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 챔스 토너먼트 패킹 데이터 분석
일전에 16/17시즌 챔스 토너먼트에서의 패킹 데이터가 정리되어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http://realmania.net/bbs/zboard.php?id=openbbs&page=1&sn1=&divpage=14&sn=off&ss=on&sc=off&keyword=%C6%D0%C5%B7&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8382) 당시에 글을 보며 토너먼트 전체 스탯을 90분 단위로 환산하면 선수들 간 비교에 도움이 될 것같단 생각에 시간날 때 계산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글 올라온지 4달도 넘게 지나서야 결과물을 올리네요. 사실 계산도 진작 해놨는데 글쓰기가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
1. 패킹이란?
결과값을 보기 전에 패킹에 대한 간단한 설명 좀 하겠습니다.
http://m.cafe.daum.net/ASMONACOFC/gAUc/713384?svc=cafeapp
http://rhesus.egloos.com/7337518
시간이 있고 패킹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고픈 분들은 위 링크의 글들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둘다 그리 긴 글은 아닌데 첫번째 글은 보다 개념 설명에 치중한 글이고 두번째 글은 내용이 보다 압축되어있고 실제 데이터도 많이 나오니 바쁘신 분들은 두번째 링크만 보셔도 좋을 겁니다.
그리고 저것도 길다고 느끼실 정말 바쁜 분들을 위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설명을 하자면, 패킹은 패스가 되었건 드리블이 되었건 상대 선수를 많이 제쳐낼수록 플레이의 질이 올라간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스탯입니다. 다만, 수비를 제치지 못하는 횡방향의 패스/드리블이나 아군 골문을 향한 패스/드리블은 패킹에 포함되지 않고, 오로지 전방을 향한 패스/드리블만이 유의미한 패킹 스탯으로 인정받습니다. 이는 상대 골문 방향으로의 플레이가 아니면 득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의거한 것입니다.
2. 패킹 데이터 분석
개념 설명은 이쯤 하고, 이번에는 밑에서 볼 숫자들의 단위에 대한 설명을 짧게 하겠습니다. Packing은 위에서 설명한 상대를 제친 숫자입니다. Packdr은 패킹 중 드리블로 상대를 제친 숫자를 따로 표기한 것입니다. Impect는 후방 수비수들을 제친 결정적인 패킹값을 따로 표기한 것입니다. Receive는 패킹의 결과값입니다. 받은 패스가 상대 선수를 얼마나 제쳐낸 패스인지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P+R은 Packing+Receive의 줄임말입니다. 패킹 스탯의 관점에서 선수의 전체 경기 기여도를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이제 데이터를 봅시다. 모든 패킹 관련 수치는 90분 단위로 환산한 값이며, 소숫점 세자리에서 반올림했습니다.
| 출장(교체) | 출장 시간 | Packing | PackDr | Impect | Receive | P+R | |
| Ramos | 7(0) | 641 | 79.05 | 0.84 | 2.67 | 1.97 | 81.01 |
| Modric | 7(0) | 650 | 64.80 | 3.60 | 7.75 | 31.43 | 96.23 |
| Kroos | 7(0) | 654 | 64.13 | 0.96 | 6.06 | 35.50 | 99.63 |
| Marcelo | 7(0) | 660 | 61.10 | 2.86 | 13.77 | 78.82 | 139.91 |
| Carvajal | 6(0) | 525 | 57.60 | 2.06 | 8.40 | 57.77 | 115.37 |
| Casemiro | 7(0) | 647 | 44.23 | 0.97 | 6.54 | 25.04 | 69.27 |
| Varane | 4(0) | 360 | 40.50 | 1.25 | 2.00 | 1.25 | 41.75 |
| Navas | 7(0) | 660 | 21.68 | 0 | 0.68 | 0 | 21.68 |
| Isco | 4(1) | 319 | 38.65 | 2.26 | 6.49 | 49.66 | 88.31 |
| Pepe | 1(1) | 109 | 87.52 | 0 | 0.83 | 1.65 | 89.17 |
| Nacho | 1(1) | 255 | 27.88 | 0.35 | 0.71 | 0.35 | 28.24 |
| Benzema | 7(0) | 535 | 12.29 | 0.67 | 5.38 | 81.25 | 93.53 |
| Ronaldo | 7(0) | 660 | 8.86 | 0.68 | 3.27 | 75.41 | 84.28 |
| Lucas | 0(5) | 111 | 27.57 | 1.62 | 7.30 | 144.32 | 171.89 |
| Asensio | 0(5) | 131 | 23.63 | 4.12 | 6.18 | 85.88 | 109.24 |
| Bale | 2(1) | 140 | 19.29 | 2.57 | 4.50 | 86.79 | 106.07 |
| James | 1(1) | 83 | 30.36 | 0 | 7.59 | 104.10 | 134.46 |
| Morata | 0(4) | 25 | 3.60 | 0 | 0 | 133.20 | 136.80 |
| Kovacic | 0(2) | 6 | 0 | 0 | 0 | 120 | 120 |
순서는 원본의 것을 그대로 따왔습니다. 원본의 순서는 누적 패킹수 순입니다.
포지션별로 보도록 합시다. 센터백부터 보면, 라모스의 위엄이 눈에 띕니다. 주전급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패킹값을 기록했습니다. 파트너로 가장 많이 나온 바란과 비교하면 PackDr을 제외한 모든 수치가 높고, 전체적인 퍼포먼스를 의미하는 P+R에서는 거의 두배가량 차이가 나네요. 패킹 관점에서 라모스는 바란보다 확실히 좋은 선수였습니다. 굉장히 의외인 것은 페페의 스탯입니다. 물론 표본이 1경기 선발 1경기 교체뿐이라 주전급에 비해 신뢰도가 아주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Packing에서 팀내 1위를 차지한 것은 확실히 놀랍습니다. 선발로 출장한 경기가 나폴리와의 16강 2차전인데, 이 경기는 나폴리가 굉장히 공격적으로 나와 후방에서의 롱패스를 통해 이뤄지는 공격 전개가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것의 영향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번엔 풀백을 봅시다. 풀백은 주전 두명의 기록밖에 없었는데, 출장 기록이 없는 코엔트랑은 그렇다 쳐도 다닐루는 4강 2차전에 출장했는데 왜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고작 6분을 소화한 코바치치도 스탯이 있는데 말입니다. 아마 스탯 집계 과정에서의 실수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주전 두명의 스탯은 경이롭습니다. 최소 4경기 이상 출장한 주전급 11명 중 가장 높은 P+R값을 이 두 선수가 기록했네요. Packing도 높고 Receive도 높은 것으로 보아 후방에서의 빌드업 기여와 페너트레이션 과정에서의 속도 경쟁 모두에서 이 두 선수가 상당한 부분을 맡았다고 볼 수 있겠군요. 특히 마르셀루는 놀랍다는 말도 부족할 정도입니다. 모든 수치에서 카르바할을 앞서고 있으며, 특히 결정적인 패킹을 의미하는 Impect 수치가 스쿼드 전체에서 홀로 두자리를 찍고 있습니다. 감히 어떤 수식어를 붙여줘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미드필더들도 봅시다. 크로스와 모드리치의 차이가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Packing은 거의 차이가 없고, 볼 순환 과정에서 위치선정이 더 좋다고 평가받는 크로스가 더 높은 Receive 수치를 기록해 전체적인 P+R에서 앞서나갔지만, 테크닉과 순발력에 우위가 있다는 평을 받는 모드리치가 PackDr과 Impect 수치에서 크로스를 앞섰습니다. 카세미루는 빌드업 역량이 썩 좋지 못하다는 평을 패킹에서도 증명하고 있습니다. 주전급 11명 중 바란과 나바스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P+R값을 기록했네요. 이스코는 크카모보다 높은 위치에서 활동한 만큼 Packing값은 주전 4명의 미드필더 중 가장 낮지만, 반대급부로 Receive값은 가장 높습니다. 생각보다 PackDr과 Impect수치가 높진 않네요.
다음 차례는 주로 측면에 배치되는 선수들입니다. 이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P+R값이 굉장히 높은데, 이는 표본이 적거나(베일, 하메스) 경기 후반부에 교체로 출장(루카스, 아센시오)해 지친 상대 수비진들을 상대로 무쌍을 찍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표본이 적은 두 선수의 경우,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이 선수들이 측면에서의 순환 메커니즘을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음을 이들의 Receive 수치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건, 저 스탯이 대부분 이들이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기록한 것임을 이들의 짧은 교체 출장 시간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메스는 사실상 1경기의 기록이 다입니다만, 그 기록에서도 본인의 특징을 아주 잘 드러냅니다. Packing값도 4명 중 가장 높고, 찬스메이킹에 강점이 있는 선수답게 Impect값도 가장 높습니다만, 온볼에 약점이 있다는 평을 0이라는 PackDr값을 통해 입증합니다.
루카스와 아센시오는 지난 시즌 지단의 우승 플랜의 언성 히어로들다운 수치들을 기록했습니다. 스탯에서 두 선수의 특징이 갈리는데요. 보다 테크니컬한 아센시오가 높은 PackDr값을 기록한 반면, 정통 측면자원이고 보다 부지런한 루카스는 압도적으로 높은 Receive값을 기록했네요. 전체적으로 루카스의 퍼포먼스가 더 좋은 편이었네요. 올시즌과 비교하면 참... 첨언하면, 아센시오의 Receive값은 약간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측면 자원으로 분류한 4명 중 가장 낮은 수치인데, 전체적으로 높은 아센시오의 스탯들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경기 후반에 교체로 들어와 지친 상대 수비를 상대로 기록한 것임을 감안하면 더욱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정통 측면 자원이 아니라 측면에서의 순환 메커니즘에 상대적으로 가장 덜 익숙해서 그런 듯한데, 이게 올시즌까지도 이어지는 듯한 모습이 보여서 더욱 아쉽습니다. 이걸 개선하지 못한 게 아센시오에게 종종 가해지는 경기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의 원인이라고 보구요.
마지막으로 공격진의 수치를 확인해봅시다. 모라타는 표본이 지나치게 적은 관계로 따로 언급하기 어려울 것 같고, 주전 두명의 기록을 중점적으로 보겠습니다. 두명 다 후반기에 퍼포먼스가 나아졌다는 것을 입증하듯 상당히 괜찮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벤제마가 전체적으로 호날두보다 좋은 수치들을 기록했네요. 이는 벤제마가 전방에서의 빌드업 과정 전반에 호날두보다 더 많이 개입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벤제마 기록에서 의외인 점이 있다면 PackDr값을 꼽고 싶은데요. 아틀레티코와의 4강 2차전에서 엄청난 드리블로 팬들의 뇌리에 딱 꽃힐 만한 장면을 만들었음에도 PackDr값은 상당히 낮습니다. 이는 그 드리블이 엔드라인에서 횡방향으로 진행되어 집계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고, 그 드리블 이외에 거의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을 겁니다.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벤제마의 기동력 저하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의 테크닉 수준이나 예년의 평을 생각하면 이정도의 PackDr값을 기록할 선수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지난 시즌 후반기에 폼이 올라오긴 했지만 그와 별개로 신체적인 노쇠화는 조금씩 일어나고 있었다는 지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올시즌의 벤제마일 테고요.
호날두는 포쳐로 변모한 본인의 스타일이 스탯에서 그대로 묻어나오고 있네요. 벤제마보다 높은 위치에서 볼을 받기에 Packing값이 낮기 마련이고, 전체적인 볼 순환 과정에 기여하는 바가 적고 본인이 마무리하는 상황을 많이 맞이하기 때문에 Receive와 Impect 모두 벤제마보다 낮습니다. 그럼에도 75를 넘는 Receive값은 호날두의 오프더볼의 질이 얼마나 좋았는가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위에 두번째 링크를 읽어보신 분들은 이해가 가실텐데, 젊고 빠른 공격수의 전형으로 레매에서 인기가 많은 티모 베르너의 컨페드컵 결승전 Receive값은 47에 불과하고, 전체적으로 점유율을 잡고 경기하던 칠레의 포쳐인 에두아르도 바르가스의 Receive값도 71입니다. 물론 한경기 통계와의 비교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신뢰도를 가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만, '포쳐' 호날두의 플레이 질을 대충이나마 가늠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3. 감상
표본이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예외 사례도 가끔 나왔습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제가 느꼈던 선수들의 특징이 패킹 스탯에서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라모스는 팀 후방 빌드업의 절대적인 축이었고, 벤제마는 폼이 좋다면 전체적인 팀 기여도는 상당히 좋은 선수이며, 지난 시즌 지단의 우승 플랜의 축은 두 괴물 풀백과 슈퍼 서브의 모습을 보여준 두 선수가 있는 측면이었으며, 그 와중에 아센시오의 측면에서의 오프더볼은 아쉬움이 남는다 정도가 되겠네요.
사실, 이 글이 늦어진 데엔 위에서 얘기했듯 제 게으름 탓도 있지만, 올시즌의 패킹 데이터를 제대로 구하지 못한 탓이 가장 큽니다. 뜬금없이 올시즌 패킹 얘기를 왜 하냐 하실텐데, 원래 제 목적은 이 데이터와 올시즌의 패킹 데이터를 비교해 올시즌의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올시즌 팀의 가장 큰 전술적 문제는 측면과 전방에서의 뚜렷한 속도 저하라고 보는데, 이를 입증하기 위한 가장 결정적인 자료가 패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시즌 패킹 데이터와 이런저런 수치들을 교차해서 보면 부진의 원흉도, 매크로 교체의 원인도, 신입생들을 잘 쓰지 않는 이유 등 레매에서 많이 나오는 불만들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요. 그래서 구글링도 엄청 해보고 고수분들께 발품도 팔아보고 했는데 유의미한 비교가 가능할 만큼의 표본이 모이지 않더군요. 결국엔 제 생각은 의심으로만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패킹 얘기로 글을 마무리하자면, 패킹 데이터는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서 그렇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도 쉽고 경기 양상과 선수의 볼 순환에 대한 기여도를 이해하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데이터입니다. 저처럼 축잘알 코스프레에 관심이 많으시거나, 혹은 진짜 축잘알이 되고픈 분들은 참고하시면 상당히 좋을 자료라고 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검색하시다가 건지는 거 있으시면 저한테도 좀 알려주세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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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이레알? 2017.11.23조무사님이 보여주신것처럼 골같은 스탯말고도 풀경기를 다본것처럼
경기력을 가늠할수있는 더 좋은 방법론들이 많이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갠적으로 우리선수들은 다들 정말 열심히 잘해주는데 한선수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와 노력의 열매가 몰리는듯해서 이런 자료가 좀더 발전되서 널리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No. 22 ISCO 2017.11.23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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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이레알? 2017.11.23또한 개인적으로 호날두는 우리구단에서 누구도 받을수없을정도의 전술적 혜택과 자유를 부여받았다고생각합니다. 빌드업과정, 볼경합, 수비부담을 완전히 면제받고 그때문에 비어버린 왼쪽 측면을 풀백과 미드필더가 더 많이뛰면서 커버하고 중앙에서는 스트라이커가 빌드업과 경합을 더많이해주면서 온전히 압박이없어진 측면과 중앙에서 완전한 자유로 오로지 골만노릴수있게 플레이해주고있습니다. 그래서 호날두가 많은골을넣을수있었던것이고요. 물론, 호날두는 그럴만한 가치가있는선수이기에 이런 전술을 쓰는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팀 선수들의 노고또한 더 높게평가 받았으면합니다. 개인적으로 벤제마를 미워하지못하는이유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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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솔광장의 태양 2017.11.23@레알이레알? 2222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