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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지다네스-파보네스 그리고 피드백

AlbertCamus 2017.11.26 08:56 조회 2,357 추천 9


지다네스의 실패 


21세기로 들어선 후 페레스의 장기 집권동안 레알을 지배하는 패러다임 지다네스-파보네스.
비록 중간에 암흑기도 있었고 첫 갈락티코 정책이 축구적으로는 실패에 가까웠지만 
상업적으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이른바 레알 마드리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 
15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스타군단이라는 정체성을 유지시키기에 이른다.

분명 매력 있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공격축구라는 철학을 내걸고 그 철학의 매커니즘을 
유지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영입 그리고 바다와 같이 예측불가한 스타플레이어들의 mercato
를 흡수하는 La Fabrica, 스페인 최고의 유스 시스템은ㅡ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ㅡ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클럽의 성장을 지탱하였다.

그리고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레알은 갈락티코스라는 괴물을 탄생시켰지만 이 괴물은 레알을 반대로 갈갈이 찢어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필드 위에서 그리드 (Grid)를 철저히 거부한 공격 축구를 보여주길 원했지만 천재들을 너무 맹신한 탓일까 레알의 No Grid 축구는 오히려 상대팀의 그물망에 옭아매여 힘도 제대로 힘도 써보지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지는 경기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다. 


도미노 효과 : 파보네스의 몰락


극초반에는 나쁘지 않았던걸로 기억된다. 파보네스라는 이름의 주인공인 파본을 예로 들면 
20살의 나이로 데뷔를 하였고 첫시즌에 무려 38경기를 뛰며 차세대 레알 주전 수비수로 
발돋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갈락티코스의 부진과 이에로의 노쇠화가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중심축을 잃은 수비진은 박살나고 만다.

퀘이로스, 룩셈부르고를 거치면서 레알이라는 타이타닉호는 서서히 가라앉았고 이제 갓 유스 시스템 경쟁에서 올라온 파본(뿐만 아니라 메히아, 브라보, 루벤 등등 주로 수비수들)
에겐 가혹한 중심축의 부재가 일으키는 소용돌이 속에서 성장은 커녕 기량이 오히려 하락을 
거듭하더니 방출되기까지 이른다. 

다니 알베스의 미친 활약을 앞세운 세비야에게 4골을 먹고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던 
루벤의 눈물은 레알이라는 클럽을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져버린 카스티야의 눈물이었다.
그리고 지단은 필드 위에서 그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랑제꼴-Grande Ecole 


프랑스에 그랑제꼴이라는 제도가 있다. 나폴레옹 당시 혼란스러운 나라를 이끌어가기 위해 
초특급 엘리트들을 양성하는 고등교육 기관인데 재미 있는건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균질적이고 표준화가 잘 되어있다는 프랑스 국립 대학 시스템도 같은 시대에 상당수 
체계화 되었다. 한마디로 극한의 엘리트주의와 극단적 평등주의가 서로 균형잡힌 상태의 
시스템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로 나폴레옹은 프랑스를 유럽 최강대국으로 만들어냈다. 

웃긴 소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페레스의 레알 마드리드 정책도 굉장히 흡사하게 
느껴진다. 한마디로 굉장히 '대륙적'이다. 엘리트주의적, 중앙집권적이지만 
동시에 균질적이고 균형적인 그리드을 큰 돈을 들여 발전시켰다. 
발데베바스가 좋은 예라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스페인과 같이 지역주의가 깊숙히 박힌 나라의 중심 수도를 대표하는 클럽의 
인재 육성이라는 책임감은 단지 축구적, 경제적 측면을 뛰어넘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다네스-파보네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정체성이며 짊어져야할 숙명이다.



지다네스-파보네스 2.0 : 지속가능한 그리드(Grid) 짜기



2010년대 지단이 레알 마드리드의 벤치 위에 나타나면서 지다네스-파보네스 2.0은 시작된다. 
2000년대 초반에 비해서 레알 마드리드의 유스 시스템은 점점 지능화 되어갔고 
이전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싹수가 보이는 선수들은 우선 임대를 보내어 
성인 무대에서 체계적인 경험을 쌓는 형태로 조금씩 자리가 잡혀갔다. 
그리고 그 뒤에 지단이 있었다. 알다시피 지단은 2시즌동안 카스티야를 지휘했고 
페레스에게 적극적으로 카스티야 선수들의 임대를 추천하는 걸로 알려졌다. 
 
이른바 '계단식'으로 선수들에게 경험치를 선사하는 것인데 분데스리가에 보냈던 
카르바할과 바예호가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작은 피드백



예전에 레알에 비스페인 출신의 수미가 있었는데 '평범한' 패스밖에 할 줄 모르는 반쪽자리 선수라는 소리를 회장에게 듣기도 하였고 팬들에겐 이른바 양민학살 또는 재밌는 축구를 할때는 필요 없는 선수, 레알 마드리드의 철학에 맞지 않는 선수 등등 별별 소리들을 들으면서 떠나갔던 선수였다. 물론 진실은 그가 떠나고 난 후 밝혀졌고 후회해도 소용 없었다. 
다 떠나서 호날두의 기량 하락으로 인해 세트 플레이때 무게감을 더해줄 수 있는 엄청난 어드벤티지 하나만으로도 카세미루의 활용가치는 높다고 생각한다. 



매크로 패턴 없이는 마이크로 패턴도 없다 : 지다네스와 파보네스가 공존하는 법



경기 휘슬이 울리는 순간 팀의 경기력은 오직 필드위의 11명으로부터 나온다.
갈락티코스의 실패를 직접 경험한 지단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들은 하나는 바로 위에 말한대로 엄격한 키 플레이어들의 선별 및 기용을 토대로 유스출신 선수들의 계단식 경험 쌓기이다. 이렇듯 부담을 충분히 나눌 수 있는 파트너들을 선정하는 이른바 콤비네이션 위주로 전술을 짜다보니 어찌보면 주전 선수들마저 기량이 하락하거나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가 급수적으로 많아진 이번 시즌에 유스 선수들의 기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든건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유스 뿐만 아니라 작년 2연패 챔스 제패의 핵심이었던 선수들의 노쇠화에 따라 그들을 위한 '특별 관리'라는 측면에서도 지단은 이번 시즌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호날두, 마르셀루, 모드리치는 이번 시즌 다소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데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력을 떠나서 본인들의 커리어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시도로 보여지는데 그 타협점의 방향성이 올해 지단 마드리드에서 보여진다.

다시말해 지단은 이중적인 그리드를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 노쇠화를 앞둔 핵심 선수들의 지속적 경기력을 위한 그리드, 그리고 안정된 그리드 안에서 유스 선수들의 기용.

단계적으로 밟아야할 계단을 급한 마음에 뛰어올랐다가 미끌어진 갈락티코스를 지단은 다시 되풀이할 마음은 추호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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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arrow_upward 나바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arrow_downward 레알이 현재 부족한 부분과 채웠으면 하는 침투 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