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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30분

유벤투스와 호날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한량 2019.07.27 07:11 조회 2,536 추천 1
이번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6만 5천석의 좌석이 2시간만에 매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5171만명에 한국인 중 6만 5천명이면 전체 인구의 0.0012%군요.
여름에 친구들과 놀러가던 가평군의 인구 6만 3천명을 조금 웃도는 인구가 모인겁니다.

그런 수 많은 한국인들이 상암을 찾은 이유는 유벤투스와 K리그 올스타의 경기, 어쩌면 세계최고의 슈퍼스타라는 호날두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방한을 보기 위해서 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리그 연맹은 이 행사가 개별팀의 행사가 아닌 K리그 차원의 이벤트로 방향을 잡고, 팬 투표로 출전선수들을 결정하도록 했죠. 사실상 K리그 VS 유벤투스가 된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투표에서 조현우가 62,938명의 지지를 받아 최다 득표자가 되었다는건, 못해도 7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투표에 참여했다는 뜻이겠죠.

그렇게 많은 관심을 갖고 주최사, 연맹, 구단이 진행한 이벤트는 좋지 않은 날씨와 함께 폭망해버렸습니다.

거기다 클라이막스를 장식한 것이 우리 팀의 레전드이자 세계적인 슈퍼스타인 호날두의 결장이라는 것이 참 씁쓸하네요.

이번 행사는 보면 볼수록 안타깝습니다. 

대충 정리를 해보면,


1) NYU 스턴을 졸업하고 월가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던 로빈 장(장영아)은 추후 설립한 회사에서 맨시티와 리버풀의 공식 에이전시로 중국 및 태국 등을 대상으로 해외 거래를 진행 중 유벤투스와도 연고를 트게 되었습니다.

2) 그러던 중 유벤투스와 내한 관련 얘기가 나왔고, 유벤투스의 제안을 5회 거절한 후 수락하여 내한 일정을 진행.

3) 평소 유벤투스의 국가별 팬덤 랭킹에서 30위권이던 한국이 호날두 영입 이후 10위내로 진입한 것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4) 주최측, 연맹측, 구단측 부상이 아닐 경우 유베의 핵심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키도록 하는 옵션을 계약서에 포함시킴.

5) 티켓 오픈 두 시간만에 6만 5천여 좌석이 매진.

6) 팬투표로 K리그 올스타팀 선정.

7) 우천으로 인한 천여석의 좌석 취소, 재판매로 전석 다시 매진.

8) 호날두의 컨디션 난조 혹은 근육 부상으로 인한 감독 결정으로 결장.

9) 이벤트 폭망




[유벤투스]

저는 유벤투스 선수들이 참 불쌍했습니다.
애초에 일정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어요. 
중국가 한국이 아무리 가깝다 하더라도.. 인터밀란과 경기를 했던 난징에서 인천 공항까지 직항으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한국 수도권 교통상황, 특히 금요일 오후는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죠.

아무리 이벤트 경기라 하더라도 일정을 너무 무리해서 잡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래는 유벤투스의 인터밀란 경기 이후 팀K리그 경기 관련 일정입니다.


인터밀란 경기 : 24일) 20시 30분

25일 하루 휴식

26일 예정 경기 시작 : 20시
중국 난징 출국 : 12시
한국 인천 입국 : 15시
호텔(용산구) 도착 : 17시 
경기장(마포구) 도착 : 19시 50분
실제 경기 시작 : 20시 50분
예정 출국 시간 : 27일 01시 30분
실제 출국 시간 : 27일 02시 30분

난징 출국부터 인천 출국까지 걸린 시간 : 약 14시간 30분


거기다가 개별 구단도 아닌 팀K리그라 해서 팬투표를 통해 리그 올스타를 뽑아 한 구단과 경기를 진행하게 되었고, K리그 선수들도 각자 경기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이 모양으로 끝난 건 참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날씨도 따라주지 않았죠.

그래도 제 생각에 유벤투스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경기 내용을 보시면,

출전 시간 상관없이 주요 출전 선수
GK: 슈체츠니, 부폰
DF: 칸셀루, 데리흐트(FT), 루가니, 보누치
MF: 피아니치, 라비오, 찬, 마투이디, 베르나르데스키(FT)
FW: 이과인

아무리 일정이 꼬이고 날씨가 답답해도 유벤투스는 일정을 진행했고, 호날두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나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문제는 유벤투스 팬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한국이 유벤투스의 국가별 팬덤 랭킹 상위권으로 진입한 이유는 호날두의 존재 때문이었죠. 유벤투스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한국에서 유벤투스 입지가 올라간 이유는 전적으로 호날두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이탈리아 경제침체 및 승부조작으로 인해 추락한 세리에A의 위상과 이후 유럽대항전에서의 좋지 못한 성적으로 인한 관심 저하.

게다가 박지성의 진출과 중계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의 대중화, 메시와 호날두를 필두로 엄청난 위세와 결과를 보인 프리메라리가와 스페인 대표팀의 황금시대. 

차라리 분데스리가는 뮌헨 원팀이라 욕을 먹더라도 지속적인 한국 선수들의 진출과 중계로 관심이 있었고, 추가적으로 독일 대표팀의 선전등으로 인지도가 있었죠.

유벤투스는 이와 다르게 세리에 원팀이라 하더라도 한국에서의 관심을 끌 요소가 크게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호날두의 영입으로 엄청난 인지도를 올리게 된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에선 호날두의 영향력이 무시 못할 수준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그 포인트가 깨져버린 것입니다.

이게 또 어느 한편으론 유벤투스 팬 입장에선 슬픈 현실이죠.
우리 팀 기준으로 비교하면, 과거 호날두와 카시야스가 있을 당시 호날두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출전 했음에도 난리가 난 꼴입니다. 당시 팀의 주장단인 카시야스, 라모스, 마르셀루보다 호날두라는 존재 하나가 더 파급력이 크다는 뜻이니까요.

오히려 유벤투스는 무리한 일정과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경기를 진행한 것을 보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전 일정을 비롯한 계획들이 너무 어이없을 정도로 최악이었을 뿐이죠. 

구단과 주최측에서 일정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1박 2일도 아닌 당일치기 일정은 추후 선수들 컨디션에도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호날두]

호날두 개인에게 있어선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건이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리란 것을 모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메시 방한에 대한 여론이 확 뒤집어진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지난 2007년 맨유 소속으로 방한했던 호날두와 2010년에 방한한 메시가 보여준 모습들이 비교되어 메시가 욕을 많이 먹었었죠. 이번 방한 결정으로 또 한번 메시가 욕을 먹었죠. 그리고 그런 기대와 지지를 이번에 완전 뒤엎어 버린 것입니다.

유벤투스 입장에서도 손해인 것이, 호날두에 대한 이미지와 영향력으로 팬덤을 얻었던 것을 도로 물리게 되는 수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가뜩이나 한국에선 메시 팬덤과 호날두 팬덤이 맨날 키보드로 치고 박고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걸 건드려 버린 꼴이 되어버렸으니 말이죠.

물론 호날두를 내세워 광고했던 주최측과 언론도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겠지만, 만약 호날두가 다른 부연 설명없이 넘어가게 된다면 호날두를 향한 비난을 쉴드치긴 힘들 것 같습니다. 
현재 주최측과 구단과의 계약이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과 범인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선수 개인의 의견으로 넘어가 버린 상황이 되어버린다면..
그렇게 된다면 한 때 좋아했던 선수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단순 이벤트 경기에서 팬 서비스 보답을 하는 차원에서 잠깐이나마 나설 수 있었을테니 말이죠. 

유벤투스에서도 확실한 입장을 전해줘야 앞으로의 마케팅 측면에서도 한국이라는 시장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겠죠. 

정말 이런거보면 우리팀이 나중에 방한했을 시 철저히 계획을 잘 맞춰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듭니다. 단순히 아시아 시장 마케팅을 위해 중국이나 일본의 곁다리가 아닌 방문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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