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소지, 누구에게 있을까?
문제가 발생하면 항상 책임 소재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옵니다. 선수가 되는 경우도 있고 감독이나 회장등이 이름이 보통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그들중에 책임을 물을 때 가장 취약한 직책은 감독이라고 생각됩니다. 선수들은 한시즌 못한다고 쉽게 방출되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니면 회장이 사퇴를 해야하거나 탄핵을 당하는 위치까지는 안가죠. 이들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팀에서 강제적으로 쉽게 떠나게 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가장 대체하기가 쉬운 감독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가혹하게 책임을 져야하는 모습들을 봐오곤 했죠.
성적에 대한 책임으로 나가게 된 것은 모두 감독들뿐입니다. 상대적 약자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같은 선수단으로 감독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고 경기력이 달라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감독이 선수단을 얼마만큼 통제하느냐 즉 그립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성적과 경기력은 바뀌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단, 선수들, 구단 이렇게 세개로 책임 소재의 비율을 물을 때 저는 지단이 아마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감독은 축구 전문가로 선수단을 진단하고 평가하여 어떠한 처방을 내리고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위치이기 때문이죠. 구단의 높으신 분들 말을 평소에는 듣다가도 관철할 내용은 관철해야하는데 그러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선수들에게도 전술적 선택과 시도에 대한 납득을 시켜야하는 역할이 있죠. 어찌보면 자신의 선수시절을 고려해서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축구와 지단의 선수시절 축구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사실 2000년대 초중반에 워낙 감독을 쉽게 짤라내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의지가 있는 실력있는 감독이 와서 안정성을 도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었죠. 그래서 무리뉴가 왔을 때, 기대를 했습니다. 물론 개인적 기대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저 호불호를 떠나 무리뉴 마드리드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무리뉴가 기반을 잡고 터를 다지고, 안첼로티가 집을 지었더니 지단이 와서 꾸미고 사는 형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무리뉴가 터를 잡을 때 가장 핵심적인 선수가 호날두였는데 그 호날두가 벌써 마드리드에 온지도 9년이 되갑니다. 냉정하게 포스트 호날두의 시대를 고려해야하는 시점이 왔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지단은 불안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감독으로 지단은 유지를 해봤지 리빌딩과 같은 기반다지기를 해본 적이 없죠. 물론 잘 할 수도 있습니다만 감독으로의 경험이 매우 짧기 때문에 실패 가능성에 불안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균열의 시작이 이번 시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당장 호날두가 나가야하고 나이먹은 모든 선수들이 대체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2002/03시즌 이후 했던 일이 반복되면 안된다는 것을 누구든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단의 가장 큰 약점은 시험입니다. 무리뉴는 여러 시험을 했죠.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마드리드의 가능성을 찾아냈고요. 그리고 안첼로티는 이들을 하나로 만드는 작업을 했습니다. 지단이 전임 감독들의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제 생각은 이번 시즌까지는 그냥 기다리자입니다. 지단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이번 시즌까지라고 보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단을 다음시즌까지 혹은 그 이상으로 고용할 생각이 있다면 이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단에게 스포츠 부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리뉴는 자신 만의 스태프 진이 워낙 견고했고 팀워크도 좋았죠. 그리고 팀을 만들어본 노하우가 있었죠. 안첼로티는 오랜 감독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위치였고요. 회장인 페레스가 그런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페레스는 정무적 판단을 하는 위치에 있고 축구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그에게 조언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제도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지단의 잔류에 대해서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지단도 성장 중인 감독이고 시기가 오면 팀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해야합니다. 지단이 그러한 성장통을 지금 겪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가 이 팀에서 주어진 역할-리빌딩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면 아쉽지만 헤어짐은 서로에게 필수불가결하겠죠. 하지만 지단이 이를 해낸다면 그 때는 또다른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이번 시즌은 여러가지를 시도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남은 대회가 별로 없기-아니 하나뿐이기 때문에. 변화에 두려워하면 결국 침몰하는 배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서서히 가라앉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소리가 나오기 마련이죠. 개인적으로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은 도피하듯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번 시즌은 지단이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안전장치는 그 전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선수들도 불만을 가지거나 아쉬워할 시간에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지금은 우선인 것 같습니다. 그게 프로의 자세겠죠.
두서없이 쓰긴 했는데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해법을 구단 측에서 제시하는 것이 좋은데 그냥 공개적으로는 노코멘트라 답답하긴 하네요. 머나먼 타국의 팬이라 실컷 말해봐야 듣지도 않지만 그냥 맹목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레매도 여러 의견으로 가득찬다고 생각하면 꼭 나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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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umbra 2018.02.09아...사이다 같은 글입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지단 감독도 현 BBC 고집을 꺾고 다음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제대로 된
선수를 영입하는데 동의했음 좋겠습니다.
페레즈가 지단이 원하는 선수라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죠.. -
오리ⓡ 2018.02.09*정말 사이다같은 글이네요. ㅠㅠ
지단의 가장 큰 약점이 시험이라는 말씀 너무나도 공감하고 갑니다.
지금의 지단 마드리드가 이것저것 시험이라도 해봤으면 좋겠어용... -
무죄마 2018.02.09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빡빡이형이 진짜 다른 시도들좀 해봤음 좋겠음다;선발을 바꿔보든 포메이션을 바꿔보든 뭐라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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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22 2018.02.09아래 맛동산님글은 전혀 공감이 안갔는데, 엘리엇님 글은 상당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특히 스포츠 부장의 필요성에 많이 공감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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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 2018.02.09공감합니다. 이번시즌을 놓고 보면 지단에 대한 여론이 안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쉬운 전술적인 능력이나 그 외 미숙한 부분등은 차치하고 현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능력 아니 최소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만 보였어도 이정도까진 아니었을 겁니다. 단지 팀이 이 지경이 될때까지 언제나 똑같은 멘트에 선수구성, 전술로만 일관하고 있다보니 답답할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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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2018.02.09*지단은 개인적으로 다른 구단에서 경험을 더 쌓고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네요. 이번 시즌 끝나고 자진해서 물러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도 아니면 모 형식으로 지단에게 리빌딩을 맡기기 보다는 여지를 남기는게 지단측이나 구단측이나 바라는바가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시즌의 이례적인 부진은 이례적인 벤제마와 호날두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단이 더 잘할 수 있었겠지만 다른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었나 생각해보면 지단에게 큰 책임을 묻는건 가혹하다고 생각하네요.
심지어 지금도 지단은 결코 모험적인 수를 둘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팬들입장에선 답답한건 맞지만 말이죠 -
귀남이 2018.02.09페레즈 성격상 뭐라도 샀을겁니다 잘못의 우선순위를 꼽자면 1순위는 무조건 지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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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쥐단 2018.02.09제일 공감가는 글이네요.지단이 개혁의 의지가 있고 전술적인 부분을 향상시킬수있다면 지단을 끝까지 응원하겠지만 이번시즌의 모습을 보면 완전 반대의 성향이 두드러지기에 다음시즌까지 지단으로 가자! 이말을 도저히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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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mer 2018.02.09스포츠 부장직 없앤게 무리뉴랑 발다노 부장 파워게임 때문이었던가요? 무리뉴가 요구했던 전권 주려고.. 지금은 감독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도움이 필요할테니 스포츠 부장직 다시 신설하는 것도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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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 2018.02.09사이다네요 멀리 타국에 있는팬은 그저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일 하면될듯합니다 그리고 리빌딩이 어떻게 진행될지 제일 궁금한 이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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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알 2018.02.09비유가 적절한 글이네요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지려면 그런 바탕을 깔아줄 능력이 있는 감독이 앉긴 해야겠죠. -
장비 2018.02.09기적적으로 챔스를 우승하면 모르되, 이미 실패한 시즌입니다.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전혀 레알 마드리드답지 않았고요. 이미 팀 내부에서는 지단에 대한 거취가 결정되었을거에요. 다만 지단이라는 네임 브랜드가 가진 상징성때문에 시즌중간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지않은것일뿐. 누가뭐래도 이 팀의 표면적 매니저는 지단입니다...어떤 조직이든 만족할만한 결과가 도출되지않는다면 누군가는 그에대한 책임을 져야하고 그 책임은 언제나 매니저급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 짊어져왔죠...그게 옳다그르다를 떠나서요. 시즌 후 사임형식으로 마무리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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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real7 2018.02.09모드리치 빼고 전부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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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_좌절금지 2018.02.10공감가는 글입니다. 지단의 도전과결정이 필요한시점이라
봅니다. 지단의 잘못이있다 없다라기보다는 그가 지금
해야할일과 못하는일이 정확히 구분되네요 -
ASLan 2018.02.10일단, 이번시즌이 결정적인 시험대였다고 본다면 아직은 40점 조차도 주기 힘들 정도로 봅니다.
2연패 이후, 불안한 무패행진을 꾸역꾸역해내는 것을 보고 \'팀의 전술적 강점은 두드러지지 않으나, 선수단을 두루 잘 휘어잡고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기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지해왔습니다.
엘클라시코에도 전반전 자체만 본다면 코바치치 기용이 어느 정도 노림수로 잘 통했다고 생각했으며, 후반전에 급격히 털린 것도 어쩌면 코바치치라는 선수를 메시에 맨투맨으로 붙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문제는 레반테, 그 이전엔 국왕컵 탈락 경기가 결정적인데 이런 일들이 사실 감독선에서 관리해줘야 하는 부분으로 보기때문에 보다 더 나은 인터뷰 방식이나,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느껴지네요. 당장에 바르사는 전대미문의 무패우승도 노리고 있는 중이라, 엔리케가 작년에 겪은 부침을 똑같이 겪는 지단을 보며 전술적인 역량과 관련되어 비판할수 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해봅니다. -
안중 2018.02.10요즘 레매 글들을 보니
지단옹호론이 많이 보이는듯 듯듯 듯
합니다
이번글은 많은 부분이 이해하지만
감독이 선수들보다 가혹하단 말은
정말 이상한 생각이라고 드네요
그만큼의 권한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당연히 그 책임이 따른다고봐요
권한이라 그 귀속주체는 당연히
마드리드이지만 그 만큼의 권한이
주어졌다만 그에 상응하는 책이임이
따른다고 봅니다
절대 가혹한거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