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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 경질이 해결책일까?

맛동산 2018.02.08 03:49 조회 3,964 추천 22
저는 사실 이번 시즌 심해도 너무 심한 부진에 지단 감독은 별로 책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하지만 쉴드치려는 게 아니라요. 전 사실 감독만 수십명 봤고, 지단도 그 중에 한 명일 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개개인에 대한 애정은 없어지더군요. 어쨌든 쉴드치려는 게 아니고, 지단이 레알 감독이라고 해서 그렇게 큰 책임을 질만큼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지난 경험을 통한 분석이라 내부 사정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냥 이런 견해도 있구나라고 봐주시면 좋겠네요. ^^)

선수 영입
지난 2번의 여름 이적 시장에서 레알은 스페인 국적 또는, 스페인이 굉장히 익숙한 젊은 유망주들로 팀을 꾸렸습니다. 근데 이게 페레스 회장이 정말 딱 좋아하는 겁니다. 초대 임기 때 파보네스이지나네스부터 시작해서, 상황이 좋아질만하면 스패니시 아젠다를 던졌죠. 그리고 두오데시마까지 했으니 이제 진짜 스패니시 해보는 겁니다. 오죽하면 케파도 영입할 뻔했죠?

또한, 지단은 나이도 젊고 경력도 짧습니다. 레알 외 성인 프로팀 감독 경력도 없습니다. 스페인 클럽은 아시다시피 감독 몰빵 체제가 아닙니다. 회장이 '선거를 통해 선출'되고, 스포츠 디렉터를 임명해 전반적인 팀 운영 및 빌딩 계획을 주도합니다. 그런데 경력이 일천한 지단이 이적 시장을 진두지휘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저는 별로 역할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술 문제
이 문제도 사실 지단의 전술력 평가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레알의 팀컬러 자체가 역사적으로 전술보다는 탑클래스 선수들의 개인기로 풀어가는 축구입니다. 축구 잘한다는 애들 다 모아놓고, 이제 전술을 짜볼까? 전술가에게 말도 안되는 일이죠. 안첼로티가 디마리아의 포지션을 변경한 것도, 궁여지책일 뿐이지 확실한 전술은 당연히 그 포지션에 잘 어울리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으로 시직할겁니다.

물론 시도는 있었습니다. 축구 부장이라는 자리를 만들고 '아리고 사키'를 영입해 룩셈부르고 감독과 함께 다이아몬드 4-4-2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었죠. 그런데 금방 망했습니다. 팀컬러와 안맞으니까요. 최근 레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리뉴, 베니테스 등 전술가형 감독들의 말로가 어땠는지 떠올려보면 답이 나오죠.

다시 팀컬러로 돌아가 레알은 전술보다 개인기에 초점을 맞춘 축구를 하는 팀입니다. 그래서 전술가형 감독보다 '관리자'형 감독이 잘 맞습니다. 관리자 역할만 보면 최근 레알 역사에서 지단만큼 잘하는 감독도 없죠. 선수들과 특별한 불화가 없고, 어떤 감독처럼 사고를 쳐서 주목을 받지도 않고요. (레알이 요새 가끔 라커룸의 CCTV 영상을 공개하는데, 이거 정말 쉽게 볼 수 없는 일입니다.)

감독 = Manager
감독이 영어로 매니져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흔히 얘기하는 지도자나 선배 개념이 서양에는 없습니다. 마치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상하관계가 있고, 감독이 상위에서 그만큼 책임을 지라는 횐님들이 있는데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볼 때 지단은 정말 매니져 즉, 관리인이나 운영자에 가깝지 선수들보다 위에 있는 리더나 선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나 그렇죠.

연봉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호날두와 베일은 지단이 받는 연봉보다 2~4배는 더 가져갑니다. 물론 마케팅 파워도 가진 애들이니 일단 논외로 할게요. 그래도 마르셀로, 크로스, 모드리치 등등등 지단보다 많이 받거나 비슷하게 받는 애들 많습니다.

종합해보면, 선수 영입에서는 큰 힘이 없고, 전술가 타입을 선호하는 클럽도 아니고, 선수들을 군대식으로 돌릴 수도 없는 지단만 경질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BBC
전 지단의 책임은 정말 많아봤자 5~10% 정도로 보고, 90% 이상은 모두 BBC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슈팅 수 작년이랑 비슷해요. 미드필더랑 수비수들이 그래도 어느 정도 해주고 있다는거죠. 단, BBC가 골을 너무 못넣습니다. 골을 못넣으니, 자꾸 조급한 상황에 빠지게 되고, 라모스라는 붙박이가 없으니 센터박 조합이 맨날 왔다갔다, 결국 실점하는 악순환 반복.

지단을 아무리 대머리 어쩌고 욕해봐야 소용없습니다. 그럴만한 책임이나 능력을 가진 위치가 아니거든요. 오히려 가장 부진의 늪과 닿아있는 위치는 BBC입니다. 당장 챔스16강만해도 지단이 어떤 전술을 준비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BBC든 BC든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어줄 수 있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클라시코도 그랬고 어차피 미드필더+사이드백들이 계속 지원해주는 최소 한 두번 기회는 올거니까요.

물론 BBC도 잘하고 싶겠죠.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단의 인터뷰 한 줄까지 의미를 부여해 비난하고, 외모로 비난하는 등이 잘못된 비판이라기 보다는 아에 방향이 맞지 않는 비판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BBC까지 언급했습니다.

사실 제 입장에서는 지단은 무리뉴처럼 전권을 가졌거나 또는, 자신만의 전술 특색을 주장하는 감독이 아니라 정말 관리자 전형의 감독입니다. 그래서 사실 지단 개인에 대한 비판이 큰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말이 감독이지 정작 몇몇 선수들의 영향력과 활약이 훨씬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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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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