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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목요일 5시

레알-리버풀 챔스 결승 단상

마요 2018.05.28 10:26 조회 2,967 추천 29

1.

대부분이 예측한대로의 4312였습니다. 물론 442가 유력하다는 말도 많았지만, 단판 승부에서 챔피언이 지나치게 수비에 신경 쓰는 약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점. 그리고 점유를 통해 상대 공세를 제어하는 것이 더 좋다는 점에서 4312가 가동되었고, 베일이 벤제마 보다는 교체로 들어왔을 때 유의미하며 파괴적이라는 점과 이스코가 점유와 수비에 유용하다는 점에서 베일이 후보로 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코바치치보다 카세미루가 중용된 것은 세트플레이 수비시에서의 이점, 그리고 상대의 민첩한 공격수들을 피지컬로 누를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보입니다.

 

2.

전반에 리버풀이 기세를 올렸는데, 유심히 보면 우리팀이 잔디상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 걸로 보입니다. 잔디가 다소 길거나 할수록 섬세한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그래서인지 이스코, 마르셀루, 크로스 등등 대부분의 선수에서 크고 작은 미스가 나왔고 비교적 선굵은 플레이를 하는 리버풀이 기세를 올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굉장히 위협적으로까진 가지 못한 것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키퍼까지 사용하며 경기장을 넓게 썼고 라인을 내렸으며, 빌드업 리더들이 센터백 라인으로 내려와서 플레이 할 만큼 상대압박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태세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템포도 한없이 내렸죠. 전방으로 위협적인 패스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고, 심지어 패스를 전진시킬 수 있는 공간이 보여도 약간의 위협이 보이면 다시 뒤로 뺐습니다. 점유와 다운템포에 최대한 주력한 것이죠. 게다가 살라의 부상으로 리버풀은 모든 것이 어그러져 버렸습니다. 안그래도 습자지 스쿼드인데게다가 살라의 부상으로 나온 선수가 장기 부상으로 경기력이 한없이 떨어져 있는 랄라나였죠. 경기 내내 무엇을 했는지 좀처럼 모르겠습니다. 클롭이 꺼낼 카드가 거의 없었겠지만, 차라리 솔랑케를 쓰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일종의 패착처럼 느껴졌습니다.

 

한가지 의문인 것이 리버풀이 키퍼에게까지 압박은 좀처럼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원래 게겐프레싱이든 전방압박이든 키퍼에게도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해서 미스를 유발케 하는데, 체력 부담을 우려한 것인지, 나바스에까지는 압박이 심하게 들어가지 않더군요. 아무리 킥이 정교하지 않은 나바스더라도, 어차피 빌드업 리더들에게 공을 내주거나 여유롭게 공을 전방으로 차낼 능력은 있기에 우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

 

키핑을 하면서 동시에 컨버젼(전환)이 빠르게 되는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에 있는지 없는지가 팀의 퀄리티를 결정짓는다고 보는데, 리버풀은 그런면에서 분명 우리가 토너먼트에서 겪은 상대보다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 마네의 개인플레이를 제외하고는 어태킹써드에서 위협적인 공격작업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또한 리버풀의 양 풀백 역시 우리팀이 433으로 전환한 이후에는 부담감 때문에 전진이 어려웠습니다. 지치기도 했고요. 향후 리버풀은 스쿼드의 두께와 더불어 이 부분을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3.

카르바할이 나가고 나초가 들어가면서 우리 역시 오른쪽 부분에서의 역동성이 감소했지만, 나중에 베일이 들어오면서 균형을 다시 맞췄습니다. 그리고 리버풀 선수 대부분이 (마네 정도 제외하고는) 결승전이라는 긴장감과 압박을 위해 뛰어다녔던 여파로 후반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아마 동점골을 넣었을 때 정도가 리버풀이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시도해 볼만한 순간이었겠지만, 베일의 역사적인 골로 리버풀은 그 때 사실상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4.

살라의 부상이라는 이레귤러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지단이 안배한 플랜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다고 봅니다. 다운템포와 후반에 주도권을 갖는 것 역시 지단이 계획한대로였고, 최근 폼이 좋은 베일을 이르게 교체 투입한 것도 좋은 승부수였습니다.

 

벤제마 이상의 만능형 스트라이커라는 피르미누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피르미누를 탓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이 전방에 유의미한 공 전달을 해주지 못했기 때문에양 윙어에 공을 전달하여 중앙으로 치고 들어와야 하는 것도 여의치 않았고, 한번에 전방으로 투입되는 공도 라모스와 바란에 죄다 커팅 당했습니다. 즉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거죠.

 

5.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부족함 없이 다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특히 무쌍 찍은 모드리치는 어마어마했습니다. 모두들 다 자기 역할을 잘해준 가운데 한마디 하고 싶은 선수인 카세미루는올시즌 들어 코바치치를 일정부분 중용하는 모습을 지단이 보였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시즌에는 보다 더 플레이를 견고하게 가져가고, 패스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확고한 주전이 되리라 봅니다.

 

6.BBC

개인적으로 벤제마는 남겨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당연히 공격수는 영입해야 하지만 그 공격수가 팀 전술에 녹아드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혹은 어떤 시행착오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베일의 경우는 월드클래스임이 분명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나가도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일단 피지컬로 이제 하락세를 겪을 나이인 30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태도가 맘에 안듭니다. 물론 본인이 선발 출장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부상으로 골골 거려서 시즌 절반을 날리는 짓을 여러 번 했다는 걸 생각해 보면, 결승이 끝나자마자 한 인터뷰는 양심있는 충성심있는 선수의 태도로는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에 적절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호날두는 ...아 라모스했구나... 베일 나가면 연봉 좀 올려줘도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7.

코파에서 비록 탈락했지만, 후보들이 주전들 체력 안배를 해주었다는 점까지 고려해 보면 우승을 위해 팀에 필요하지 않았던 감독, 코치,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도련님 정도 제외)

해피엔딩으로 오기위해 모두들 애썼고, 그 애썼던 것을 너무 빨리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린 좋았던 것, 공헌했던 것은 너무 빨리 잊고, 비판과 비난을 너무 가혹하게 하는 성향이 있진 않은지

 

팀의 주력 선수인 날두-모드리치-라모스-마르셀루가 이제 노쇠화를 필연적으로 겪고있고, 겪을 나이인만큼 후보 선수들이 보다 더 레벨업 하지 않으면 올시즌은 그저 왕조의 마지막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디 올시즌이 왕조의 시작이길 바랍니다.

 

적절한 영입과 선수들의 성장으로, 내년에는말 많은트뭐시기 라든지 전관왕이라든지 한번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길고 힘겨운 시즌이었지만, y nada mas로 마무리 되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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