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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공유하는 엘클라시코 직관 감상 및 후기! (스압 주의)

한량 2024.05.04 02:13 조회 9,442 추천 24

안녕하세요 레매 여러분?

지난 13~14년도 대학 시절엔 레메에 글도 꽤 썼었는데.. 어느덧 눈팅만 하고 있는 한량이라는 유저입니다.

제목에서 보시다시피 이번에 엘 클라시코를 직관하며 느낀 감상을 레매 분들과 공유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후기 글에 앞서, 제가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을 알게 된 것은 FIFA 2001이라는 CD게임이었습니다. 당시 월드컵 개최 이전에 축덕 삼촌이 선물해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어렸기에 선수나 구단 역사 등은 당연히 몰랐고, 단순히 능력치 좋고 엠블럼이 예뻐서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모든 피파 시리즈, 위닝 시리즈, 피파온라인까지 모두 레알 마드리드로만 골라서 했던 것 같네요. 

본격적으로 마드리디스타로서 경기와 정보를 찾아서 본 것은 2008년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하필 16강 시절..)
당시 KBS에서도 중계를 했었는데 직접 보진 못했고, 기사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팀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주위 모두가 박지성 선수를 필두로 EPL을 외칠 때, 홀로 라리가를 외쳤던 기억이 있네요. 이후 ㅋㅋ와 호날두를 필두로 갈락티코 2기와 무리뉴 부임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며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이 스포트라이트 받을 때 얼마나 감동이었던지.. 

하필 당시 옆동네가 역대급 전성기 시절이라 부들부들 했는데.. 호날두로 유입한 다른 친구들이 같이 응원(?)해주고 감정 이입해줘서 좋으면서도, 괜히 팬 자부심 드러내며 호날두 유입인 친구들이 호날두 위주로 팀 얘기할 땐 싸우기도 했습니다. 당시 레매도 마찬가지로 시끄러웠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ㅎㅎ 

사설이 길었는데.. 이렇듯 오랫동안 좋아했던 팀의 홈 구장에서 그것도 엘 클라시코라는 경기를 직관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경기 직관은 사실 두 번째인데,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인터밀란과 프리시즌 경기를 직관했었습니다. 당시 레매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었죠. 하지만 프리시즌과 본시즌, 그것도 홈 구장.. 게다가 엘 클라시코 직관은 분명 차이가 있겠죠?

그럼 좀 많이 길지만 후기글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페인은 전여자친구랑 신혼여행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신혼여행이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이 들었던게..

1) 의도치 않게 3월 말에 결혼식을 잡음

2) 평소 출장이 잦아 같이 여행을 못 가서 큰 맘먹고 신혼여행을 1달로 잡음

3) 와이프가 날씨 좋은 이탈리아 남부나 프랑스, 혹은 스페인 어떻냐고 함

4)  엘 클라시코가 신혼 여행 기간 중 진행된다는 것을 확인

5) 심지어 그 엘 클라시코가 홈에서 열림

위 상황에서 심장이 안 뛰는 마드리디스타가 있을까요?

결국 스페인으로 회유하여 4월 21일 엘 클라시코에 맞추고 마드리드 일정을 준비했습니다. 발데베바스까지 가려다가 참았네요. 신부보다 신랑이 더 좋아하고 기대하는 신혼여행은 아마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일정이 조금 꼬이게 되더라고 열심히 이 경기 관람의 중요성과 상징성, 그리고 개인적인 의미와 욕망을 어필하니 전여자친구 또한 흔쾌히 찬성해줬습니다.

"너 나중에 회사 남자 직원들한테 엘클 보고 왔다고 얘기해봐 진짜 부러워 할 거야. 여자들 기준으론 BTS 콘서트, 어머니들 기준으론 임영웅 콘서트 다녀온 느낌임."

그렇게 1차 여행지 선택 통과 후 가장 큰 난관은 티켓팅이었습니다.

공홈 기준 4월 10일 오픈하는데, 이미 신혼여행을 떠난 상태이므로 현지에서 티켓팅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마드리드 멤버쉽 구독자였던 저는 보다 수월하게 티켓팅 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지고 안일하게 출국하였죠.

티켓은 공홈과 엔트라다스(Entradas, 한국의 티몬 혹은 인터파크)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첫 티켓팅은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사진도 찍어두었는데.. 9시에 공홈에 들어가니 이미 34,000번대였죠.. 티켓팅 열리는 시간인 10시 언저리 26,000대까지 좁혔으나 결과는 실패..




(자리가 떠도 들어가면 나오는 이선좌)

이후 취소표를 구할 수 있다는 말에 희망을 갖고 인내하며 수시로 확인을 했으나, 티켓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자리가 뜨면 이선좌)

심지어 로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현지 인터넷은 처참했습니다..
호텔 와이파이조차 너무 느렸고요..

스텁헙이나 비아고고와 같은 서드파티를 알아보니 제일 끝 자리(정가 175유로, 한화 약 25.5만원)를 무려 800유로에 판매하더군요..

(티켓 당 670유로+구매 수수료 150유로, 한화 약 120만원)
*연석이 더 비싸고, 1인의 경우 동일 좌석 수수료 포함하여 약 600유로 정도로 판매.

좌절을 맛보며 어떻게든 취소표를 구해보겠다는 집념으로 와이프와 국내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노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취소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12~2시, 그리고 8시~9시 사이였습니다.)

아무래도 리모델링 완공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엘 클라시코에다 승리시 거의 우승 확정인 경기다 보니 더욱 치열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였던가!

결국 경기 3일을 앞두고 티켓을 구했습니다. 정말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심지어 그 날은 맨시티와 심장 떨리는 혈전 끝에 승리하고 진출한 날이었죠. 

경기 본 후, 새벽에 사이트 새로고침 돌리다가 정말 천운으로 연석 두 자리를 얻었습니다.

비록 맨 끝자리였지만.. 챔스 경기 중에도 심장 떨렸는데, 끝나고 새벽에 티켓을 구하니 꼭 꿈꾸는 기분이더군요. 

직관 준비부터 티켓팅까지 그저 하늘이 "너는 이번에 엘클 직관 꼭 보셈ㅇㅇ"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도 애플지갑에 담겨 있는 엘클 티켓..ㅎㅎ

축알못 와이프를 위해 과감하게 유니폼과 마킹을 질렀습니다.

저는 발베를 마킹했고, 와이프는 누굴 해줄까 하다가 여자들이 크로스를 좋아할 것 같아서 해줬습니다. 참고로 마드리드 멤버쉽 회원은 현장 결제 시 5% 할인을 해줍니다.

경기 당일, 대략 2시간 일찍 출발해서 경기 시작 1시간 언저리를 남겨두고 일찍 들어갔습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역을 괜히 찍고 싶어져서 한 컷 남겼네요.


확실히 어느 좌석에 앉아도 보기 좋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예전 레이커스의 코비 경기보러 스테이플센터 갔을 때 스타디움 경사가 엄청 가파르다 생각했는데, 베르나베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처음엔 위험하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문제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가까이서 선수 및 스탭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것과 상관없이 그저 행복했죠.

경기 전에 와이프가 된 전여친에게 라 데시마 이후 대표 응원곡인 Hala Madrid Y Nada Mas를 가르쳐줘서 둘이 마드리드~마드리드~하며 흥얼거리며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막상 경기장에서 반주가 나오니까 모두가 기립해서 떼창하는데.. 진짜 장엄한 느낌이었습니다. 왜 마리아노가 끝까지 안 나가고 버텼는지.. 왜 모두가 베르나베우에서 경기하면 압도된다고 하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엄근진 그 자체였습니다.

와이프는 꼭 경기전 국민의례 하는 것 같다고 신기해 하더군요.

경기는 생각보다 많이 치열했습니다. 비록 옆동네가 직전 경기에서 파리한테 챔스 탈락 당했고 또 아무리 사비가 욕을 먹기도 했었지만, 그 전까지 14경기 10승 4무로 분위기 올리던 상태였던데다 우리가 하루 덜 쉬었기 때문에 걱정은 되었습니다. 


심지어 우리는 직전에 승부차기까지 가는 피말리는 접전을 한 후라 선수들 피로도 극심할테고 '아 또 신나게 챔스 4강 진출하고 엘클은 털리는거 아니냐'는 걱정 또한 들었습니다. 전과가 아예 없는게 아니니까요..


(선수단 몸 푸는 중 보인 모드리치)



그렇게 경기가 시작되고 양팀 공방이 치열했는데, 초반에 상대가 밀어붙이며 루닌이 정신 못차릴 때 진짜 설마가 진짜가 되나 싶었습니다.

특히 경기 전반적으로 라민 야말 이 친구 옆동네 놈이지만 살벌 하더군요. 뤼디거가 부딪히면 박살날 것 같은 몸에서 나오는 속도감이 정말.. 대단합니다.

"너 취업하고 일할 때 쟤 태어났다?"라고 하니 "아니, 어떻게 된게 쟤네 팀은 어린애가 제일 잘해?"라고 하길래 웃었네요. 어느 순간 우리 팀이 레알 마드리드가 되어 집중하는 와이프의 모습에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앞서 14년도 프리시즌 경기 직관할 때 베일의 질주가 한마리의 야생마가 뛰는 느낌이었다면, 야말 이 친구는 꼭 사냥감을 향해 달리는 치타 같았습니다. 

위협적인 드리블에 수비가 정신을 못차리더군요.. (빙가야...)

첫 직관이 엘클인 축알못 와이프는 경기 중에 가장 기억나는 선수가 카마빙가라고 하더군요. 뭔가 머리 찰랑거리면서 뛰는 폼이 역동적인데다 야말이 기억에 남는 공격을 만들다 보니 자주 보여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보면서 "쟤가 너가 잘한다는 벨링엄이야?" 라고 하더군요. (아니.. 쟤 오늘 계속 털리는 중이야)


경기 시작하고 초반에 코너킥에서 크리스텐센이 골을 넣자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바르셀로나 서포터석이 맨 위층 구석이었는데, 응원 열기가 어마어마 하더군요. 골이 들어가자 아주 신나서 머플러를 흔드는데 얼마나 속이 쓰리던지..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바스케스가 만들어낸 비니시우스의 패널티킥 득점 이후 경기장 분위기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비니시우스는 경기장에서 보면 더 빠르고 민첩하게 보였습니다.

그렇게 서로 공방을 주고 받다가, 라민 야말의 슈팅이 들어갈 때 저랑 제 주위 뿐만이 아닌 모두가 골이라 생각하여 분위기가 침울해졌습니다. 잠시 후 무효 판정에 모두가 환호함과 동시에 바르셀로나 서포터들이 온갖 야유를 퍼붓더군요.

이후 공방을 주고 받다가 전반이 끝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전반은 치열한 공방전으로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전반전은 추아메니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패스 선택지도 좋고 수비도 괜찮았습니다.

그외 비니시우스와 벨링엄 등 불과 얼마전에 혈전을 펼친 선수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모드리치와 크로스 동시 기용이 불안했는데, 생각보다 무난 했습니다. 공격 작업 시 모드리치가 보다 앞선 포지션에서 조립하는 느낌이었고, 칸셀루의 상태가 메롱이었는지 바스케스가 폭 넓게 움직이며 중원에서 벌려주는 패스를 받아 공격 가담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추아메니와 발베르데가 바스케스가 전진했을 시 뒷 공간 커버를 훌륭하게 잘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호드리구는 패널티킥 획득 외 크게 보이지 않았던 것 같고 야말의 속도 때문에 카마빙가가 유독 털려 보여서 그렇지 그 앞에 있는 크로스도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발베르데가 중원은 발베르데가 모두 커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중간 휴식 시간에 간단하게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스페인어로 진행하니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으나 초대된 서포터 두 명이 서로 패널티킥을 차며 넣는 사람이 경품을 받아가는 그런 이벤트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무알콜 맥주도 마시며 쉬었다가 후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전반 추가시간에 데용이 부상으로 교체되며 페드리가 나왔습니다.  

1:1로 흘러가는 경기다보니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와중에 서로 공방이 계속되었습니다. 벨링엄은 중앙부터 측면까지 곳곳을 뛰는거 보면 진짜 예전 지단의 향수가 느껴진다는게 어떤 말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탈압박, 터치, 센스까지 모든게 훌륭한 선수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 받다가 페르민의 득점이 터지자 다시 한번 경기장 분위기가 싸해졌는데..

곧 바로 터진 바스케스의 득점에 경기장 전체가 난리 났습니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P*ta Barca 챈트..

그렇게 90분 갔을 때, 뭔가 이대로 끝나도 뭐 나쁠건 없다 하고 있던 차에 터진 벨링엄의 극장골로 승리하자 경기장 분위기는 폭발했습니다.

슈퍼스타+드라마틱한 극장골.. 난 놈은 난 놈이구나 싶었죠. 직전 맨시티 전에도 승부차기 풀타임을 뛴 친구인데.. 참.. 대단합니다.

참고로 벨링엄의 스타성을 느낀건 경기 당일과 오피셜 스토어에서 였는데, 제가 본 사람 10명 중에 5명은 벨링엄으로 마킹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벨링엄, 크로스, 비니시우스, 모드리치가 다른 선수들보다 마킹 비용이 비쌌는데.. 그냥 벨링엄 50%라고 보시면 됩니다. 스토어도 벨링엄으로 도배되어 있고요.

그런 벨링엄이 골을 넣자 와이프랑 같이 껴안으며 소리 질렀네요.

극장골의 주인공은 벨링엄이지만, 정말 이날만큼은 주인공 인정해줘야 하는 바스케스.. 나중에 야말이 MVP 받았다는 소식에 Ÿ 했었습니다. 그리고 안첼로티 체제하 끝까지 봐야하는 경기가 많다보니 현장에서 보는 입장에선 전체적인 경기보다 순간적인 상황 하나 하나에 몰입하여 보게 된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축알못 와이프는 마드리디스타이자 벨링엄 팬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아니 왜 내 유니폼 벨링엄을 안 해주고 크로스로 한거야? 보니까 크로스는 늙은 아저씨잖아 벨링엄은 젊고 잘생겼는데"
(도대체 언제 크로스가 늙다리가 된 건지...)

그렇게 경기가 끝나고 여운이 가시지 않아 경기장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왔습니다.

"아니 어차피 내일 경기장 투어 올건데 뭐하러 남아있어?"
(낭만을 모르는 여자같으니..)


고생 많이 한 선수들.. 

스페인 신혼여행동안 치뤄진 맨시티와의 8강 2경기, 마요르카 원정, 엘 클라시코 홈(직관), 소시에다드 원정까지 5경기 무패를 즐기고 돌아올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 번외 

석호야.. 잘 지내지? 잘하고 있단 소식은 들었다.. 한 때 널 참 좋아했었는데..

세비야 공항에서 반겨주는 (구)마드리드 플레이어 이스코


이상으로 기나긴 후기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레매 여러분도 엘클라시코 직관 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저 쿠팡이 힘을 내서 두 팀 초청해서 국내에서 엘 클라시코 진행을 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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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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