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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청소년 월드컵 에스파냐 팀 짧은 후기

Benjamin Ryu 2017.10.14 01:53 조회 2,675 추천 1

레알 매니아랑 블로그에 U-17 청소년 월드컵 경기 영상을 올리는데, 오늘은 후기 정도 다루겠습니다. 원래 오늘 경기만 다루려고 했는데, 그냥 이번 대회를 치르는 동안 느끼는 점 정도만 다루겠습니다. 제 주관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과 경기를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대회에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선수들, 즉 라 파브리카 출신 선수들이 5명이 뽑혔는데, 막상 이번 대회에서 정말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후베닐A 경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들의 장단점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것과 이런 단기전 특성상 아무래도 선수들의 장단점을 빠르게 파악하기 어려운 점도 있고, 5명이 뽑혔지만 5명의 선수들 대부분이 중앙 미드필더랑 중앙 수비수 등 두드러지지 않은 포지션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 5명에게 엄청난 인상을 받지 못 했습니다.

 

그나마 그 5명 중에서 좀 기억에 남는 선수를 뽑으라면 빅토르 추스트랑 세사르 헤라베르트 정도일까요? 모아랑 안토니오 블란코, 페드로 루이스 등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위 5명은 앞으로 후베닐A랑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지켜봐야 대충 모양새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앞서 언급한 두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헤라베르트인 경우 본인이 무언가 주도해서 경기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후베닐A에서 이 선수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청소년 국가 대표 팀에서 플레이하는 것만 놓고 본다면 본인이 주도하는 스타일 보다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하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일 때 본인이 해결하는 스타일 같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두 골을 기록한 걸로 아는데, 좀 나쁘게 말하자면 주워먹기에 능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걸 좋게 이야기하자면 위치 선정이 좋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경기를 보면 본인이 주도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고, 경기에서 미치는 영향력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위치 선정 능력 하나는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중거리 슈팅도 위협적이더군요. 어떤 선수로 클지 감이 안 오지만, 중거리 슈팅과 위치 선정 능력이 매우 뛰어나서 상당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 다음은 중앙 수비수인 빅토르 추스트입니다. 이 선수의 수비 기술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지만, 빌드업이랑 패스 능력, 특히 롱 패스 능력 하나는 기가 막힙니다. 최후방에서 패스를 날렸는데, 최전방까지 롱패스가 전달되더군요. 수비 기술이나 몸싸움 능력은 좀 길러야 한다고 보지만, 확실히 빌드업이랑 이런 부분은 지금 보다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해봅니다. 잘 하면 쓸 만한 선수가 될 것 같고, 신체 능력이 좀 더 좋아진다면 주전자리도 노려볼 수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라 파브리카 출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다른 클럽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경기를 주도하는 것은 레알 마드리드가 아니라 바르셀로나랑 발렌시아 유소년 선수들입니다.

 

라 마시아가 몰락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이번 대회에 참가한 바르셀로나 유소년 선수들이 매우 잘 합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아벨 루이스가 볼을 다루는 기술력이 매우 훌륭하더군요. 볼을 다루는 움직임이 매우 유연하고, 연계 능력을 비롯해 다재다능한 선수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 골 결정력이나 침착성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봐야 하는 것인가?

 

그 다음 세르히 고메즈라고 10번 선수가 있는데, 이 선수가 10번답게 경기 운영을 잘 합니다. 저는 모아가 중앙 미드필더라서 실질적으로 모아가 경기 운영을 할 줄 알았는데, 모아는 그냥 후방에 있는 빅토르 추스트랑 안토니오 블란코 등과 백패스를 주고받고 있더군요. 모아가 이번에 골을 넣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선수는 모아가 아니라 고메즈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실질적으로 에스파냐를 이끄는 선수는 아벨 루이스도, 세르히 고메즈도 아닌 것 같습니다. 바로 발렌시아의 페란 토레스 같습니다. 이미 레알 매니아랑 블로그에 입 아프게 엄청 잘 한다고 했지만, 진짜 잘 합니다. 동 나이대 선수들 중에서 당연히 군계일학입니다. 도무지 이 선수가 만 17살로 보이지 않습니다.

 

확실히 에스파냐 청소년 국가 대표 팀의 에이스는 페란 토레스인 것 같습니다. 잘 해도 너무 잘 해요. 이 선수가 제2의 마르코 아센시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드리블 실력이나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만 따지면 아센시오 보다 낫습니다. 물론, 이게 어디까지나 유소년 선수 대회이기 때문에 토레스가 성인 무대에 합류한 이후 보여주는 게 진짜 토레스의 실력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페란 토레스가 보여준 활약을 놓고 본다면, 얘는 정말 대성할 선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몸싸움에도 곧잘 밀리지 않고, 드리블 속도도 빠른데 정교하기까지 합니다. 아직 골 결정력은 부족하지만, 슈팅이 매우 날카롭고 위협적입니다.

 

정말 발렌시아는 예전에 당한 다비드 비야랑 작년에 당한 안드레 고메스 사건 때문에 거래 자체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보는데, 페란 토레스를 얻을 수 있다면 과거 발렌시아가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쳤던 통수에 대한 기억이 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싶을 정도로 토레스는 정말 난 애입니다. 이 선수가 발렌시아 1군에 데뷔하기 전에, 그리고 바르셀로나나 다른 해외 클럽으로 이적하기 전에 반드시 영입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 내내 느낀 게 있는데, 확실히 에스파냐 선수들이 볼을 다루는 기술력과 패스는 정말 좋은데 상대 선수들과 몸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근력 자체는 좋지 않습니다. 에스파냐와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에스파냐 선수들이 브라질 선수들의 빠른 압박과 기술력에 정신을 못 차린 것도 있지만, 사실상 힘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고 보는데, 확실히 에스파냐 선수들이 신체적인 조건에서는 그렇게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그걸 떠나서 북한 애들이 진짜 거칠게 경기하더군요. 경기 보는 내내 욕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거친 플레이를 많이 하더군요. 북한 애들의 수비에 쓰러진 에스파냐 선수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라 파브리카 선수들이 많이 당했어요. 빅토르 추스트는 눈 주변을 다쳐서 교체됐고, 헤라베르트랑 모아 등 엄청난 견제를 받았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몸으로 거의 찍어 누르더군요. 결국, 북한 선수 중 한 명이 퇴장당합니다.

 

어쨌든 이번 유소년 월드컵 조별 예선에 불과했지만, 유망주들의 발전 가능성과 장단점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에스파냐의 다음 상대로 어떤 팀을 만나는지 모르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네요. 대회에 참가한 유망주들의 경기를 좀 더 봐야 이 선수들이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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