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의 위대함, 그리고 레매에 대한 단평
졸린 눈을 비비고 새벽 4시 55분에 일어나 꼬마-유베전을 라이브로 보았습니다. 아주 솔직한 심정으로는 유베와 호날두의 챔스 탈락을 지켜보려는 다소 못된 심보에서 비롯된 시청이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호날두의 위대한 퍼포먼스를 라이브로 감상한 꼴이 되어버렸네요.
호날두라는 선수는 참으로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인물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엄청난 에고와 탈인간급의 자기 관리로 지금의 위치에 있게 된 위대한 선수죠. 재능이 부족한 선수라고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한계치를 맛 본 인간이랄까... 저는 호날두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와 반면에, 과한 에고의 부작용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를 피치 위에서의 잦은 호날도 시전, 탈세 및 강간 논란 등 다양한 스캔들을 달고 사는 선수기도 하죠. 좋게 포장하자면 이 또한 엄청난 스타성을 형성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참작할 여지가 있겠습니다만.
레알에서 9년 간 활약하며 위대함을 스스로 수없이 증명해 온 그지만, 레알에서의 대우는 그리 좋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맹목적이기까지 한 메시에 대한 꾸레들의 사랑과 존경에 비하면, 호날두에 대한 현지팬들의 대우는 박한 편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회장과의 불화 및 주급 문제 등 다양한 요인들이 얽혀 이루어진 유베로의 이적은 그의 말처럼 '아름다운 도전'의 모습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제가 그간 레매를 눈팅하면서 느낀 점은 야박하리만큼 냉철한 스탠스를 가진 분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선수에 대한 호오에 따라 감정적으로 서포팅하는 게 아니라 뭐랄까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응원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과도한 비판과 분석이 넘쳐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죠. 호날두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전반적으로 그런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러한 점마저 용인하는 개방적인 레매의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제가 레매에서도 활동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다소 먼 발치에서 레매를 지켜보는 저로서는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이해하기 힘든 모습인 것이 사실입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여하튼 유베 유니폼을 입은 호날두의 엄청난 퍼포먼스와 그를 지켜본 레알팬 분들의 심정은 참으로 오묘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호날두의 엄청난 활약상이 계기가 되어, 레매가 호날두의 이적이 과연 올바른 결정이었는가하는 문제로 잘잘못을 따지는 성토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떠난 사람은 떠난 사람이고 레알은 호날두 없는 레알로의 새 챕터를 준비해야 할 시기니까요.
레매에 대한 제 주관적인 감상은 몇몇 분들에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바르샤팬이지만 레매에서도 활동하는, 내부인도 아니고 외부인도 아닌 요상한 일개 축구팬의 단견으로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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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 2019.03.13가까이에서 보기에도 이해가 안될때가 많습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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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바르샤닥메시 2019.03.13*@백곰 모든 의견들이 다 똑같을 순 없는 것이니까요. 다른 의견을 개진하더라도 조금 더 유한 표현과 태도로 다가서는 것이 필요한데, 이 점이 참 어렵죠. 그럼에도 다양한 시각차를 인정하고 포용하려는 공간이 레매라는 생각이 들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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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젖 2019.03.13종종 메시에 대한 꾸레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부러워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런 면이 부족하긴 한 것 같습니다.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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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바르샤닥메시 2019.03.13@라젖 메시에 대한 꾸레들의 지지는 절대적인 수준을 넘어서 맹목적이고 광적인 점도 없지 않아 있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팀과 선수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응원이 팬이 가져야 할 제 1덕목이 아닐까 싶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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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i 2019.03.13잘 읽었습니다. 레매가 그동안 수차례 내홍을 겪으면서 일종의 진영논리가 생겨났는데 이게 좀 포화상태로 가는가.. 싶어서 가끔 걱정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제3의 시선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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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바르샤닥메시 2019.03.13@toni 다른 팬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고 이렇게 비춰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 몇 자 적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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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no 2019.03.13개인적으로는 대략 20여년간 레알 경기 챙겨보면서 호날두만큼 경기적으로나 팀 커리어에 큰 기여를 해준 선수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레알의 갈라티코 중에서도 그냥 혼자 한급은 위에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팬심과 분리해서 라울? 지단? 피구? 호돈? 냉정히 그 누구도 호날두가 이 팀에서 이뤄낸 것에 비교하기엔 민망한 수준입니다. 그런 호날두 경기를 몇년 째 보다보니 자연스레 호날두를 전적으로 응원하고 세계 최고라고 믿는 레알팬이 됐습니다. 그 말로만 듣던 디스테파뇨의 레알마드리드를 지금 내가 살아있는 이 시대에 재현해주는 선수인데, 그리고 9년간 정말 셀수도 없을만큼 이 팀에 기적을 선사해준 선수인데 대체 어떤 레알팬이 이 선수에게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팬심은 알 수 없다고 예상과는 다르게 말씀하신대로 호날두에 유독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비난 비판 혹은 폄하까지 레알 팬카페에서 보니까 마음이 착잡하더라구요 ㅎㅎ 말씀하신대로 바르샤팬들의 메시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같은걸 바라진 않더라도 그래도 우리팀의 역대최고 레전드에 대해서 조금은 더 따듯하고 존중심 있는 팬심을 바라는건 욕심인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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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타이밍 2019.03.13@cubano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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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바르샤닥메시 2019.03.13@cubano 애정과 존중이야 말로 팬이 가져야 할 제 1덕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호날두라는 선수가 남긴 족적이 워낙 거대하기에, 그의 부재를 메꾸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혼란은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팬들도 선수들도 클럽도 적응해야죠.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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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권가 2019.03.13필력이 좋으시네요. 메시와 바르샤 팬이셔서 솔직히 거리감이 많이 들지만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레매에서 뵈면 종종 인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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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바르샤닥메시 2019.03.13@안동권가 과찬이십니다. 축구적으로는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겠으나, 인간적으로는 얼마든지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케와 라모스가 엘클에서는 싸울 듯이 으르렁거려도, 막상 경기가 끝나고 대표팀에 돌아가면 단짝이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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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교수님 2019.03.13개개인이 본인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해야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주제에 대한 토론과 의견제시가 계속될수록 열기는 심할 정도로 과열되는 것이 때로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반박과 반론 이전에 상대의 의견이 그러할 수 있다는 인정의 자세가 많이 필요하지 않나..하고 생각해봅니다. -
장비 2019.03.14그런데 무엇인가가 \"싫다\"라는 감정은 지극히 주관적인것이라고 보기에...날두가 지금까지 팀에 공헌한 것과 별개로 싫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호날두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싫은 것이죠. 나에게는 별것도 아닌 말이나 행동도 그 사람들에게는 미움의 대상이 됩니다. 또 나는 이 팀에 이렇게까지 공헌해준 저 선수가 저렇게 좋은데 이 사람들은 왜 저럴까 싶지만 굳이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어보입니다. 가만보면 호날두 인생자체가 그래왔기 때문이죠. 단편적인 일례로 골 넣고 하는 세레모니만 봐도 그렇지않나요? 받은 건 항상 되 갚아주는. 항상 싫어하는 사람들을 실력으로써 잠재워왔죠. 오히려 이런 안티들을 동력삼아 여태까지 성장해왔다고 봅니다. 오히려 너무 사랑만 받아왔다면 이 위치까지 절대 못 올라왔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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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패스패스 2019.03.14*글도 잘 쓰시지만 애티튜드가 너무 좋네요 글에서 품성이 느껴집니다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써주세요 -
쌀허세 2019.03.14좋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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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의족염긱스 2019.03.14글 정말 잘 쓰셨네요ㅎㅎ
팀에 대한 크고 작은 불만은 어느 커뮤니티에도 있죠 그게 좋은
성적과 경기력으로 인해 점화 되지 않았었지만 현재 바닥을 친 팀을 보고 결국 또 터져버린거겠죠 이러한 타툼은 성적과 경기력 향상이라는 해답 밖에 없는것 같아요 다음 시즌엔 좀 더 밝은 레매가 되길.. -
디온ㅇㅅㅇ 2019.03.14호날두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그가 팀에 보이는 자세와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날두는 이 팀을 위해서 영혼까지 내다버리겠다는 스탠스를 취하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혹시 오해의 소지가 많을까봐 괄호를 많이 달텐데, 그가 이 팀에 해준게 적다거나 그가 오직 이기적인 동기만으로 팀에서 뛰었다는 얘기는 결코 아닙니다. 호날두는 디 스테파뇨와 함께 레알마드리드 전설의 레전드로 남을겁니다.). 자기관리에서 보여주듯 조금의 빈틈도 없이 100%의 최선을 매 경기 보여주긴 했지만 그 동기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레알마드리드를 위하여 라기보다 원래 그렇게 하는게 내 성격이니까 혹은 이기고, 득점하고, 원대한 업적을 이루고 싶어서와 같은 것이 먼저되는 이유라고 봅니다(레알마드리드를 존중하지 않았다는 것은 또한 절대 아닙니다. 여러 가치의 우선순위에 대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한편 빠꾸없는; 자세로 팀에 대한 헌신을 드러내는 라모스는 경기 중에 다른 선수 얼굴을 후려치든 로우킥을 날리든 얼빠진 인터뷰로 출장정지를 먹든 우리 주장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과 비교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먼 한국에서조차 그렇다는 것은 그가 스페니시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페레즈와 다퉜다는 루머 속에서 그가 내뱉었던 말은 그가 보여줬던 헌신을 그대로 표현함에 지나지 않았다고 모든 분들이 생각했을겁니다. 옆동네의 푸욜이나 메시가 블라우그라나 유니폼을 위해 보여준 그 태도들이 바로 이와 유사하기 때문에, 팬들 또한 맹목적인 수준으로 지지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덧붙이자면 저는 호날두의 팬으로 호날두가 환생해서 젊은 시절부터 다시 우리 팀 에이스로 뛰는걸 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위닝 마스터리그를 20시즌 넘게 플레이 중인 사람이기도 합니다. 호날두가 무려 45살에 은퇴하는 바람에 예정에도 없이 긴 플레이를..ㅡㅡ;;;)
여튼 절대 호날두를 비판하거나 평가절하하려함이 아니라는 점 마지막에 추가로 답니다. 호날두가 워낙 어제 오늘 민감한 주제라 지나치게 조심하게 되네요 ㅋㅋ -
마테오 2019.03.14*냉철하고 감정이 없어서 호날두를 비판하는게 아니라 감정에 사로잡혀서 제발 호날두가 레알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선수였기를 기도하는 마음에 나오는 감정의 폭발이아 생각합니다. 인간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호날두가 이룬 업적과 위대함 그리고 그가 떠나면서 잃은 가치들은 그저 ‘취향’,’의견차이’라는 허울 좋은 단어들로 치환되어 깍아내려질 수 없는 팩트들이지요. 그걸 애써 무시하고 싶은데 최근들어 자꾸 이러저러한 상황들오 인한 강제 팩트 체킹에 몇몇 분들이 많이들 괴로우셨나봅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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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플라티나 2019.03.15@마테오 다 그런건아니지만 분명 이덧글에 해당되는 분 몇명 있을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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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_좌절금지 2019.03.14공감되는 글이네요 무엇보다 3자의 눈에서 바라보는 현실이니 모두가 한번쯤 읽엇으면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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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Stéfano 2019.03.14선수에 대한 호오에 따라 감정적으로 서포팅하는 게 아니라 뭐랄까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캬. 정말 틀린 구석 하나도 없는 말. 
근데 웃긴 건 저런 사람들 중 일부는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에겐 한없이 감정적이시더라구요. ^^ 
바르셀로나 팬이시지만 아주 제대로 보셨네요. 이 글 축게 상단에 고정 합시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디온ㅇㅅㅇ 2019.03.14@A.DiStéfano ㅋㅋ 맘에 안드는 분들 보거라~ 하는 마음이신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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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플라티나 2019.03.15@A.DiStéfano 작심발언ㄷ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