으면서 우리는 2개의 리그와 2개의 챔스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경질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제 느낌에는 9대1정도 되었었습니다.
제가 펩 축구를 꽤나 현대적이고 체계적인 축구라 좋아하지만, 일전에도 말했듯이 펩 축구를 따라하기를 원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따라해봤자 원조를 이길 수 없고, 또 레알 마드리드란 팀 쯤 되면 남의 길을 따라 갈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창조해야 한단 생각을 했고.
다만 안첼로티가 보여주는 축구의 한계. 선수중심이어야 하는지 혹은 전술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라는 기본적 철학적 방향이 옳고 그른지를 판명하기 이전에.
적어도 시대는 청동기 시대를 지나 철기시대에 왔는데 계속해서 비파형동검을 쓰고 철기시대와 마주하고 있는 이 상황을 근본적으로 고칠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세계 최고의 골잡이와 크랙형윙어의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속공-카운터어택 축구가 맞다. 설득력도 있고, 맞다는 생각도 들지만 문제는 우리가 늘 속공-카운터로 공격을 디자인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속공을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과 환경설정이 필요합니다. 상대 라인을 끌어올릴 것, 끌어올린 상태에서 상대의 공격을 견고하게 견뎌낼 것, 그리고 전방으로의 공 전달이 빠를 것. 카운터 어택이란 것이 수동성을 기본속성을 지니고 있기에, 상대가 우리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속공상황 자체가 설정되지 않는다는 그 난점.
그렇기에 강팀으로서 상대를 누르고 이길 확률을 높이기 위해 그에 걸맞는 일정 수준의 압박 능력이 필요하고, 또 압박이 강력한 상대를 마주했을 경우를 대비해 일정 수준이상의 탈압박 빌드업 능력이 필요합니다. 안첼로티는 이걸 못하거나, 고치려 들지 않았고 여기에서 한계를 느낀거죠.
2.
사비알론소가 옳았고 글렀는지를 떠나, 이제 이 상황에서 생기는 아쉬움은 지난 8-9개월의 시간이 아무 소득 없이 낭비된 시간이 아닌가 하는 점일겁니다.
알론소은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고, 운영진과 사이가 좋지 못했고, 전술을 입히는데 역시 실패했습니다. 그렇다면 알론소가 추구했던 전술적 접근 역시 완전히 틀린 것이냐. 그렇다면 안첼로티식 축구를 해야하는게 맞았던 것이냐. 그렇다면 안첼로티는 왜 잘린거지? 지금의 상황은 그냥 후이센과 카레라스와 마스탄이 영입되고 모드리치가 빠진 거 외에 달라진게 없잖아. 선수단만 잘 갖춰주면 되는 거 아님?
이 많은 것들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아르벨로아를 맞았습니다.
모쪼록 아르벨로아가 제2의 지단이 되주길 바라는 바램 역시 있지만서도, 전 계속해서 찜찜한 이 기분을 안고 팀을 바라볼 것 같습니다. 팀의 전술방향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과 함께 아르벨로아가 이 팀을 진화시킬 수 있을지 없을지.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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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3연패 19일 전나아져야하는게 나아질지.. 결국 압박도 제대로 안돼,상대를 끌어내는것도 제대로 안돼
답이 없음을 느끼기에 안첼로티 얘기가 나오긴하는데
사실 안첼로티축구를 몇년을 봤는데 신시대로의 진화 발전이 없을게 뻔한데 더 이상은 아니긴하죠.. 그래도 지금처럼 개판이면 또 안첼로티가 나을수도있고..참..축구 못하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9일 전@챔스3연패 더 좋은 팀으로 가자는 거죠. 그럴 역량도 있는 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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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챔스3연패 19일 전@마요 페레즈는 그런거 관심없지않을까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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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Iker 19일 전구시대의 유물로 비유해주신 게 지난시즌 상황에 딱 맞아 떨어지는 비유라고 생각하네요.
후방에서 풀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도 선수의 능력에 의존하던 게 안첼로티의 축구이긴 했다고 보는데 이건 감독이 만져줘서 나아질 수 있는 방식이었다고 보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알론소도 그걸 잘하진 못했습니다만 결국 다른 감독이 오면서 후방에서 풀어 나가는 방식은 분명하게 조직력을 갖춰나가긴 했어야만 했다고 저 역시 생각합니다.
전방에서 공격 하는 거야 선수의 능력과 창의성에 의존할 수 있다지만 후방 빌드업 작업마저도 선수에게 기대는 건 분명 잘못된 방향성이었다고 생각해요. 정확히 따지자면 선수에게 의존했다기 보다는 안첼로티가 그 작업을 하는데에 있어선 결국 옛날 감독이다보니 요즘 축구 흐름에 따라오질 못했던 게 더 컸겠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9일 전@San Iker 말씀대로 너무 많은 부분을 조직력 보다는 선수의 능력에 의존했던 것이 안첼로티의 축구라...어디선가 모드리치나 크로스 같은 선수가 나와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늘 그런 요행을 바랄 순 없으니까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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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 또레스 19일 전말씀하신 철기 시대 축구를 하는 다른팀들도 사실은 빌드업해주는 선수의 퀄리티가 상당이 중요하긴하죠
그 선수에 따라 최상의 경기력이 나오기도 안나오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감독이 만든 틀이 있으니
저점이 비교적 높고, 상대를 가둬놓고 패는 축구를 하죠
지난 안첼로티 축구는 그 정도가 아니라 크로스나 모드리치가 안나오면 그 저점이 너무 낮아
역으로 우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약팀한테도 압박에 말리고 두들겨 맞는 것 같은 경기들이 나와서
저번시즌에 모두들 안첼로티의 마지막 시즌이라는점에 공감대가 있었던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찌榮우리도 빌드업 리딩을 해줄 수 있는 제2의 크로스 모드리치를 찾으면서
전체적인 틀을 만들어줄 감독을 찾는게 방향성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아르비나 안첼로티나 지단이나 알론소나 누가 감독을 하든 이 팀에서 리그에서 2등은 하겠죠
근데 매번 챔스 우승하고 싶은 팀 아닙니까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9일 전@득점왕 또레스 말씀하신대로 파리에는 비티냐가 있고, 아스날에는 라이스가 있고, 바르샤에는 데용페드리가 있고...하지만 그래도 전술로 그 저점을 높이는게 필요하죠. 3번째 문단 말씀에 공감합니다. 아르비가 그런 감독이 되주면 뭐 더할 나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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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 19일 전*선수단의 규율, 전술로의 전환의 실패, 마요님이 쓰신것처럼 철기시대로가는것의 실패를에대해 생각해봤는데, 그렇다면 \"철기시대로 가는것이 필연적인가?\", \"이 팀이 철기시대로 가는것이 가능한가?\" 에 대해 마요님 의견이 듣고싶네용, 만약 철기시대로 가는것이 흐름상 필연적이고, 우리팀이 철기시대로 가는것이 가능한 시점은 페레즈의 임기가 끝나는 날이 될것같은데, 후임 회장이 페레즈의 뜻을 이어서 청동기에 머무를지, 새로운 시대로 갈지.. 이팀의 정체성을 생각해봤을때 새로운시대의 전환에서 암흑기가 도래할텐데 그 암흑기를 인내하고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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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9일 전@카카♥ 선수의 역량과 태도에만 맡긴 압박 및 탈압박 빌드업 체계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건, 최상급 티어의 팀들을 상대하기 위해 갖춰야할 필요최소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게 불가능하진 않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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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ftWing 19일 전알론소의 실패가 전술의 실패인지 라커룸에서의 실패인지 알 수 없다는 부분이 제일 답답한 듯 합니다. 눈에 띄는 전술적 개선(?)이 있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애들이 말을 잘 들어서 원하는 전술을 제대로 펼쳐 봤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
마지막 문단에서 하신 말처럼 찜찜한 기분이 계속 들 듯 합니다. 결국 이런 팀의 운영 기조가 바뀌려면 페레즈의 후임이 와야 할텐데, 막상 와서 2시즌 정도 무관이면 바로 페레즈AGAIN을 외치는 분들이 저를 포함해서 꽤 많지 않을지.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9일 전@LeftWing 전술을 주입하다가 니맛도 낸맛도 아닌게 된게 현 상황같은데, 좀 점진적 변화를 꾀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말씀대로 충분히 똥?을 찍어보지 못해서 이게 가능한데 못한건지 애당초 불가능했던건지에 대한 판단도 어렵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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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있짱나 19일 전알론소가 뭐하나 시원하게하다 잘렸으면 진단이 좀 서는데 그게 아니란게 아쉽죠. 그나마 나온 결과는 이 팀 중원 구성이 생각보다 구리다?
귈러의 중앙은 태생적으로 쉽지않다 이정도니
아르벨로아 부임이후 경기들은 개업선물 이상은 아니라고 봐서 좀 더 표본을 봐야할거 같고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8일 전@애있짱나 만약에 망할 경우 오래가지는 못할거라 예상했지만, 그래도 문제라도 확실히 노정이 됐어야 방향설정이 새롭게 가능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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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마드리드 19일 전\"알론소은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고, 운영진과 사이가 좋지 못했고, 전술을 입히는데 역시 실패했습니다. 그렇다면 알론소가 추구했던 전술적 접근 역시 완전히 틀린 것이냐. 그렇다면 안첼로티식 축구를 해야하는게 맞았던 것이냐. 그렇다면 안첼로티는 왜 잘린거지? 지금의 상황은 그냥 후이센과 카레라스와 마스탄이 영입되고 모드리치가 빠진 거 외에 달라진게 없잖아. 선수단만 잘 갖춰주면 되는 거 아님?
이 많은 것들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아르벨로아를 맞았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잘 해주셨네요. 컴퓨터 하드웨어/IT 매니아로써 제가 이 사태에 대해 단순히 알론소만 문제라고 단정을 짓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시스템이 단순하면 어느 부분이 문제라고 단언할 수 있지만,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가 많으면 많아질수록 원인에 대해서 쉽게 단정을 짓지 못합니다. 이론적으로도 그렇고, 스스로 컴퓨터를 조립 및 유지보수를 해보면서 얻은 경험으로서도 그렇고요. 물론 그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도 고장의 원인이 명확하다면 말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지금 레알은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요. 부상이 잦은 게 핀투스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그 유능했던 영양사가 추접스러운 파워 게임의 피해자가 되어서 그런 것인지도 판단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단정을 지을 수 있을까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8일 전@닥터 마드리드 뭐 단순히 알론소가 우주명장인데 쫓아냈다고 아쉬워하는게 아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벨로아가 잘해주길 바라는 건 또 팬질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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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코 18일 전요즘은 저점을 막아줄 팀의 빌드업 선수가 있냐 없냐 차이가 진짜 큰 듯합니다. 크로스 나가자 말자 한순간에 팀이 무너진거 보면...반대로 우리는 크로스-모드리치로 인해 10년을 편하게 축구를 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