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뽑고 자랑하는 라리가 전반기 베스트 XI

라리가 반환점 돈지가 꽤 됐는데 아는척은 못 참으므로 늦게나마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포메이션 배치가 특이하게 됐는데 전반기에 대단한 약진을 보인 아틀레티코 주역들이 주류가 되면서, 그리고 공격 쪽에 도드라진 선수가 이번 시즌 유독 없는 탓에 저렇게 됐네요. 짧게 개별 코멘트 해보겠습니다.
GK 야신 보노(세비야)
세비야가 전반기 빈약한 득점력에도 경기당 0.8% 실점률로 효율 높은 축구를 펼치며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게 만든 수훈이 보노입니다. 길쭉한 리치로 시원시원하게 막아내며 조금 부족했던 안정감도 라리가 짬을 나름 꽤 먹어서인지 좋아졌구요. 신체조건이 워낙 우월해서 실점 유력상황에서 대충 뻗어도 잘 걸리고 이번 시즌 물오른 폼까지 더해 그야말로 될놈될 키퍼입니다. 최근 페널티킥 3개 중 2개 방어는 덤. 전반기 한정 오블락(아틀레티코)과 취향차로 갈리는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DF 쥘 쿤데(세비야)
공수 다양한 상황에서 할 줄 아는 게 많은 재능 넘치는 센터백입니다. 리가 신인이었던 지난 시즌부터 성장세에 불붙여 수비적으로 아주 솔리드한 면도 보여줬고 탄력적인 볼운반과 전환 상황에서 빠른 발을 활용한 역습 가담 등 공격적인 기여도 훌륭한, 현재 리가 전체를 돌아봐도 손에 꼽히는 활약을 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도전적이었던 수비 성향이 경험이 쌓이면서 예측력, 수세에서의 사후 대처 등의 안정감이 부쩍 좋아진 게 눈에 띕니다. 히메네스(아틀레티코)는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길어서 꾸준한 쿤데에게 우위를 줬어요.
DF 라파엘 바란(레알 마드리드)
전반기 동안 흔들림 없이 무게감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바란입니다. 실수에서 생긴 강박이나 주인공이 돼야 하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해내야 된다는 부담을 덜어낸 건지 다양한 조합에서도 자기중심을 잘 잡아가며 활약했습니다. 대부분의 수비 상황에서 상대를 압도하면서 여유롭게 리드하는 경지에 올랐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고, 여러모로 이번 시즌의 바란은 찬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비치(아틀레티코)도 이 자리에 들어갈만한데 개인 활약에 집중해서 보면 바란이 낫다고 보구요.
DF 마리오 에르모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틀레티코가 시스템을 스리백으로 틀면서 수혜 입은 대표 선수입니다. 밀도 높은 시메오네식 두줄수비에서 센터백 한 자리를 맡기엔 피지컬이 부족했는데, 스리백으로 바뀌고 동료들 협력이 용이한 좌측 스토퍼를 맡으면서 자기 장기를 실컷 뽐내고 있습니다. 정확한 왼발 킥으로 유력한 공격 상황을 곧잘 연출해내며, 압박으로부터 자유롭도록 팀적으로 동선을 잡아준 덕분에 창의적인 무언가가 부족했던 아틀레티코에게 큰 보탬이 되고 있네요. 리가에선 이 위치에 딱히 비교할만한 선수도 없을 만큼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MF 헤수스 나바스(세비야)
미리 깔고 가야 되는 게 원래 트리피어(아틀레티코)가 들어갈 자리입니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인데 도박 이슈로 나가리되면서 찾은 대안 중에 최선이 나바스라고 생각했어요. 풀백으로 내려온 뒤로 쭉 잘하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인데 이번 시즌에도 떨어진 게 없어요. 측면 플레이에 도가 튼 노인네라 여전히 날카롭고 빠르고 위력적입니다. 에메르송(베티스), 안데르 카파(빌바오) 정도가 있는데 나바스가 가볍게 우위이고 바스케스(레알 마드리드)는 출장 시간이 조금 많았으면 비벼볼 수 있었겠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트리피어가 들어가야 맞습니다...
MF 마르코스 요렌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에르모소와 함께 시메오네식 스리백이 날개를 달아준 요렌테입니다. 스페니쉬치고 신체능력이 좋은 편인데 전환에서 가속을 붙이는 속도나 리커버리가 아주 빨라서 앞선에서 움직이게 해도 효과가 나오는 듯 합니다. 여기에 킥이 좋고 양발 사용도 편한 친구라 다양한 국면에서 수비를 괴롭힐 수 있고 전반기 동안 높은 득점생산력으로 발휘도 되었구요. 왜 우리 팀에선 이렇게 못했을까 하겠지만 이건 그냥 시메오네가 만든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에요. 이 시스템에서 독보적인 미드필더였습니다.
MF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여러 해 동안 아틀레티코가 겪은 침체기를 딛고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중원 낮은 지역에서 에너제틱하게 움직여주면서 전후방 연결고리로서 훌륭히 기능하고 볼 순환도 노련하게 이끌며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네요.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는 예년보다 부침을 겪고 있고, 그 외에 페르난두(세비야), 메리노(소시에다드), 더 용(바르셀로나) 정도가 있는데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산점으로 코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MF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몸 관리가 잘되고 있는지 전반기 내내 꾸준했습니다. 적어도 70~80분까지는 측면-중앙 동선을 특유의 유려함으로 오가며 팀 호흡을 이끌었고 상대 견제도 노련하게 풀어나가며 관록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공격지역에서 일대일이나 배후 움직임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전방위적인 재능을 아낌없이 쏟아냈는데 이견의 여지 없는 정상급 미드필더였습니다. 카날레스(베티스)도 여기에 들어갈만한데 취향차 정도로만 갈린다고 생각해요.
MF 야닉 카라스코(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벨기에 대표팀에서 윙백을 자주 선 걸로 아는데 그 경험 덕분인지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역습 기조를 취하는 대부분의 리가 팀들을 상대로 제일 자신있는 드리블 하나로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측면 폭을 넓힌 상태에서 드리블로 중앙을 좁혀 들어오면 동료들이 반대 공간을 활용해 오픈찬스를 만드는, 아틀레티코 공격 핵으로 맹활약하고 있네요. 일부로 뽑으려고 포메이션을 저렇게 짠 것도 있지만 풀백으로 확장해서 봐도 카라스코보다 낫다고 할 만한 선수가 없었어요. 이번 시즌 리가 최고의 드리블러이자 찬스메이커입니다.
FW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메시
FW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제일 많이 고민한 자리이고 아직도 개운하지 않지만 어쨌든 제 기준 전반기 최고 9번은 수아레스입니다. 경기마다 기복과 몰아친 비중이 있는 수아레스보다 제라르 모레노(비야레알)나 아스파스(셀타)가 경기력에서나 관여도에서 우위로 봐도 되지만, 득점과 그걸 승점으로 맺어 팀 상승을 주도한 효율갑 스코어러는 수아레스였어요. 몸이 많이 내려오고도 피니쉬, 위치선정, 찬스 포착, 양발과 머리까지 득점에 대한 모든 감각이 여전히 치명적입니다. 강조하건대 관점에 따라 다른 선수가 들어가도 무방합니다.
노잼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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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algado 2021.03.06메시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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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 2021.03.06衙뼜榴두고두고 아쉽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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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깍지♥ 2021.03.06메시는 메시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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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피타 2021.03.06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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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잖아 2021.03.06좋은 글 잘 읽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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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날둥 2021.03.06메시는 리가에선 참 줄질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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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헨토 2021.03.06FW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메시
몇시즌째일까ㅠㅠ -
마요 2021.03.064강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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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_10 2021.03.07사울 니게스는 요즘 폼이 별로인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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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토티 2021.03.07@RYU_10 사울은 여러 포지션 왔다갔다 하면서 많이 흔들리고 있어요. 여기서 조금 괜찮아질까 싶으면 옮기고, 또 헤매면서 출장시간 줄고 악순환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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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루 2021.03.07바란 전반기에만 3골 넣었었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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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얌실 2021.03.07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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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왈왈 2021.03.09오 또띠님 잘봤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