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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

쿠르투와에 대한 생각

Benjamin Ryu 2018.12.16 13:44 조회 1,695 추천 2

우리 팀으로 이적한 쿠르투와가 최근 나바스 때문인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저는 쿠르투와가 못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실점 장면 때 아쉬웠던 모습이 있지만, 혹평 받을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봐요.

 

일단 페널티 킥을 보면 거의 못 막았어도 방향은 정말 잘 잡았습니다. 거의 다 간발의 차로 놓쳤죠. “막지 못하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라고 하실 수 있는데, 이게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상대가 어떤 지점으로 찰지에 대한 예측을 하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키커와의 심리전에서 밀리지 않고 그대로 응시하고 있다는 말이거든요.

 

골키퍼가 방향을 따라가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페널티 킥에서 골키퍼가 더 유리하다고 하지만, 그건 운적인 부분도 어느 정도 포함됩니다. 키커인 경우 실축하면 욕을 먹지만, 골키퍼인 경우 못 막았다고 비판받지 않기에 심리적인 부담감이 덜하다는 점도 있죠. 그래서 모 아니면 도인 경우가 많은데 쿠르투와는 페널티 킥을 선방하지 못했지만, 매번 방향을 읽어내고 공의 위치를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거의 다 간발의 차로 놓쳤기에 아쉽지만, 골키퍼가 방향을 제대로 예측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두 번째로, 쿠르투와가 위치 선정 능력이 너무 좋아서 저평가되는 부분이 너무 크다고 봅니다. 저는 쿠르투와 경기 보면서 반사 신경이나 공중 볼 장악 능력보다 위치 선정 능력 때문에 너무 감탄했습니다. 공이 낙하하는 지점이라든가 슈팅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자리 잡는 것은 진짜 어렵거든요.

 

운이 따라줬다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운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건 쿠르투와의 능력이에요. 선방 과정에서 쿠르투와가 막아낼 때 움직임을 자세히 보면 상대가 슈팅하기 직전에 본인이 빠르게 공이 낙하하는 지점을 판단하고 선방할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최대 강점인 긴 팔을 활용해서 막아냅니다.

 

골키퍼가 단순히 반사 신경이 아닌 위치 선정으로 상대의 슈팅을 막아내는 것은 진짜 어렵습니다. 저도 예전에 초등학교 축구팀에서 골키퍼를 맡았지만, 슈팅의 방향을 잡아내는 위치를 예측하는 것만큼 힘든 일이 없습니다. 막아내는 것이야 본인의 운동 능력으로 어떻게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위치를 예측하고 거기에 자리 잡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상당한 결단력도 필요하지만, 그만큼 지능적인 부분도 많이 요구하죠.

 

나바스 역시 반사 신경 자체가 상당히 뛰어난 골키퍼라고 해도 위치 선정 능력은 별로였기에 종종 어처구니없는 실점을 많이 했던 반면, 쿠르투와는 그 위치를 제대로 잡아내는 것에서부터 나바스와 무엇이 다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고 봅니다.

 

세 번째, 발밑은 별로지만, 나바스처럼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지 않습니다. 나바스가 좋은 골키퍼지만, 발밑이 나쁘다는 것이야 뭐 다 아실 것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전 나바스에 대한 신뢰는 2016/2017시즌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사라졌습니다. 그 시절 나바스의 골킥만큼 불안했던 것도 없었던 것 같네요. 나바스가 골킥을 차면 동료들에게 연결됐기보다 상대 팀 선수들에게 다이렉트로 연결됐던 적이 많았던 지라 나바스 스스로가 위기를 자초했던 모습이 많았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전 2016/2017시즌 끝나고 진짜 나바스 팔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만큼 나바스에 대한 비판이 심했던 적은 없었다고 봅니다. 진짜 농담 1mg 안 보태고 4월 전까지 나바스 진짜 심각했어요. 그때는 진짜 돈나룸마든 데 헤아든 거액을 써서라도 반드시 골키퍼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만큼 나바스의 킥 력뿐만 아니라 앞서 설명했던 위치 선정 자체가 문제였죠.

 

막말로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82차전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유벤투스에 동점 허용했을 때는 진짜 나바스에 대한 마지막 믿음이 무너졌어요. 그 경기 이후 진짜 우리 팀은 골키퍼를 보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꼈고요.

 

반면, 쿠르투와는 나바스와 달리 골킥으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지는 않습니다. 발밑 별로다 이래도 사실 후방에서 수비수들이 빌드업에 능하면 굳이 골키퍼의 빌드업 능력이나 발밑까지는 크게 좋지 않아도 괜찮다고 보는 게 제 생각이거든요. 물론, 골키퍼의 빌드업 능력이 전술적인 가치를 좀 더 주겠지만,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골키퍼의 최고 덕목은 기본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기랑 말 그대로 안정적인 선방입니다. 발밑이 좋다면 더 좋겠지만, 골키퍼가 기본기에 충실하다면 굳이 발밑까지 좋은 필요는 없다는 게 제 관점입니다.

 

네 번째, 쿠르투와의 선방 스타일은 나바스와 다릅니다. 두 키퍼가 선방할 때 자세 자체가 확연히 다릅니다.

 

나바스인 경우 장신 골키퍼가 아니지만, 점프력이 좋고 팔이 짧은 대신 반사 신경이 좋은지라 선방할 때 타점 자체가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준비 동작이 상당히 간결하고 빠른 편이죠.

 

반면, 쿠르투와는 키가 2m에 가깝고 팔이 긴 골키퍼라서 공중 볼에 강한 대신 무게 중심이 위쪽에 쏠려 있기에 선방할 때 타점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선방할 때 준비 동작이 좀 긴 편이고 팔이 길다 보니 하체에서 상체로 끌어올릴 때 시간이 나바스에 비해 좀 걸립니다. (2초 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더군요. 골키퍼에게 2초 차이는 되게 큽니다) 무엇보다 무게 중심이 높다 보니 사람들이 말하는 낮은 슈팅에 약점이 있는 편이죠.

 

그래서 쿠르투와인 경우 앞선에서 자신의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중앙 수비수가 한 명은 있어야만 합니다. 나바스가 전 지역에 걸쳐 팔을 뻗는 스타일이면, 쿠르투와는 이런 신체적인 특징 때문에 특정 지점에서 자신이 세이브할 수 있는 지점들을 미리 예측하고 팔을 뻗어대는 유형이죠. 특히, 공의 위치가 높아질수록 긴 팔을 활용하는 플레이가 빛을 발합니다. 그래서 종종 막을 슈팅도 못 막고 선방할 의지가 없다는 말이 나는데, 제가 볼 때 이건 쿠르투와의 멘탈적인 부분과는 별개라고 봅니다.

 

다섯 번째, 이번 시즌 쿠르투와의 실점은 진짜 우리 팀 수비진의 책임이 큽니다. 이번 시즌 우리 팀 수비진은 거의 붕괴됐습니다. 그나마 라모스가 아직까지 잘 버텨주고 있기는 한데, 좌우 풀백인 마르셀로와 카르바할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했죠. 바란은 월드컵 후유증인지 11월까지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쿠르투와가 실점했던 장면들을 보면 대부분 바란이 정신줄을 놓았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앞서 설명했지만, 쿠르투와는 상술했던 신체적인 특성이 있는지라 최후방에서 자신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벌어줄 수 있는 수비수가 있어야만 합니다. 당연히 어느 정도 시야를 확보해야만 하죠. 그 역할을 바란이 해야 한다고 보는데, 정작 그 역할을 해야 할 바란이 많은 실수를 범했다는 점이 결정적이라고 봅니다. 최근에 모스크바전에서 3실점했는데, 그 경기는 다시 봐도 바예호-산체스의 문제지 쿠르투와의 책임으로 모든 것을 몰고가기에 너무 어렵다고 봅니다.

 

물론, 저도 많은 분들의 주장대로 굳이 쿠르투와 영입을 할 필요까지는 없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미 루닌이 있는데 왜 쿠르투와를 샀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쿠르투와와 마리아노를 살 돈에 돈을 좀 더 덧붙여서 이카르디의 바이아웃이었던 11000만 유로를 질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이번 시즌 매우 자주 들어요. 전 이카르디만큼 지금 이 선수단 구성에서 가장 적합한 공격수가 없다고 보거든요.

 

하지만 이번 시즌 쿠르투와 활약을 놓고 보면 좀 과하게 비판받는다는 점이 있다고 봅니다. 지난 3시즌 동안 나바스가 진짜 말도 안 되게 까였는데, 이번 시즌은 우리 팀 성적 자체가 안 나와서 그런지 쿠르투와가 좀 과도하게 비판받는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어요.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라면 못 막아야 할 골들도 막아야 한다고요? 그럼 이케르 카시야스나 나바스 같은 골키퍼들은 단 한 실점도 허용하지 말았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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