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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시즌과 안첼로티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

라그 2021.12.13 18:49 조회 2,740 추천 20




 최근 안첼로티에 대한 비판 중, 14/15 시즌을 언급하면서 로테이션 부재를 자꾸 언급하곤 합니다. 하지만 14/15 시즌은 제 기억에는 오히려 얇은 스쿼드와, 플랜 B의 부재, 전체적인 전술과 임기응변, 베일의 부진, 시메오네에게 발림.. 등이 더 큰 이유였지, 사실 체력 요소가 크게 부각되는 시즌은 아니었다고 기억합니다. 제 기억이 정확한지 당시 데이터와 평점, 당시 많은 분들의 반응을 찾아보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14/15 시즌은 실패한 시즌인가? 

- ○



 13/14 라데시마를 했지만, 바로 다음 시즌 무관입니다. 실패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메이저 대회 우승은 없다는 점에서는 명백히 실패였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결코 떨어지는 시즌은 아니었습니다. 리그 승점 92점은 근 10년 간의 기록 중 11/12의 100점과 16/17의 93점을 제외하고 3위에 해당하는 승점이고, 최근 5년을 기준으로는 4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승점입니다. 챔피언스 리그도 4강까지 올라갔고요. 


 물론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의 패자였다는 점에서 더 높게 기대치를 가져가는게 맞고, 최종적으로 실패라고 보는게 맞다고 봅니다. 





2. 14/15는 로테이션 부재로 실패한 시즌인가?

- X



일단 리그의 전반기와 후반기 승점으로 나눠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반기 : 16승 3패(48점)
후반기 : 14승 2무 3패(44점) -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원정 경기 포함



전반기와 후반기 승점은 고작 4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후반기에는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잃은 승점이 오히려 많습니다. 혹시나 전/후반기가 아닌 전/중/후반기로 나눠보면 어떨까요?



전반기(13경기) : 11승 2패(33점)
중반기(13경기) : 9승 1무 3패(28점)
후반기(12경기) : 10승 1무 1패(바르셀로나 원정 경기 포함)(31점)



오히려 승점을 가장 많이 잃은 시기는 중반기입니다. 후반기는 엘 클라시코의 마지막 패배 이후 나머지 리그 10경기를 9승 1무로 잡아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해당 기간 유벤투스에게 1무 1패로 패배하면서 시즌 중 가장 최악의 결과를 얻긴 했습니다. 유벤투스 전의 결과에 대해서는 한번 더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3. 14/15는 모드리치가 부상 당했기 때문에 실패했는가?

- △



14/15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모두 59경기를 뛰었습니다. (리그 38경기, 챔피언스 리그 12경기, 슈퍼컵 1경기, 클럽 월드컵 2경기, 코파 델레이 4경기, 수페르코파 2경기)

리그에서 모드리치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승점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총 38경기 20승 2무 3패(평균 2.42점)
모드리치가 뛴 경기 : 16경기 13승 3패(2.43점)(아틀레티코, 바르셀로나 1경기 포함)
모드리치가 뛰지 않은 경기 : 22경기 17승 2무 3패(2.40점)(아틀레티코, 바르셀로나 1경기 포함)



리그에 한해서, 모드리치가 뛴 경기와 뛰지 않은 경기에서 얻은 승점은 오히려 비슷합니다. 


리그 뿐만이 아닙니다. 1시즌의 모든 경기를 기준으로 오히려 모드리치는 레알이 얻어낸 승점의 평균점보다 아래입니다. 



레알 마드리드 14/15 기준 승점 : 59경기 2.29점
모드리치 14/15 기준 승점 : 25경기 2.24점



심지어 모드리치가 결장했을 때, 코파 델레이 16강 ATM 전이나, 후반기 엘 클라시코, 유벤투스와의 챔스 경기 등 중요한 경기를 이기지 못했는데도 말입니다. (모드리치가 출전해서 해당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해도, 레알 마드리드와 모드리치의 평균 승점이 동시에 올라가기 때문에 그 간극은 변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페르코파나 리그 경기, 챔피언스 리그 8강 등 모드리치가 있었는데도 이기지 못한 경기도 많습니다. 주요 경기에서 모드리치가 결장한 것은 분명 큰 타격인건 부정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모드리치가 있었다고 이긴다는 보장 역시 없었다는 겁니다. 순수하게 마드리드 만의 성적을 놓고 볼 때는 모드리치가 없었을 때도 그것과 맞먹는 성적을 올렸고, 모드리치는 두번의 부상으로 시즌 절반을 결장하면서 사실상 기여도가 가장 낮은 시즌 중 하나입니다. 





4. 14/15는 몇몇 선수들이 혹사 당한 시즌인가?

- △



많은 경기를 뛰길 원하는 호날두를 제외하더라도, 크로스나 마르셀루 등은 사실 꽤나 많은 경기를 소화하긴 했습니다. 나름 갈아 썼다는 지난 시즌(20/21) 52게임을 소화했고, 3500분 이상을 출전한 선수가 4명인데 반해, 14/15는 59경기를 소화했고, 3500분 이상을 소화한 9명이나 됩니다. 물론 클럽 월드컵 여타 경기로 인해 7경기를 더 소화한 시즌이기 때문에 7천분 가량을 선수단이 더 뛰어야했고, 평균 300분, 주전 선수라면 5~700분을 더 소화해야만하는 셈이 되서 그걸 감안하면 지난 시즌과 비슷해지긴 합니다. 비슷한 경기 수를 소화한 시즌을 찾아보면 17/18 시즌 62게임 소화로 8명이 나오고, 16/17 시즌은 60게임에 참여해서 6명이 나오네요. 


어느정도 차이는 있을지언정,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팀의 일부 선수들은 결국 많이 출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14/15를 역대급 혹사로 단정하기에는, 다른 시즌도 충분히 혹사인 시즌이 아닌 시즌보다 많아집니다. 





5. 14/15는 그럼 왜 실패했는가? 




59경기 중 승리하지 못한 경기를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리그(아틀레티코 2패, 바르셀로나 1패, 소시에다드 1패, 비야레알 1무, 빌바오 1패, 발렌시아 1무 1패)
코파(아틀레티코 1무 1패)
챔스(샬케 1패, 아틀레티코 1무, 유벤투스 1무 1패)
수페르코파(아틀레티코 1무 1패)
슈퍼컵, 클럽 월드컵(없음)



 저는 근본적으로는 안첼로티의 최종 전술 탓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제한된 선수진을 이끄는 과정에서, 안첼로티는 13/14 디마리아를 완벽히 대체해내지 못했습니다. 이스코와 하메스는 디마리아와 다른 롤을 수행했으며, 베일은 벌크업 이후 둔해진 몸으로 상대 수비진을 돌파해내는 능력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이는 팀 차원에서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면서, 밀집된 수비를 헤집고 격파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고, 이는 수비적으로 단단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를 상대 할 때 큰 결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리그에서 2패, 그리고 코파에서 1무 1패, 챔피언스 리그에서 1승 1무, 수페르 코파에서 1무 1패(총 8전 1승 3무 4패)라는 안첼로티의 저승사자였던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를 제압하지 못해서 결국 결실을 못 얻은 시즌이지, 시즌 총체적인 운영이 부실했다고 보기에는 전반기/후반기의 승리 수는 거의 비슷합니다. 


 유벤투스와의 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1차전은 벤제마가 결장한 상황에서 라모스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했고, 미드필더 차원에서 비달과 마르키시오 등에게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양 풀백은 유베의 공격에 허덕이면서 공격적인 기여가 불가능했고, 그나마 크로스와 호날두, 시즌 내내 풀타임을 소화했던 두 선수가 고군분투해서 원정 득점을 따내는데 성공했습니다. 2차전은 벤제마가 복귀하면서 잘 치고 받았지만 유베 역시 만만하진 않았고, 결국 압도하지 못해서 1:1로 탈락했습니다. 유벤투스는 알다시피, 결승에서 MSN에게 3-1로 패배했고요. 


 체력적으로 말렸다기보다는, 그냥 전체적으로 수비적인 유벤투스를 공략하지 못했고, 특히나 돌격대장 역할을 해줘야 하는 베일이나 카르바할 등이 부진했던 탓이 큽니다. 제가 14/15를 스태미너적인 문제로 보지 않는게, 이 유벤투스와의 2경기 탓이기도 하고요. 정작 출전 시간이 제일 많았던 호날두나 크로스, 마르셀루 등이 분전했기 때문입니다. 






6.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우리가 안첼로티의 로테이션에 대해서 의문을 표할 때, 그게 선입견이 아닌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라면서 적은 글입니다. 


 사실 어제는 마드리드 더비, 심지어 지난 시즌 리그를 먹은 직접적인 경쟁 상대와의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경기까지 1주일의 휴식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2:0으로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중 하나인 벤제마를 전반 끝나고 교체시켜줬는데도 불구하고...


 또 로테이션 문제로 비판이 나오니까요...


 저도 비니시우스나 모드리치의 체력적인 문제나, 혹은 그 둘이 부상 당했을 때의 대안을 만들어두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걱정스럽습니다. 모드리치가 없어서 안된다면, 모드리치가 없으면 그냥 우승 포기할 건 아니니까요. 카마빙가나 발베르데도 좀 더 출전시켜줬으면 좋겠고요. 다만 이번 시즌 안첼로티에 대한, 특히 로테이션에 대한 비판은 지나치게 집요합니다. 처음에는 발베르데였고, 그 다음은 벤제마였고, 그 다음은 모드리치와 비니시우스죠. 그 둘을 좀 쉬게 해주면 분명 이번에는 멘디나 크로스에 대한 로테이션 얘기도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카세미루도 매시즌 혹사당하고 있지만 아무런 관심이 없고...)


 지금 카르바할도 관리해야 하는 중이고, 막 부상에서 돌아온 발베르데도 100%라고 장담하기 어려우며, 호드리구나 벤제마도 신경써야 합니다. 전반에 3~4골씩 넣고 핵심 다 빼고도 이길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비단 6분 만에 3골을 먹은 이스탄불 참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14/15도 그렇지만, 지금은 순항하더라도 분명 떨어지는 구간들이 있고, 불의의 부상 등으로 자연스럽게 로테이션 되기도 합니다. 최종적으로 리그나 코파를 따내기 위해서는 모든 자원을 고루고루 사용해야 하겠죠. 그런 점에서 우려되는 건 있겠지만, 좀 더 믿고 응원하는 글도 많이 봤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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