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경기를 뛰어야죠
솔직히 저도 선수 시절 지단 좋아했고, 대가리가 깨져도 지단이네 뭐네 라고 했을 정도로 지단을 지지했지만, 지단에 대해 부정적인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코멘터리 창에서 자주 이야기했던 교체 카드의 활용폭이 아쉽죠.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우리 팀의 첫 교체는 주로 70분대 많이 이뤄집니다. 근데 교체하는 선수들이 너무 뻔해요. 비니시우스나 호드리구, 루카스 바스케스, 그리고 마르코 아센시오 이렇게 4명이 주로 교체 출전합니다. 저 4명 중 2명이 선발 출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체 카드의 쓰임새가 너무 제한적이에요.
루카 요비치를 쉴드 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만, 요비치가 솔직히 지단 감독 체제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냐라고 한다면 잘 모르겠어요. 카르피오가 나올 때마다 못했다라고 지적했는데, 요비치가 주로 교체하면 80분 넘어서 나왔습니다. 뭔가를 보여주기에는 경기 상황이나, 시간 자체가 부족한데 이런 상황에서 뭘 보여주기에는 너무 가혹한 현실이죠. (물론, 요비치는 잦은 부상+경기 외적인 논란이 더 컸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지단이 교체 카드 3장을 다 쓰는 감독이냐면, 또 그것도 아닙니다. 3장 중 2장만 쓰고 그냥 끝낼 때가 더 많아요. 교체 카드 쓰는 타이밍도 너무 기계적인데, 부상자가 없는 한 70분대에 첫 번째 교체하고, 80분대에 두 번째 교체합니다. 세 번째 교체는 거의 경기 종료 직전에 투입하는데, 이거는 주로 요비치 같은 선수들이 투입되죠.
솔직히 지단 감독 1기 시절에도 다니 세바요스, 마르코스 요렌테, 테오 에르난데스 같은 선수들이 이 팀에서 부족한 모습 보여준 것도 맞지만, 2017/2018시즌에는 너무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기회를 안 줬습니다. 특히, 세바요스랑 보르하 마요랄은 한 경기에서 2골이나 넣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 펼쳐서 “아, 이제 간간히 기회 받겠지?” 했는데 오히려 득점한 이후 아예 안 썼고요.
지단 성향상 선수의 이런 이런 문제점 때문에 계속 쓰는 것보다 안 쓰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듯한데, 그러기에는 지단 감독의 선수 운용폭, 그중에서도 교체 카드 활용폭이 너무 아쉽습니다.
왜 교체 카드 얘기를 하시는지 궁금하실 텐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롯해서 수많은 감독이 교체 카드로 선수들을 활용하면서 플랜 B나 플랜 C나, 혹은 선수들과 서로 경쟁을 시키면서 새로운 팀을 구축합니다. 근데 지단 감독은 그런 게 아예 없어요. 냉정하게 말해서 2016/2017시즌도 선수단이 너무 좋아서 A팀 B팀 운영이 분명했는데, 이때도 이스코랑 모라타가 “나는 에피타이저인가? 그럼 나는 디저트!” 드립 쳤을 정도로 쓸 선수들이랑 안 쓸 선수들 간의 구별이 너무 명확했고요.
선수들에게 최악의 상황인 건 이렇게 제한적인 환경을 만들어 놓으면 선수들이 경쟁할 심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의욕이 사라져서 뭔가 보여주겠다는 욕망이 없어요. 더욱 가혹한 건 한동안 경기를 뛰지 않아서 경기 감각이 뚝 떨어진 선수들이 갑자기 선발 출전해서 뭔가 보여줘야 하는데, 경기 감각이 너무나 뚝 떨어져서 뭔가 보여주기 애매하다는 겁니다. 그런 선수들이 당장 뭔가 출전해서 엄청난 걸 보여주는 경우는 거의 없죠.
그러면 우리는 “그 선수는 안 쓰는 게 낫다”나 “내 저럴 줄 알았다”나 “걔는 나올 때마다 못한다” 같은 말을 합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계속 뛰어야 하고, 경기 감각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단이 기회를 줄 때는 선수들이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하다 못해 교체 카드 활용폭이라도 좀 다양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경기 감각 유지나 선수단이 경쟁심을 유발하는 게 너무 부족합니다.
저도 지단이 뭔가 결과를 내기 아쉬운 선수단이라는 의견은 동의합니다. 근데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지단 스스로가 본인의 한계점을 만들어 놓고 스스로 제한적인 환경을 구축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지금 라리가 구단 중 지단만큼 선발이랑 교체 카드 좋은 감독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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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있짱나 2021.01.20가장 안좋은 패턴이 결국 나와도 저모양이였다인데 공감하는 바입니다. 일단 최근 주전갈아너어서 챔스 성적은 어떻게든 유지할수 있다만 리그 레이스가 솔직히 이게 2위경쟁이지 우승경쟁은 물건너 간거라서 리그에 코어를 쥐어짜낼 필요가 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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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카모외카발 2021.01.20저는 다른 선수들은 그나마 지단이 이해가 가고 요비치마저도 나가서 멀티골을 넣어도 아무 생각 안했는데 외데고르 건은 진짜 이해안되고 답답하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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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너 2021.01.20공감합니다.주전 후보간에 격차가 벌어지고 경쟁심을 잃는 것 같네요.거기서 80분경에 들어가도 보여줄수가 없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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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Velvet 2021.01.20스쿼드 운용에 있어서 최악이라고 생각드네요 지금 선발 라인업 계속 유지 시켜 돌려도 성적이 이모냥인데 조금씩 환기는 시켜 줘야하는데 전혀 가능하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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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ti☆ 2021.01.20동감합니다 전술적인 유연성과 교체술에 아쉬움이 많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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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Iker 2021.01.20사임하기 전엔 전술의 유연함이 다른 감독들보다도 돋보인다 생각했는데 돌아온 이후엔 너무 하던대로 하는 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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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T 2021.01.20호날두 없는 게 크죠 애무축구 지단호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유일한 선수였는데 호날두 나가고 보니 전술적 여유가 전혀 없으니 플랜 A도 불확실하니 플랜B에 쓸 신경이 ㅎㅎ 호날두 있을 때는 그래도 쓰는 선수 쓰는 게 14~15명은 怜이들 중에서 선발 후보가 경쟁했는데 이번시즌은 주전 11 정해져있고 나머지는 그냥 시간 떼우러 들어가는 겉절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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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Asensio 2021.01.20*본문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공감하고 여기에 덧붙여서 또다른 문제가 판매시 선수의 가치가 폭락한다는 겁니다.
우리 팀 특성 상 팀에서 비중이 낮은 선수들만 판매하는데 지단은 이들에게 기회를 아예 안줘버리니 경기감각이 떨어지고 폼이 자연스럽게 박살나게 되죠. 덕분에 원래 선수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게 되고 나간 선수들은 대부분 본인의 가격표보다 더 나은 활약을 했습니다.
수입이 안정적이던 예전에 비해 지금 시국에서는 이 또한 팀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
D.레오 2021.01.20참 걱정입니다.
코로나랑.. 경기장리폼때문에.. 돈도 별로 없어서.
음바페나 홀란드를 살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에이스 노릇하라고 데려온 선수는 맨날 부상에 부진연속이고..
그렇다고 유망주들을 잘 키우지못해서
아직도 30대 중반인 선수들을 믿고가야하는 선수층..
이러다가 저 선수들의 폼이 급작스럽게 떨어지는 순간이 오면
한순간에 암흑기로 갈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
Fabio Cannavaro 2021.01.20*아뇨 그냥 선수는 잘하면 알아서 출전기회가 부여되죠 잘하는데 지단이 안쓰는거다? 말이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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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고스트라이더 2021.01.20@Fabio Cannavaro 이게 뭐 아무데나 그냥 갖다박으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하는 축구게임도 아니고 모든 선수가 만능 툴가이도 아니고 아직 기량이 완성되지 않은 선수는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기력이 천차만별인데 선수구성이나 조합에 대한 고민도 없이 그냥 무책임하게 기용되면 당장 남아있는 선수중에서 잘할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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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No4 2021.01.20@Fabio Cannavaro 칸나바로님은 축구를 게임보듯 생각하시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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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Alvaro Morata 2021.01.21@Fabio Cannavaro 아 그래서 지금 잘하는 선수들 열한명 쓰는데 팀성적이 이정도면 감독문제가 맞다고 보시는거죠?
설마 여기서 선수진 수준에 대해서 얘기하실건 아니실테고 -
마에스트로쥐단 2021.01.20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지단은 후보선수나 유망주들에게 정말 끔찍할정도로 출전시간을 배분 안하죠. 유망주나 후보선수들이 그정도로 짧은 시간을 배분받고 기존의 주전선수들을 밀어낼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인다? 그런 선수는 애초에 후보에 있을만한 기량이 아니죠. 어느정도의 믿음과 시간배분은 분명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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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ácticos21 2021.01.21본문 내용에 너무나 동감합니다. 본문과 같은 이유로 지단의 3연패의 공로는 너무나 고맙지만 이제 감독 지단은 싫어질 정도네요. 본문에도 언급하셨지만 철밥통 베스트11 이외에 교체자원 4명 정도를 제외하고 남은 선수는 투명인간 취급하는 수준인것 같습니다. 우리팀에서 팅겨져 나간 선수들중에 지단에 관해 좋은 인터뷰 한 선수가 있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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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varo Morata 2021.01.21지단에 의해서 팅겨나간선수들이 대부분 잘하고 있다는 것도 이 글에 신빙성을 더해준다고 생각합니다.
테오 하메스 레길론 세바요스 모라타 마르코스 요렌테 등등
모라타를 제외하고는 지단 레알시절보다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런면에서 모라타는 더욱 아쉽네요.
선수들은 기계가 아닙니다. 게임 속 플레이어도 아니고요 그냥 단순히 뛸 수 있는 체력만 있다고 해서 경기에 투입시킨다고 자기 실력이 나오는게 아니에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아모 2021.01.21@Alvaro Morata 요렌테는 여기 언급될 선수가 아닙니다. 수미자리에서는 아틀레티코에서도 지독하게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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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ㅇ-ㅇ 2021.01.21@아모 거짓말하지 마세요. 경기를 본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혹시 제 눈만 잘못된 걸까 싶어서 꼬마 팬카페에서 확인도 하고 왔습니다. 지독하게 못하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