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vs이탈리아 리뷰+아센시오 제로톱에 대해
이번 새벽에 열린 스페인대 이탈리아 경기를 시청했는데요, 김태륭 해설위원의 말대로 최근에 본 국가 대항전중 가장 수준 높은 경기에, 아센시오 제로톱이라는 흥미로운 전술을 가져온 만큼 리뷰를 하려고 합니다.
먼저 스페인은 433을 기본으로 한 제로톱을 가져오되 수비시에는 레알마드리드와 비슷하게 442로 두줄 수비를 세우는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공격시에는 다르미안이 전진하며 442, 수비시에는 다르미안이 스토퍼로 내려오고 칸드레바가 우측 윙백으로 내려가 352 전형을 만들며 수비 진형을 갖추었죠. 여기서 몇가지 포인트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1. 아센시오의 제로톱은 실패했다
스코어만 보신분들은 이게 무슨 의미냐 하실수 있겠지만 아센시오의 제로톱은 저 개인적으로 실패했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이탈리아가 352의 수비블록을 견고히 쌓아놓은 것도 있지만 전반전만 해도 이스코의 개인 기량 빼고는 오픈 플레이에서 인상깊은 장면은 볼 수 없었습니다. 로페데기 감독이 제로톱을 들고오면서 추구하고자 했던 강한 전방압박은 분명 성공적이였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가 공격진에서 유기적인 공격작업을 보기 힘들다는 거였죠. 전방압박후 가장 유의미하다 할수 있는 장면은 후반 초반에 나온 공격이였는데, 이외에는 지공상황에서 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전적으로 스코어는 이스코의 개인능력이 만들어낸거였어요.
또 많은 레알팬들이 아센시오 제로톱을 레알에 접목해 벤제마를 밀어내고 CIA라인을 선발로 볼 수 있는거 아니냐고 생각하셨을거 같은데 이 역시 매우 부정적입니다. 일단 스페인의 제로톱은 기본적으로 아센시오, 실바, 이스코에 추가적으로 이니에스타와 우측에서 오버래핑하는 카르바할까지 합세해서 4명이서 유기적인 움직임과 전방압박을 가져가고자 한겁니다. 전방압박은 성공적이였으나 세계에서 가장 볼을 유려하게 찬다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조합을 만든것에 비해서는 영 지공상황에서의 위력이 떨어졌죠. 이건 역설적이게 김태륭 위원이 칭찬한 부분에서 단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로톱이라 센터백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선수가 없어쓰리백이 당황하게 된다는게 김태륭위원의 주장이나 반대로 스페인입장에서는 침투가 없으니 위협적인 공격 상황이 나오지 않게됩니다. 다 센터백 앞에서 볼 돌리기만 할뿐 침투해 들어가지 못하죠.
이런 상황에서 호날두가 나온다면 이런 단점은 더 부각되고 장점은 죽어버릴겁니다. 일단 호날두는 위에 언급한 4명에 비해 기술적으로, 축구지능적으로 나은 선수는 아닙니다. 분명 전방압박의 밀도는 떨어지게 될 것이고 유기적인 공격진 사이의 패스웍에도 문제가 생길겁니다. 결국 이렇게 되면 호톱과 다름없는 전술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제로톱에서 기대했던건 호날두가 자신의 능력치를 100퍼센트 발휘하면서 벤제마는 나오지 않고 아센시오의 선발을 보는거잖아요? 하지만 반대로 번 이탈리아전처럼 아센시오마저 죽어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 눈에는 도저히 호톱보다 나은 옵션으로 보이지않아요.
2. 이스코는 크랙이다
사실상 이스코가 지배한 경기입니다. 오픈플레이상황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지 못하며 경기는 지배하는것 같으나 간간히 터져나오는 이탈리아의 역습에 조금씩 불안하던 스페인을 안정시킨건 이스코의 2골이였어요. 이것도 사실상 혼자 만들어낸 골들입니다. 말그대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크랙이였습니다. 이스코가 말라가에서 넘어와 부진할때 이 선수는 레알에서는 에이스 역할을 못하니 죽는거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모습을 보면 레알의 에이스를 맡기기에 추호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94프로에 육박하는 패스성공률을 전방에서 보여주면서 드리블을 5회성공시키고 2회의 슈팅을 다 골로 연결시키며 결정적인 침투패스를 카르바할에게 전달하는 모습은 완전무결한 에이스였습니다. 이스코는 돈을 퍼서라도 재계약으로 붙잡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빠르지 않은 선수, 특히 이스코처럼 가속에 문제가 있는 선수는 크게 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이니에스타처럼 완급조절로 상대방을 떨쳐버릴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고 생각이 통째로 바뀌더라고요.
3. 베라티 벨로티 데헤아
그 외에 눈 여겨 보던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베라티는 전반 초반에는 개인기량으로 탈압박하고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는 좋았으나 상대가 미드필더 성향을 가진 선수만 6을 투입하니 점점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며 영향력이 쪼그라들더군요. 인시녜가 너무 애매해서 공수의 연결고리, 미드필더 싸움을 못해준게 그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벨로티는 역시 클래식한 9번이더군요. 크지 않은 키로 피케와 라모스 사이에서 몇번씩 헤더를 따내는 모습과 날카로운 침투가 인상깊었으나 역시 생각보다 공이 안와서 안타까운 케이스였습니다. 동료들의 좋은 지원을 받는다면 많은 골을 넣어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최근 보기 힘든 정말 90년대 공격수의 느낌이 많이 나는 선수였습니다
데헤아는 명불허전이더군요. 이탈리아가 많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지만 벨로티의 결정적인 헤더를 선방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게 확실히 세계최고를 논할 만한 키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킥까지 좋더군요. 예리하게 들어가는 몇번의 롱패스에 깔끔한 숏패스까지,,,, 왜 레알이 원했는지 알만한 선수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한계를 보여주는 경기였던것 같습니다. 분명 좋은 선수는 많으나 공수간에 연결고리가 부족하고 그것도 안되면 측면을 파야하는데 그런 플레이를 보여줄 선수가 별로 없고. 몇번을 위협적인 역습모습이 보였으나 그 횟수와 세밀함에서 아쉽더군요. 그래도 우리나라 국대 경기 보다가 간만에 눈호강하는 좋은 경기였습니다.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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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콰티스타 2017.09.03경기를 보진 않았지만 아센시오가 아니라 이스코 실바 아센시오 이런식으로 실바가 중앙이였다던데 달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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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갓베날 2017.09.03@트레콰티스타 공격시는 아센시오 이스코 이니에스타 실바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기는 했습니다만 이스코와 이니에스타는 사실상 뒤에서 미드필더의 역할을 많이 했고 아센시오와실바중에서도 제가 봤을때는 아센시오가 가장 높은 위치에 많이 머무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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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mycong 2017.09.03@갓베날 전방에 있던 시간도 있었지만 오히려 아센시오는 알바가 올라갈땐 왼쪽 밑으로 쳐지고 후방으로도 많이 내려오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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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mycong 2017.09.03@트레콰티스타 아센시오 제로톱이라기 보단 실바가 중앙에 조금 더 많이 있었구 수비시엔 실바 이니에스타 ; 아센시오 부스케츠 코케 이스코 와 같은 전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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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갓베날 2017.09.03@mycong 흠 저랑 좀 다르게 보셨네요. 그나마 거의 없는 침투를 많이 시도하는 사람이 아센시오고 수비시에 우측 측면으로 내려가서 442로 바뀌기도 했으나 실바보다는 공격상황에서 더 중앙 그리고 앞쪽에 머물렀다고 생각했는데요. 발렌시아전보다 아센시오의 영향력이 줄어든것도 이탈리아의 수비진이 컴팩트한것도 있지만 2선에서 왼쪽과 중앙을 오가는 플레이를 못했기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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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루우까 2017.09.03@mycong 222 저도 이런 느낌으로 봤어요 스페인 앞선자체가 굉장히 스위칭걸어서 포지션을 정의하기 애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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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zidane21 2017.09.03@mycong 실바가 제로톱이었죠
공격시에도 계속 중앙전방에 머무르고 수비할때는 최전방에 머무르면서 내려오지도 않았죠
패스맵에서도 나타나는 바입니다 -
벤총무 2017.09.03<a onfocus='this.blur()' href=http://soccerline.kr/board/14155187?searchType=0&searchText=%EC%8A%A4%ED%8E%98%EC%9D%B8&categoryDepth01=1&pag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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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맵에서는 오히려 실바가 톱자리에 머무르는것으로 나타나는데... 궁금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갓베날 2017.09.03*@벤총무 제가 본것과 다른 결과네요... 전 실바보다 아센시오가 최전방에서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간다고 생각했는데... 아센시오가 밑으로 내려와 볼을 받아준긴했지만 그 횟수도 실바와 유사했다고 생각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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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zidane21 2017.09.03@벤총무 실바 제로톱이 맞아요. 이스코-아센시오는 계속 내려오면서 수비가담이나 압박도 엄청 열심히 했음
실바는 최전방에 머무르면서 계속 거기에 있었죠. 패스맵에서도 제대로 나타나네요 -
rr22 2017.09.03*아센시오 제로톱아니었죠.
저도 일부러 90분동안 3톱 움직임만 유심히 봤는데, 경기극초반에만 아센시오가 최전방 위치에 잠깐있었지 나머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실바가 제일 앞선에 위치했죠. 실바가 중앙에서 제일 윗선에 있었고
아센시오는 동선이 아래에 가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때때로 인혜가 아센시오보다 더 위로 올라가기도 했죠.
아센시오 제로톱이아니라
실바 제로톱이었습니다. -
NO.1CR7RM 2017.09.03제로톱으로 나온선수는 이스코도 아센시오도 아닌 실바 였습니다 예전 몇경기에도 실바 제로톱으로 몇번 나왔었죠 이스코 좌윙 아센 우윙으로 스타팅 했고 전방 쓰리톱은 중앙지향적으로 움직였고 특히 스코가 프리롤 같은 움직임을 보였고 실바가 좌우 측면으로 빠저주기도 하고 스코와 아센시오 둘다 중앙 지향적 움직임을 가저갔고 전방 셋다 스위칭 플레이를 자주 했고 수비시에 실바 혼자 전방에 남고 나머지는 수비가담하는 움직임을 가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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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이 2017.09.03다른 사이트에서도 아센시오 제로톱으로 본 사람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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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갓베날 2017.09.03@로얄이 실바 제로톱으로 보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근데 경기에서도 그렇고 후스코어드 히트맵을 봐도 그렇고 실바가 측면으로 되게 많이 빠지더군요. 히트맵상 둘이 비슷한게 감독의 주문이였는지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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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사는세상 2017.09.03레알이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에 문제가 생길꺼라는세 사실 이해가 되질 않네요. 스페인이 이스코,실바,아센시오,카르바할,이니에스타 라면 레알은 호날두,이스코,아센시오,카르바할,마르셀루,모드리치 등등 절대 부족해보이지 않는데요?? 그리고 호날두가 글쓴이님께서 언급하신 4명보다 지능적으로 떨어진다? 세계에서 골을 제일 잘넣는 선수. 거기에 오프더볼이 최대강점인 선수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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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갓베날 2017.09.03@그들이사는세상 4명보다는 위대한 선수죠. 다만 할 수 있는게 다르다 생각합니다. 오프더볼에 있어서는 제가 봐도 역대를 논할 레벨이지만 호날두가 커리어에서 전방위적 압박작업을 해온 팀에서 뛴게 아니다보니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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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장미 2017.09.03전방 3명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상황에 따라 돌아가며 제로톱을 수행하긴 했죠. 그래서 아센시오도 제로톱 역할을 하긴 했지만, 톱에 섰던 상황 자체는 많지 않았기에 이 경기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기에는 사례가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그것과 별개로 아센시오가 레알에서 제로톱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는 좀 부정적이긴 합니다. 역할수행능력에 대한 우려보다는 재능낭비라 생각되기에 그런 면이 크긴 하지만요ㅋㅋ;;;
요즘 아센시오를 보면 여러모로 라울 느낌이 나서 좋아하는데(여담이지만 앙리 느낌 나서 호감이 갔던 선수는 음바페ㅠㅠ... 이제는 우리 팀에서 볼 수 없는 선수가 되어서 아쉽네요;;;), 톱 자리에 세워도 그럭저럭 좋은 활약을 펼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더 잘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데 자원이 한정된 국대도 아니고 클럽에서 굳이 그런 식으로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최적의 자리는 호날두 후계자(즉 백업^^;;)과 메디아푼타/오른쪽 윙어(역시 이스코 백업^^;;)이 아닐런지 싶네요. 이 자리에서 성장하는 게 본인의 포텐셜을 개화하는데도 더 좋을 것 같구요. (호톱 사용할 때는 선발 출장도 가능할 수 있고요).
그건 그렇고 사족이지만 벨로티 경기 풀로 본 게 처음인데, 참 실망스럽더군요;;;; 한 경기로 선수를 판단하는 건 아니 될 말이겠지만 이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 시세가 100M이라니 그건 좀...-_-;;; -
subdirectory_arrow_right 갓베날 2017.09.03@총과장미 저도 발렌시아전처럼 본인이 가장 잘뛰는 위치가 선수 본인에게도 구단에게도 좋다고 생각되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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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H 2017.09.03제로톱의 이름아래 이스코 아센시오 실바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찬스를 만들어내는 그림이었지, 아센시오가 고정으로 넌 제로톱이야! 하는 움직임을 보여준적도 없고 그런 전술도 아니었죠.
고로 아센시오 제로톱이 실패했다고 보기도 어렵구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갓베날 2017.09.03@GODH 제로톱이란게 원래 최전방에 머물기보다는 중원자원의 침투를 도와주는거니까요. 오늘 경기만 놓고봤을때는 이 전술이 레알에 어울릴것 같지 않고, 아센시오의 영향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고 개인적으로 느꼈습니다. 물론 더 지켜볼 필요가 있긴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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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2 ISCO 2017.09.03실바 제로톱 맞아요. 이스코는 로페테기 펄스나인 전술에 대해 극찬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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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dane21 2017.09.03실바가 제로톱이었습니다. 실바가 전방중앙에 머무르면서 수비가담도 안했어요
그래서 실바가 어제 스페인에서 제일 부진한 선수였죠 -
KS 2017.09.03데헤아 반사신경보고 놀라고
롱골킥보다 또 깜놀함 -
마요 2017.09.03일단 톱은 굳이 따지자면 실바 제로톱이었던 같고요ㅎㅎ 그와는 별개로 아센시오가 톱의 자리에 위치하기엔 아쉽다는 의견에 동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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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왕 2017.09.03저도 경기보면서 아센시오 제로톱으로 봤네요. 중간 중간 실바랑 그 역할을 스위칭 했다고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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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 2017.09.04이스코의 개인능력으로 만들어낸 골이라면 호날두의 개인능력은 더 낫다고 할 수 있으니 더 많은 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돌파력의 측면에선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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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Star 2017.09.08재미있네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