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시티전 리뷰 - 4312, 공격진 보강
주말에 올리려고 했는데 조금 늦었네요. 대폭발한 축게에 조금이나마 소화전같은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인업
레알은 프리시즌 두번째 경기입니다만 뛸 수 있는 선수들 중 베스트 라인업을 추려서 나왔습니다. 토니 크로스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코바치치가 메웠습니다. 맨시티는 최근의 3백 메타를 반영하여 3-5-1-1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제는 느그닐멘이 된 다닐루가 선발로 들어온 게 눈에 띕니다.
가브리엘 제수스
경기 전반부에 가장 돋보인 선수는 가브리엘 제수스입니다. 당초 라인업 발표 시 아구에로와 투톱으로 나올 거라 예상되었으나 실제 경기에선 명확하게 아구에로 밑에서 메디아푼타로 뛰었습니다. 제수스가 내려오면서 맨시티는 미들을 다이아몬드로 구성해 미들 싸움에서 쉽게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는데, 캡쳐본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레알의 전반 초반의 전방압박 상황입니다. 4-3-1-2 진형으로 나온 레알은 3백를 상대로 이스코를 끌어올려 수비수 3명에게 모두 압박을 시도하는데, 정작 홀딩을 마크하는 선수가 아무도 없어 수비수들은 볼을 전진시키는 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른 장면입니다. 역시 야야 투레는 아무런 방해 없이 볼을 받고 있고, 이스코가 뒤늦게 쫓아가고 있지만 투레를 쫓아가는 데엔 2초나 걸렸습니다. 레알의 3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부딪히는 선수들을 1on1으로 잘 마크하고 있었지만, 투레가 전방으로 돌아서자 카세미루와 코바치치는 투레의 전진에 대비해 마크를 포기하고 저지선을 형성합니다. 마크가 풀린 두 선수는 빈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데, 데 브라위너 방향으로의 연결은 이스코가 붙어 패스각을 좁혀줬지만 제수스로의 패스 연결은 방해할 방법이 없습니다. 직후 제수스는 노마크로 볼을 받아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날립니다.
이 장면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스코와 베일이 내려와있지만 적절한 수비 위치를 잡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제수스를 마크하던 카세미루가 투레를 상대하기 위해 올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제수스는 마크맨을 피하면서도 편하게 볼을 받아 돌아설 수 있는 위치로 교묘하게 움직여다녔고, 때문에 레알은 수비 앞쪽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처
투레-제수스의 센터라인에 지속적으로 시달리게 되자, 지단은 압박 방식을 변경합니다.
지단은 인사이드 미드필더를 적극적으로 끌어올려 상대 후방 빌드업 유닛에게 전부 마크를 걸어버립니다. 맨시티가 롱볼 전개에 능숙한 팀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는 적절한 대처였습니다. 볼 전개를 위해 높은 위치에서 거의 윙포워드처럼 움직이던 맨시티의 윙백들은 하프라인 근처까지 내려와야 했고, 반대급부로 레알의 풀백들은 보다 전진해서 후방에서의 패스 루트를 열어줄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레알은 미들에서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전반 중후반을 레알의 페이스로 이끌어갈 수 있었습니다.
실점
후반 들어서며 변화를 먼저 준 쪽은 전반 막판에 분위기를 내준 맨시티였습니다. 미들에서의 온볼 전개에 능한 나스리가 포든 대신 투입되었고, 2선과 사이드 플레이에 능숙한 스털링이 아구에로와 교체되면서 제수스가 톱으로 올라갑니다.
이는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특히 스털링이 돋보였는데, 2선에서 간결하게 볼을 쥐고 놓으며 팀의 속도를 끌어올렸습니다. 더불어 측면 공간을 열어주는 데에도 탁월했는데, 직접 공간을 활용하는 것보다도 풀백들을 끌어당겨 윙백들이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전반 초반에 반짝하고 말았던 다닐루가 이 과정을 통해 다시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실점의 원인이 된 코너킥을 내주는 장면입니다. 첫번째 그림은 후방에서 망갈라가 측면으로 때려넣은 볼을 스털링이 간수하는 장면입니다. 바란과의 경합에서 볼을 지켜낸 스털링은 후방의 야야 투레에게 볼을 전달합니다. 두번째 그림은 투레가 볼을 받은 직후인데, 카르바할이 바란이 나간 자리를 메워야 했기 때문에 다닐루는 완전히 프리한 상태로 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투레는 지체하지 않고 다닐루에게 볼을 연결하고, 다닐루의 크로스는 카르바할의 발에 맞고 코너킥으로 연결됩니다.
두번째 실점입니다. 스로인을 연결받은 스털링은 워커에게 곧바로 리턴을 내주고 전방으로 이동 경로를 변경합니다. 워커가 데 브라위너에게 빠르게 볼을 전달하고, 데 브라위너가 돌아서면서 볼을 받는데 성공하는 걸 보자마자 스털링은 속도를 올려 나초와 카세미루의 사이로 침투합니다. 돌아서고 나서도 거의 방해를 받지 않은 데 브라위너는 손쉽게 좁은 틈으로 패스를 넣어줄 수 있었고, 스털링은 완전한 노마크 상황에서 득점을 기록합니다.
4-3-1-2
프리시즌 세 경기중 특별히 이 경기만 리뷰를 작성하는 이유는 핏에 의해 승부가 결정된 다른 두 경기와 달리 구조적인 문제를 뚜렷하게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난 시즌부터 하고팠던 얘긴데, 4-3-1-2를 메인 플랜으로 맹신하기에는 불안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호날두 중심의 현 체제에 최적화된 플랜임은 틀림이 없지만, 이걸 온전히 돌리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조건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시즌 내내 돌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2000년대 중반 맨유의 득세 이후, 측면에서의 속도 확보는 가장 중요한 승리 조건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중앙에 선수를 밀집시킨 4-3-1-2같은 포메이션은 2010년대에 들어오며 쇠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구조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레알은 확실한 중원 장악을 기반으로 풀백을 높은 위치까지 전진시키고 몇몇 기술적인 중앙 자원이 측면으로 진출해 이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측면을 공략해 나갔습니다. 공격수와 미들의 거의 모든 자원이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데 거의 제약이 없는 선수들이라는 점이 이걸 가능케 했죠.
문제는 중원을 확실히 장악하는 데 필요한 선수들이 이 좋은 스쿼드에서도 지극히 한정적이라는 점입니다. 후방의 라모스, 미들의 크로스, 전방의 이스코. 지금의 4-3-1-2는 이 세 축이 모두 존재할 때만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라모스와 크로스가 없으면 시스템이 어떻게 망가지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후방은 압박을 제대로 풀어나오지 못해 부정확한 롱패스를 남발하고, 어찌어찌 미들로 볼을 끌어올려도 적재적소에 방향을 바꿔주지 못하니 측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중앙의 좁은 공간에서 볼을 내주기 일쑤였습니다.
후방에서의 빌드업 과정이 지지부진하자 전방에 있어야 할 이스코가 미드필더 최후방까지 내려와서 압박을 풀어주는 장면입니다. 한차원 발전한 이스코의 리딩 마인드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이 경기에서의 팀의 문제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코바치치와 나초가 그리 허접한 클래스의 선수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측면으로의 볼 전개가 한정적인 시스템의 특성 상 어지간한 선수로는 빌드업을 진행하는 것조차 버겁다는 점을 잘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간 다이아몬드의 꼭짓점에서 횡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던 이스코는 이 경기에서 유달리 종적인 움직임을 많이 가져갔는데, 똑같은 다이아몬드의 꼭짓점인 제수스가 수비와 미들 사이의 공간에서 상대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모습과 굉장히 대비가 되었습니다.
또다른 문제는, 3미들이 수비 시 미들 써드 전체를 커버할 수 없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3미들의 수비적인 장점은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홀딩이 내려앉음으로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인데, 타 3미들 포메이션에 비해 4-3-1-2의 경우 상대 역습 시 이런 장점을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전방의 세명이 역삼각형으로 배치되어 있어 수비 전환 시 측면 공간을 커버하는 것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후방의 3미들은 측면을 커버하기 위해 넓게 펴질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홀딩은 본인의 위치적 장점을 포기한 채 미들 라인으로 올라와야만 합니다. 자연스럽게 상대의 2선 자원은 자유를 얻게 되고, 이 선수에게 패스가 연결될 경우 팀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 경기에서 제수스에게 당한 패턴이나, 4-3-1-2는 아니었지만 미들에서의 커버 범위 조정에 실패해 메시에게 유린당한 지난 시즌 후반기 엘 클라시코가 이와 완전히 같습니다.
후반전 대거 교체로 포메이션을 4-3-3으로 변경한 후의 모습입니다. 4-3-3은 수비 시 양 측면의 윙어가 몇발자국 내려와 4-1-4-1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수비 시 3미들의 이점을 잘 살릴 수 있습니다. 위의 두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미들 저지선이 뚫렸지만 요렌테가 본인의 위치를 잡고 있기 때문에 나스리는 중앙으로 볼을 주지 못하고 측면으로 공을 몰고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 그림 역시 요렌테 위로 네명의 미드필더가 균일하게 공간을 나눠 지키고 있기 때문에 요렌테는 한칸 뒤에 위치하며 스털링에게 전달하는 패스를 쉬이 끊어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단은 수비 시 이스코를 측면으로 내려 4-4-2를 형성하여 커버 범위 문제에 대응했고, 시즌 중엔 큰 문제가 없었으므로 최근 경기들에서 린가드나 제수스에게 시달렸던 건 핏 문제로 생각해도 될 겁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이 이스코 시프트는 다소 불안정한 구석이 있다고 보는데, 4-4-2로 전환할 때 이스코가 들어가는 위치가 가변적이라는 점과 이스코에게 지나치게 큰 체력 부담을 야기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베일의 4-4-2 시프트는 복귀 메커니즘이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베일의 활동 반경이 우측면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시프트 시에도 그대로 라이트 윙으로 내려오거나 커버를 나간 우측 미드필더 자리로 내려오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반면 이스코는 2선 전체를 활동 영역으로 삼기 때문에 내려오는 위치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후방의 미드필더들이 그 상황마다 커버 범위와 위치를 훨씬 더 세밀하게 조정해야만 합니다.
더불어, 이스코는 팀의 공격 상황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선수 중 한명입니다. 수비 시프트까지 적극적으로 실행하기엔 체력 부담이 엄청납니다. 실제로 지난 시즌 4-3-1-2 전환 이후 이스코는 한번도 풀 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습니다. 4-3-1-2에서 이스코의 비중을 생각한다면, 이는 시스템의 운영에 있어 큰 저해 요소가 됩니다.
마지막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3백 메타가 유행을 타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성상 3백은 2톱에게 굉장히 강합니다. 후방에서 언제나 한명의 수적 우위를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이 경기에서도 상성은 여전했는데, 물론 프리시즌 내내 공격진 상태가 메롱인 걸 보면 근본적인 원인은 핏 혹은 기량 하락에서 찾는 게 맞지만, 첫경기에 비해서도 더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상성에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겁니다.
측면 공간이 약점인 3백답게 이 경기에서 레알의 좋은 공격장면은 거의 다 측면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공격진이 측면을 직접 두들겨 유효한 찬스를 만드는 장면은 한두차례 뿐이었는데, 측면 활용능력이 굉장히 좋다고 평가받는 선수들임에도 부진했던 이유는 이 친구들이 측면에서 공을 잡아도 빠르게 접근해줄 선수들이 없다는 4-3-1-2의 구조적 약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센터백이 적절한 위치를 잡고 있고 언제든지 따라 움직일 수 있기에 측면으로 돌아나가는 움직임 자체가 수월치 않은데다 돌아나간다 한들 아군의 풀백보다 상대 윙백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풀백과의 협업보다 상대 윙백에게 둘러쌓이는 빈도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1on1에서 압도하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공격수들 개인의 문제 역시 크다는 점을 반드시 지적해야 하고, 상성을 씹어먹고 게임을 한방에 뒤집을 수 있는 호날두라는 존재는 여전히 기대의 여지를 보장합니다. 그러나 호날두가 모든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제약이 많은 4-3-1-2가 호날두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임을 감안하면 그가 없을 경우에도 승리를 차지할 수 있는 보다 트렌디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플랜 B, 공격진 보강
결국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장황하고 지루한 얘기를 해왔던 겁니다.
현재 스쿼드의 최고 강점은 풍부한 미드필더들이라고 보고, 플랜 B는 이런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볼 만한건 역시 4-3-3입니다. 지단 체제에서 가장 익숙한 포메이션이며, 넘치는 미드필더들을 활용하기에도 좋고, 현대 축구에서 4-4-2와 더불어 가장 스탠다드한 포진입니다. 범용성이라는 측면에서 4-4-2 역시 후보에 넣어줄 만 합니다. 상대 시스템이 무엇이든 간에 일정 수준 이상 대처할 수 있으며, 미들을 비대칭으로 배치해 시스템의 약점을 보강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4-3-3이 됐든 4-4-2가 됐든 탄탄한 플랜 B를 완성하기 위해선 상대 중앙 수비를 괴롭힐 수 있는 넘버나인이 필요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현 스쿼드에서 이 롤을 맡을 수 있는건 벤제마밖에 없습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아센시오-호날두-바스케스의 3톱을 예로 들며 호날두를 9번으로 활용하면 충분하다고 말씀하실 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가능했던 건 후반 중반까지 벤제마와 이스코가 열심히 뛰며 상대의 힘을 빼놓았기 때문이지 호날두가 9번 롤을 완벽하게 수행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베일 역시 호날두와 비슷한 특징을 공유하기 때문에 9번 롤을 맡기기엔 부적합합니다.
새로운 공격수에 대한 논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역시 음바페입니다. 호날두의 후계자란 타이틀과 이 팀에서 오랫동안 9번을 맡아온 벤제마와의 차이 때문에 음바페의 9번 롤 소화에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개인적으로 음바페정도의 온더볼과 신체능력이라면 최전방에서도 지속적으로 경합을 벌일 수 있다고 보고, 때문에 9번에서도 충분히 단독으로 뛸 만한 선수라고 봅니다. 꼭 포스트플레이가 되어야만 9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음바페를 올시즌에 영입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좀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 출장 시간 보장 등 무리한 요구를 당장은 들어주기 버겁다는 점도 큰 이유이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면 베일의 존재가 음바페에게 상당히 껄끄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알이 음바페에, 음바페가 레알에 매력을 느끼는 건 음바페가 호날두의 후계자 겸 대체자로 가장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호날두의 광팬을 자처하고 있으며, 플레이 영역도 호날두와 유사합니다. 호날두의 서비스타임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몇년 전부터 계속 얼마 남지 않았다고 예상해왔습니다만...괴물)는 걸 고려하면 타이밍 또한 완벽합니다.
문제는 레알에 이미 호날두 후계자 타이틀을 달고 입단했던 선수가 있다는 겁니다. 이미 팬들에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베일이지만, 연봉과 팀 내 취급을 보면 여전히 2인자 대우를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입단 당시만 해도 현재의 음바페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진성 호타쿠였다는 과거도 있습니다. '호날두의 후계자' 프리미엄에 매력을 느낄 음바페에게 베일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선수일 겁니다.
물론 현재 베일의 폼이 말이 아니기 때문에 와서 그 후계자 타이틀을 뺏으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제가 볼 땐 이건 실력보다 입지의 문제입니다. 역잘알은 아니지만 역사에 비유를 하자면, 누구보다도 왕의 자질이 충만했던 세종도 양녕대군의 폐세자 이후 왕위에 오를 수 있었듯, 음바페도 호날두 프리미엄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기존에 이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던 베일이 없어져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볼 땐 아마 음바페의 천문학적인 이적료에는, 물론 모나코의 강력한 불매 의지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 어마어마한 금액이 이적 후의 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보장해 줄 거라는 음바페 측의 계산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봅니다. 기왕 왕에 비유했으니 한번 더 왕 관련 비유를 하자면, 대관식을 할 수 있게 보장해달라는 의미라고 봅니다. 그 가격 주고 사와서 몇년간 따까리질만 시킬 팀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베일을 올 여름에 정리할 일은 거의 없을 거란걸 왠만한 분들은 다 아실 테고, 그렇다면 새로운 공격수에 대한 논의를 음바페에게서 다른 선수들로 보다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바페 영입만 생각하면 베테랑 공격수로 1~2시즌 정도를 버티는 것도 생각해볼 만 합니다만, BBC 전체가 거진 30줄에 들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젊은 공격수들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겁니다.
음바페 사가가 워낙 이슈라 타 공격수들에 대한 링크가 크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음바페 플랜 B로 언급이 된 선수라면 베라르디와 돌베리 정도가 있습니다. 이중 베라르디는 측면 공격수로 분류되는 선수이니 제가 생각하는 탄탄한 플랜 B에 어울리는 선수는 아닌 것 같고, 결국 돌베리 정도가 팀이 생각하고 있는 백업 9번의 상한선일 겁니다.
근데 저는 돌베리정도면 백업으로는 훌륭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활동 무대가 에레디비지에-유로파이긴 하지만, 48경기 23골이라는 기록은 나이를 빼고 보더라도 준수한 수준이며, 플레이 성향도 특정 툴에 크게 의존하기보다는 고루고루 갖춘 현대축구가 원하는 완성형 공격수의 면모를 띄는 선수입니다. 벤제마급의 센스나 테크닉을 갖추진 못했지만 신체조건과 킥력이 돋보이고 현대축구가 공격수에게 요구하는 미들-사이드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도 동년배들 가운데에선 제수스같은 괴수를 제외하면 탁월한 편입니다. 단순한 백업 요원을 넘어 잘만 만지면 포스트 벤제마나 레반도프스키가 될 만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링크가 진지하게 나오는 수준이 아니고, 타팀들이 먼저 접근했으나 잔류선언을 한 바가 있는 선수인 만큼 영입 가능성을 높게 볼 여지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유로파 결승에서 스몰링에게 잡아먹힌 모습과 에레디비지에 소속이라는 점 등 검증의 여지도 많이 남아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공격수들이 소위 팀빨이란 것을 많이 타는 편이며, 팀빨이 받쳐줄 경우 다양한 장점을 발현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 가격적으로 아직 비쌀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타 선수들보다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입이 없을 경우 백업이 될 마요랄과 동갑내기인데 성인 무대에선 보여준 게 훨씬 많다는 점도 얘라도 영입하고 가자는 주장의 좋은 근거가 될 겁니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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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one 2017.08.01*불타오르는 축게에 한줄기 빛과같은 글이네요 추천합니다 ^^
어디 댓글에 보니 온태님도 요즘 레매 상황때문에
조금씩 레매질에 즐거움을 잃으시고 계신다는
불길한 말씀을 하셨던거 같은데
소모적 감정논쟁에선 눈을 돌리시고
축구 본연의 즐거움에만 포커스를 맞춰주셧으면 좋겠습니다
온태님을 오래오래 레매에서 뵙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ㅎㅎ
정말 수고 많으셨고 감사합니다 ^^ -
라울영원히 2017.08.01막연하게 4312 포지션이 수비적으로는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는대 꼭 그런것도 아니었군요. 하긴 이스코가 할일이 너무 많아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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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7.08.01좋은 글 정말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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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글이 2017.08.014312 하나만 믿고 가긴 문제점이 존재하니 어느정도 433 시스템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현명하게 시즌을 치뤄야하는데...문제는 그 핵심인 베일의 폼이 도통 오르지 않다는 점이..참...지단 감독도 고민이 참 많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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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2017.08.01온태님의 글은 항상 제가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나 현 상황, 선수 상태를 보고 느꼈 모호한 개념들을 말끔하게 글로 잘 정리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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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모 2017.08.01역시 온태님...글 잘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4-3-1-2가 메인 전술은 좀 힘들지 않을까 싶고 보드진이나 지단은 4-3-1-2나 4-3-3이나 다 가능하도록 스쿼드를 구축해놓은듯 싶습니다.근데 4-3-3으로 가자니 이스코가 영 걸리네요.이제야 제 자리를 찾은 느낌인데 4-3-3으로 돌아갈시 마땅한 자리가 보이지 않습니다.이제야 만개한 느낌인데 다시 로테 자원으로 돌리기도 아깝구요.
음바페 관련 부분은 저도 영입했으면 하지만 지금 영입하기엔 또 뭔가 애매한게 사실이라 보드진이 어떻게 일을 추진해나갈지 궁금하네요. -
안동권가 2017.08.01제가 레매를 좋아하는 이유
이런 축구 분석 글이 너무 재밌고 좋네용 -
사슴 2017.08.01잘 읽었습니다.음바페가 안된다면 돌베리라도 데려왔으면 좋겠네요 잘 키우면 꽤 좋은 선수가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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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티 2017.08.01*잘 봤어요. 백업 공격수 관련 의견에 적극 공감합니다. 말이야 쉽게 백업 백업 하지만 실상 이보다 까다롭고 찾기 어려운 조건이 없죠.
1) 레알급 구단 주전들의 후순위 옵션이라는 입지적 페널티를 받아들여야 하고
2) 적은 기회에도 나올 때마다 팀에 기여할만큼의 기량을 가져야 하며
3) 20대 초반 위주의 영입 기조에 어울릴만큼 젊고 재능있어야 한다.
특수성이 덕지덕지 붙은 음바페는 빼고 여기저기 다 따져봐도 탐탁지 못한데, 그나마 돌베리 정도면 본인 리그에서 검증된 기량이나 재능 평가, 책정 이적료, 여기에 나이에서 오는 매몰 비용과 리스크(+ 협상 난이도)도 적어 흔쾌히 해볼만한 도박이라고 봐요. 와서 적응이 수월하다면 말씀대로 벤제마 후계자 마련도 자연스러워지구요. -
외데고르 2017.08.01ㅊㅊ 433에서의 호톱과 베톱은 역시 무리었군요..
돌베리라도 데려왔으면 좋겠네요. -
Sergio R4mos 2017.08.01가독성이 어마어마함..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
22francISCO 2017.08.01경기리뷰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글재주도 그렇고 경기 분석 하시는거 보면 참 부러워요 -
레알유스출신 2017.08.02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