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을 쓰는게 문제가 아닌듯합니다
오늘 투톱 효과가 나왔다고 하시지만 투톱의 효과라기보단 그저 벤제마의 말도 안되는 개인기량과 발베르데의 적절한 포지셔닝, 침투능력, 그리고 좋은 결정력이 만들어낸 선제골이었어요.
투톱을 계속 써보는거야 뭐 지단이 쓴다면 쓰는거고 저도 굳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만
오늘처럼 중원을 구성할거라면 안쓰는게 낫습니다.
박스안에 스트라이커 있는거 중요하죠. 실제로 벤제마가 박스 밖으로 나갔을때 박스안에 아무도 없으니 상대수비수들이 마크할 사람이 별로 없어서 수비하기가 편했죠. 우리팀은 상대가 편하게 수비하는거 어떻게든 뚫어보겠다고 좌우로 볼돌리면서 발버둥치지만 잘 안되고 말이죠. 지난경기처럼요.
그래서 오늘은 벤제마가 밖으로 나와서 연계해줄때 박스안에 스트라이커 1명, 요비치나 마요랄을 꼭 놔두는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중원에 있었어요.
요비치가 최대한 박스안, 최전방에 머무르고 수비가담을 적게하되 득점만을 바라보라는 지시라도 받은마냥 거의 내려오질 않았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투톱인만큼 수비가담은 아래쪽 중원에게 가중됩니다. 그런데 외데고르가 수비가담이 한템포씩 늦더군요. 중앙공미로 프리롤을 줬는데 존재감도 별로 없고 수비도 못한다? 아웃이죠. 그래서 지단이 일찌감치 빼버린 선택은 정말 잘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데고르의 수비가담이 한템포 늦는다는건 2번째 실점이었던 윌리엄 카르발류의 득점 장면을 보면 아실겁니다. 이때 외데갈이 조금만 더 빨리 복귀해서 수비가담을 해줬다면 먹히지 않을수도 있던 골이었어요.
그리고 베티스는 강력한 압박을 구사하는팀입니다. 시즌초라 그런진 모르겠지만 그냥 압박강도가 어마무시하게 높더군요. 선수들 체력이나 컨디션도 좋아서 그런지 경기력도 날카롭고 압박도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근데 이러면 보통 중원에서 빌드업이 잘 안되니까 중원에 숫적우위를 두거나 다이렉트로 롱볼을 노리죠. 근데 저희팀은 투톱을 쓰고 있어서 숫적우위는 가져올 수 없고 공격수들이 발이 빠른편이 아니라 롱볼은 무리고 아래 빌드업으로 풀어나오는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수비가담이 늦는 외데고르 때문에 모든 수비와 빌드업이 크로스, 카세미루에게 가중되었습니다.
크로스가 오늘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는건 대충 알겠지만, 그걸 떠나서 이런 전술을 쓰는데 탈압박에 능한 모드리치, 이스코는 제외시키고 크로스/카세미루로 중원을 구성했으니 압박은 풀기 힘들어서 뒤로 볼을 돌리게 되죠. 자연스럽게 점점 공격기회는 베티스에게 넘어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전반전은 저희가 뚜드려맞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발베르데가 있어서 저정도였던거지, 발베르데 없었으면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수준이네요.
예부터 지단은 경험이 풍부하고 탈압박과 경기운영 능력이 좋은 선수를 좋아했습니다. 모드리치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렇고 마르셀루를 편애하는 것도 그러했죠. 다만 모드리치는 체력문제, 마르셀루는 노쇠화로 인한 기량저하가 현저하니 쓰지 못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선수들을 쓰지 못하면 그에 맞춰 전술에도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지단의 전술은 마치 탈압박을 잘하는 선수가 최소 3명은 있는듯한 전술을 씁니다. 간혹 지단의 레알이 보여주는, 마치 호날두가 있는것마냥 플레이하는 팀을 보듯이 말이죠. 정작 오늘 경기에서 전반전동안 제대로된 탈압박을 보여준 선수는 벤제마 하나정도였어요. 진작에 저런 전술을 쓰려고 한다면 탈압박에 능한 이스코나 모드리치 둘중 하나는 투입했어야 하는건데 지난 경기에서 윙어를 쓰는 전술을 활용했을때, 모드리치/ 외데갈 조합이 그닥 효율이 좋지 않았던걸 의식했는지 모드리치조차 넣지를 않았더군요.
지금 지단이 쓰려는 전술은 압박강도가 낮은 팀을 상대로 한다면 큰 문제 없겠지만 압박강도가 높은 팀을 만났을땐 적어도 이스코나 모드리치 둘중 한명은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스코나 모드리치를 넣게되면 외데갈은 빠지는게 맞아요. 이 셋을 다같이 쓰는건 미친짓이고 모드리치는 둘째치고 이스코는 가급적이면 외데갈 포지션에서 뛰는게 맞는옷이니까요. 만약 중원에서부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투톱이고 뭐고 오늘 요비치처럼 공한번 제대로 잡아보는 기회가 흔치않게될 겁니다.
일단 당장 지단이 실험적인 느낌으로 시도하는 저 투톱전술은 아자르, 아센시오가 제대로 복귀하게 될때까지 시간을 버는 용도긴 하겠지만 당장 눈에띄는 효과가 있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정작 중원도 상대가 고강도 압박으로 지친데다 이스코/모드리치가 들어가고나서야 맞춰지기 시작했고, 제대로된 필드골은 발베르데의 이른시간 선취골 하나뿐이었으니까요.
요비치랑 벤제마가 득점포가 서로 나오기 시작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중원을 지단이 계속 저렇게 기용하는한 글쎄요, 얼마안가서 433으로 다시 회귀할 것 같은데요.
그나마 이번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었던 점은 그래도 지단이 문제점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이에 대해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45분 교체)는 점과 윙어를 쓰지 않는 전술을 강구한다는 점이겠네요. 한마디로 지단또한 공격진(특히 윙어쪽)이 취약한 레알의 현재문제를 제대로 직시하고 있고 프리시즌 기간이 부족했던 만큼, 본선에서 이걸 조율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투톱을 쓸거라면 이대로는 안되고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가능하도록 만들거나 뭔가 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이네요. 선수선발도 선발이지만 정작 투톱이 하나는 밖으로 나와서 연계하고 하나는 혼자 어지할 줄 몰라서 얼타고 중원에서 투톱에게 뿌려주는 창의적인 패스는 자주 나오질 않으니 솔직히 이대로는 힘들다고 봅니다.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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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헌12 2020.09.27그럼 회원님은 지금 어떤 포메가 베스트라고 생각하세요?
전 442로
벤 (스트라이커아무나)
호드리구 크 카 발
멘바라카
쿠 -
subdirectory_arrow_right RMA_HalaMadrid 2020.09.27@김종헌12 지금으로썬 433이요. 윙어가 비니시우스, 아센시오인 상태에서요. 저도 모드리치, 이스코, 발베르데를 중점적으로 활용한다면 4312, 442도 충분히 가능은 하다고 봅니다만, 현재 레알 스쿼드주전은 크로스와 카세미루인데 카세미루는 포백보호로 쓸때는 좋지만 과도하게 많은 역할이 부여되면 실수가 나오고 크로스도 조금은 제한적인 활용도의 미드필더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433이 맞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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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솔 2020.09.27요비치 내세운걸로 봐서 이번 경기는 비교적 이름값으로 잡아낼수있으리라 판단했던 경기같습니다
외데고르가 아직 좀 팀 전술에 녹지 못한거같은데 두고봐야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RMA_HalaMadrid 2020.09.28@바솔 녹아들지 못한건지 아니면 지난시즌 후반기의 저하된 폼이 아직 돌아오지 못한건지.... 근데 롤이 좀 안맞는 느낌은 확실히 있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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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real7 2020.09.27전 투톱은 좋더라구요
투톱은 좋고 중원 구성이 중요한듯 -
subdirectory_arrow_right 바솔 2020.09.27@sonreal7 외데고르를 중심으로 판을 짜려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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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sonreal7 2020.09.27*@바솔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외데고르가 자리잡으면 좋을거 같긴하더라구여 외데고르가 수비적으로도 많이 뛰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면 좋겠더라구요 아직 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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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바솔 2020.09.27@sonreal7 주앙펠릭스처럼 체력훈련 빡세게 받으면 좋으련만 그간 소시에다드나 헤렌벤등에서는 창의력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성장하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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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MA_HalaMadrid 2020.09.28@sonreal7 지단이 수비가담은 보통 많이 시키는 편이니 이점은 고쳐지겠지만 말씀하신 중원 구성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아직은 다른선수들보다도 이스코, 모드리치가 더 잘 소화하는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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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우도 2020.09.27현재 스쿼드에 윙어가 부재한 상황에서 박스내에서의 숫적 우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투톱-다이아몬드 442 포메를 사용했죠.
투톱의 문제라기 보다는 중원에서 외데고르의 유기적 움직임, 크로스의 부상(?)-폼 저하로 강한 압박에 대한 대처가 부족해 보인것으로 보입니다.
결과는 승리로 마무리지어서 일단 다행이구요..
리그 극 초반이라 완성형 움직임-전술을 선보이기란 힘들겠죠.
전 이번 경기가 또 다른 전술적 옵션을 만드는 초석이란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요비치는 박스 근처에서 보다 많은 움직임을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선수들에게도 믿음을 줄 수 잇다고 보여지네요.
그간 요비치는 레알 선수들에게 믿을을 주지 못했고, 그래서 플레이때도 거의 패스를 주지 않는 경향이 보였는데..오늘도 그런 모습은 많이 보이더군요.
그나마 에전 경기보다는 요비치에게 볼 투입이 간간히 보였네요 오늘 경기에선.. -
subdirectory_arrow_right 바솔 2020.09.27*@호날우도 저도 동일하게 보고있습니다 미드필드를 새로 짜려고 하긴하는거 같은데 당장 윙어없이 로테이션돌리는 굉장히 급진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윙어들의 변칙성 부재를 발베르데나 벤제마 둘 믿고 그냥 내보낸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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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MA_HalaMadrid 2020.09.28@호날우도 방향성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점에 저도 동의하지만, 상대가 지난시즌 저희에게 패배를 안긴 나름 강팀에 속하는 베티스 원정경기였던게 좀 그렇네요. 이런 실험을 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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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있짱나 2020.09.27전 오늘 경기 그래도 좀 좋았던건 평소에 비해 박스공략에 힘쓰는게 보였고 이로 인해 카르바할이 우측에서 보여 줄수있는 부분이 더 많아진 점이네요. 평소에 보면 카르바할이 측면서 공 잡아바야 박스에 크로스 올리기엔 선수가 없고 윙어 상태들은 별로다 보니 공격쪽에서 좀 제한이 있는 모습이여서 아쉬웠는데 오늘은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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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비치장군 2020.09.27트레콸 자리에선 그냥 이스코 못따라온다고 봅니다 저전술 쓴다면 오히려 외데갈이 조커로 나와야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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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현 2020.09.27외데골은 우측 하프윙 정도로 지난시즌 활약했던 선수인데
억지로 중앙 공미로 두는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술을 쓸거면 외데골을 데려오면 안되는거였다고 봅니다. -
칸나모스 2020.09.27지단이 전술적 변화를 줘서 후반전 변화된모습으로 승리를 쟁취한건 아닌것같네요 레알은 후반초반 한명 퇴장당한 베티스보다 낮은 활동량을 보였습니다 에너지레벨이 차이났고 그건 전반적에 두드러질수밖에 없었죠 후반전에는 퇴장과함께 활동량과 팀스피드가 급감하는 베티스의 자멸로 승리한거라고 해석하면될것같네요 오히려 전술적 포인트는 경기초반에 가장 잘먹혔고 그걸 유지못하는 에너지레벨과 크로스 카세미루의 좋지않은폼이 패스게임의 악순환으로 다가오니 꼬인거라고 생각합니다 외데고르의 위치는 나름 쓸만한 아이디어였죠 다만 호흡의 부재와 그위치까지의 지속적인 볼투입이 불가하단게 크게다가왔던거죠 이번경기는 특정위치만넘어가면 위협적일수있었지만 그걸 못해낸게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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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MA_HalaMadrid 2020.10.01@칸나모스 후반전, 이스코와 모드리치가 들어오면서 베티스는 퇴장이 나오기전부터 이미 흐름을 레알에 어느정도 내주고 있었습니다. 전반전을 생각해 보세요. 그냥 씹어먹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레알이 밀렸습니다. 그런데 이스코, 모드리치가 들어오면서부터 흐름을 되찾아오기 시작한거예요. 퇴장도 그런 흐름에 편승해서 나온 것이구요. 레알이 가만히 있는데 베티스가 자기들끼리 자멸한게 아닙니다. 이메르송 퇴장은 모드리치, 이스코가 들어오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레알의 경기력에 기인하여 파생된 것이라 보는게 맞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