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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좀더 규율과 책임감이 잡혀 있는 팀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총과장미 2017.12.24 22:33 조회 2,942 추천 5
지단 마드리드는 큰 틀에서 포지셔닝과 역할을 분배하긴 하지만, 경기 중에는 선수들의 자율성을 풀어두는 경향이 높죠. (ex. 지난 시즌 초반 호날두를 윙 위치에 놓았을 때와 후반기에 포워드 위치에 놓았을 때 플레이의 차이. 전자나 후자나 상당히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플레이하기는 하지만 특정한 역할-전자는 윙어로서, 후자는 포워드로서-은 갖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플레이의 시작지점이나 플레이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수들에게 특정한 역할을 부여했다고 보기에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또는 어떨 때는 과도하게 자유롭고, 전술적 역할이 없다고 보기에는 제한된 부분이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을 싫어하지 않는지라 그닥 나쁘게만 보지는 않습니다. 감독이 경기에서 선수들의 동선까지도 세세하게 제어하는 스타일과는 다른 맛이 있기에...

다만 이런 스타일은 선수들의 조합이 잘 짜여맞춰져 있고 팀이 상승세에 있는 기간에는 매우 우아하고 아름다운 경기를 펼쳐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팀이 하강세에 있고 삐걱거리는 시점에는 특정한 지점에 손대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지는 단점 역시 갖고 있죠. 현재의 지단 마드리드는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후자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고요...ㅠ.ㅠ


현재 지단 마드리드가 하강세에 접어든 원인 중 하나는 실제 경기에서 너무 자율적인 플레이를 하게 놔둔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는, 선수들이 자율성을 빙자해 자신의 위치에서의 책임감을 방기하고 있지 않을가 하는 점입니다.

골이 터지고 경기가 잘 돌아갈 때야 차치하더라도, 경기가 안 풀릴 때 모습을 보면 팀의 무게중심이 점차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공격진에서는 상대의 전방압박 또는 밀집수비를 버티지 못하고 2선 내지 3선(이스코)까지 내려와 볼 순환에 관여하고, 수비진에서는 상대의 공세 또는 역습을 버텨내지 못하고 미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겨우겨우 버티는 모습을 보입니다.
벤제마는 그나마 내세울 수 있던 연계능력마저도 지속성을 상실한 듯 싶고 경기 중에 9번 위치에서조차 포스트플레이를 해낼 수 있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2선과 사이드로 도망치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연쇄 효과로 그 어떤 포워드보다도 뛰어난 골 생산 능력을 가진 선수라지만 9번 위치에서 9번 역할을 할 수는 없는 호날두는 박스 안에서 홀로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물론 이는 투톱전술을 운영하며 호날두가 조금씩 조금씩 9번위치로 포지셔닝을 더욱 많이 가져가면서 벤제마가 비어진 2선 공간을 메꿔주기 위해 내려오는 그런 그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결과가 아주 안 좋았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요-_-;;;). 골대와 가까운 2선에서 가장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잇는 이스코는 메디아푼타로 출전한 경기에서조차, 상대의 밀집수비와 압박에 밀려 볼이 좀처럼 3선-4선에서 전진하지 못할 때 볼을 어떻게든 2선과 1선까지 올려놓기 위해 중미 위치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도움을 주느라 정작 자신의 파괴력을 발휘할 기회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공격시 미들은 물론 양 풀백까지 무게중심을 전방에 두었을 때 언제나 든든한 탱커가 되어줬던 카세미루는 카세미루 쉬프트 때문에 정작 수비할 때 수비형 미들 위치에 없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윙어 없이도 사이드를 장악해냈던 풀백들은 공격은 되는 데 수비시 백업이 안 되거나(마르셀루, 그리고 요즘에는 카르바할까지), 수비는 그럭저럭 정줄잡고 하지만 공격이 안 되어서 사이드 영역의 지배력을 상실하거나(하키미, 그리고 굳이 언급하자면 테오는 어중간한 상태) 합니다. 사이드 기반 공격 전술을 가진 지단 마드리드인데 현재는 이전에 하던 방식으로 풀백을 운영하자면 사이드 공격에 무게를 두다가 수비적인 면에서 털리거나 반대로 수비에 중점을 두어 안정감을 확보하려는 선택을 하면 공격 자체의 실마리를 풀어내지 못하게 되는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나사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던 것일까요?;;;; 원인을 딱 찝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시즌 초반에 공격진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을 때 선수들이 그러한 하강 사이클에서 나름대로는 최선의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 노력했던 그런 플레이들이 누적되고 고착되어 그런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기가 안 풀리니까 자기 포지션에서 벗어나서 주변 선수들을 도와주려 이동하고..... 그때그때의 자율적인 판단이란 점에서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그렇게 다른 선수들이 도와줘야 겨우겨우 그 위치에서의 플레이와 볼 전개를 할 수 있던 그 포지션의 선수들은 과연 무엇이었나 싶습니다.
포메이션은 4312라지만 실제로는 4132와 같은 2선이 없는 형태로 경기가 운영될 때 계속해서 선수를 믿는다는 말로 퉁치고 선수들의 폼이 올라오기만을 바라며 복붙스쿼드를 운영했던 그런 판단, 변칙전술(카세미루 쉬프트) 한 시즌 거하게 잘 써먹었으면 됐지 여전히 미련을 갖고 이제는 더이상 안 통하는 요행수를 계속해서 그대로 두었던 그러한 자율성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

칸나바로 옹에 대한 모 선수의 인터뷰가 종종 생각나긴 합니다. 대략 "야 너(수비수)는 공 잡으면 앞으로 뻥 차면 돼. 그 다음은 저놈들(공격수) 책임이지"이런 식으로 자기팀 수비수들 코칭한다는 건데, 이게 맞는 말이란 건 아니고ㅋㅋㅋ 아니라 책임의 범위에 관해서 조금 생각할 거리는 주는 면은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내는 게 미덕인 현대축구라지만 기본적으로, 공격수는 공격을 해야하고 미드필더는 볼 전개를 수비형 미드필더는 수비를, 수비수는 수비를 해내야 하는 건데, 과연 이런 기본을 우리팀 선수들이 각 포지션에서 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 의문이 있습니다. 하강 사이클에서도 특출남을 보여주는 몇몇 선수들의 과도한 도움에 기대는 것도 한두번이지 매번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건 문제가 많죠. 이게 개인 수준에서의 흠으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팀 전체적인 포지셔닝이나 볼 순환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니까요.


이제는 자율성이란 미명하에 선수들이 과도하게 자유롭게 또는 제멋대로 움직이는 부분을 적절히 제어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조금은 전통적인 모습이 되겠지만, 선수들이 자기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설령 필드의 특정 부분에서 공격면에서 또는 수비면에서 부하가 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다른 선수들이 포지션을 이탈해가며 도와주면서 어찌어찌 해결하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그 위치의 선수들이 그러한 부담을 이겨내는 모습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지단이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기대했던 것이 전술가로서의 탁월함보다는 레전드로서 팀의 장악력이었는데, 과거를 돌이켜보면 주기적으로 보여줬던 전술적인 묘수들이 도드라졌지, 팀 장악력과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에 대한 규율 부여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약한 모습을 보여줬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못해서 못했다기보다는 지단이 선수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그런 스타일이었기에 그렇게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은, 이제는 팀을 잡음 없이 운영한다는 면에서의 팀 장악력 외에도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규율을 부과할 수 있다는 면에서의 통솔력 역시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마무리 지으며 잡설을 좀 보태자면,

우선은 이스코의 경우 좀더 역할을 제한해야 합니다. 개인 수준에서의 퍼포먼스만 보자면 이제는 중미 위치에서도 탁월함을 뽐낼 정도로 플레이 스타일이 다양해졌고 원숙해졌고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현재처럼 답답하니 내가 다 한다는 식으로 필드의 모든 영역에서 관여하는 게 팀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만 맞기고 나머지 역할은 다른 선수들 책임이지~ 하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빌드업 특히 3선에서의 빌드업은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역할로 남겨두고 이스코는 전방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수비시에는 수비적인 역할을 해줘야겠지만요).
(현재의 4312에서도 저런 식의 조정이 필요하다 보지만) 지난 시즌 베일의 결장으로 선발로 뛰기 시작할 무렵의 포지션인 433 오른쪽 윙어 위치로 제한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제한된 위치 제한된 역할 제한된 책임감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카세미루의 경우, 이제 카세미루 쉬프트는 좀 안 봤으면 좋겠네요(아니면 정말 가끔만 쓰던지). 카세미루 쉬프트의 발상 자체가 공격시에 카세미루를 써먹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빌드업시에 카세미루가 수비형 미들 위치에 있을 경우 빌드업에 필요한 공간 내지는 패스루트 하나를 불필요하게 잡아먹어버리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요행 내지는 변칙전술이 통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이제는 상대팀들도 그것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다 파악한 변칙적인 움직임은 공격적면에서건 수비적면에서건 하등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 경기 중에 볼의 흐름과 무관하게(애초에 카세미루 쉬프트 전술 내에서는 무관해야 하고요=_=;;;) 필드 위아래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정작 DM위치에서의 수비가 필요한 순간 포지셔닝에 실패하는 수비적인 취약점도 발생하고 잇죠;;;
여전히 빌드업 능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지난 시즌 장기부상에서 돌아왔을 때 중심을 못잡고 정말로 허둥대던 그런 시기보다는 팀에 좀더 녹아든 모습이고 다른 팀원들의 움직임이나 스타일에도 보다 익숙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하니, 이제 통상적인 433/4312에서의 수비형 미들로서의 포지셔닝을 시켜야 하지 않나 싶네요. 빌드업이 안 좋고 판단력이 여전히 좀 느린 면이 있지만, 이게 과연 현재에도 팀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그런 낮은 수준인가 또는 이제는 그럭저럭 팀이 감당해낼 수 있는 수준의 리스크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가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엘클에서 대패했으니 마음을 다잡고 겨울이적시장에서 꼭 9번 스타일 선수 영입 좀......ㅠ.ㅠ
겨울이적시장에서의 매물이 매우 제한적이란 건 알고 있지만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설령 실패로 귀결되더라도 추가 영입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현재의 하강 사이클에 지단의 책임이 분명히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손에 쥐어진 팻감 자체가 부족합니다. 되든 안 되든 옵션을 추가시켜줘야 뭐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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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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