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점유축구(?)의 문제점
축구에서는 경기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경기를 결정지어야 하고 또는 경기가 무미건조한 평형상태로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어느정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과감하게 전진하고 공격해서 골을 따내야 하죠.
그런데
특히 후자의 상황에서 한국식 점유축구(?)는 평형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변화 없이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90분을 그냥
허비하죠. (이러면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거나(이때 간혹 나오는 말이 경기력은 좋았다...좋기는 개뿔-_-), 혹은 그러다가 골
먹히면 그때서야 부랴부랴 점유축구고 뭐고 다 때려지고 뻥축하면서 눈물의 똥꼬쇼 하는 거고...)
선수들 마인드나 플레이 방식이 유소년 때부터 프로까지 뭔가 잘못 만들어져 있는 것 같아요.
'실수를 두려워하는 선수들'
한국
축구의 문제점으로 이 말 나온지도 수십년이 훌쩍 넘고, 그동안 상하관계 없는 격의 없는 선수단 분위기 형성, 유소년 축구 개혁
등등을 외쳤고 나름 말로는 이러한 축구 개혁이 시행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성과가 너무 보잘 것 없는 듯합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기성용을 대신해서 나온 후방 선수들을 보면 좌우로 넓게 롱패스를 넣어줘야 하는 타이밍에서(빠른 전환은 기대하지도 않음... 타겟 위치에 수비수가 밀착된 상황도 아니었고 그냥 필요한 위치에 느린 롱패스라도 넣어줬으면 좋았을 텐데-_-) 주저주저하다가 숏패스로 센터백을 거쳐 볼을 이동시키는 모습만 보였죠.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모 선수의 경우 킥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상대의 전방 압박이 강하게 들어온 상황도 아니었음에도, '실수를 최대한 피하는' 선택을 했을 뿐이었습니다.
안전한 플레이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순간 순간, 하나 하나의 플레이 과정에서 매번 최대한 자신의 실수를 줄이는 선택지만 고수하게 되면... (단지 위에서 말한 롱패스 뿐만이 아니라 다른 플레이들도 문제임)
팀 차원에서는 공간은 활용 못하고, 템포는 죽어버리고.... 상대 입장에서는 이만큼 상대하기 쉬운 팀도 없게 되는 거죠 뭐.... 상대팀 입장에서는 수비 전환 상황에서 완전히 백코트해서 자신의 전술적 수비위치까지 내려올 동안 시간도 널널하고~ 수비조직 재정비를 완료한 상황이니 상대의 공격 루트를 미리 훈련했던 방식으로 막아내는 것도 빠른 전환과정과 혼돈상황에서 하는 것보다는 백배 수월한 것이고...
오늘 경기에서 우리측의 유일한 골(오프사이드 무효골ㅠㅠ)이 나온 것도 전열을 유지하며
느긋한 위치에서 패스 돌리며 나온 게 아니라, 골 먹히고 허겁지겁 전방으로 우르르 쇄도하는 과정에서의 킥이었죠.... (할
거라면 처음부터 잘하지란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특히나 한국의 1~2선(+3선)의 선수들의 피지컬이나 기술력이 압도적이어서 우리 방식대로 슬렁슬렁 해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수준도 아닌 상태고요(이건 처음에 언급했던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결정짓는 방식. 점유축구에서 이 능력이 안 되는 팀은 다른 방식으로 활로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이도저도 아닌 상태니 고구마 경기력이 나올 수밖에...)
한국축구는 지금보다는 최소한 한 단계는 높은 레벨의 경기력이 필요한데 (사실 한 단계란 것도 인심써서 표현한 거고 더 높은 수준이 필요함;;;),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한중일+중동이란 또이또이한 레벨의 리그에서 뺑뺑이 도는 선수들로는... 자연스러운 레벨업은 무리일 것입니다.
각
리그의 상업적 레벨이야 차이가 있지만, 스포츠적 관점에서 경기력 수준은 세세하게 보면야 차이가 있겠지만 세계적 레벨에서
평가하자면 거기서 거기인 게 현실이죠. (K리그야 국내 리그라는 특수성이 있다지만 도대체가 막말로 중국, 중동 이 족보도 없는
X급 리그들은 왜 가는 건지...)
한명의 개인으로서 선수가 높은 레벨의 경쟁을 겪어봤어야 자신의 한계치까지 경합해보고, 이 과정에서 능력의 진정한 한계치를 절감하고 좌절하거나 또는 그러한 피를 깎는 경쟁과 담금질 과정을 이겨내면서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높은 레벨의 선수가 되거나 하는 건데...
현실은 돈 개꿀^q^ 중국조아~ 중동조아~ 이런 마인들의 선수들로 가득한데.... 그냥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냅뒀을 때 일이 잘 풀릴리가....=_= 바닥 아래에는 그 이상의 바닥이 있다는 걸 보여주며 퇴화하지나 않으면 다행이 아닐런지...
그렇다면 남은 건 감독의 역량인데, 즉 팀의 전방 부분인 1~2선(+3선)의 동선과 세부 전술을 잘 짜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조정할 줄 아는 감독이 있어야 하는 데
벤투호가
출범한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아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라(이게 말만큼 쉬운
일이었다면 유럽 리그에서 최상위권 감독들이 그렇게 고구마 경기력과 추한 모습을 보이며 모가지가 잘려나가는 모습들을 보지 않았을
것임;;;;) 잘 해낼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벤투호의 성과라면 은 시간임에도 후방 빌드업과 유효한 셋피스 패턴을 팀에 정착시켰다는 점인데, 후방을 정비하는 것과 전방을 효율화하는 건 난이도에 상당한 차이가 나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팀의 경기력이란 건 감독과 선수들의 합이 맞아야 상승할 수 있는 건데, 시간의 문제도 있었던 감독 부분에 대한 평가를 보류하고 다시 한국 선수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현행 상태로는 과연 나아질 여지가 있는가 의문입니다.
도전이 있어야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는 건데, 선수 개개인이 실패를 두려워하는 데 어떻게 도전이 있겠고 도전이 없는데 어떻게 과감한 전진과 패스가 경기중에 나올수 있겠으며, 리스크를 감수하는 과감한 전진과 패스가 없는데 어떻게 상대의 밀집 수비를 점유축구의 방법론으로 파훼할 수 있겠습니까.
11명의 선수가 자기 위치에서는 실수를 안 하고 경기가 끝날 수는 있습니다. 혹은
11명 중 1~2명의 실수로 골 얻어맞고 패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경기에서 1~2명의 선수만 역적이 되고 나는 안전한 그런 팀이
좋은 팀이라곤 할 수 없겠죠.... 실수를 해가면서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확실하게 알고 양자 모두에 대해서 팀원 전체가
인식하여 서로서로 보완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줄 알아야 하고 장기적으로 그리고 결과적으로 11명의 선수가 최대치의 경기력을
뽑아내는 그런 팀이 되어야 하는데...
축구 얘기하면서 그리고 경기력의 문제점을 논하면서 정신론을 이야기하게 되는 게 허망하긴 한데ㅡㅡ;;;;
한국
축구계가 유소년 단계부터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프로팀과 대표팀까지 축구 문화와 선수들의 마인드를 개선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기술적,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피지컬적 문제도 개선해야 하지만 그보다도 앞선 문제가 정신 문제가 아닐런지..... 이런 말을
하게 되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실적인 문제를 논하면서 되도 않는 정신론 운운하는 거 싫어하는데...)
그리고 2002 월드컵을 거치며 한국축구에 많은 자본이 투입됐고 여기에는 유소년팀 개혁도 포함되었는데, 과연 그것을 말만 하는 수준이 아니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경기 중에 실수하면 불러와서 싸대기 때리는 그런 문화정도야 없어졌겠지만(?), 과연 적합한 판단 하에 과감한 선택지를 고르고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실수한 선수에게 (유소년)감독이 어떤 태도를 취해왔는지
(유소년)감독들은 되도 않는 점유축구 한다면서 볼 예쁘게 차는 것만 가르치면서(패스의 속도 문제는 망각한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피지컬 문제는 등한시한 것이 아니었는지(중고등학교 유소년축구 레벨에서 전임 피지컬 코치가 있는 팀이 거의 없죠... 성장과정에서 축구에 필요한 근육과 운동능력을 섬세하게
향상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배출된 선수들이 점유축구를 할 수 있는 신체를 가질 수 있을리가;;;;; 아니 애초에 식단관리라도
제대로 받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즉 (유소년)감독들이 계속해서 공부하면서 새로운 지적흐름을 받아들이는 그런
문화가 있는 건지 아니면 자기가 선수 때까지 쌓아놓은 재산 까먹어가며 (그저 경험과 그에 기초한 감각만을 의지해서) 그냥 하던
대로 교육하는 그런 감독들이 주류인건지... (후자의 경우였던 정대만은 캐후회했읍니다ㅠㅠ)
그리고 결과적으로
배출된 프로 축구선수들의 직업윤리도 매우 떨어지는 수준이죠... 여기서 직업윤리란 게 무슨 무욕의 헌신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 끊임 없이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키려는 그런 '향상심'이 떨어진다는 이야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 돈을 추구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그와 동시에 전문인으로서 자신의 직업적 역량을 끊임없이 향상시키려는
그런 마인드가 같이 가야 하는 건데,
현실은 전자만 있고 후자는 내팽개쳐버린 선수들이 한둘이 아니죠. 솔직히 하오하이동의 말이 틀린 게 없습니다....
마지막 부분과 관련해서 조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이제 축구종목의 병역면제제도는 손 좀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반법률인데 축구라는 특정 종목만 예외로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니 해당 종목에서 대체복무 가능한 전문구단이 존재하는 경우 병역면제가 아니라 대체복무시키는 정도로 법을 수정하는 방향으로요.
법률상의 병역면제조항이 전적으로 어떤 성과에 대한 보상개념이냐 아니면 문화스포츠 산업의 장기적인 관점까지 포함된 개념이냐의 논쟁도 있지만, 그걸 떠나서 그 법 자체가 무슨 자연법인 것도 아니죠.
그럼 생각해볼 것이 현행 법률이 그 법률 목적(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합당하게 운영되고 있는가인데, 이걸 한국축구에 한정해서 얘기하자면 선수들이 병역면제 받고 중국와 중동으로 런-던 하는 게 문화창달에 기여하는 길이었는지(다른 말로 하자면 한국 축구의 발전과 하나의 스포츠산업으로서 한국 사회의 문화 향상에 기여한 점이 있었는지), 아니면 국가대표 급의 훌륭한 선수들이 상무에서 즉 'K리그'에서 병역기간 동안 플레이하는 게 한국축구과 축구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애초에 K리그에서 볼멘소리 하던 것들 중 하나가 리그에 슈퍼스타가 없어서 리그 흥행이 어렵다는 것이기도 했으니...)
그리고 근 10여년 간의 결과를 고려해봤을 때 후자의 방향이 맞는 것 같습니다.....ㅡㅡ;;;
게다가 앞에서 개인의 직업윤리 이야기를 했지만, 현행 상태에서는 선수 개인에게 제공되는 환경과 가능한 선택지들을 고려해봤을 때 개인이 선수로서의 기량 향상과 돈의 선택지 중에서 후자를 선택할 개연성이 너무 높을 정도로 비대징적인 선택환경이 구성되어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니 선수가 중국, 중동, 일본으로 이적할 때마따 간혹 패륜적인 욕설과 페이스북/인스타 가서 되도 않는 허망한 원격조정(?)하려는 팬들이 나타나서 서로 감정만 상하는 상태고요. 선수 개인에게 한편으로는 모든 선택지를 주고 그와 동시에 국가대표로서 모든 책임감을 짊어지게 하는 구조 자체도 문제가 있는 것이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개선해서 아예 선택지 자체를 없애놔야 합니다=_= 애초에 상무 자체가 축구라는 한 직업군에 얼마나 큰 혜택인 것인지 망각하는 분위기도 문제...
애초에 그저 실정법일 뿐이고 실제 시행과정에서는 법률 목적과 현실이 괴리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법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도 충분하고요.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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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 2019.01.26구절구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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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2019.01.26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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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 2019.01.26병역문제는 공감합니다. 야구의 경기도 문제가 드러났죠ㅡ
벤투에 대해 갈아야한다는 식의 요상한 비난만없었으면 하네요 -
라그 2019.01.26내용에 참 공감하면서도 구조적인 문제가 커서 어렵네요.
어떻게 보면 최근 해외축구에서의 선수들 이적 스타일이나 최근의 워라밸 붐과 마찬가지로, 일이나 성취에 대한 욕구보단 편하게 안정적인, 혹은 돈을 원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어서 어려운 문제죠. 옛날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챔스 우승 후보 팀이랑 챔스도 못 나가는 팀 중 돈 많이 준다고 후자를 고르는 시기니. -
Antagonist 2019.01.261. 의식주엔 돈이 필요하고
2. 유럽 가도 주전먹기도 힘들고, 우승권 팀에 가기도 힘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