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라울팦이 보는 호날두의 이적
'조선라울팦'으로서 호날두의 이적에 대해 그냥 몇 마디 남겨볼까 합니다.
저는 남자기 때문에,
얼마 전에 이른바 '올드비'들을 비꼰 꽤 신선한 욕설(?)인,
'조선라울맘'이 될 수 없음을 알려드리며,
끄적거려 보겠습니다.
코멘에서 늙다리 짓을 가끔 하는데,
저는 마라도나 플레이를 생중계로 본 적 있는 올드비입니다.
(비록 94년 월드컵에서 약에 찌든 마라도나였지만)
94년 월드컵부터 축구라는 운동에 관심이 생겼고,
그 이후 아이야아아 스타 티비를 통해서 유럽축구를 주말마다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보았습니다.
그때 허연 옷 입은 애들이 자주 이기는 것 같았고,
그때부터 낮은 수준이었지만 레알 팬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나,
어느 날 호날두가 허연 옷을 입게 되었죠.
지난해 레매를 뜨겁게 달궜던 라호대전 때 호날두 지지파(?)들의 서러움 중에 하나가,
'호날두를 골 잘 넣는 용병으로만 취급한다'였죠.
사실 호날두 입단 초기엔 저도 그랬습니다.
이 팀에 승리를 가져오는 선수여서 싫거나 미운 건 없었지만,
알게 모르게 나오는 언행들 속에서,
뭔가 구단을 사랑하는 선수 같거나,
구단을 대표할 수 있는 선수 같다는 느낌이 덜 들어 보였습니다.
다수의 조선라울부모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테죠.
더군다나 올드비들은 좀 우아하고 유려한 플레이를 하는 이들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전성기를 보내던 옆동네의 메시(사실은 세 얼간이+메시)에게 털리던 팀을 보며,
호날두에게 충분한 애정을 쏟진 않은 경우가 많았으리라 봅니다.
저 역시 호날두 입단 이후에도,
호날두를 칭찬하면서도 더 좋아하는 선수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13-14 시즌 안첼로티가 부임하고 나서부터,
예전보다 팀원들이 끈끈해진 것 같았는데,
그때부터 호날두도 에고가 강한 용병이란 느낌은 사라지고,
우리 선수! 내 새끼!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입단 초기에는 찬스에서 어이없는 슈팅을 날리면,
'아, 호날두, 완전 호난사네!'였던 것과 달리,
어느새 호날두만큼 그 찬스를 못 살린 것을 아쉬워 하는 스스로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그 이전부터 고군분투했던 것들 때문에,
이미 마음 한 구석부터는 그랬지만,
애써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는지도 모르겠군요.
항상 투쟁적으로 경기에 임하며 누구보다 열정을 불태우며 승리에 욕심을 냈던
호날두였습니다.
올드비들이 종종 쓰는 레알 마드리드의 정신인 '후아니토 정신'을,
호날두 입단 이후 라모스와 함께 가장 잘 보여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호동생'들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나름의 큰 애정을 가졌던 레알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거짓말 같이 떠나고 나니 참으로 서운하네요.
애초에 전 특정 선수보다 팀을 좋아하던 식으로 축구를 접했기 때문에,
이 구단이 크나 큰 오점을 남기지 않는 이상 별다른 동요 없이 응원하고 아낄 것입니다.
이번 호날두의 이적에 있어서도 별다른 생각은 없습니다.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과 곤두선 신경과 함께,
호날두의 이적 소식을 찾아 보았지만,
종국에는 그냥 그렇게 되었구나, 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별로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사람 인생이란 게 그렇더라구요.
그냥 그렇게 된 채로 시즌이 새로 시작되면,
이 팀도 호날두도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그 최선을 또 우리는 곧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다들 짧은 시간 동안 화끈하게 불타오르셨는데,
이제 좀 가라 앉히고 그 최선을 즐깁시다.
아마도 호날두가 팀을 떠난 이상 레알의 호날두처럼 응원하고 지지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 팀 외의 다른 어떤 선수들보다는 응원하고 있겠죠.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그리울 때가 또 오겠죠.
지금 호날두가 있었더라면 하고 말이죠.
그리고 5년 뒤 10년 뒤 이 팀의 축구를 보면서,
'뉴비'들에게 '너네 호날두의 레알을 본 적은 있냐?'면서,
꼰대질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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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끄 2018.07.12지금도 충분히 꼰대십니ㄷ..아아니
어차피 다 지나간 일 이제 현지에서도 레매에서도 더 이상 이 주제로 싸우지말고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길 바랍니다 .... -
subdirectory_arrow_right 혼축이석호선생 2018.07.12@으끄 앗, 들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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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모 2018.07.12좋은글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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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혼축이석호선생 2018.07.12@마리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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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태 2018.07.12조라팦다운 필력에 추천을 탁 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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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혼축이석호선생 2018.07.12@온태 괜히 스스로 별명을 만든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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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shed 2018.07.12저도 피구 광빠라서 바르까에서 레알로 갈아탔고 송종국이 피구 이야기 꺼낼때마다 속으로 부글부글 끓는 사람인데 말씀 하신데로 피구도 보내고 오랜 세월 레알을 응원했고 16강 따리도 지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날두는 너무도 특별한 선수이고 이별의 방식이 너무나 마음에 안듭니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감성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지 숫자나 성적만으로 움직이는게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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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혼축이석호선생 2018.07.12@Vanished 깔끔하지 못한 건 저도 아쉽습니다. 호날두도 어느 정도만 되면 남을 거 같다고 생각도 들었고. 이별 행사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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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_좌절금지 2018.07.12좋은글 추천 합니다~ 아직까지 멍~ 한기분이 있지만
이제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으로 다음시즌을 준비해야겟죠
우리는 또 열심히 응원하고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혼축이석호선생 2018.07.12@no.1_좌절금지 레알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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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no 2018.07.12저도 피구와 라울에 빠져서 레알팬이 되었고 이어서 베컴, 솔라리 등 소소하게 선수팬질과 동시에 레알을 응원하는 팬이었는데 호날두가 전설을 써내려가는 이후로는 솔직히 호날두가 맘속 최고의 레알선수네요. 갈라티코 중에서 호날두만큼 결과로 모든걸 보여준 선수는 없었고,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디스테파뇨 이후로 최고를 내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맘 한켠에선 제발 무리해서라도 손해를 봐서라도 호날두와는 최고로 아름다운 마무리 해줬으면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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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혼축이석호선생 2018.07.12@cubano 제게도 최애는 아니더라도 최고임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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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죽이 2018.07.1294월드컵에 월드컵스티커는 좀 모으셨습니까
당시 국딩용돈으로 스티커북(?) 완성못한게 한으로 남아있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혼축이석호선생 2018.07.12@개죽이 저도 친구들이랑 모아서 꽤 모았는데 다 채우진 못 했어요. 대신에 그걸 바탕으로 보드 게임 만들어서 놀았다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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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망명자 2018.07.12좋은글 감사합니다 아직 이런 이별을 겪어보지 못한 뉴비 레알팬이라서 너무 혼란스럽고 슬프고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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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기 2018.07.12추천합니다. 소모적인 논쟁은 그만두고 구단의 행보를 지켜봐야죠. 호날두가 고마운 레전드지만 보강 잘해서 더 좋은팀이 될지 누가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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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 2018.07.12꼰대짓 이전에 먼저 호날두 레알은 어땠냐는 질문을 받지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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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 2018.07.12좋은 글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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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두의 호우주의보 2018.07.12공감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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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데스 2018.07.12아휴 세월이란...
막줄 공감합니다 -
플라티나 2018.07.13연륜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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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딘지단 2018.07.13감사합니다. 올드비분들에게 또 하나 배우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