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드리구는 비니시우스 때문에 오른쪽에서 뛰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그냥 이 팀에서 와서 비니시우스 때문에 오른쪽에서 뛰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신 것 같은데, 정작 호드리구는 산투스 시절 후반기부터 오른쪽에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산투스 전반기에는 분명 주 포지션이 왼쪽이었지만, 쿠카 감독 부임 이후 포지션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뀝니다. 비니시우스 때문에 오른쪽에서 뛰기 시작한 게 아니에요. 애초에 둘다 팀이 달랐던 데다가 당시 산투스가 하위권을 전전했을 정도로 팀 상황이 매우 안 좋았기 때문에 감독들 입장에서는 당장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의 공존 문제를 걱정해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당시 호드리구 포지션이 바뀐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쿠카 감독이 가브리엘 바르보사(가비골)을 어떻게든 부활시키겠다고 쓴 게 큽니다. 가비골의 포지션은 세컨드 톱, 혹은 스트라이커인데, 호드리구와 중앙에서 겹치는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호드리구는 왼쪽 측면에서 배치됐지만, 정작 중앙에서 자유롭게 뛰었을 때 본인의 활약을 더 잘 보여준 선수였습니다. 그때 산투스 경기 쭉 보신 분들이라면, 호드리구가 단순히 사이드에서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왼쪽이랑 중앙을 오가면서 자유롭게 해줬을 때 더 잘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런데 가비골이랑 중앙에서 동선이 겹치면서 역할이 애매모호해지니까 쿠카 감독이 어떻게든 검증된 가비골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겠다고 하면서부터 포지션이 오른쪽으로 바뀐 것이고요. 또한, 호드리구가 시즌이 진행될수록 체력 문제를 보여줬던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호드리구는 무릎이 그렇게 건강한 선수가 아닙니다. 예전에 제가 기자 시절에 호드리구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호드리구와 비니시우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피지컬과 더불어 적극성과 과감성이 떨어진다고 적었습니다
호드리구는 만 17살인 나이에도 팀이 하위권 싸움을 하니까 과거 네이마르처럼 일찌감치 혹사의 길로 접어듭니다. 브라질 리그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몸 싸움에서만큼은 유럽 리그 저리가라 싶을 정도로 되게 거친 리그라서 호드리구도 많은 파울을 당했습니다. 이건 비니시우스도 마찬가지고요. 그나마 비니시우스는 플라멩구가 잘 관리를 해준 편이었는데, 호드리구는 일찌감치 혹사의 길을 걸어갑니다. 그렇다 보니 체력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집중 견제를 당하다 보니까 무릎이 많이 상했고요. 시즌 끝나고 무릎 주사 맞은 이후 곧바로 연령별 대표팀에 참가했을 만큼 무릎 상태에 대해서 조금 의구심이 드는 선수입니다.
또한, 브라질 리그 시절부터 본인이 잘하려는 것만 계속 하려는 움직임이 많았습니다. 이것은 좋게 말하면 "나이에 걸맞지 않은 플레이를 한다"고 볼 수 있는데, 반대로 "모험을 하지 않는다. 본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시도가 적다"고도 평가할 수 있고요. 지금도 호드리구 플레이를 보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쉬움이 여전히 많습니다. 비니시우스가 아무리 욕먹어도 어찌 됐든 본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시도하고 경험을 터득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경기력을 개선시키려고 하는데 비해 호드리구는 브라질 리그 시절부터 너무 지나치게 안정성 위주의 플레이를 하다 보니까 비니시우스와 달리 본인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시도 자체가 많지 않아요.
물론, 이것은 호드리구가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겠지만, 호드리구가 출전했던 경기 중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적이 많았고, 여전히 안정성을 중시하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정말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워요. 지금 비니시우스나 호드리구 모두 만 20살, 만 19살 밖에 안 된 꼬맹이들입니다. 아무리 욕먹어도 팬들에게 "아직 어리다!"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골든 타임을 비니시우스가 아무리 욕먹어도 잘 보내고 있는 것과 달리 호드리구는 이런 골든 타임을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쉽습니다.
또한, 호드리구는 단순히 왼쪽 측면에서 배치되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이 선수는 산투스에서처럼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다양한 역할을 부여해줄수록 자신감을 얻는 선수예요. 전에 제가 '차라리 하프 윙이라도 기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도 실제로 중앙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고요. 지금 호드리구의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단순히 포지션이 아니라 본인이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지에 대한 게 부족한 것도 크다고 봅니다.
차라리 임대라도 보냈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본인이 잘해줄 수 있는 것을 먼저 찾고 난 이후에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봐요.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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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있짱나 2020.10.26볼수록 이 친구는 산초같은 스타일이 어울리는거 같은데 현재로선 1군레벨에서 꾸준히 뛰는게 젤 중요해보이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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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icius 2020.10.26애시당초 메인급 유망주 둘을 동시에 키워내는건 불가능했다고 봐요 레알이 돌문도 아니고.. 호드리구는 진즉에 임대 보내서 경험 쌓게 해줬어야 하는데 의미없이 시간 보내는게 너무 아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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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2020.10.26비니시우스때문에 오른쪽으로 밀려서 안타깝다 임대보내자 <- 라기보다는 아무래도 경기에 나왔을때 오른쪽보다 왼쪽에서 잘해서 임대보내자 이거라고 생각해서
저는 임대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레메였는지 어디커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호드리구는 중앙 포처로 써도 좋을것같다라고 쓴 분처럼
호구는 왼쪽 중앙오가면서 공격하는게 가장 베스트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옆동네 안수파티처럼요
호드리구도 오른발잡이 드리블러다보니
왼쪽에 놔둬야 왼쪽 중앙 마음대로 오가면서 슛팅각을 보던 드리블을 치던 본인의 툴을 잘 살릴수있다봅니다.
물론 이런 툴이 정말 커져서 큰 육각형 선수가 된다면 산초처럼 오른쪽에서도 잘할수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아직은 임대보내서 왼쪽에서 뛰게하면서 본인의 기량을 성장시키는게 가장 우선이라고 봐요 -
존 윅 2020.10.26지금 나이에 무릎이 안좋다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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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 2020.10.26임대가서 과감함을 좀 키워오고 지단의 튜터링을 받아서 속도를 좀 줄여도 잘하게 되는 두가지 스타일 변화를 가지는데 성공한다면 앞으로 대단한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