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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지단, 벨링엄, 벤제마, 음바페, 비니시우스로 이어지는 이야기.

마요 2025.11.06 11:01 조회 2,631 추천 9

그냥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1.

지단과 벨링엄을 비교해 보다가 지단은 규격외의 미드필더였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비티란 말의 용법을 얼마전에 알고 나서는 미들에서 지단만큼 그래비티를 잘 활용한 선수가 있었나 싶습니다. 지단이란 존재 자체가 미들이상에서부터는 놔둘수가 없는 존재였거든요. 직접 타격능력도 있는데다가 기회창출 능력도 있고. 지단의 팀은 지단의 절대적인 키핑 능력과 판단력을 믿고 본인들의 최적의 포지션으로 알아서 움직이는게 가능했습니다. 때론 군더더기가 있는게 아닌가 싶은 적도 있었지만 결국 시야와 킥력을 바탕으로 순간적으로 빠른 공격전개를 통해 템포를 끌어올리는 것도 잘했고요. 

벨링엄의 테크닉과 피지컬은 지단을 따라가는 부분이 있어도 팀원들의 벨링엄에 대한 신뢰와 기대, 팀에서 자치하는 비중이 지단만 못한 부분이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작금의 팀은 뭐랄까, 너무 온더볼 사공이 많은데 이 사공들이 팀에 최적의 공격상황을 디자인해주고 있는가가 의문이긴 하거든요. 

2. 

2010년대 초반이후 팀의 공격전반 상황을 사실상 이끌었던 선수는 벤제마. 물론 호날두랑 베일의 축구력 자체가 높았던 것도 조화가 잘 되었던 요소긴 했지만요. 벤제마는 무엇보다도 테크닉이 최정상 수준이었던데다가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스트라이커 치고는 결이 달랐던 선수죠. 때론 골문을 비우는게 문제란 말도 있었지만, 골문을 비운상황에서는 아군들이 골대안으로 침투할 수 있게 센터백들을 끌고 나오는 경우도 많았고, 혹여 끌려나오지 않는다면 주변 동료들과 함께 밀고 올라가며 공격상황을 이끌었었죠. 

음바페의 경우는 좀 다른게, 서로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한 건지, 아니면 음바페가 공을 잡고 돌격하기 시작하면 결국 원맨돌파앤슛으로 끝난다고 생각해서인지 주변에서 상호화학작용이 아주 잘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음바페 뿐 아니라 비니시우스도 그렇고요. 이게 뭐 한턴씩 해보라고 지켜보는 수준이라 좀 아쉽죠.

예나 지금이나 욕을 쳐먹는 베일이지만 운동장 안에서 최선의 판단력 - 패스를 줄 때, 드리블을 할 때, 슛을 할 때...에 대한 판단력이 나빴던 선수는 아니었죠. 그렇다면 지금의 공격진은 베일만큼의 판단력이라도 지니고 있는가? 에 의문이 붙는 거죠. 소위 말하는 축구력의 영역에서.

벤제마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었을때에는 벤제마의 판단력을 믿고 플레이하는게 가능했죠. 또한 비니의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가- '저자식 공주지마'-  알아서 제어되는 부분이 있었고요. 욕 안처먹으려면 효율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해야 했을 테니까.

음바페가 9번으로서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맞는데 결국 팀 공격의 중심이라면 팀 전체의 공격력을 업시킬 의무가 있는 거죠. 결국 득점에 매몰되기 시작하면 챔스 3연패의 마지막 시즌의 호날두처럼 되는 거거든요. 호날두의 컨디션에 따라 팀의 성적이 좌우되어 버리는 거. 우리가 보고 싶은 건 팀 공격력 전체의 증진인데. 특히 이팀은 그 어떤 팀보다 중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으니.

호날두라는 7번이 충분한 축구력이 있었음에도 조금 더 득점에 매몰된 경향이 있었다면, 작금의 7번 비니시우스의 경우 역시 조금 더 주변을 활용할 수 있음에도 돌파를 통한 찬스메이킹이 본인의 근본적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물어보고 싶어요. 가장 아름다운 골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마라도나나 메시의 돌파 슛이라고 생각하는지 2006년도 아르헨티나가 보여준 골이라고 생각하는지. 후자의 경우를 의식할 때 본인들의 플레이와 플레이하는 마음가짐 역시 달라지지 않을까.

음바페와 비니시우스에게 특히 필요한 건 벨링엄과 같이 오프더볼을 통해 온더볼 플레이어를 살려주는 움직임. 그리고 서로를 믿고 최적의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움직임이 아닐까 합니다. 알론소의 전술적 뒷받침은 오히려 보다 부차적인 문제가 아닐지. 아니 이들이 이걸 깨닫는다면 오히려 공격에서는 전술적 뒷받침같은 건 필요 없을지 몰라요. 결국 팀 전체에 좋은 찬스가 많이 생겨야 해요. 

또하나 깨달아야 한다는 건, 공을 잡고 있는 시간보다 공을 안잡고 있는 시간이 더 많고 거기서 승부는 결정된다는 것. 팀엔 재능있고 패스를 잘 주는 선수가 많으니, 꼭 본인이 공을 잡아 드리블돌파로 찬스를 창출하거나 슛을 통해 모든 걸 결정지을 필요가 없다는 것 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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