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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안첼로티와 레알 마드리드 전반기 단상.

마요 2022.11.21 14:33 조회 4,609 추천 5

1.

축구계에 오래된 우문이 있습니다. 축구는 감독이 하는 것인지, 선수가 하는 것인지. 당연히 둘 다겠죠. 다만 본인의 철학이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의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타임아웃이 있는 기타 구기 스포츠와는 달리, 축구의 경우 감독이 개입할 수 있는 시간은 하프타임 휴식시간에 국한됩니다. 물론 소리치고 선수들에게 쪽지를 건네며 전술 변화를 도모하지만서도 기본적으로 턴제가 아닌 이 스포츠에 감독의 개입에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2.

안첼로티 본인의 축구 철학은 대개 3가지로 보입니다. 첫 번째는 로베르토 바조로 인해 깨닫고 지단으로 인해 완성된 슈퍼스타 선수에 대한 인정과 그 선수를 중심적으로 활용하는 축구. 두 번째는 축잘알 베테랑의 활용. 마지막은 이스탄불 참사로 인해 알게 된 공은 둥글며 흐름은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 이 세가지 요소가 잘 어우러질 때, 안첼로티 호는 좋은 성과를 내게 됩니다. 442플랫, 433, 크리스마스트리 등 다양한 전술을 활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러한 전술은 숫자놀음에 불과하며 결국 선수의 장점을 최대로 활용하는데 쓰이는 수단의 하나일 뿐이죠.

밀란의 카카와 말디니, 셰도르프, 피를로 등의 활용. 첼시에서 드록바와 램파드 등의 중용.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모드리치-크로스-벤제마 등...안첼로티가 굵직한 성과를 낸 팀의 경우 이 같은 요소가 잘 버무려져 있습니다. 나폴리나 에버튼은 그만한 급이 되는 선수가 존재하지 않았고...(뮌헨도 리그 우승은 했;;;)어쩌면 아니 분명, 안첼로티는 선수를 타는 감독처럼 보입니다만, 세상에 선수를 타지 않는 감독이 어디 있겠습니까.

3. 레알마드리드 2기

레알마드리드 2기는 안첼로티라는 요리사가 본인의 축구를 활용하기에 충분한 요소들이 존재해 있었습니다. 최전방에는 누구보다도 전방의 질서를 잘 잡아주는 세계 최고의 9.5번 벤제마가 존재하고, 미드필더에는 모드리치-크로스라는 축구도사들이 있습니다. 라모스가 나감으로서 망해버릴 뻔한 수비진에는 운좋게도 최고 수준의 베테랑 센터백 알라바가 들어옴으로서 수비 - 미들 - 공격에 챔스 우승을 2번이상 차지한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있었다는 거죠.

평소때 전술 훈련을 하겠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감독이 개입할 수 없는 순간들에, 이 선수들이 올바르게 판단을 해 줄 것입니다. 감독은 이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조금씩 디테일을 가미해주면 되는 거겠죠. 수비가 약한 크로스를 보좌할 수 있게 주위 선수들의 움직임을 조정해준다든가 하는.

4. 2022년 전반기

a. 이적

카세미루라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나간 것은 사실 굉장한 전력누수긴 합니다. 추아메니의 퍼포먼스가 약하다는 것이 아니라, 크카모라는 서로의 움직임과 역할에 대한 이해가 확실한 조합이 해체되었다는 뜻으로 경기를 보다보면 크카모가 있을 때와는 달리 선수들의 동선이 묘하게 꼬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실제로 추아메니의 전진 및 온더볼 성향으로 인해 크로스는 보다 안전하게 플레이하고 더욱 내려와서 플레이메이킹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뤼디거와 추아메니의 영입은 굉장한 플러스 요소로 사실상 트랜스퍼로 인해 전력누수는 없는 것으로 여겨지며, 더 기대할 부분 역시 있다 생각합니다.

b. 선수들의 쇠퇴 및 성장

벤모가 30대 중반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1시즌이 더 지나간 것은 하락요소입니다. 사실상 축구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드라마같은 영광을 다 누린 벤제마가 부상에 시달리며 부침을 거듭하는 것은 전혀 예상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 선수들의 쇠퇴를 다른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으로 보였고, 그래도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 등이 어느 정도는 버텨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것이 하반기의 기세 상승으로 이어질 여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라 생각합니다.

하반기에는 알라바와 크로스와 멘디(???) 등이 월드컵 누수 없이 푹 쉬고 등장하는 장점이 있겠지만, 모드리치-비니시우스-발베르데-추아메니-카르바할(엔리케가 차라리 안썼으면 합니다)이 얼마나 갈리고 돌아올지는 다른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미드필더는 그나마 카마빙가의 성장을 기댈 부분이 있겠습니다만, 공격에서 벤제마의 부상이 장기화되고 부상전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며, 다른 하나는 역시 카르바할입니다. 보드진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은 이 공격수와 우측 수비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길게 보면 미드필더와 좌풀백도 되겠지만...

c.

안첼로티는 전반기를 나름 나쁘지 않게 보냈습니다. 2패이며 무승부가 많지 않습니다. 리그도 우승 퍼포먼스이자 승점으로 지난시즌과 골득실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바르샤가 상대적으로 레비효과를 누렸기에 빛이 바랬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요소를 전술적으로, 선수기용으로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후반기 레알의 성적을 가늠할 것을 보입니다.

5. 이적에 관한 보드진 태도에 관한 여담

안첼로티는 이적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어지는 대로 하겠다는 뜻으로, 이는 보드진과 서로간에 익스큐즈 된 것으로까지 보입니다(물론 안첼로티 개인도 책임회피하기에 용이하기도 하고요). 뇌피셜이지만, 이는 지난 10여년간 선수 이적의 성공과 실패가 데이터로 축적되며 태도로 구축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무슨 소리냐면 보드진-스카우트쪽의 이적과 방출이 소위 축잘알 감독들의 이적과 방출에 비해 나쁜 성과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굳이 예를 들면 비니시우스-밀리탕-호드리구의 성공에 비해 아자르는 축구역사상 최악의 이적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거죠. (결국 이 모든 건 지단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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