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디나는 임포스터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지난 글과 같은 글에 힘이 붙으려면 마드리드 더비까지 이기고 지단호에 대한 여론이 뒤바꼈을 때 적으면 되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나름의 근거와 논지를 가지고 논리를 펼치는 사람이 아니라 뭐 그냥 분위기에 편승해서 지단 찬양하는 일부 말마따나 지단 대리인밖에 안되니 나름의 도박수를 띄웠는데 마드리드 더비까지 싹 잡아버렸네요.
지단이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분위기 속에서 지단의 방향성을 어필하고, 팀의 단상을 짚어내며 그 가운데 많은 추천수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도 어그로꾼은 아니지만 그들처럼 분위기가 좋을때만 나타나서 얍삽하게 비아냥거리는 쥐뿔도 모르면서 주댕이만 청산유수인 타입보다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할 땐 언제든 나타나서 하고 싶은 바는 분명하게 전달하는 이야기꾼이 되겠습니다.
근데 꼬마전 졌으면 어쨌든 모양새가 어그로 끌다가 분위기 반전되니까 런치는 그것이 되어버렸을테니 여러모로 다행이네요.
여하튼 이러한 다짐과 글 속 대화의 본질보다는 대화를 나누는 태도와 모양새에 있어 많은 분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고 불편을 드렸던 점에 대해선 사과드립니다. 비아냥이든 어그로든 제게 붙은 꼬리표를 변명의 여지 없이 인정하고 그간의 말투와 어조에 대해 반성하며 앞으로는 이러한 모습을 줄일 수 있도록 일관되게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끝으로 이 글을 통해 짚어가고 싶은 것이 두가지 있습니다.
첫째로는 몇몇 분들이 제가 무작정 지단을 싸고 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 이 점을 꼬집어보려 합니다. 제가 지단호의 평가를 보류하자 말하고 그것이 정답이라며 어찌보면 보는이로 하여금 호불호가 갈리도록까지 강하게 어필했던 이유는 제가 지단의 대리인이라거나, 지단을 좋아해서라기보다, 지단이 보여준 것이 있고 가진 툴이 있을때 확실하게 성과를 만들어냈던 감독이기에 보다 무기가 날이 상하고 방패가 무뎌졌을 때는 조금 기다려볼 법 하지 않느냐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단보다 나은 플랜을 이끌 수 있는 감독이 있거나, 보다 전술적으로 우리팀과 궁합이 잘 맞아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감독이 있다면 언제든지 지단은 갈려나가도 좋다는 입장입니다. 근데 그런 감독이 현실적인 이유로 현 축구판에 없을 뿐이구요.
제가 지단을 좋아하고 지단에 눈이 돌아가서 불리한 건 접어두고 유리한 것만 내세워 지단을 감싸고 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둘째는 선수 육성과 감독의 역할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물음입니다.
저는 현재 우리팀의 스쿼드가 유럽 정상레벨과는 거리가 있으니 직관적인 성적을 바로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타파할 방법으로 내부 선수 육성 내지는 선수 역할 변경, 또는 외부 선수 영입을 꼽고 있죠.
이전 글에도 짚었던 부분이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어리거나 아직 우리팀에 적응이 잘 안된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 우리팀 스쿼드에 베테랑으로 꼽히는 선수군들, 가령 3연패 주역 멤버들 같은 경우는 이미 자기가 가진 툴로 세계 정점을 찍은 선수들이고 그것을 무기로 세계 정상에 오른 선수들이니 굳이 선수 스타일과 전술적 움직임을 바꿀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거니와 바꿀 수 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선수들이거나 스타일 변화의 여지가 있는 선수들은 자신감 하락을 이유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드리기도 했고요. (퍼즐조각 관련된 것과 연관지어서 바라봐주시면 감사드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외부 선수 영입을 기다리며 그 전까지는 퍼즐 조각 자체가 맞질 않으니 퍼즐 속 그림의 완성도를 평가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던 것인데, 여러 분들의 글을 읽다보니 문득 든 생각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팀 스쿼드가 유럽정상레벨이 아니라는 생각을 기저에 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선수를 성장시키거나 그 가운데에 전술적 변화나 선수 역할군의 변화를 통해 성과를 낸다면 전적으로 감독의 역량이고 감독의 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가운데에 선수들이 잘해주고 감독의 지시를 잘 이행해주는 것에 대한 공로는 인정하지만 다른 차원의 것이라 보구요)
헌데, 많은 분들께서 현재 우리 스쿼드는 유럽 정상을 다투기에 충분하지만 지단의 전술적 역량이 부족하여, 혹은 지단의 무능한 감독이기에 성적을 못내는 것이니 지단을 경질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의견을 가진 분들께서는 이후, 마치 현재 우리팀이 최근 3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처럼, 팀 퍼포먼스가 향상되고 성적이 잘 나온다면 이것이 누구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여쭙고 싶습니다.
애초에 선수단은 그럴 능력이 있었지만 폼이 안좋아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폼을 찾았고, 그로인해 성적이 나온다고 여기신다면 애초에 선수단 폼이 좋지 않기 때문에 지단의 역량 부족을 이유로 지단 경질을 말씀하시진 않았을테고,
애초에 선수단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셨다면 저와 같은 방향으로 생각을 하셨을테고요.
어떻게 보면 자가당착의 문제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달걀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인 것 같아 이점에 대해 선생님들의 고견을 구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전까지 글 속에 내포한 비아냥과 선민의식에 대해 핑계 없는 사과를 다시 한번 전하며 마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신다면 기쁜 마음으로 즐거운 축구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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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 2020.12.13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 또한 선수단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그 부족한 선수단으로 성적을 낸 감독을 칭찬해야 하지 않나-하는 부분에서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어 공감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선수단의 능력도 어딘가가 어중간한 부분이 있고, 지단 감독 역시 마찬가지라 봅니다. 세상엔 완벽한 팀, 완벽한 감독이란 없기에 팀과, 팀이 펼치는 경기력을 하나의 고정된 결과로 바라보기 보다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경기 하나에도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고, 그러한 경기를 자기만의 잣대로 분석하고 즐기는 것이 팬질이라고 보는 늙은이라...
글 내용과는 별개로 레매 대표 꼰대로서 한말씀 드리자면, 레매는 비교적 엄격한 팬커뮤니티입니다. 커뮤질에 정답은 없으나, 그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만이 커뮤질을 오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이지만, 본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를 설득하는 건 남의 뜻을 꺾는 일이라 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분쟁은 결국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과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경우(비아냥과 비꼬기를 비롯하여)가 다반사이며, 그래서 결국 좋은 필력을 가진 분들도 원치않게 쫓겨나는 경우를 많이 보고 안타까워한 바 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라그님이나 온태님 같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그런 레매 필진이 되주시길 바랍니다.
좋은 약도 냄새나는 휴지로 싸면 먹기 힘들다고 하지요.꽃디나 님도 레매에서 오래 볼 수 있길 바랍니다. -
외 람되는 호날두욕 질 2020.12.13꽃디나님이 좋은 방향으로 피드백을 다시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자신이 주장하는 의견이 논쟁,토론에서 이기면 기분이 좋지만 앞으로도 여기있는 사람들은 다 같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인걸 잊지말고 활동해주셨으면 합니다! -
sonreal7 2020.12.13저도 사실 이정도 무게감이 딱 좋은데
원래 대부분 팬커뮤 회원들은 보통은 조금 더 무게감있는 분위기를 원하더라구요
저도 시간 지나고나니 그런 분위기에 맞춰지긴 하더군요 나이 먹고 성격이 부드러워진건지 그냥 여기에 맞춰진건지 모르겟지만.. -
챔스5연패 2020.12.13마지막 단락을 왜 자가당착으로 말씀하시는건지는 모르겠네요.
여전히 경쟁력있는 스쿼드에 성적을 내지못하고 있었던 것을 감독 탓이라고 생각하는것도 굉장히 합리적이거든요? 제가 그입장이었구요. 선수들 폼을 전반기부터 끌어올리는 것도 감독의 역량이고, 후반기까지 끌어가는것도 감독 역량입니다.
안첼로티가 마드리드에서 실패했던 것은 후자의 역량이 떨어졌기때문이고, 지단이 위대한 이유는 후자의 역량이 돋보였기때문이죠.
이미 우리는 15년에 베니테즈와 지단을 통해 같은 스쿼드에 감독의 역량에 따라 어떤팀으로 바뀌는지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사실 3연승을 해서 매우 기쁘고 지단의 성과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으나, 지단의 경질을 이야기했던 입장에서 비아냥당하는 것 같아 찬물을 끼얹어 냉정하게 성과만 놓고보면 32강 조별 1위에 리그 3위인데, 저같은 사람이 보기에는 이정도는 당연하고, 무난한 성적을 내고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뭐 이런 시각의 차이는 현재 스쿼드의 무게를 매우 가볍게 보느냐 무겁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라 크게 문제는 없겠지만요. -
하메스 로드리게스 2020.12.13공감합니다. 사실 경질얘기 나올때도 그때 분위기가 너무 안좋았던거지, 객관적으로 핵심선수 부상이나 코로나 등으로 이탈한것과 대비했을때 반등여지가 충분히 보였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가장 큰 위기이자 기점이 세비야 전이었는데 이 경기 잡고 확신을 했죠. 남은경기 반등가능성이 더 높다. 라모스도 복귀할 예정이고 레알이 반드시 이겨야 될 동기부여까지 있는 상황에서 뮌헨 잡는건 크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이기면 조 1위이기도 했구요. 그래서 그때 꽃디나님처럼 지단 강력하게 옹호하는 글을 쓰고 본의아니게 논쟁에 불을 지핀 결과가 되었는데 결론적으론 지단만한 감독이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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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ondo6 2020.12.13피드백이나 분쟁과는 별도로
필력이나 경기 분석이 공감되는 부분도있었고 현시점에 대한 피드백이나
선수단 감독의 특성에 대한 시점도
전문적이고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것 중에
마드리드더비때 팀이 지면 런하신다는 말씀이 안타깝네요 ..
레알이 이길때만 나타나는 분들도계시고 질때만 나타나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건 본인 자유고 관심도없지만
지던지 이기던지 간에 지금처럼
소신껏 하시고싶은 이야기나
전술이나 마드리드에 관한 분쟁아닌
토론을 많이 보고싶네요
경기후에 비판이든 전술이건
이런저런 글이 경기보다 재미있을때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필력이 부족한 저로서는 다른시각으로 각기다른 분석 토론글들이 도움이되고요 글을 쓰시는 모든분들이 부럽고 존경스럽네요
그리고 토론이나
어느정도 논쟁도 저는 이팀을 좋아하고
애정하는 마음에 토론중에는 나올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상호존중이 없거나 감정싸움으로 번지게되는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모드리치 2020.12.14글 잘 읽었습니다. 품격있는 토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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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 2020.12.14우리팀이 이제 쇼바가 충분하지않아서 나사가 몇개 빠지면 잠시 넘어질수도 심하게 출렁일수도 있는데 그걸 못받아드리고 옛날같지 않은 지금 상황을 누구 한사람의 탓으로 돌려버리고싶은 사람들이 있죠..
사실 전력이 모자란 전체적인 우리팀 현실을 받아들이는것보단 감독한명 모자라서 위대한 우리팀이 제대로 성적을 못내고 있다고 생각하는게 차라리 마음이 편하기에 어떤 팀 팬들이건 항상 감독탓 하는 부류가 거의 주류를 이룰정도로 아주 많아요 여기도 그런 분위기였는데 그런 흐름 가운데서 그런글을 쓰는건 용기있는겁니다 앞으로도 당연하게받아드려지는 흐름에 저항하는 물음을 던질수있는 글들이 많아졌으면합니다 -
9T 2020.12.14*저도 경질파지만 일단 지켜보고 있습니다 경질하자는 것도 챔스 탈락조건이었는데 운이든 뭐든 일단 살아남았고 최근 폼이 올라오는 건 사실이니까요 다만 아직 지단이 이 팀 스쿼드에 잘 맞는 감독인가에는 의문점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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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지주05 2020.12.14@9T 이팀 스쿼드로 지난시즌 리그 우승했고, 챔스 3연패 한 감독에게 아직 의문이 남이 있다니 그게 더 놀랍습니다. 스쿼드가 그렇게 바뀌지 않았다고 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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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플라티나 2020.12.14@9T 챔스3연패 당시랑 비교하면 호날두가 빠지고 주축선수들이 더 늙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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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까삐딴 2020.12.17@9T 개인적으로 현재 노쇠화된 구멤버들과 적응이 끝나지 않은 어린 선수들 사이에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 팀 스쿼드에 잘 맞는 감독이 전혀 떠오르지 않네요. 지단 말고 답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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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0_하메스 2020.12.14좋은글 잘봤습니다 피드백도 잘해주셔서 감사하고 다만 선생님 보단 회원님들이란 표현이 더 좋지 않을까요 ??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