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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호날두의 부진에 대한 짧은 생각

Ruud Moon 2017.10.23 22:36 조회 3,819 추천 15
네이버를 켜보니 '리그 5경기 1골' 호날두의 부진…"이해할 수 있는 사람 없다"라는 자극적인 기사와 함께, 수많은 댓글이 보입니다.

마르카를 켜보니 "Cristiano's unusual drought(호날두의 이례적인 골가뭄)"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홈페이지 상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번역본

재미있는 사실은, 마르카 기사를 번역하다보니 기자가 일정 목적을 가지고 기사를 썼음을 인지할 수 잇었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기사 첫 두 문장입니다.

For the top scorer in Real Madrid's history, it is unthinkable that Cristiano Ronaldo would have only scored once after the opening nine LaLiga matches, yet that is the statistic behind the Portuguese forward's unusual goal drought.

He has netted over 400 times for Los Blancos, yet the 2017/18 LaLiga season just simply hasn't gone his way thus far, even if he did miss four matches through suspension.

호날두의 찬란했던 '과거(사실 현재 진행형이죠)'와 현실(2017/18시즌)을 대비시킵니다. 그리곤, '현실'에 대해선 '9경기 1득점'이라는 통계를 가져옵니다. 바로 다음 문장에 '4경기 출장 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사실 징계 자체는 5경기 징계입니다)를 문장 가장 마지막 부분에 써놓습니다.

국내 언론사들은 다를까요? 비슷할겁니다. 기사의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비교군의 낙차를 크게 만들어 자극적인 기사를 써내는 것이지요.

다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부분은 호날두가 단지 '라 리가'에서만 극심한 부진(기자들의 기사에 따르면)을 겪고 있다는 점입니다. 호날두는 리그 출전 5경기에서 1득점에 그쳤지만, 현재 챔피언스리그에서 3경기 5득점으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호날두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전경기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포엘전 2득점
도르트문트전 2득점
토트넘전 1득점

: 챔피언스리그 3경기 5득점 (경기당 1.67득점)

이번 시즌 펼쳐진 라 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호날두의 모습은 극명히 다른데, 이 두 '리그'에서의 차이점을 보면 라 리가에서 호날두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원인에 대한 가설을 세워볼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호날두가 경기를 치룬 챔피언스리그와 라 리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출장 징계'입니다.

가설

1. 개막 출장 징계가 미치는 신체 리듬 붕괴

축구 선수가 몇 경기 쉬고 나오는게 뭐 그리 대수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호날두와 같은 프로 선수에게 신체리듬과 일정은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 선수들이 '개막전'을 목표로 몸을 준비하고 신체 리듬을 끌어올리는데, 호날두는 예상치 못한 징계로 인해(물론 본인의 과실로 이루어진) 리그 시작을 남들보다 늦게 합니다. 경기의 감도 떨어질 것이고 신체적인 리듬도 흐트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리그 다른 선수들은 호날두가 복귀하기 전 4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조금 더 리그에 적응되어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가 복귀하자마자 본래의 모습을 보이길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 것 처럼,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리그를 시작한 호날두에게 본래 모습을 기대하는 것도 어렵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2. 출장 징계가 미치는 심리적 요인

단지 개막 출장 징계보다 단순히 출장 징계가 가져오는 심리적인 요인도 분명 작용할 것 같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심판으로부터 오는 압박감도 있을 것이고 팬들의 기대에 대한 압박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선수들의 득점 행진(특히 라이벌 메시)과 비교되는 부분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봅니다.

짧은 생각

이런저런 커뮤니티와 해외 기사들에 적힌 호날두에 대한 비판글을 보며 느끼는 점은, 그가 너무나 훌륭한 선수기 때문에 우리가 호날두에게 거는 기대가 엄청나게 높다는 것입니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최고의 득점기계이며, 21세기 그 어떤 공격수보다 더 훌륭한 득점 통계를 보여주는 호날두이기에 이정도 기대는 당연하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훌륭한 모습(사실 이 선수에게는 일반적인 페이스죠)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라 리가에서만 유독 어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 라 리가 개막 초반 출장 징계가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밥의 뜸을 들이듯 기다리다보면 어느새 다시 챔피언스 리그 뿐만 아니라, 라 리가에서도 본연의 모습을 되찾은 그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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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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