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있는 게임을 명분없게 만들었으니 꼬인거죠.
슈퍼리그가 발족되든 안되든 대단한 위기라고 보는데 그냥 생각했던걸 다시 한번 써보겠습니다.
축구계의 위기가 닥쳐왔으니 UEFA의 횡포에 저항한다는 첫 생각은 아주 좋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리그를 창단하고, 그 리그 창단 팀들의 강등은 없으며, 추가 참여 5팀은 우리가 알아서 뽑겠다라고 선언하는 순간부터 UEFA를 몰아내고 우리가 새로운 적폐가 되겠다 선언한거나 다름없죠.
처음 글 썼을때도 그래서 토너먼트라면 모를까, 리그는 안된다고 이야기한겁니다.
진행과정도 굉장히 어이가 없습니다. 애초에 챔피언스 리그를 대체할 새로운 토너먼트를 준비하고 UEFA가 뭐라하든 씹고 중계권 공정분배를 하겠다는 명분 아래 각 리그의 협회들을 설득했다면 지금같은 반발이 있었을까요?
주도한 클럽에겐 1시드 배정 정도만 약속하고요.
UEFA 그지같으니 너네들 응원한다 라는 반응이 99%였을거라 봅니다.
팬들도 몰라, 선수도 몰라, 감독도 몰라, 각 리그 소속 팀들도 몰라, 심지어 기자들도 모릅니다. 1:1로 찾아다니면서 설득해도 꽤나 시간이 걸릴 작업인데 아무도 모르게 이런걸 무작정 시행하면 당연히 반발 심하죠.
헤게모니가 EPL로 넘어가고 있으니 레알이 소속된 리그를 만들어서 헤게모니를 놓치지 않겠다는 건데, 물론 페레즈의 레알 사랑은 절절히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걸로 다른 팀을 설득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진짜....
이거 리그만 아니었어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리그를 따로 만들겠다 선언하면서 명분을 죄다 날려먹은 상태에서 축구계를 구한다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아무도 공감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믿을건 12팀이 뭉쳐서 힘으로 찍어누르는건데 지금 나오는 루머대로 12팀의 결속이 금이 가고 있다면 상당히 이기기 힘든 상황에 처해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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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라이더 2021.04.21애초에 프레임이 잘못 짜여졌어요.
UEFA VS 빅클럽의 대결구도로 몰고 가서 UEFA의 무능함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명분을 내세웠어야 했는데 유럽 정서에 맞지도 않는 미국식 프랜차이즈 들고와서 15팀이 천룡인이 되겠다고 하니 자국리그 산업 말살시키려는 더 위험한 적폐세력으로 현지에서 낙인이 찍혀버렸죠.
더 지니어스에서도 나온 명언이지만 \"당신이 해고되면 우리가 살수 있다\" 는 말에 누가 동의해 주겠어요. 슈퍼리그 방향성은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방식이 잘못되어 실패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봅니다. -
San Iker 2021.04.21슈퍼리그 그대로 하는 건 저도 격렬히 반대했으나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이 갔는데 변화할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해보지도 못하고 끝나게 생겨서 유감입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안 하니만 못한 결과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심히 듭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수박 2021.04.21@San Iker 제 생각과 매우 비슷하네요.
저도 이게 변화의 계기가 되길 바랐는데 그마저도 못하고 끝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
홀란드 2021.04.21애초에 명분이 없어서 질수밖에 없다 생각했는데, 이정도로 빨리 진압될줄은 몰랐네요.
이젠 어떤 징계가 올지 무섭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cubano 2021.04.21@홀란드 저도 주도팀들에 대한 후속징계나 위약금이 벌써 궁금... 팀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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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스코 2021.04.21출범여부를 떠나서 이번 이슈로 협상을 이끌어내는 수준까지는 끌고갔어야하는데.. 와중에 pl클럽들은 마음의 준비들은 하고 출범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쉽게 발 뺄줄은 몰랐습니다. 페레스 입장에서는 통수 세게 맞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