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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코가 코어가 되는 팀이 왜 어려운가를 보여준 대회

PREDATOR 2018.07.02 02:45 조회 5,410 추천 26
(제목이 자극적이었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이번 대회 스페인 경기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입니다.

첫경기였던 포르투갈전부터 1:0 신승의 이란전,
심판 판정 덕분에 패를 면할 수 있었던 모로코전까지.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냉정히 말해 본인들의 제모습을 100% 보여준 경기가 단 한 경기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조별 예선을 치루고 뽑은 유수의 언론들의 베스트 11에서 
이스코의 이름은 어딜가나 쉽게 찾을 수 있었죠.

실제로 개인의 퍼포먼스는 훌륭했습니다.

포르투갈, 이란전까지는 정말 멋진 테크닉들을 많이 선보이기도 했고요.

다만, 이스코가 코어가 된 이번 스페인 팀이 '팀' 그 자체로 훌륭한 모습이었나?
그렇지 않죠. 16강 탈락과는 별개로 경기력이 이름값의 그것과는 한참 뒤쳐진 수준이었습니다.

이것이 맹점입니다. 
플레이어는 빛나지만 그의 팀원들은 빛이 바랜다는 거죠.


일단 이번 대회 이스코의 대표롤을 간략히 하자면 이렇습니다.

[4231에서 '3'의 중앙으로 출격해서 상하좌우 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볼터치 그리고 연결]

한마디로 중원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고, 가장 많은 터치를 하고,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 역할을 해줬죠.

하지만 스페인 '팀' 입장에서는 이게 그렇게 큰 효용성이 있었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스코가 내려가지 않아도 부스케츠가 있었고,
측면에선 실바나 이니에스타가 그 역할을 해 줄 수가 있었습니다.

이스코가 비웠던 혹은 볼터치를 위해 중첩되었던 포지셔닝 때문에 
코스타는 첫경기 포르투갈전을 제외하면 대회 내내 고립되었고,
알바는 주특기인 2:1 돌파를 잘 살리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스코가 볼운반이나 전진성이 많이 떨어지는 선수는 아닙니다.
깊이 내려갔다가도 본연의 위치까지 다시 볼을 가져올 수만 있다면 되는거죠.

그러나 이스코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니에스타만큼 위협적인 타입이 아닙니다.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이스코가 볼을 얼마나 소유하든,
박스 안으로만 진입을 못하게 하면 실점을 예방할 수 있게 되죠.


저는 이번 월드컵 스페인의 실패를 

외부적으로는 스쿼드 구성의 아쉬움,
내부적으로는 지나친 이스코 중심 플레이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코스타를 제외하면 단신 스트라이커만 선발하고,
전형적인 와이드 플레이어는 단 한 명도 뽑지 않은건 
선발 명단이 나왔을때도 그랬지만, 결과적으로도 큰 오만이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대회를 앞두고 로페테기를 경질한 탓도 제법 있어보이고요.

그러나 경기 내적으로는 이스코가 경기에서 너무 큰 지분을 차지했던게
부스케츠, 코케, 실바 등이 본인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게 했던 이유가 아닐까 하네요.

코케는 클럽에서의 자리와 많이 달라서 제모습이 잘 안나왔다고 생각해도
부스케츠의 미미한 영향력은 저는 이스코의 지나친 프리롤과 3선으로의 후퇴가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너무나 많이 보였던 장면인데
본인 위치에서는 공을 받기 어렵고, 공을 받는다 해도 지키기 어려우니
이스코는 경기가 안풀리면 센터백 바로 윗까지 내려와서 공을 받습니다.
라모스, 부스케츠가 충분히 연결할 수 있는 장면인데도요.

물론 이렇게 이스코가 내려온다고 해서 창출되는 기회도 거의 없었습니다.

올시즌 우리팀 경기에서도 모드리치 없이 이스코가 나온 경기에서는 대부분 이런 패턴이었습니다.
(유독 중하위권 팀들 상대로 원정에서 고전했던 이유)

그나마 우리팀은 오랫동안 발을 맞춰왔고, 이스코의 이런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옵션들이 많이 있죠.

이스코가 터치를 많이 가져가지 않아도 되는 3미들의 볼 운용과 포지셔닝이 있고
골에어리어 안에서는 여전히 의외성을 만들 수 있는 황제마도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렇게 안풀리는 경기에서 뜬금포를 때려 넣을 수 있는 축신이 있습니다.


로페테기도 분명 오늘 경기를 보았을테지요.

본인이 정말 아끼고 예선에서 잘 활용했던 이스코지만
호날두와 모드리치, 크로스가 있는 레알입니다.

저는 그가 만약 레알에서도 스페인처럼 이스코를 코어로 사용하려 한다면
그 고집을 일찍 꺾을수록 성공에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이스코는 개인기량으로는 정말 뛰어난 선수입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도 많이 계실거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저는 이스코라는 선수에 대해
코어보다는 코어에 덧씌울 날카로운 무기로 더 어울리는 유닛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으로 그 명제가 어느 정도는 증명이 된 게 아닐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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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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