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라운드 발렌시아전 단상.
1. 경기외
심판 판정은 할말이 없네요. 오심이라고 하긴 어렵고, 악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오래전 K리그에서 벌어진 사건이 떠오를 정도로 멍청한 진행이었습니다.
전 그것보다 짜증났던 건 손 쓰는 파울 참 안분다는 거. 전반에 비니가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밀린건 그냥 손으로 미는 동작이 보이는데도 안불더군요. 라리가 심판들은 확실히 손으로 밀거나 잡는 파울에는 상당히 관대해요. 이런 경우 우리가 많이 고전하곤 합니다.
또하나 변수는 그라운드가 많이 젖어 있었다는 거. 공이 덜구르는 경향이 있었고 이에 컨트롤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크로스나 발베르데가 특히 고전했고, 카르바할의 키퍼를 향한 패스도 원래 같았으면 공이 더 잘 굴러갔을 상황이었는데 속도가 죽으면서 크게 미스가 나버렸죠.
2.
크로스 발베르데가 처지고 카마빙가가 벨링엄과 함께 윗선에 위치하는 4222에 가까운 조합. 뤼디거가 좌측 센터백 추아메니가 우측센터백.
센터백들 얘기를 하자면.
첼시에서야 뤼디거가 좌터백을 봤지만 레알에 와선 우측에 위치하는 경우가 비교적 잦았죠. 다만 아르바이트하는 추아메니가 좌측보단 우측을 선호하므로 뤼디거가 좌측으로 오긴 왔는데, 뤼디거 패스가 우측보다는 좋게 나가지가 않았습니다.
추아메니는 좋은 선수에요. 키핑도 되고, 시야도 되고, 패스도 되고. 하지만 센터백에 위치했을 때에는 다른 얘기입니다. 안그래도 움직임과 활동량이 많은 선수가 아닌데 보다 정적으로 변해요. 센터백도 키퍼나 파트너 센터백이 패스를 주기 좋은 곳으로 전후좌우로 움직여 주는 것이 필요한데, 아무래도 수비부담이 큰 나머지 엉덩이를 무겁게 붙이고 있습니다. 패스가 나쁜 선수가 아닌데도 패스 분출에 딜레이가 생기는 것은 그만큼 부담이 크다는 거죠. 덧붙여 루닌이 정말 잘해주고 있는 가운데(매경기 1골 이상 막아주는 느낌...), 그 루닌 조차도 자신있게 상대 사이로 패스를 넣어주는 빌드업형 키퍼도 아니고.
발베르데와 크로스가 미스가 많았던 것은 덤. 평소보다 공을 주는데 미스도 많았고 애도 먹었던 경기입니다. 두명의 미드필더가 내려앉아 빌드업에 신경을 썼는데도 정확하지도 않았고 장악도 안됐고 공도 잘 전개가 안된. 자연히 숫자가 부족한 공격은 잘 될리가 만무하고. 다들 아시겠지만 크로스의 패스가 뻑뻑하고 시원하게 안나간다는 건 그 경기가 잘 안된다는거죠.
그 윗선에선 카마빙가와 벨링엄이 좌우를 구분하지 않고 뛰었는데 이것도 그렇게 효과가 없었다고 보는 편입니다. 뭔가 부산하긴 한데 정돈된 느낌이 아니라서 어수선함이 더 컸습니다. 빙가는 아무리봐도 짝발 때문에 공격전개에 있어서 방향 전환할때 딜레이가 생기는 것 같은데 이건 다음에...
3.
2대1 상황에서 상대가 내려앉기 시작하자 안첼로티가 빠르게 브라힘과 모드리치를 투입했습니다만 좀처럼 각이 보이지 않고, 결국 70분대가 넘어가면서 호셀루-프란을 통해보다 공격적으로 상대를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상대가 지나치게 내려앉은 가운데 호셀루의 투입을 통해 중앙루트가 열렸고, 발베르데-호셀루 내주기-모드리치-브라힘-비니시우스로 편안하게 동점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중앙에서 호셀루가 있으니 발렌시아 센터백들이 전반에 우리가 공격수 2명을 가동해서 사이드를 공격할때처럼 편안하게 헬프 블럭을 형성하러 나올 수가 없습니다. 이쯤되면 드는 생각은 차라리 진작에 433을 하지...라는 생각이겠죠. 암튼.
4.
발렌시아의 압박에 흔들려서 빌드업이 잘 되지 않았다는 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이제 비 센터백들의 중앙수비 돌려막기는 임계점에 왔다고 생각해요. 수비도 문제고 빌드업에서도 흔들린다는 것. 아무리 서로 다른 유형이고 닮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맨시티가 어떻게 맨유를 압살했는지를 보면, 우리는 아직 완성된 강팀은 아니라는 생각은 듭니다. 물론 누수가 많긴 하지만요.
안첼로티가 후반에 신묘한 용병술로 주도권을 잡아오는 건 정말 대단한 부분이지만, 더불어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왜 처음부터 주도권을 잡으며 상대를 몰아세울 수 없는거지? 아직 여백이 많다는 건 다행인건지 불행인건지 모르겠습니다.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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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로이스 2024.03.05감정적으로도 지금 사이가 10년대 초반대의 엘클라시코가 생각 날 정도로 거칠고 논란과 이슈가 많이 나오는 한판이었던거 같습니다 이런 시작부터 과열되는 경기는 참 지쳐요
그리고 보드진의 “센터백과 스트라이커 영입을 안한 우리의 결정이 옳았다” 같은 소리가 정말 짜증이 납니다 과연 그게 정말 보드진이 잘해서 그런게 아닌데...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4.03.05@마르코 로이스 밀리탕이라도 얼른 복귀해서 경기력 회복해야ㅜ챔스 8강은 통과할듯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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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uud Moon 2024.03.05@마르코 로이스 화가 나는건 사실이지만, 리그 우승과 챔스 4/8강 이상을 이룬다면? 돈 낭비 한 푼도 안하고 부상을 극복하긴 한 것이니... 결과론적으로 박수를 받아야 하는 판단은 맞다고 봅니다. 별개로 자기 포지션 아닌 곳에서 갈려나간 선수들은 마음이 아프긴 하네요. 근데 멀티포지션에서 뛰면서 기량이 만개하는 선수가 나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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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특공대 2024.03.05다음시즌 호셀루 거취가 걱정입니다.
음바페 영입하면 젤 먼저 호셀루 완전 영입은 없을것 같은데...
공격 옵션상 분명 필요한 자원이라...
발렌시아전처럼 후반 교체 후
전술상 유리한 옵션을 제공할 선수..
어디서 이 실력에 이 금액에 더구나 유스출신에....
그냥저냥..호셀루보면 그냥 짠 합니다.
(그 옛날 막 대하던 나바스 생각이 듭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4.03.05@우주특공대 저는 호셀루의 경우는 안첼로티의 의지에 달려있지 않나 싶어요. 호셀루 완전영입금액이 비싼게 아니라서 보드진이 안첼로티가 남겨달라고 하면 안남길 이유가 없거든요. 슬롯도 넉넉하고. 남으면 정말 쏠쏠할 선수라고 보긴 해요. 유통기한이 길진 않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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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4.03.05@우주특공대 호셀루가 좋은 자원인 것과는 별개로 음바페 영입을 전제하면 남기는게 더 잔인할 수도 있어요. 비니, 바페, 호구가 선발이라고 쳤을 때 벤치에 엔드릭, 브라힘, 호셀루가 있으면 교체로 엔드릭이나 브라힘이 들어가지 호셀루가 들어갈 상황은 적을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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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 2024.03.05안감독 플랜A 막히고 후반에 수정한 전략으로 여러번 위기를 극복했는데 전형적인 왜 처음부터? 라는 경기였지 않나 싶고.. 이게 뭐라고 해야될지... 판을 처음부터 짜는건 예나 지금이나 꾸준히 별로라고 생각해요. 그냥 판을 짠대로 먹힐때는 괜찮은데 너무 아니다 싶을때는 이게 강팀이 맞나 싶을정도로 별로여서 그 등낙의 폭이 너무 큰게 최대 단점이라 봅니다. 그런면에서 리그 우승이 1회씩인것도 납득 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전술의 대응이나 위기 관리는 탑티어인데, 묘하게 처음 경기전에 들고오는 판은 짜임새가 별로일때가 많아서 그걸 선수의 클래스로, 일종의 차력쇼로 이기는 경우를 많이 봤네요... 안감독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불안요소가 거기에 있다봅니다. 이게 지속적이면 해줘 축구 처럼 보이고, 지금처럼 비정상적인 부상 이슈일때는 그 유연성으로 잘 극복하는데, 결국은 막강하다는 느낌을 근래에 (첼시 한참때 빼곤) 준적은 없는거 같네요. 챔스 더블할때도 벤제마 차력쇼가 워낙 강했고... 여튼, 안감독이 장단점이 명확한 경기였던만큼 남은 시즌 내내 이런 모습을 빈번하게 볼것이고, 챔스에서 이게 얼마큼 통할지는.. 벤제마 그 시즌처럼 차력쇼가 가능한 선수가 올 시즌은 딱히 없는거 같아서 기대감은 좀 내려 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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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4.03.05@파타 선수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은 반면, 현대 축구의 트렌드인 전방압박, 탈압박의 디테일에선 상당히 먼 클래식한 감독이라...확실히 저점과 고점 차이가 크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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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흐름의원 2024.03.05결국엔 음바페의 영입이 모든 부분을 바꿔 놓을 수 있을거라 봅니다
전술적으로 좀 더 세밀화 되면 더욱 좋겠지만
레알특성상 선수크랙킹을 좀 더 지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뭔가 전술적인 효과가 선수들의 기량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는 그런 다음시즌이 될 수 있을거라 믿어봅니다
이번시즌은 뭔가 약간은 부족한 모습들이 있는거 같기도 하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4.03.05@제로흐름의원 전술 변화와 포지션 변화가 잦은 편이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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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차타 2024.03.05차라리 단판전이면 모르겠는데 작년 카마빙가 풀백같은 임시 방편은 최상위권 토너먼트에서는 결국 개박살난다고 생각합니다. 올시즌도 성적에 비해 내실은 불안불안합니다.. 암만봐도 433이 가장 쉬운방법인거 같은데 다음시즌도 저멀리 돌아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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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4.03.05@아자차타 저도 선수들이 너무 여러 포지션을 돌아다니는 것은 영 맘에 안들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