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리엇] 18/19: 알파이자 오메가, 지네딘 지단
지네딘 지단이 복귀하였다.




한동안 보지 못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복귀하였다. 지단의 복귀는 여러가지를 시사하는데 가장 큰 것은 바로 구단이 최악의 위기를 감지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지단의 복귀로 페레스는 배수진을 다시 한 번 쳤다.

페레스의 배수진: 페레스 자신이 만든 반복되는 문제
페레스는 최악의 상황에 배수진을 쳐서 일종의 성공을 거둔 적이 있다. 갈락티코 2기로 화려하게 자신의 복귀를 알렸지만 페예그리니 호는 그 화려한 개막에 재를 뿌렸다. 페레스는 칼데론이 카펠로를 영입했듯, 무리뉴를 영입했다. 재미보다는 성적이 중요하다는 판단이고 이는 구단이 위기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결정이었다.
무리뉴 영입은 구단 내부의 선수영입권을 포함한 선수단 운영권 분쟁으로 번져나갔다. 스포츠 부장인 발다노와 감독인 무리뉴의 충돌에서 페레스는 무리뉴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것은 발다노가 해결사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일 것이다.
무리뉴는 자신의 입맛대로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리고 그 무리뉴 체제의 산물이 지금의 선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호불호의 문제보다 성적이 급했다. 이상보다 현실이 중요했던 것이다.
없거나 최소화 될 수 있는 문제를 크게 만든 요인이 페레스 자신이라는 점에서 페레스의 배수진은 매우 비생산적이다.
무리뉴와 전권위임의 잔해
페레스가 무리뉴를 택하면서 발생한 가장 큰 문제가 스포츠 부장의 부재이다. 무리뉴가 구단을 떠나게 되면서 페레스와 앙헬 산체스가 선수 영입등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권한을 매우 많이 가져왔다-어차피 페레스 맘대로 해온 건 이전과 같지만 중간의 제어장치가 없다는 건 매우 크다. 스포츠 부장이 단순히 감독만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회장도 제어하는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을간과해서는 안된다.
스포츠 부장이 없고 무리뉴와 같이 전권을 강하게 행사하는 감독의 부재상태는 곧 실패를 의미했다. 비전문가들이 감독과 선수를 선택했고 지금 그들이 선택한 것들은 많은 부분 실패했다. 베일이 그랬고 하메스가 그랬으며 베니테스, 로페테기, 솔라리-솔라리는 사실상 대행체제였다는 점을 감안해줘야 공정할 것이다- 실패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지단을 영입함으로 다시 페레스는 영입권을 포함한 선수단 운용권 일체를 감독에게 반납한듯한 모양새이다. 이는 지난 여름 페레스의 결정이 실책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결정이다. 팀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호날두만을 방출하든 아니면 지단만을 방출하든 한 가지만 했어야 했다. 이미 델 보스케와 이에로, 마켈렐레를 동시에 방출하면서 겪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학습이 없는 행동이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권한이 전문가에게 위임되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지단이 장기집권을 할 수 있는지는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누누이 이야기 해왔듯 스포츠 부장 혹은 행정직에서 감독과 구단 이사진을 연결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은 중요해보인다.
또한, 페레스가 언제까지 회장을 할지도 미지수로 작용한다. 정관개정으로 페레스 이외에는 입후보조차 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도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 구단이 민주적으로 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페레스가 연임에 도전하지 않을 시, 지단을 안고 가지 않는 후보가 출현할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제2의 무뇨스가 될 것인가?: 장기집권의 열쇠는 리그 우승
1902년 창단 이래로 구단에서 2번 이상 감독으로 복귀한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성공하지 못했고 일부만 성공했다. 디 스테파노, 카펠로, 카마초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 카펠로는 우승은 두번다 했기 때문에, 또 영입 자체가 현실주의적 판단에 기초했다는 점에서는 성공이라 볼 수 있지만 한시즌씩만 감독을 했다는 것은 소방수 그이상으로는 평가하기 힘들다.
무뇨스는 가장 성공한 사례이다. 1960년 두번째로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해서 1974년까지 장기집권을 하며 9번의 라 리가 우승등 역사상 가장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단의 두번째 임기가 무뇨스의 것과 같은 것이기를 누구든 바라고 있다.
문제는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강세를 보이지만 이외의 대회에서는 약세를 보인다. 특히 장기전으로 가는 리그에서 지단 마드리드는 과거 만족스럽지 않았다. 리그 우승의 갈급함을 채워줄 때가 되기도 하였고 지단이 장기집권을 목적으로 한다면 리그를 베이스로 깔고 가야한다. 이것은 챔피언스 리그와 리그 간의 경중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 두가지는 함께 가야하기 때문이다. 지단의 장기집권은 리그 성적에 많이 좌우가 될 것이다.

선수단: 상한가와 하한가, 세대교체와 리빌딩
우선 지단은 페레스 임기동안-물론 성적을 잘내고 페레스의 인내가 있다는 조건 속에 무리뉴 이후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감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단의 복귀로 이번 여름 선수단의 변화가 있을 것은 자명하다. 내부적으로는 세바요스와 베일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고 마르셀로와 이스코의 입지는 다시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아자르의 마드리드 행이 가시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캉테를 포함한 프랑스계 선수들이 상당수 영입 될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호날두 이후의 마드리드 만들기, 누에보 마드리드를 위해서 리빌딩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과 같은 호날두를 대신할 방법을 지단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호날두-모드리치-라모스-나바스 라는 핵심 라인의 세대교체가 불가피하고 지단은 이를 순차적, 점진적 변화를 꾀하면서 충격최소화를 목표해야할 것이다. 당초 호날두의 역할을 해줄 수 있으라 믿었던 베일은 한계에 다달았다. 지단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음바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큰 이적료의 방출이 필요하며 베일이 그 대상이 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중요한 득점을 해놨다는 점을 그의 에이전트는 자꾸 강조하는데 그 중요한 득점이 있을 수 있는 경기는 베일 혼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더 중하게 봐야한다.
세바요스는 이스코를 넘기 힘들어 보인다. 활동량도 재능도 한계이다. 원하는 기회를 이전에 비해 올 시즌 꽤 잡았다. 스스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냉정하게 내보낼 필요가 있다. 그건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될 것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선수단 전반적으로 공감능력이 있는 것은 아마 지단이 아닐까 싶다. 그는 여러 팀을 경험해봤고 최고의 위치에 있어봤다. 그렇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라는 구단이 주는 기대와 압박에 대해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 전임 감독인 산티아고 솔라리도 마찬가지이지만 지단과 솔라리의 선수시절 위치를 놓고 볼 때, 주전과 서브선수라는 차이가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솔라리는 세바요스나 레길론과 같은 선수들에 대한 이해가 높았으리라 생각된다. 지단이 돌아옴에 따라 누군가는 언해피가 뜨겠지만 모두가 다 잘지내는 것은 어렵다. 이전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이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2018/19시즌: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지단
이번 시즌이 사실상 무관이라고 해도 지단은 이번 시즌을 최선을 다해야한다. 지단은 현재 있는 선수들에게 충분히 스스로를 재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한다. 동시에 다음시즌을 위해 필요한 선수 영입를 추진해야할 것이다.
이번 시즌의 시작은 지단의 끝이었고 마지막은 지단의 시작이 되었다. 그가 구세주처럼 영웅처럼 다시 등장하고 사람들은 기대하게 되었다. 그 기대가 지단에게는 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선수시절 그는 팬들의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준 경험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가 또다른 퍼거슨, 또다른 무뇨스가 되어 안정적인 레알 마드리드를 오랜 시간 보고 싶은 것은 모두의 마음 아닐까?
선수때도 챔피언스 리그를 안겨주었고-사실 업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최고의 선수는 아니지만 그를 최고로 생각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은듯 하다.- 감독으로도 최단시간에 엄청난 성공을 이룩했다. 그래서 그 기대는 현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