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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안첼로티와 압박.

마요 2023.03.02 13:38 조회 4,621 추천 1

코멘에서 압박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잠깐 든 생각입니다.

1.

10년 넘은, '카를로 안첼로티의 전술론'이란 글을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아마 안첼로티의 전술관을 한눈에 보여주는...(변하지 않았다면요)

'감독이 어떠한 전술을 선택할까를 결정하는 최대 요소는 팀이 어떤 선수를 보유하고 있느냐지 감독 자신의 이상과 전술사상이 아니다.'

또한 안첼로티의 성향을 보여주는 몇몇 구절이 있습니다.

'나 자신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점유에 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점유를 중시할지, 카운터를 주체로 한 전술을 활용할지는 팀을 구성하는 선수의 자질과 능력에 맞춰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점유를 통해 주도권을 쥐고 공격을 만들어나가기보다도 롱패스와 속공에 의한 카운터 어택을 기본으로 채택하는 쪽이 실점의 리스크는 훨씬 적다.'

'점유는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리듬을 컨트롤할 수 있으나, 패스를 연결하며 볼을 계속 소유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팀의 조직적인 밸런스가 붕괴된다.'

'로우라인 프레싱(프레싱 바소) - 볼에 가까운 선수가 단독으로 압박을 가하고 동료가 복귀하는 시간을 벌어 자기진영 안에서 수비진형을 정비한 다음에 조직적인 액션을 취하는 것'


2.

현재 안첼로티는 레알 공격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는 비니시우스의 스피드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그 공격을 보다 유려하게 만들어주고 완성시키는 축인 벤제마가 중요도 자체는 더 높지만(아예 대체가 불가능하므로), 일단 주무기는 비니시우스라는거.

따라서 카운터 어택 - 로우라인 프레싱을 레알의 주전술로 삼은거죠. 문제는 이게 어떻게 보면 능동적으로 주도권을 잡는다기 보다는 라인을 올리는 상대에 맞춘 수동적인 전술이라는 것. 

물론 상황에 따라 상대가 약팀이고 굳히는 수비를 하고 있다면 라인을 올려 상대를 공격하지만, 비교적 밸런스를 추구하는 안첼로티가 전술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선수들을 오프더볼을 이용해 중앙이나 박스로 투입하며 숫자를 늘리는 건 우리가 끌려다니고 있을때나 기용하는 수로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 압박은 상대에게 뺏길 경우, 근처 2-3명이 잠시 압박을 가해서 상대가 빠르게 카운터 어택을 하지 못하도록 시간을 지연시킨 후 대형을 취하는 형태가 많습니다. 이 움직임을 가장 잘 수행하는 선수가 바로 발베르데죠.

3.

아예 선수가 해줘라는 식의 전술로 내던지는 수준은 절대 아니지만(상황에 따라 전술을 변화시키는 것이 2기 안첼로티호를 보는 묘미라 생각해요), 이러한 식의 대응-수동적 -카운터 전술은 결국 주축이 되는 선수들의 기량과 컨디션에 많이 달려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니 긴 리그 레이스에서 종종 고꾸라지는 거.

다만 토너먼트에선 일품이죠. 특히 능동적으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라인을 올리는 강팀이 많은 챔스에서는 더더욱요. 우리가 여러 포지션에 아쉬운 소리를 해도 다른 팀과 1대1대응을 했을 때에는 보통 우리 팀 선수들이 보다 우월한 경우가 일반적이죠.

4. 

보다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성향의 감독이 한번쯤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그런데, 누가 오든지간에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두긴 힘드리라는 생각에, 그나마 안첼로티를 계속 지지하게 보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암튼 토너먼트의 귀재 답게 내일 벌어질 코파 델레이 엘클도 승리로 이끌었음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레비도, 페드리도 없는 바르샤에게 진다? 변명의 여지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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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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