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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예상되던 결과였음에도 뼈아프지만, 분명 가져가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킹드릭갓드릭 2024.10.27 07:08 조회 5,865 추천 7

이번 시즌 레알마드리드의 모든 경기를 다 챙겨보면서 느꼈던 것은, 경기를 보는 내내 해소되지 않는 불안정함이었는데요,

그것은 이 팀이 "레알마드리드이기 때문에" 발화되지 않고 간신히 버텨왔던 것 같습니다.

사실, 직전의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도, 레알마드리드의 팬이 아닌 그 누가 보더라도 그 순간에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을 교체전술이 레알마드리드가 역전승을 거둘 수 있던 이유 중 그 어떤 것보다도 컸던 것임을 우린 당연히 다 느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5년간 레알마드리드를 응원하는 동안, 정말 항상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초월적인 좋은 기운들이 이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주는 걸 느끼면서 행복했었는데, 이번 참패마저도 저희는 이미 예견된 수순을 밟아왔다는 걸 알려준 것이 아닌가 싶어요. 

바르셀로나와 뮌헨과의 경기를 본 직후, 주변 친구들이나, 저 때문에 함께 레알마드리드를 밤새 응원해오셨던 저희 아버지랑 오늘의 엘 클라시코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비기거나 어느 한 팀으로 균형이 기울어도 매우 극단적인 점수차가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게 우리 레알마드리드의 승리가 되기를 정말 간절히 바랬지만, 이번에는 왠지 모르게 그동안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를 보던 것과는 다른 기분이 들더라구요.

"지고있던, 비기고있던, 결국 우리가 이겨 이 씨x놈들아" 라고 혼자 큰 소리로 말하며 봐오던 수년간의 기분들과는 사뭇 다른 기분이 들긴 했습니다.

이제는 밈으로까지 사용되는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력과 경기결과가 상반됨을 이야기하는 문장과는 반대되게 한지플릭의 바르셀로나는 새로운 시대를 마침내 되찾은 듯한 활기만을 시즌 내내 보여줬기 때문이었죠.

전반전에 분명히 많은 득점차로 달아날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축구 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만사에 만약은 절대 없다고도 동시에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은 방학 첫 날이 아닌 방학 마지막 날이라는 걸 상기 시켜주는 결과였다고 생각하면 마냥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는 아닌 것 같습니다.

경기결과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예상은 했었기 때문에 믿기지 않을 정도의 충격은 아니긴 하지만(이건 아마 레매, 그 외 많은 레알마드리드 팬들도 어느정도는 동감하실 거라고 봅니다), 그 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음바페가 오히려 이 정도급의 빅매치에선 터져주지 않을까 했던 기대였는데,, 음바페의 부진만 담은 하이라이트만 만들어도 왠만한 경기 한 경기급의 하이라이트는 나올 정도의 수준으로 터져줬다보니,, 엔드릭에게 경험치를 주지 않는 것이 정말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엔드릭이 시즌 초에 보여주었던 무기는 제가 느끼기엔 현 세대의 가장 위협적인 컨텐더가 될 자질이 충분히 보였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제 개인적으로는 15년간 봐왔던 레알마드리드의 그 어떤 선수들보다도 위대해질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 소름이 끼칠만큼 좋기도 했었습니다.

누군가는 챔스에서 비니시우스와 음바페를 무시한 채 중거리슛을 때린 것은 무모하고 비판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것들이 새로운 세대의 황제가 될 사람의 서사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장면이라고 보기 때문에 더더욱 엔드릭에게 많은 양의 경험치를 채워주지 않는 것이 너무너무 아쉽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를 통해 한 사람이 태어난 후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의 시간만큼의 행복을 얻었고, 이제는 라민 야말을 통해 그 행복을 이어나가려고 하는데, 비록 유스출신은 아니라 하더라도 레알마드리드도 이제는 레알마드리드에서 탄생한 레알마드리드의 신, 레알마드리드의 왕이 왕관을 들어올리는 것에 희망을 걸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얻어맞긴 했지만, 그래도 시즌이 끝났을 땐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최정상에 올라간 팀, 혹은, 그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정상에 가장 가깝게 도전한 팀으로 남을 것임은 확신하는데에 있어 조금의 망설임도 없기 때문에 당면한 과제나 위기를 레알마드리드 답게 풀어나가는 시즌이 되기를 바랍니다.

요즘따라 선수들이 vamos real을 외치며 포효하는 장면이 참 자주 비추어지는데, 정말 울컥하더라구요.. 저는 언제나 이 팀을 사랑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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