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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목요일 5시

30대 아재의 넋두리

마테오 2018.07.06 05:21 조회 2,924 추천 50

 교복이 아직 어색했던 2002년 월드컵,
당시 스페인을 보면서 굉장히 놀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애석하게 탈락을 했었지만 시종일관 우리나라를 압도하던 그때의 스페인이란
팀은 저에게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거든요.

 98년도 월드컵 전/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같은 학교 축구부 친구에게 제가"축구선수들은 국가대표팀 경기 없으면 평소에 뭐해?"라는 질문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렸을 적 축구선수란 오직 국가대표 뿐이었고 평소에는 다들 백수로만 사는 줄 알던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소년이 바로 저였지요.

 2002년 월드컵이 끝나 스페인에 대한 좋은 인상과 동시에 스포츠신문에 호나우두가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한다는 소식을 봤을때도 호나우두가 국적을 옮기는 줄 알았습니다.

 " 뭐 호나우두 브라질 사람 아니야? 레알마드리드라는 듣도 보도 못한 나라로 귀화를 하나?"

 그렇게 찾아보면서 클럽축구라는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고 자연스레 어렸던 저도 이름을 들어본 선수가 제일 많았던 레알마드리드의 팬이 되었습니다.

  1년이라도 늦게 해축에 입문해서 호나우딩요를 봤다면 아마 꾸레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즉, 레알마드리드의 팬이 된것은 무슨 고상한 이유나 축구적인 분석이 있어서가 아니라 순전한 우연이었지요.

 여하튼 그렇게 02/03 시즌부터 아프리카 방송과 선수 구별도 힘들 정도로 저화질의 외국 케이블 채널을 통해 경기를 알음알음 챙겨보는 것을 시작으로 이번시즌까지  15년간 레알마드리드 팬질을 해왔습니다.

 언제나 레알마드리드 9번은 호나우두일 줄 알았고 레알의 7번은 저 죽을때까지 라울일 줄 알았는데 그러한 선수들도 다 떠나고 은퇴하면서 갈락티코 1기의 사이클이 끝났을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이과인도 오고 마르셀로도 오고 여러 선수들을 접하게 되었고 레매에서는 활동하지 않았었지만 각종 카페와 싸커라인,알싸를 돌면서 거쳐가는 많은 선수들을 바라보며 레알마드리드를 꾸준히 응원했지요.

 결국 2009년 호날두의 영입을 시작으로 카카도 오고 알론소도 오고 벤제마도 오고 시끌벅적해지면서 갈락티코 1기 멤버들과의 이별의 슬픔은 조금씩 희석되었고 새로운 스타들이 그 자리를 채워가면서 처음 호나우두가 레알로 오며 팬질을 시작했을때 느꼈던 기쁨을 다시금 맛보았습니다.

 근데 이제는 그 사이클도 끝을 향해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나름 올드비 팬이라는 저는 두 사이클을 이렇게 겪었고 호날두 세대부터 팬이 되신 분들은 이제는 생애 첫 사이클의 종료를 맞이할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너무 절망하고 슬퍼하지는 마세요.

 이에로,살가도,카를로스를 죽어도 대체 못할 줄 알았던 마르셀로,라모스,페페 같은 애송이들이 이제는 그 선수들 이상이 되어 노장이 되었고 지단,호나우두,피구만한 선수들은 죽을 때까지 안나올 줄 알았는데 모드리치,호날두,크로스가 와서 그 이상을 해주고 이제는 노장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진짜 역사라는게 반복되긴 하더이다.

 사이클의 끝은 언제나 슬픕니다. 

하지만 이별은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는 말도 있지요.
우리는 나중에 올 새로운 이를 위해 떠나가는 이도 잘 배웅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마치 과거의 제가 호나우두와 이별을 했었기에 호날두도 만날 수 있었던 것 처럼요.

그러기에 마음을 가다듬고 계속 응원을 해나갈 수 밖에 없는게 팬 아닐까 싶네요.

 호나우두가 ac밀란으로 간다고 했을때 저는 제가 밀란 팬이 될 줄 알았습니다. 피구가 인터밀란을 갈때도 마찬가지고 라울이 떠날때 저는 샬케팬이 될 줄 알았지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이렇게 레알팬으로 남아 근 9년간 호동생 노릇을 하였습니다. ㅎㅎ
이제는 호나우두 조카,라울 조카,호날두 동생이 아닌 누군가의 형이 되어 팬질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팬질은 누군가의 삼촌, 누군가의 할아버지가 될때까지도 계속 되겠지요?

 넋두리라 그런지 뭐 주제도 없고 감동도 없지만 이 두서없는 이 글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호날두가 떠나서 미칠듯이 우울하고 슬프지만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며 웃자!!" 입니다.

 올드비라 덜 슬프고 뉴비라 더 슬픈게 아닐거에요.
 모두가 슬프지만 웃으면서 배웅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하루 정도 남았습니다. 그때까진 호날두 우리 선수이니 많이 이뻐해주고 사랑해줍시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매 분들 그리고 모든 레알팬 분들 저 포함해서 모두 화이팅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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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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