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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한가지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게

온태 2017.10.30 16:48 조회 2,563 추천 3
빡세게 압박하는 팀 상대로 언제까지 카세미루 시프트 우려먹을 건지 모르겠네요.

카세미루 시프트의 발상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카세미루보다 크로스나 모드리치가 볼을 전개해나가는게 더 낫다는건 당연지사고, 카세미루와 전방 미드필더간의 스위칭은 상대의 마크를 벗겨내는 데 굉장히 효과적인 움직임이니까요. 실제로 지단호의 부분전술 중 뚜렷하게 효과가 눈에 보이는 몇 안되는 것임은 부정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빌드업을 방해하기 위해 전방압박을 펼치는 팀이 아니라 이번 지로나처럼 죽자사자 달려들어서 숏카운터로 쇼부를 보고자하는 팀에게도 이걸 계속 쓰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번 경기 지로나는 올시즌 레알이 상대한 어떤 팀보다도 많은 태클과 파울을 시도한 팀이었고, 그것들 중 3분의 2는 지로나의 미들 써드 위쪽에서 발생했습니다. 대놓고 숏카운터를 노린 셈인데, 이번 경기에서 후방 자원들이 볼을 쥐었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상당히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배제하더라도 평소처럼 카세미루를 끌어올린 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공격에서 효과를 봤냐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카세미루 시프트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때도 늘 아쉬움으로 지적되던 부분인데 전혀 개선되지 않았어요. 압박을 벗어난 위치에서 볼을 받으러 다니는 움직임은 여전히 부족하고, 어쩌다 좋은 위치에서 볼을 잡아도 앞만 보고 드리블치기 바쁘죠. 별로 빠르지도 않으면서요.

이 팀이 카세미루를 중용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역습 대비 때문인데, 상대 역습을 막기 위해 쓰는 선수를 정작 역습 때 역습을 막을 수 없는 위치로 가져다놓는 시프트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공격 시에도 크로스-모드리치로도 버거워서 이스코까지 내려와서 압박을 풀어주는데 기껏 풀어내서 준다는게 카세미루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이전까지는 대체재가 없으니 쓴다는 핑계라도 있었지만 올시즌은 그것도 아니죠. 다른 포지션들이야 당장 대체재가 없으니 그렇다 치지만 미들 뎁스는 역대급인데요. 올시즌 내내 지속되는 카세미루의 좋지 못한 퍼포먼스에 대한 논의는 접어두더라도, 적어도 이런 양상의 게임에서는 카세미루 시프트 대신 좀 정상적인 전개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게 카세미루를 포함한 채 시도되기 어려운 것이라면, 카세미루를 이런 게임들에선 배제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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