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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vs이탈리아 리뷰+아센시오 제로톱에 대해

갓베날 2017.09.03 17:40 조회 3,622

이번 새벽에 열린 스페인대 이탈리아 경기를 시청했는데요, 김태륭 해설위원의 말대로 최근에 본 국가 대항전중 가장 수준 높은 경기에, 아센시오 제로톱이라는 흥미로운 전술을 가져온 만큼 리뷰를 하려고 합니다.

 먼저 스페인은 433을 기본으로 한 제로톱을 가져오되 수비시에는 레알마드리드와 비슷하게 442로 두줄 수비를 세우는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공격시에는 다르미안이 전진하며 442, 수비시에는 다르미안이 스토퍼로 내려오고 칸드레바가 우측 윙백으로 내려가 352 전형을 만들며 수비 진형을 갖추었죠. 여기서 몇가지 포인트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1. 아센시오의 제로톱은 실패했다

 스코어만 보신분들은 이게 무슨 의미냐 하실수 있겠지만 아센시오의 제로톱은 저 개인적으로 실패했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이탈리아가 352의 수비블록을 견고히 쌓아놓은 것도 있지만 전반전만 해도 이스코의 개인 기량 빼고는 오픈 플레이에서 인상깊은 장면은 볼 수 없었습니다. 로페데기 감독이 제로톱을 들고오면서 추구하고자 했던 강한 전방압박은 분명 성공적이였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가 공격진에서 유기적인 공격작업을 보기 힘들다는 거였죠. 전방압박후 가장 유의미하다 할수 있는 장면은 후반 초반에 나온 공격이였는데, 이외에는 지공상황에서 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전적으로 스코어는 이스코의 개인능력이 만들어낸거였어요.

 또 많은 레알팬들이 아센시오 제로톱을 레알에 접목해 벤제마를 밀어내고 CIA라인을 선발로 볼 수 있는거 아니냐고 생각하셨을거 같은데 이 역시 매우 부정적입니다. 일단 스페인의 제로톱은 기본적으로 아센시오, 실바, 이스코에 추가적으로 이니에스타와 우측에서 오버래핑하는 카르바할까지 합세해서 4명이서 유기적인 움직임과 전방압박을 가져가고자 한겁니다. 전방압박은 성공적이였으나 세계에서 가장 볼을 유려하게 찬다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조합을 만든것에 비해서는 영 지공상황에서의 위력이 떨어졌죠. 이건 역설적이게 김태륭 위원이 칭찬한 부분에서 단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로톱이라 센터백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선수가 없어쓰리백이 당황하게 된다는게 김태륭위원의 주장이나 반대로 스페인입장에서는 침투가 없으니 위협적인 공격 상황이 나오지 않게됩니다. 다 센터백 앞에서 볼 돌리기만 할뿐 침투해 들어가지 못하죠.

 이런 상황에서 호날두가 나온다면 이런 단점은 더 부각되고 장점은 죽어버릴겁니다. 일단 호날두는 위에 언급한 4명에 비해 기술적으로, 축구지능적으로 나은 선수는 아닙니다. 분명 전방압박의 밀도는 떨어지게 될 것이고 유기적인 공격진 사이의 패스웍에도 문제가 생길겁니다. 결국 이렇게 되면 호톱과 다름없는 전술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제로톱에서 기대했던건 호날두가 자신의 능력치를 100퍼센트 발휘하면서 벤제마는 나오지 않고 아센시오의 선발을 보는거잖아요? 하지만 반대로 번 이탈리아전처럼 아센시오마저 죽어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 눈에는 도저히 호톱보다 나은 옵션으로 보이지않아요.


2. 이스코는 크랙이다

 사실상 이스코가 지배한 경기입니다. 오픈플레이상황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지 못하며 경기는 지배하는것 같으나 간간히 터져나오는 이탈리아의 역습에 조금씩 불안하던 스페인을 안정시킨건 이스코의 2골이였어요. 이것도 사실상 혼자 만들어낸 골들입니다. 말그대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크랙이였습니다. 이스코가 말라가에서 넘어와 부진할때 이 선수는 레알에서는 에이스 역할을 못하니 죽는거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모습을 보면 레알의 에이스를 맡기기에 추호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94프로에 육박하는 패스성공률을 전방에서 보여주면서 드리블을 5회성공시키고 2회의 슈팅을 다 골로 연결시키며 결정적인 침투패스를 카르바할에게 전달하는 모습은 완전무결한 에이스였습니다. 이스코는 돈을 퍼서라도 재계약으로 붙잡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빠르지 않은 선수, 특히 이스코처럼 가속에 문제가 있는 선수는 크게 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이니에스타처럼 완급조절로 상대방을 떨쳐버릴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고 생각이 통째로 바뀌더라고요.


3. 베라티 벨로티 데헤아

그 외에 눈 여겨 보던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베라티는 전반 초반에는 개인기량으로 탈압박하고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는 좋았으나 상대가 미드필더 성향을 가진 선수만 6을 투입하니 점점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며 영향력이 쪼그라들더군요. 인시녜가 너무 애매해서 공수의 연결고리, 미드필더 싸움을 못해준게 그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벨로티는 역시 클래식한 9번이더군요. 크지 않은 키로 피케와 라모스 사이에서 몇번씩 헤더를 따내는 모습과 날카로운 침투가 인상깊었으나 역시 생각보다 공이 안와서 안타까운 케이스였습니다. 동료들의 좋은 지원을 받는다면 많은 골을 넣어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최근 보기 힘든 정말 90년대 공격수의 느낌이 많이 나는 선수였습니다

  데헤아는 명불허전이더군요. 이탈리아가 많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지만 벨로티의 결정적인 헤더를 선방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게 확실히 세계최고를 논할 만한 키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킥까지 좋더군요. 예리하게 들어가는 몇번의 롱패스에 깔끔한 숏패스까지,,,, 왜 레알이 원했는지 알만한 선수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한계를 보여주는 경기였던것 같습니다. 분명 좋은 선수는 많으나 공수간에 연결고리가 부족하고 그것도 안되면 측면을 파야하는데 그런 플레이를 보여줄 선수가 별로 없고. 몇번을 위협적인 역습모습이 보였으나 그 횟수와 세밀함에서 아쉽더군요. 그래도 우리나라 국대 경기 보다가 간만에 눈호강하는 좋은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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