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라운드 비야레알전 단상.
1.
비야레알은 유로파 우승의 강팀입니다. 그리고 센터백 라인의 높이도 높고, 올시즌 무패(1승이라는게 함정)의 팀이기도 하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비긴거 자체가 문제는 아니고 호들갑 떨 일은 아니라 봐요. 그래도 그 비긴 과정이 아쉬워요. 저의 경우에는 늘 상대 공격진이 첼시나 뮌헨, 맨시 급이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거든요;;;
상대를 너무 의식하거나 우리 단점을 지나치게 신경쓰면 본래의 장점을 잃게 됩니다. 수비가 불안하다고 해서 본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바스케스와 미겔을 기용하지 않고, 발베르데를 우측 풀백으로, 나초를 좌측 풀백으로 기용했는데 영 아쉽게 됐어요.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고 중원에서의 점유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누르는 방법도 있는데, 굳이 수비적인 선수 기용으로 수비력을 강화하려 하니 되려 공격 작업에서 문제가 생기네요.
아센시오는 중미로서 공격전개나 점유에 영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빠르게 빼줬어야 하는데, 해트트릭까지 했던 선수를 빼주는 건 어려웠고, 만만한 호드리구만 손해를 봤습니다. 호드리구가 오프 더 볼 움직임이 나쁘지 않은 선수라, 이스코나 아자르를 통해 박스로의 섬세한 패스의 비중을 높이면 효용이 있으리라고 봤거든요.
카세미루의 간헐적 전진은 발베르데만큼이나 파괴적이거나 효율적이지 못해 미스가 많았고, 모드리치 역시 가려운데 근처를 슬슬 긁다말다 하는 정도였네요. 안첼로티의 지시였는지 보다 수비가담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그나마 나초는 결정적인 수비를 2-3차례 해주긴 했는데. 카마빙가는 움직임은 정말 좋고, 시야도 좋다는게 참 눈에 띄는데 의외로 터치에 미스가 좀 있네요.
2. 비니시우스
크로스가 있었다면 공격작업을 충분히 그리고 효율적으로 해주었을테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나초는 그냥 꿔다놓은 보릿자루고, 좌측은 그저 비니시우스 돌격 앞으로-이상의 전술이 없었습니다. 일전에 로벤이 우리팀 에이스이던 시절 , 리버풀에게 완전 가로막힌 적이 있었는데(4-0 참패할 때) 선수를 이중으로 구성해서 드리블을 해서 1명을 돌파해도 다른 선수가 커버가 와서 막더라고요. 비야레알이 비니시우스를 막는 걸 보니 문득 그때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무리하지 않고, 주변 동료를 이용하는 침착함을 보여주면서 공격효율을 높이는게 비니시우스의 숙제라 봅니다. 오늘의 비니시우스라면 일찍 빼주는 것도 좋았으리라 봐요.
3. 발베르데
솔직히 우리팀 중원의 코어로 공격전개나 스피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게 발베르데라고 생각하는데 뭐든지 잘한다고 해서 우측 풀백으로 박아버리니 영향력도 줄어들고 수비에도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윙백도 아니고 풀백도 아닌(수비 위치를 보자면 거진 풀백인데 뒷공간은 비는) 요상한 기용이었는데, 이게 이번 한번으로 그치길 바랍니다. 펩이 전술을 바꾸면서 선수를 이리저리 기용해서 그냥 고만고만한 좋은 선수로 만드는 것에 대해 조금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데, 발베르데도 그런식으로 키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선수 개인의 사기도 문제가 생길테고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바스케스든 아니면 유스를 기용하든 했으면 해요. 발베르데가 그냥저냥의 재능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얘는 월클급 재능이잖아요.
4. 알라바
알라바가 스피드도 예전만 못한 건 사실이고, 사이즈도 작지만, 수비 리딩이 되고 공을 잘 다루고 패스가 정확한 선수라 정말 큰 도움이 되네요. 풀백으로 돌리자는 말이 있지만, 리딩이 되는 알라바는 밀리탕도 잡아주고 풀백 위치도 조정해주고, 쿠르투아의 짐도 덜어주는 센터백으로 있는 것이 맞다 봅니다.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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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 2021.09.26나름 고심해서 꺼낸 카드인데, 에메리에게 너무 쉽게 읽혔고. 몇몇 선수들의 폼이 안 좋았다는거... 까지 가미된 복합적인 결과죠. 비니시우스는 앞으로도 비슷하게 고전할거라 봅니다. 스피드 기반의 원툴 선수는 전술적으로 이중 수비해서 막아야죠. 이걸 넘어서야 리가 에이스 되는거고.
발베르데에 대한 생각은 저도 동의합니다. 이제 특정 포지션에 대한 숙련을 키웠으면 하네요. 제라드든 레돈도든 스콜스든 만들어야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1.09.26@라그 저도 비니시우스는 이걸 넘어서야 에이스가 된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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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젖 2021.09.26발베르데에 관한 말씀에 동의합니다. 싫은놈이지만 재능 하나는 확실하니,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로 꾸준히&적당히 내보내며 재능 최대치에 접근시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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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1.09.26@라젖 특히 오픈게임에서 위력적이라..뒤에두긴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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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한 2021.09.26*발베르데가 제일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 보기도 했고 라이트백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준적이 딱히 기억이 나질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언젠가 한번..? 싶긴했는데 그게 오늘일줄은 몰랐네요 ㅎㅎ
옆동네 사울이나 마요가 풀백 땜빵도 같이 뛰니 영 아쉽던데 발베르데는 그런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비니같은 경우는 지친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지단 아래에서는 교체가 메인이었고 솔라리 아래에서는 행사 20~30분 정도는 휴식을 받았는데 안첼로티 아래에서 거의 풀타임 + A매치 까지 같이 뛰니 지쳐보이긴 했습니다.
비닐이 같이 동선 길고 드리블 자주치고 수비 가담 빡쎄게 하는 선수는 결국 체력 문제로 결정력과 경기력이 널뛸수밖에 없는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비닐이는 이제서야 조금씩 바디밸런스가 잡혀가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골은 못넣더라도 팀에 도움이 될수있도록 발전해야 할텐데 그러한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야, 플메, 패스, 드리블, 터치, 킥 모두 점차 괜찮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것처럼 공격의 효율을 증가시키는 과정이고요(예전 네이마르 - 아자르 비교했을때 네이마르 처럼 과감하게 꼬라박으면서 효율을 증가시켜야 결국 큰 선수가 된다는 말이 기억나네요)
이런 효율을 증가시키는 성장이 미래에 다른 공격수와도 공존할수있는 키가 될거라 보기도 하고요
경기중에 보면 등딱도 해보려하고 있고 드리블도 더 섬세하게 하려는걸보면 팀에서 누가 방향을 계속 잡아주는것 같은데...
이러한 꼬라박기 과정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1.09.26@아르한 비니는아직 발전여지가 있다는게 참...발베르데의 경우 특히 사울의 전철을 밟지않았으면 하는 말씀에 공감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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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로이스 2021.09.26아마 발베르데의 우측 기용은 안첼로티도 안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이번 경기의 패착은 특정 선수의 능력에 대한 과한 믿음(?)이라고 해야할까요 가령 아센시오의 해트르릭으로 가려진 진짜 영향력이라든지 발베르데가 전 포지션이 가능한 멀티 땜빵으로 생각했다든지 하는요... 아무쪼록 크로스와 멘디 카르바할이 없는게 크게 작용한듯한 경기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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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1.09.26@마르코 로이스 우측으로 기왕 기용하려면 더 높은 위치로 기용해야하지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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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우도 2021.09.28발베르데의 우측풀백 기용은 안감독 입장에서 기용하고 싶어서 기용한 것이라기 보다는 바스케스 폼이 그 만큼 엉망이라고 판단해서 그런듯해 보입니다.
이번 경기로 깨달은 점이 있겠죠... 미드에 배치해서 얻는 장점보다 풀백에 놓아 발생하는 약점이 더 크다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1.09.28@호날우도 사실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길 바랬어서 선발 라인업보고 더욱 분개했던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