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비니시우스 평가
1)온 더 볼과 오프 더 볼의 애매함
2017년 U-17 남아메리카 챔피언십만 보고 이 선수 장점이 오프 더 볼이라고 뽑았었는데, 페노메노님께서는 오프 더 볼이 아니라 온 더 볼이 비니시우스의 최대 장점이라고 뽑아주셨습니다.
그런데 1부 리그에 승격된 이후 비니시우스의 경기를 쭉 보면서느낀 게 비니시우스가 선호하는 플레이 성향은 온 더 볼러인데, 암만 봐도 본인의 장점이 발휘되는 것은 온 더 볼 상황이 아니라 오프 더 볼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오프 더 볼 능력이 매우 좋은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경기 볼 때마다 비니시우스의 장점이 발휘되는 것은 장점으로 평가 되는 온 더 볼이 아니라 단점으로 평가 되는 오프 더 볼 상황 때인 것 같습니다. -_-;; 그래서 여러모로 이 부분을 평가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온 더 볼러면 그래도 드리블 기술이라도 뛰어나야 하는데, 기술력은 둘째치고 제 개인적으로 볼 키핑 능력도 그렇게 뛰어나다고 보지 않아서 그런지 온 더 볼러의 장점이 크게 발휘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본인의 단점으로 지적받은 오프 더 볼 상황에서는 오히려 본인의 장점이 발휘되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을 줍니다.
그렇다고 CR7처럼 전형적인 오프 더 볼러냐? 그것도 아닙니다. 본인이 선호하는 유형이 온 더 볼러이다 보니 플레이 자체는 온 더 볼러답게 플레이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경기 보면 볼수록 얘는 그냥 오프 더 볼러로 자라는 게 더 낫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온 더 볼러라고 하기에는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장점이 크게 발휘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아직 어린 선수고, 1군에 출전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좀 더 지켜봐야만 하고, 비니시우스 본인의 개선이 필요하겠지만, 무조건 온 더 볼러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2)스피드
경기를 볼 때마다 비니시우스의 성장에 놀라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순간 속도입니다. 만 16살 때만 해도 압도적으로 빠르다는 생각을 가지지는 못 했는데, 본인이 서서히 근력이 잡혀가는 상황에서 스피드도 조금씩 붙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물론 또래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빠르기는 빨랐지만 그래도 엄청난 스피드를 앞세운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요즘 비니시우스의 플레이를 보면 스피드가 조금씩 붙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습니다. 다만, 이것이 본인이 스피드만으로 먹고 사는 유형의 플레이만을 고집하는 결과를 낳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제까지 스피드로 먹고 살았던 선수들 중에서 부상으로 훅간 선수들이 많다 보니 스피드만 고집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3)축구 지능
호빙요도 그렇고 네이마르도 그렇고 두 선수 모두 자기들이 가진 기술력을 신뢰해서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음에도 자신의 기술력으로 상대 수비진에 무조건 뛰어드는 플레이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건 비니시우스 본인도 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호빙요, 네이마르 이 둘은 그럴만한 실력이 됐는데, 비니시우스는 그럴 만한 실력이 안 되는데도 다소 무리하는 게 아닌가 싶은 플레이를 펼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걸 축구 지능 쪽으로 분류한다면 분류할 수 있을 겁니다.
어쨌든 이러한 플레이 성향에서 비니시우스의 축구 지능이 높다고 묻는다면, 아직 만 17살 밖에 안 된 선수에게 벌써 축구 지능 운운하는 것은 너무 시기 상조가 아닌가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만, 냉정하게 지금까지 모습만을 놓고 본다면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만 17살 밖에 안 된 선수에게 이런 평가를 내리기는 당연히 이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축구 지능 부분은 계속 경기를 통해서 지켜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시기상조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제 배워가는 선수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가능하다면 비니시우스가 브라질 1부 리그가 끝나면 한 달이든, 두 달이든 레알 마드리드 1군 훈련에 참가해서 벤제마나 CR7 같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웠으면 합니다. 얘가 임대 신분이기 때문에 이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가능하다면 1군 선수들의 플레이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그리고 아센시오와 같은 젊은 선수들과 일찌감치 친분을 쌓아가면서 팀에 조금씩 녹아들었으면 합니다.
근데 임대 신분이라서 이게 가능한지는 모르겠네요. 아마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이것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외데가르드 보면 임대 기간 중 1군 훈련 참가나 이런 것은 어려운 것 같기도?
4)피지컬
피지컬만 뒷받침 된다면 지금 실력으로 1부 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하지 않을까하는 설레발을 쳐볼 수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여러모로 미숙한 게 많은 비니시우스입니다. 또래들과 비교해보면 좀 더 좋은 기량에 피지컬을 가졌을 뿐, 1부 리그 선수들과 지금 비니시우스의 기량과 피지컬을 비교해보면 '아직 애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기본적인 골격이랑 근육은 웬만큼 잡혀져 있다고 봅니다만, 역시 어려서 그런지 다소 골골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한 번 부딪히거나 발에 걸리면 쉽게 넘어지는 것을 볼 때마다 아직 성장할 필요가 있겠구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5)성장할 여지가 많은 선수
아직 아쉽다는 평가가 많지만, 사실 대부분의 신인들이 다 아쉽다는 평가를 많이 받습니다. 다만 발전과 개선이 가능하냐 여부로 선수들의 잠재력을 평가하는데, 비니시우스는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발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을 줍니다.
많은 부분이 있지만, 제 개인적으로 비니시우스에게 기대하는 이유는 펠레와 같은 레전드들의 조언과 칭찬, 그리고 막대한 관심 속에서 본인이 자만하지 않는 것, 그리고 좋지 못한 플레이가 이어져도 본인이 주눅들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해보려고 한다는 시도에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게 재밌다는 느낌을 줍니다.
보통 저 나이대 선수들은 감정적으로 여리고 미성숙했기 때문에 금방 무너지는데, 비니시우스는 단기간에 불과하지만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플레이와 태도에서 본인이 극복해야만 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로 벤제마 언급할 수도 있는데, 벤제마가 2009년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니까 주변 사람들에서 넌 이미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치켜세워주자 본인이 자만해서 훈련도 게을렀고, 게임 중독 비슷한 것에 빠졌다고 무링요 감독이 디스했던 적도 있었죠. 물론 지금 벤제마는 마음을 추스르고 성공한 케이스지만, 비니시우스처럼 17살 밖에 안 된 선수가 45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해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다면 자만심에 빠질 수 있는데, 본인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공해야만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본인이 야망이 워낙 높은 선수여서 그런지 현실에 안주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더 좋은 선수가, 더 좋은 미래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려는 시도를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NBA로 치면, 초창기 코비 브라이언트를 보는 것 같다고 할까요? 코비가 유타 재즈와의 플레이 오프 경기에서 에어 볼 파티를 했는데, 그 이후 Mr.Clutch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지금 비니시우스 경기를 보면 많은 점에서 미숙했지만, 주눅들지 않고 노력했던 코비가 얼핏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부류의 유망주들을 좋아하는데, 이러한 점에서 비니시우스가 2019년 7월에 레알 마드리드에 올 때까지 2년 동안은 충분히 지켜볼만 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어쨌거나 앞서 언급했던 부분은 모두 제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저는 비니시우스 경기를 U-17 남아메리카 챔피언십 경기와 이번에 출전했던 몇 경기만을 보고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평가했던 부분이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상당히 다를 수도 있습니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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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je 2017.08.30*일단 비니시우스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청소년 레벨의 선수가 성장하면서 부딫히는 변수가 정말 많습니다. 멘탈과 동기부여, (요새 흔히 근본력이라고 많이 하죠?), 피지컬적 성장, 심각한 부상 리스크 방지, 전술적 성장 등 여러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야 훌륭한 선수로 탄생합니다. 이런 부분들이 에이스놀이하던 유소년 선수들이 성인 레벨로 올라가서 성공할 확률이 한 자리수에 머무는 이유기도 합니다.
저도 비니시우스의 영상을 매번 올려주시는 분 덕분에 계속 관심 가지는 편인데, -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제가 가진 식견이 많이 모자랄 수 있기도 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드 전문가의 시각은 다르므로 얼마나 대단한 싹을 보였길래 레알을 포함한 빅클럽들이 경쟁을 펼친 것인가? 라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우려대로 차세대 스타를 확보한다는 욕심에 오버페이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양가적으로 떠오릅니다.
남미의 유소년 스타를 생각해본다면 호비뉴 네이마르 파투처럼 유럽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재능으로 밝혀진 케이스가 있기도 하지만, 바르보사 간수 니우마르 등 명성에 비해 아쉬운 실력을 보여준 경우도 꽤나 있죠.
올바른 코칭을 받길 바라며, 그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
김주성 2017.08.30잘 봣습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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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센시오 2017.08.30기대만큼만 커준다면 참 좋을텐데...일반인과는 다른 눈을 가졌을 보드진들이 무언가 엄청난 것을 보았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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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17 2017.08.30ㅊㅊ~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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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aMerengues 2017.08.30잘봤습니다.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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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권가 2017.08.30미드필더, 수비진에 유망주들이 있어서 시즌 시작전에 되게 든든했는데..
뚜껑을 열고나니 역시 축구도 숫자 놀음..골을 넣을 공격수가 부족하니 왜케 우리팀이 약해보이는지..
호날두 아센쇼 이 둘만으로는 부족하단걸 뼈저리게 느끼네요..
비니시우스 너 안터지면 어디가서 또 공격수 유망주 찾냐
음바페는 떠나갔단 말이다 ㅠ ㅠ -
M.asensio 2017.08.30팀을 위해서 스트라이커처럼 커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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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dane21 2017.08.30생각보다 드리블 기술이 다양하지 않더라구요. 브라질리언 특유의 리듬감이랄까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드리블이 썩 느껴지지 않는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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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Benjamin Ryu 2017.08.30@zidane21 저도 맨날 화려한 드리블러들 보다가 화려함과 거리가 먼 온 더 볼러를 보니 적응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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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영원히 2017.08.30글보고 멀게에 영상 찾아보니까 불안하기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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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vador 2017.08.30제가 바라는 스타일이 아니여서..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글은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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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2 2017.08.31애매한게 전형적인 브라질리언이라고 하기엔 테크닉이 무척이나 떨어지는거같고 한창때 ㅋㅋ 마냥 스피드&피지컬이 좋은것도 아니고.....그냥 잘자라길 바라는 수밖에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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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땡 2017.08.31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