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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

투톱을 쓰는게 문제가 아닌듯합니다

RMA_HalaMadrid 2020.09.27 07:53 조회 2,583 추천 1

오늘 투톱 효과가 나왔다고 하시지만 투톱의 효과라기보단 그저 벤제마의 말도 안되는 개인기량과 발베르데의 적절한 포지셔닝, 침투능력, 그리고 좋은 결정력이 만들어낸 선제골이었어요.


투톱을 계속 써보는거야 뭐 지단이 쓴다면 쓰는거고 저도 굳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만

오늘처럼 중원을 구성할거라면 안쓰는게 낫습니다.


박스안에 스트라이커 있는거 중요하죠. 실제로 벤제마가 박스 밖으로 나갔을때 박스안에 아무도 없으니 상대수비수들이 마크할 사람이 별로 없어서 수비하기가 편했죠. 우리팀은 상대가 편하게 수비하는거 어떻게든 뚫어보겠다고 좌우로 볼돌리면서 발버둥치지만 잘 안되고 말이죠. 지난경기처럼요.


그래서 오늘은 벤제마가 밖으로 나와서 연계해줄때 박스안에 스트라이커 1명, 요비치나 마요랄을 꼭 놔두는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중원에 있었어요.



요비치가 최대한 박스안, 최전방에 머무르고 수비가담을 적게하되 득점만을 바라보라는 지시라도 받은마냥 거의 내려오질 않았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투톱인만큼 수비가담은 아래쪽 중원에게 가중됩니다. 그런데 외데고르가 수비가담이 한템포씩 늦더군요. 중앙공미로 프리롤을 줬는데 존재감도 별로 없고 수비도 못한다? 아웃이죠. 그래서 지단이 일찌감치 빼버린 선택은 정말 잘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데고르의 수비가담이 한템포 늦는다는건 2번째 실점이었던 윌리엄 카르발류의 득점 장면을 보면 아실겁니다. 이때 외데갈이 조금만 더 빨리 복귀해서 수비가담을 해줬다면 먹히지 않을수도 있던 골이었어요.

그리고 베티스는 강력한 압박을 구사하는팀입니다. 시즌초라 그런진 모르겠지만 그냥 압박강도가 어마무시하게 높더군요. 선수들 체력이나 컨디션도 좋아서 그런지 경기력도 날카롭고 압박도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근데 이러면 보통 중원에서 빌드업이 잘 안되니까 중원에 숫적우위를 두거나 다이렉트로 롱볼을 노리죠. 근데 저희팀은 투톱을 쓰고 있어서 숫적우위는 가져올 수 없고 공격수들이 발이 빠른편이 아니라 롱볼은 무리고 아래 빌드업으로 풀어나오는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수비가담이 늦는 외데고르 때문에 모든 수비와 빌드업이 크로스, 카세미루에게 가중되었습니다.



크로스가 오늘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는건 대충 알겠지만, 그걸 떠나서 이런 전술을 쓰는데 탈압박에 능한 모드리치, 이스코는 제외시키고 크로스/카세미루로 중원을 구성했으니 압박은 풀기 힘들어서 뒤로 볼을 돌리게 되죠. 자연스럽게 점점 공격기회는 베티스에게 넘어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전반전은 저희가 뚜드려맞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발베르데가 있어서 저정도였던거지, 발베르데 없었으면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수준이네요.

예부터 지단은 경험이 풍부하고 탈압박과 경기운영 능력이 좋은 선수를 좋아했습니다. 모드리치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렇고 마르셀루를 편애하는 것도 그러했죠. 다만 모드리치는 체력문제, 마르셀루는 노쇠화로 인한 기량저하가 현저하니 쓰지 못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선수들을 쓰지 못하면 그에 맞춰 전술에도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지단의 전술은 마치 탈압박을 잘하는 선수가 최소 3명은 있는듯한 전술을 씁니다. 간혹 지단의 레알이 보여주는, 마치 호날두가 있는것마냥 플레이하는 팀을 보듯이 말이죠. 정작 오늘 경기에서 전반전동안 제대로된 탈압박을 보여준 선수는 벤제마 하나정도였어요. 진작에 저런 전술을 쓰려고 한다면 탈압박에 능한 이스코나 모드리치 둘중 하나는 투입했어야 하는건데 지난 경기에서 윙어를 쓰는 전술을 활용했을때, 모드리치/ 외데갈 조합이 그닥 효율이 좋지 않았던걸 의식했는지 모드리치조차 넣지를 않았더군요.



지금 지단이 쓰려는 전술은 압박강도가 낮은 팀을 상대로 한다면 큰 문제 없겠지만 압박강도가 높은 팀을 만났을땐 적어도 이스코나 모드리치 둘중 한명은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스코나 모드리치를 넣게되면 외데갈은 빠지는게 맞아요. 이 셋을 다같이 쓰는건 미친짓이고 모드리치는 둘째치고 이스코는 가급적이면 외데갈 포지션에서 뛰는게 맞는옷이니까요. 만약 중원에서부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투톱이고 뭐고 오늘 요비치처럼 공한번 제대로 잡아보는 기회가 흔치않게될 겁니다. 


일단 당장 지단이 실험적인 느낌으로 시도하는 저 투톱전술은 아자르, 아센시오가 제대로 복귀하게 될때까지 시간을 버는 용도긴 하겠지만 당장 눈에띄는 효과가 있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정작 중원도 상대가 고강도 압박으로 지친데다 이스코/모드리치가 들어가고나서야 맞춰지기 시작했고, 제대로된 필드골은 발베르데의 이른시간 선취골 하나뿐이었으니까요.


요비치랑 벤제마가 득점포가 서로 나오기 시작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중원을 지단이 계속 저렇게 기용하는한 글쎄요, 얼마안가서 433으로 다시 회귀할 것 같은데요.





그나마 이번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었던 점은 그래도 지단이 문제점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이에 대해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45분 교체)는 점과 윙어를 쓰지 않는 전술을 강구한다는 점이겠네요. 한마디로 지단또한 공격진(특히 윙어쪽)이 취약한 레알의 현재문제를 제대로 직시하고 있고 프리시즌 기간이 부족했던 만큼, 본선에서 이걸 조율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투톱을 쓸거라면 이대로는 안되고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가능하도록 만들거나 뭔가 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이네요. 선수선발도 선발이지만 정작 투톱이 하나는 밖으로 나와서 연계하고 하나는 혼자 어지할 줄 몰라서 얼타고 중원에서 투톱에게 뿌려주는 창의적인 패스는 자주 나오질 않으니 솔직히 이대로는 힘들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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