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은 호날두에게 더 이상 해줄 게 없습니다. 허나 팬들은 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태에서 구단과 호날두 양측의 입장에 모두 이해가 됩니다.
현재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저번 시즌 더블 이후 활약도를 고려하여 그에 맞는 대우를 약속받은 호날두가 그 약속이 재계약으로 이행되지 않음에 실망했다는 것인데, 호날두 입장에서는 충분히 실망할 수 있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저번 시즌 호날두의 활약은 눈부셨고 그의 라이벌들(메시, 네이마르)의 연봉에 비해 적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연봉이 과다지출이라는 문제는 차치하고, 호날두 입장에선 자신의 활약도에 합당한 입지, 대우 상승을 원한다는 건 자연스럽다고 생각)
구단은 상당히 난처하겠죠. 전 양측의 입장이 모두 이해되지만, 구단에 좀 더 공감하는 편입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타이밍이 너~~~무 안 좋습니다. 만약 호날두의 활약이 계속 좋았더라면 구단도 재계약을 고려는 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베일, 벤제마도 재계약 해주는 마당에 호날두가 계속 잘해준다면야.....) 현재 팀 사정도 좋지 않거니와 호날두 개인적으로도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어떤 구단이라도 감안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게다가 한국나이로 34세(만으로 33세)인 선수에게 연봉 상승(그것도 최고급으로)을 포함한 재계약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습니다.
차라리 시즌 시작 전에 이런 일이 터졌으면 좀 나았으련만. 허나 그랬어도 구단 입장에서는 꽤나 조심스러웠을 겁니다. 더 이상 구단은 호날두에게 해 줄 것이 없습니다. 그동안 구단은 호날두가 메시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호날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나 불만이 생길 때마다 그를 옹호해주었고 달래주었습니다. 인내심이나 응원 같은 정신적 요소는 물론 돈 같은 물질적 요소 모두 호날두 만큼에게는 아낌없이 주었죠. 호날두도 이에 부응하여 트로피와 역사, 명예, 자본 등 많은 것을 구단에 돌려주었습니다. 구단도 호날두에게 더 이상 새롭게 해줄 것이 없고, 호날두도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남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현 사태에 대한 원만한 조정과 해결 정도일까요.
하지만 팬들은 다릅니다. 전 서서히 저물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팀 선수인 호날두를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굳이 호날두가 아니더라도 모든 우리 팀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벤제마와 베일도) ‘하는 꼴이 그렇기에’ 응원이 힘들다고 해도, 적어도 그동안 고마웠고 앞으로도 잘 되길 바란다는 말 한마디라도 해주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요. 어쨌든 약 10시즌 동안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레알 이라는 팀을 응원하게 할 수 있는 힘을 줬었잖아요. 팀 위의 선수는 없다는 말은 응당 옳은 말이나, 그것이 기량이 하락하거나 이용가치가 없는 선수에게 가차 없이 굴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직은 우리 선수이고, 현 사태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에 적어도 ‘꺼져라’, ‘나가라’ 라는 식의 매몰찬 얘기는 안했으면 하네요. 좀 더 지켜보고 응원해줍시다. 호날두도 다른 모든 선수들도. 그리고 잘 안 풀려서 헤어지게 되면, 수고했고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좋게 보내주고요.
그리고 팀 팬-개인 팬으로 나누는 구도는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팀팬은 옳고 진정한 팬이며, 개인팬은 그르고 가짜 팬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는지요. 개인팬들도 팀팬의 일부입니다. 팀 자체가 좋아져서 팬이 된 분들도 계시겠지만, 선수에 먼저 매료 되어서 그 선수가 소속된 팀도 응원하게 되는 분들도 많습니다. 계기는 다르지만 그 팀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두 같은 팬들입니다. 그 선수가 떠나면 갈아타지 않겠냐구요? 갈아타면 어떻습니까, 어쨌든 한 때는 팀을 응원해준 팬들인데요. 때때로 과도한 팬심에 무리한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 분들은 당연히 자제해야겠지요. 현재도 연봉 올려줘야 한다는 주장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헌신한 선수에게 향하는 일부 매몰차고 과도한 비난이 서운하다는 것 뿐이죠.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욕 먹으면 괜히 서운하고 기분 나쁘잖아요. 그렇게 서로 이해 해주면 되지 않을까요.
댓글 24
-
라따라따모라따 2018.01.19너무 좋은 글이네요 완전 공감합니다
-
Lukita 2018.01.19어떤 이유에서든 비판을 넘어선 비난과 조롱이 문제고..
우리 레매가 너무 공격적으로 변했어요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비판을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고 쉽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는 팬이니까. 누구를 더 좋아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니까
비판과는 별개로 응원해주는 것도 의무?라고 까지 말하긴 뭐하지만.. 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게 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생각이 같을 순 없겠지만 자꾸만 누군가 까 내리고.. 비난하고.. 비꼬고.. 싸우고 이런 것좀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
라울☆날둥 2018.01.19결국 선수가 잘해야 팀이 잘하는건데 팀과 선수를 구분짓는다는건 말이 안되지
-
호날두 2018.01.19비밥님 말씀이 백번 옳습니다.. 선수가 곧 팀의 일부인데요 그 선수를 욕하는 것이 곧 팀의 일부를 욕하는 것임을 알고 선수를 대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돈케인닝 2018.01.19제가 하고싶은 말을 잘 정리해주셨네요. 추천드립니다.
-
태연 2018.01.19추천누르고 갑니다. 물론 개개인의 생각의 차이가있겠지만 호날두와 같은 커리어를 이룬선수를 현재 우리팬들이 바라볼때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팬은 이래야 된다고 강요하는건 아니지만 요즘 참 씁쓸합니다.
-
youngdric 2018.01.19제 생각이 담겨있는 글이네요. 추천을 한 번밖에 누를 수 없다는게 아쉬울 뿐입니다.
-
갓베날 2018.01.19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요새 레매 반응을 보면 왜 이리 공격적인지...
-
한예슬 2018.01.19추천하고 갑니다. 제 생각과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
santamaria 2018.01.19백번 천번 공감합니다.
-
케파 2018.01.19추천합니다
-
Kepa 2018.01.19추천!!
-
윾 2018.01.19크으 ...
-
Theo 2018.01.19비밥님을 지지합니다.
-
자유로운녀석 2018.01.19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호날두 나간다니까 레매 내에서 오예 같은 소리나 하고있어서 보기 안좋았는데 말이죠. 이번에 나가든 안나가든 끝까지 응원하는게 팬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Mayoral 2018.01.19백번 옳은 말입니다.
-
윤날두 2018.01.19추천공감요!!!
-
레알유스출신 2018.01.19공감합니다
-
Kramer 2018.01.20옳으신 말씀.
호날두 지지하는 입장으로서 구단에겐 큰 불만이 있을수가 없죠. 구단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
선수와 구단이 합의점을 모색하면 될 일이고, 중요한 건 팬들이 팀 최고 전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 -
Touche 2018.01.20좋은 글입니다 추천!
-
cubano 2018.01.20완전 공감합니다. 정말 팀의 팬이라면 구단 역사의 최상위에 남을 레전드를 설령 구단이 팽하고 내치려해도 지지하고 오히려 구단을 욕해야할거 같은데 요즘 참... ㅎㅎ
-
slowhand 2018.01.20추천 백개 하고 싶네요
-
미첼 2018.01.20추천드립니다. 유입/어그로 사이에 빛같은 정상적인 글이네요 : )
-
RockStar 2018.01.20니가야 할 사람이 안나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