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벤피카수요일 5시

챔스 4강 1차전 뮌헨전 단상.

마요 2024.05.04 23:14 조회 6,883 추천 4

1.

올시즌 레알의 전술을 설명할때 늘 전제에 두어야 할 것이 정통 톱이 없다는 거죠. 442의 전술을 쓰지만 우측 톱자리는 사실상 없거나 정통 톱이 아닌 선수가 맡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그 자리를 주로 호드리구가 맡았고, 최근에는 벨링엄이 맡고 있죠. 비니시우스가 좌윙포이자 좌톱? 비슷하게 활동하지만 그래도 좌윙포 성향이 짙고. 

전문 중앙 공격수가 아닌 호드리구와 벨링엄이 그 포지션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약해지는 건 어쩔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벨링엄이 이 포메이션과 이 롤에서 영향력이 약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 벨링엄의 경우는 전환 역습 공격에서 첨병 역할을 하는 것이 베스트 롤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후반기 레알의 경우 상대적으로 강팀을 만나게 되고 따라서 역습으로 공격을 하는 경우가 전반기 보다 많이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공미나 톱으로 최적합한 선수는 아니에요. 예의 카카나 아니면 뭐 덕배 정도가 베스트일 겁니다. 아무튼 현재 전술에서 우톱은 보다 희생적인 부분이 많고, 지금은 벨링엄이 그 영향하에 있다는 것. 그래서 궁극은 아무튼 433으로 가야 한다는 거.

2.

아무튼 이 전술에서 중앙은 확실히 옅죠. 투헬이 명확하게 지적했듯이, 레알에는 중앙공격수가 없어요. 여기서부터 투헬의 전술은 사이드, 특히 좌측 사이드를 잘 막으면 레알 공격이 크게 약해진다는 것 부터 출발합니다. 레알의 가장 무서운 공격루트는 좌측에서 이루어지는 비닐이나 호드리구의 페네트레이션이니까. 투헬은 우리가 좌측에서부터 출발해서 공격하는 루트를 봉쇄했어요. 풀백을 넓게 벌려 세워서 아예 전진하는 루트를 막고, 패스 자체도 좌측으로 향하는 건 어렵게 수비조직을 만들어놨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들은 전진보다는 많이 활동하고 수비하는 롤을 가져갔어요. 덕택에  전반에 비니시우스가 되었건, 호드리구가 되었건, 좌측에서 침투하며 공격을 진행하는 장면이 2장면이나 나왔으려나요.

이런 상황이니 보통 좌중앙에서 빌드업을 수행하는 크로스가 우측으로까지 오는장면이 많이 나왔죠. 그런데 하필 우리 우측은 상대적으로 저점이었던데다가 카르바할의 부재로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후반에서부터는 무시알라 때문에 발베르데가 사실상 전진하는게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3.

투헬이라는 양반이 펩처럼 세밀하게 내려앉은 상대를 공략하는데 소질이 있다기보다는 상대공격을 탈압박한 후 빠르고 정확한 전환을 통해 상대를 공략하는데 특성이 있죠. 다만 좀 이질적이던 것은 보통은 중앙 미드필더를 충분히 활용했었는데... (지금의, 후반기의)뮌헨에서는 좌우측면 크랙들에게 빠르게 넘기고 공격을 풀어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클롭과 비슷한데 클롭은 보다 직선적이라면 이 양반은 좀 더 날카로운 곡선 같다는 느낌으로 공격이 진행된다고 생각해요.

어 전 이날 빌드업에서 크로스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거의 1번 빼고 미스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근데,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사실상 크로스 쪽이 공략 당한게 문제라고 봐요. 이게 크로스 탓이라기 보다는 그냥 크로스의 느린 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물게 되는 세금 같은 건데...

크로스가 스물스물 올라가면 공격을 아예 마무리 짓고 오거나 파울로 끊고 와야 돼요. 수비 전환 스피드가 느리므로. 카세미루가 있을때에는 카세미루가 충분히 뒤를 커버할 수 있어요. 그런데 뮌헨 사네가 윙에서 공을 잡았을 때 멘디가 측면으로 돌아나가는 상대 풀백(미들이었나..가물가물)때문에 이지선다가 걸려요. 따라서 중앙을 놓치게 되는데 여기서의 수비 구역 책임은 크로스에게 있죠. 뤼디거는 케인, 나초는 뮐러를 마크해야 하니 남는 건 추아메니인데 어디있었는지는 가물 가물...암튼 문제는 크로스 이 양반이 복귀가 반박자 늦어버렸죠. 윙어인 호드리구도 수비 적극성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긴 했고요.

두번째 골에서도 마찬가지. 무시알라의 돌파 이전에 상대의 좌우전환이 지나치게 손쉽게 일어나죠. 크로스가 실점의 범인이라기 보다는 우리의 수비조직력이 아쉬운 부분이었다는 거죠.  크로스가 올라가면 미들 중에 1명은 시프트 해서 그 뒤를 받쳐주거나 했어야 한다는 거. 아니면 윙어인 호드리구를 족쳐서 내려오게 하게 했던가. 여하튼...그랬습니다. 

4.

이거 외에 찝찝했던 거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에게 거의 프리 헤더를 3번 정도 내주었다는 거. 이건 분명히 손보고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루닌의 거의 쿠르투아에 비해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 이 공중 장악력이기도 하고요. 루닌이 아쉽다기 보다는 쿠르투아가 경이적으로 강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5. 민재쿤

전 좀 정신적으로 쪼들? 려 있다고 생각했어요. 레알의 이 전술에서 투헬이 저런식으로 전술을 구성했으면 미스매치가 일어나는 부분은, 좌윙톱인 비니시우스를 막는 센터백이에요. 풀백이 아닌 센터백이 비닐을 맡을 때 뒷공간이 털리면 그냥 망이죠. 이 점에서 안첼로티가 이 전술에서 핵심적으로 노리는 부분이 있는 거고.

투헬이 아예 바보가 아니니 여기에 다이어를 배치시킬일은 없고,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한 민재가 맡는게 맞죠. 그러니까 민재의 주된 임무는 비닐 마크긴 했을 거에요. 

그런데 첫번째 실점장면을 보자면 먼저 벨링엄의 침투에 김민재가 반응해요. 거긴 어차피 다이어가 마크가 붙어있으므로 민재가 반응할 필요가 없어요. 그 쪽으로 움직이다가 아차 하고 마크가 없는 비니시우스에게 거의 반사적으로 달려들죠.

달려드는 성향도 성향인데 그냥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모든 수비를 다 잘해내고 싶다는 생각에 모든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되고, 지나치게 많은 책임? 을 지려고 하게 되지 않았나. 중앙에서 스프린터 공격수가 호돈이 아닌 이상, 상대를 직선적으로 뚫고 가는건 되게 어려운 일이죠. 그냥 잡게 놔뒀어도 되는 걸...

이미 갖고 있는게 되게 많은 선수라 이 일을 교훈삼아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 2차전 이후부터. ㅎㅎ 개인적으로는 아예 2차전에 안나오길 바라긴 해요. 실수로부터 각성해 발전해서 등장하는 것도 문제고, 각성 못하고 우파메카노마냥 쪼그라드는 것도 한국팬으로선 아쉬운 일이고요.

format_list_bulleted

댓글 20

arrow_upward 카디스전 감동적이었던 부분 arrow_downward 로마노까지 나초 FA라고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