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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목요일 5시

???: Hala Madrid

뵨쟈마 2018.07.20 06:55 조회 4,601 추천 16
지주 + 날두 이탈 콤보 이후..
오랜 만에 제법 힘든 시기가 도래한 것 같습니다.

갈락티코 2기가 출범한 후, 어느 덧 10년 가까운 세월을 다시 보내며 레알 마드리드는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냈죠.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 Decade라는 단어에서 은근히 느껴지는 어떠한 가치가 또 재미가 있는 거 같습니다.

축구판에선 특정 세대의 선수들, 그들의 흥망성쇠를 일컬어 “싸이클”이라는 말을 쓰곤 하죠.
그리고 이 싸이클을 두 번 정도 돌고 나면, 비로소 축구판이 어떻게 흘러가는지가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라고도 합니다.


사람마다 경우가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첫번째 싸이클에선 “선수/들”에 열정을 쏟았던 거 같아요. 그저 멋있고, 강렬함이 좋았죠. 녹색 잔디 위에서 열심히 뛰어댕기고 기술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은 그 자체로 너무 좋았어요.
..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시즌이 많은 미드 속 배우들을 보듯, 그들은 노쇠해가고 빛이 났던 그만큼 시간에 속절없이 스러져만 갑디다.

두번째 싸이클을 맞았을 때, 선수들이 영원할 수 없음에 덧없음을 느꼈고- 영원히 노쇠하지 않는 것에 또다시 집착을 하게 되었어요.
클럽- 구단, 어떠한 영고성쇠가 없을, 첫번째 싸이클에서 받았던 상실감을 다시 느끼지 않을 거란 게 보장된 것.
그런데 이것 또한, 하나의 싸이클이 지나는 동안 나 자신이 클럽인 것처럼 열심히 서포팅을 하다보니- 마찬가지로 어떤 특이점이 오더이다. “팬심”의 본질이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죠.

나는 이 구단을 응원하는 걸까?
나는 이 선수를 응원하는 걸까?
난 대체 무엇을 즐기려고 이 나이 먹도록 공놀이를 보고 있는 걸까.


세번째 싸이클에 들어서고 제가 알게 된 한가지는..
저는 축구를 모른다는 거였습니다.
전 축구를 몰라요. 축구에 대해 분석하고 배워갈수록, 나는 축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도 많고,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축구를 본다한들 그것은 결코 전부를 알 수 없는 것이구나- 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전 제가 축알못이기를 자처하고, 마드리드라는 클럽의 라이트팬임에 자부심을 느낀답니다.
선수에 얽매이지도 구단에 얽매이지도 않고, 축구경기 보는 그 자체가 그리 즐거울 수가 없어요. 스트레스도, 걱정도 없이 그냥 즐기고 응원하는.




마드리드는 이제 다시 새로운 페이즈에 들었다고 봅니다.
챔스 개편 후 하나의 “왕조”라 할 만한 것을 이루었고..
또다시 제로에서 시작하는 때가 돌아온 것임을 느껴요.

갈락티코니, 스페니쉬 정책이니 구체적인 양상이 그 어떤 것이어도 좋다고 생각해요.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클럽, 레알 마드리드는 또 한번의 회춘을 위해 열심히 몸부림 쳐 갈테죠.

마드리디스타, 마드리디스모인 우리 레알팬들은 또 한번 열심히 걱정하고/비판하고/응원하며 지금껏 그래왔듯 서포팅 해 갈 것입니다.


최근 2, 3년 사이 레매에서 몇번씩 얘기 나왔던- 리스펙의 부재- 가 안타까워서 주절거리게 되었어요.
날두 사가를 놓고 반목, 지주의 마지막 시즌 내내 있었던 축잘알/축알못 드립의 반목-
더 구체적으로는 레알팬 vs 개인팬 따위의 것들과, 더 큰 결에서는 선수에 대한 클럽에 대한 냉소적인/시니컬한 시선들.

아마도 파편화된 시대, 피아구분이 확실하고 어느 하나 믿을 것이 없어져 버린 자기애의 시대이기에, 알게 모르게 저를 포함한 레매인들의 팬질/레매질에도 그러한 가치관이 기저에 어느 정도 깔려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늙은 꼰대가 젊은 꼰대들에게 주절거리는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새로운 장을 향해 다시 첫 발을 딛은 레알 마드리드를 처음 가장 순수하게 응원했던 마음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선수를, 구단을, 축구 자체를 존중하며- 그렇게 재미있게 팬질합시다^^*

험하고 거친 세상에 한가지 취미생활 만큼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이 문득 생각나서 술주정을 해봐요.

레알 마드리드는 알라 마드리드입니다.
레알 매니아도, 알라 매니아입니다 :)



-- 개소리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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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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